이전엔 만화가가 스토리와 그림을 모두 만들었다. 이름 난 만화가가 밑에 문하생들을 여럿두고 그림(인물, 배경)등과 함께 글(스토리)도 쓰게 했다. 김은기는 최초로 글(스토리)분야를 따로 떼어 들고나와 만화 스토리 작가로 활동한 것.
80년대 초, 만화계 신인들은 원고를 만들어 이름 난 만화가에게 (이름을 지운 뒤)팔거나, 문화생으로 들어가 활동하다 일정 기간 뒤 독립하는게 일반적이었다. (82년 보물섬 창간 전엔 데뷔할 수 있는 방법이 꽤나 제한적이었다) 김은기의 경우 문화생은 하기 싫고, 본인 작품을 남의 이름으로 내는 것도 싫었다고. 그래서 원고를 사던 만화가들에게 고료는 덜 받을테니 '글: 김은기'를 적는 것으로 딜을 봤다고 한다. 그렇게 90년대 주간지 르네상스 시대에 전문 스토리 작가로 전향, 아이큐 점프, 코믹챔프, 찬스 등지에서 스토리 작가로 활동한다. 이런 시스템의 전환 덕에 많은 신인 만화가가 보다 쉽게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수 있게 됐다.
스토리 작가가 백지 위에 컷을 나눠 연출 구도를 잡고, 데생을 더한 뒤, 그림 작가에게 넘기면. 그림 작가는 그 위에 세밀한 작업을 더하는 형태다. 그렇게 오일룡과 '춤추는 센타포드', 이태호와 '블랙 코브라', 이태행과 '헤비메탈6', '프레데터', 장태관과 '아웃복서', 안철주와 '에어조단', 김재환과 '컴뱃메탈 해모수' 등 다수의 작품을 연재했다.
하지만, 표절 만화가라는 딱지가 늘 붙어 다닌다. 신인 시절 만화 '변신 로보트'는 대놓고 '마크로스'에 나온 발키리를 베꼈고 다른 등장 로봇도 마찬가지다. 페니웨이 블로그에 소개된 김은기 만화 '변신 로보트' 참고 #. 에일리언 킬러는 대놓고 에일리언을 써 먹었고 헤비메탈6는 터미네이터 t2000을 그대로 사용, 육식동물(만화)은 대놀고 프레데터의 Jungle hunter를 표절했다. 아웃복서 또한 더 파이팅을 표절 트레이싱이었다.
김은기 작가는 활동 기간내 신부전증을 앓았다고 한다. 투석 생활과 이식 수술 등을 하며 연재를 했다고. 헤비메탈6의 마지막회는 중환자실에 누워서 썼다고 알려져 있다. 90년대 후반 코믹스 만화계에서 모습을 감췄고, 학습 만화와 성인 만화 몇 편에서 이름을 보이다. 꽤 오랫동안 작품 활동없이 지낸다. 홀연 교보문고 홈페이지 웹 소설란에서 '유령의 핵항모'를 연재 하더니, 이마저도 1년을 못가고 중도에 연재가 종료된다.
가장 최근 활동으로는 '김은기의 전쟁과 평화'라는 밀리터리 블로그(www.warandpeace.co.kr)를 운영했다. 필력은 여전한 듯 꽤 재밌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2020년 이후 새로운 글은 올라오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