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나이트로셀룰로스 |
1. 소개
나이트로셀룰로스(nitrocellulose), 면약(면화약)으로 불린다. 플래시 페이퍼[1], 건코튼 등 여러가지 별명이 있다. 영어 약자는 NC. 질소의 함유량에 따라 강면약(GC), 약면약(CC)으로 분리되기도 한다.[2] 백색 또는 담황색의 면상 물질로 점화하면 격렬하게 연소한다. 특징으로는 암실에서 인광을 발한다.사용 용도는 주로 다이너마이트 제조[3], 무연화약 제조, 로켓 고체연료 등등에 쓰인다. 특히 총포의 싱글 베이스 화약은 연소 특성과 안정성을 부여하는 첨가물을 넣었을 뿐 거의 니트로셀룰로스 덩어리. 약 질화면을 에테르와 알콜 혼합액에 녹인 것을 콜로디온이라고 하는데 습윤 드레싱용으로 사용했다. 이전에 주된 화약이었던 흑색화약은 연소시 대량의 연기와 그을음을 발생시켜 총이나 대포를 발사한 후 총강을 천으로 닦아내고 장전해야 하고 또 전장이 온통 연기로 자욱해졌지만 면화약은 연기와 그을음의 발생이 훨씬 적어져 이를 무연화약이라고 불렸다.
위험물안전관리법상 '제5류 위험물'[4]로 분류된다.
2. 상세
1845년 독일의 화학자 크리스티안 쇤바인이 부엌에서 화학 실험을 하다[5] 실수로 질산과 황산 혼합물을 엎질렀는데, 황급히 닦는다면서 집은 게 마침 옆에 있는 아내의 앞치마였다. 일단 앞치마로 그 물질을 닦은 뒤에 말리기 위해서 난로 옆에 두었는데 앞치마가 폭발해 버렸다. 이를 발견한 쇤바인은 본격적으로 실험을 거듭했고 나중에 공장까지 지었으나 당시만 해도 니트로화 제어 기술이 발달하지 못해 폭발사고를 겪었다고 한다.[6]처음에는 흑색화약의 대체제로 주목받았으나, 치명적인 단점이 두 가지 드러나면서 실현되지 않았다. 첫째로는 당시의 대포와 화기는 흑색화약 사용을 상정하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면화약을 사용하면 화력을 견디지 못하고 폭발하기 일쑤였다. 이걸 해결하려면 처음부터 면화약 사용을 상정한 무기를 개발, 기존의 것들을 교체해야 했다.
두번째,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본 항목에 나오는 안전성 문제로, 현재에도 이렇게 위험한데 당시에는 아직 제조기술이 발전하지 않아 생산 공장이나 면화약을 보관하던 탄약고가 통째로 폭발하는 등 사고가 다발했다. 결국 실전에서 취급하기에는 너무 불안정하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면화약 도입은 중단, 무연화약이 본격적으로 흑색화약을 대체하기까지는 몇십 년이 더 걸렸다.
열강 중 유일하게 오스트리아 제국이 빌헬름 렝크 폰 볼프스베르크 장군의 주도로 1865년까지 면화약 도입을 연구했다. 이 과정에서 제조기술과 보관 방법을 발전시켜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그럼에도 자연발화/폭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했고, 결정적으로 남북 전쟁 발발로 재료인 미국산 면화 수입에 차질이 생기면서 결국 오스트리아도 도입을 포기하고 만다.
식물 섬유, 주로 목면(셀룰로스)을 질산과 황산을 같은 비율로 섞은 혼합산에다 2분 가량 담가 질화시킨 후, 찬물로 산기를 전부 씻어낸 후 섭씨 38도 이하에서 서서히 승화시켜 말려 얻는다. 이건 실험실에서 만들어보는 간단한 조성이고... 공업적으로 생산 시 질화에도 치환식, 교반식 등 여러 방법이 있으며 물로 씻는 것도 몇 십 시간을 들여 정성스럽게 씻고 이물질이 없는지 걸러내고(특히 금속 분말이 들어가면 위험해서 자석으로 쇳가루를 걸러내기까지 한다) 섬유질을 고르고(섬유가 뭉치면 곤란) 탈수하고 자연 분해되지 않도록 교화제나 안정제 등을 섞어주는 등 굉장한 작업이 들어간다.
그러고도 제조기술이 딸리면 질화가 고르지 않게 돼서 연소 속도가 일정치 않아 지발/불발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든지 마찰에 의해 정전기 점화해서 화재가 난다든지 사고가 다발하는 위험물질이다. 순수한 니트로셀룰로스는 매우 불안정하다. 건조한 상태에서 발화하기 쉽고, 마찰에 의해 발화하기도 한다. 온도가 180도가 넘으면 발화하며, 상온에서도 조금씩 자연적으로 분해된다. 니트로글리세린 못지 않게 위험하기 때문에, 건조한 상태로는 운송하면 안된다. 그러다보니 알콜에 담가 습윤한 상태로 보관한다.[7]
바탕이 섬유상의 순면이라 인견에 못지않은 광택을 가진 순백색 천으로 만들 수 있으며, 가공만 한다면 옷의 형태로도 만들 수 있다. 물론 작은 정전기만으로도 폭발하기 때문에, 절대로 안전하게 입고 다닐 수는 없는 옷이 된다.
3. 셀룰로이드
셀룰로이드은(는) 여기로 연결됩니다.
VOCALOID 오리지널 곡에 대한 내용은 celluloid 문서 참고하십시오.셀룰로이드는 세계 최초의 열가소성 합성수지다. 니트로셀룰로스와 장뇌를 혼합해서 만든 것으로서 1869년 미국의 발명가 존 웨슬리 하야트가 발명했다.
90도 정도에서 연화해서 성형이 손쉽고 대량 생산이 용이해, 상아 대신 당구공을 만든다든가[8], 건판 대신 사진 및 영화 필름으로 쓰거나, 탁구공을 만드는 등 많이 사용됐던 소재지만 잦은 발화 사고 때문에 규제되어 세계적으로 외면당하게 되었다.[9][10] 필름은 1948년에 아세테이트 재질로 대체되었다. 때문에 질산염 필름은 관리가 까다롭고, 조금만 변화가 일어나면 틀지 못한다고 한다.[11] 이외 안전유리에도 쓰인다.
1903년 프랑스의 화학자 에두아르 베네틱투스는 잘 깨지지 않는 유리를 만들 방법을 연구하던 중,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가 연구실에 난입하여 플라스크를 전부 다 바닥에 떨어뜨려서 와장창 깨버리는 사고를 쳤다. 이때 유일하게 셀룰로이드 용액을 담아뒀던 플라스크는 금만 가고 온전하게 모양이 유지되어 있었는데, 그 이유는 셀룰로이드 용액이 플라스크의 표면에 막처럼 들러붙어서였다. 베네틱투스는 여기서 착안하여 유리 사이에다 셀룰로이드 용액을 넣어 막을 씌움으로써 유리가 깨지더라도 파편이 날아들지 않는 안전유리를 발명하게 된다.#
당시 자동차는 충돌사고가 나면 앞유리창이 깨지면서 날린 유리 파편이 탑승자를 덮치는 바람에[12] 사망사고가 다발했는데, 안전유리로 바뀌고 난 뒤 교통사고 사망자가 종래의 10분의 1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 용도로는 요즘엔 더 우수한 소재인 폴리비닐알코올(PVA), 폴리비닐부티랄(PVB) 등이 쓰인다.
당시 인류가 “틀에 부어넣어 형태를 만드는“ 방식으로 제조할 수 있는 재료는 매우 한정적이었으며 전부 무거운 금속류였다(주철, 청동 등). 셀룰로이드는 최초의 플라스틱으로 가볍고, 형태 제작이 쉽고, 튼튼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대표적으로 안경과 인형 제작에 셀룰로이드가 많이 쓰였다. 겨우 그 둘이냐 싶겠지만 당시엔 사출성형이란 개념 자체가 없었음을 감안해야 한다. 사출성형 가공이 널리 퍼지면서 셀룰로이드보다 우수한 합성수지를 찾는 화학자들이 늘어나고, 이들의 손에 폴리염화비닐, 베이클라이트 등의 합성수지가 만들어지게 된다.
현재 일상에서 셀룰로이드를 가장 접하기 쉬운 물건으로는 고급 만년필, 탁구공[13] 등이 있다.
4. 악기용 칠
래커로 가공되어 일렉트릭 기타, 클래식 기타 등의 악기에도 칠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오래되면 누렇게 변색되면서 갈라지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여 오늘날에는 많이 쓰이지 않는다.[1] 종이나 천 형태로 가공. 밝은 빛을 내며 순식간에 타올라 재를 남기지 않는다. 마술에 사용하는 플래시 페이퍼가 바로 이것.[2] 강면약은 질소 함량이 중량 백분율 12.76%이상 13.48%이하이고, 약면약은 중량 백분율 10.18%이상 12.76%미만 이다.[3] 블라스팅 젤라틴을 제조하는 데 쓰인다.[4] 폭발성 물질 혹은 자기반응성 물질이 그 대상이며 이 물질로 화재가 나면 초기에는 대량의 물을 부어 주수소화로 냉각소화를 하지만, 진행이 심해지면 자연진화하도록 기다려야 한다. 연쇄 폭발 중에는 물을 부어도 소용없기 때문에 5류 위험물 전부가 소진되는 걸 기다릴 수 밖에 없다.[5] 여담으로 쇤바인은 이전에도 자기 집 부엌에서 무단으로 화학실험을 하다 사고를 친 게 한두 번이 아니어서, 아내에게 엄청나게 혼나고 화학실험을 금지당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아내가 나간 때를 틈타 또 실험을 한 것.(...) 이때도 앞치마를 폭파시켰으니 당연히 걸렸고, 엄청나게 바가지를 긁혔다고 한다.[6] 역사를 바꾼 17가지 화학 이야기 1권, 122페이지, 페니 르 쿠너/제이 버레슨 지음.[7] 알콜이 인화성이라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알콜은 표면에만 불이 붙는다. 또한 모두 증발하기 전까진 끓는점 이상 온도가 올라가지 않으므로 오히려 안전하다.[8] 사실 이게 셀룰로이드를 개발한 계기가 된다. 당구공 제조사가 값이 비싸고 귀한 상아를 대체할 물질을 공모했고, 이걸 본 하야트 형제가 개발했다.[9]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영화관이 불타고 영사기사가 실명한 화재사고가 바로 이 필름에 불이 붙어서 생긴 사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서 극장에 불을 지를 때 사용한 니트로 필름이란 것도 바로 이 물건.[10] 셀룰로이드가 어떻게 타는지 궁금하다면 탁구공에 불을 붙여보자. 최근의 탁구공은 ABS수지로 만들지만 아직도 셀룰로이드 재질의 탁구공이 더 구하기 쉽다.[11] 미국에서도 질산염 필름을 틀 수 있는 영화관은 딱 네 곳에 불과하다. 평범한 21세기 사람은 그냥 못 본다고 보면 좋다. 출처 대신 흑백 질감 묘사가 좋다는 평이 많아서, 제대로 보관된 질산염 필름 네거티브를 가지고 만든 디지털 복원판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12] 요즘 개발된 것은 거의 안전유리이거나 날카롭지 않게 깨지도록 처리가 되어 있지만, 책상용 일반유리, 오래된 접시나 창문을 깨보면 일반 유리의 파편이 어떤 모양으로 나오는지 알 수 있다.[13] 2018년에는 국제 공인구가 ABS 재질로 바뀌었고 공인구 규정이 바뀌기 전에도 안전성과 편의성 등의 이유로 셀룰로이드 이외의 재질을 쓰는 경우가 중저가 브랜드에선 종종 있었으나, 예전에 치던 맛을 찾는 동호인용이나 2018년 이전 생산된 오래된 탁구공 중에는 여전히 셀룰로이드로 만든 경우가 종종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