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호주의 담배 문화와 법령에 대해 서술한 문서. 영국의 식민지가 되면서 담배가 유입되었다.호주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금연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국가로 유명하다. 2024년 기준 담배값은 한갑 당 약 $34 AUD(약 33,000원)에 달하는 지경이며, 개비 수가 많거나 고급 브랜드의 경우 $50~$60를 넘어가는 경우도 흔하다. 호주의 금연협회는 전 세계의 어느 사회단체보다도 강력한 권력을 가지고 있어서, 주/연방정부에서 담배 관련 규제 법안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찬성 의사를 내비치고 각 주정부로 하여금 담배 판매 종료 일자를 내놓으라며 압박하고 있다. 다만 금주법과 마찬가지로 담배를 완전 금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담뱃값 인상 및 금연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예산 투자를 더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담배에 대한 광고는 물론, 판매처에서 담배를 진열하는 것 조차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유럽연합의 일부 국가에서 담배를 숨겨놓고 판매한다며 언론에 실린 적이 있는데, 이러한 정책도 호주가 원조이다. 판매처에서 고객이 담배를 요청하면 직원이 원하는 담배 브랜드를 물어본 뒤, 잠겨있는 보관함을 열어 담배를 꺼내주는 방식으로 판매한다. 호주에서 담배는 만 18세 이상부터 구입할 수 있는데, 이러한 절차 때문에 미성년자들이 담배를 뚫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이다. 단 지정된 장소에서만, 또 라이센스가 있는 사람만 판매할 수 있는 술과 달리 담배는 아직 어느 소매점에서나 판매할 수 있다.[1]
담배갑의 디자인 포장을 원천 금지하고, 경고 사진과 문구로만 채워넣는 포장 관련 법안을 처음으로 시행한 국가 역시 호주이다. 2012년 12월 1일부로, 호주에서 제조/수입/판매되는 모든 담배에는 기존 브랜드 로고와 명칭이 들어간 포장을 사용할 수 없으며 반드시 경고문구와 사진만 들어갈 수 있다. 색깔로는 올리브 그린이 사용되었는데, 전문가들에 의하면 올리브 그린이 소비자로 하여금 흡연하고 싶은 욕구를 가장 떨어뜨리는 색깔이라고 한다. 호주의 이러한 담배 포장법은 캐나다와 유럽연합 일부 국가에서도 벤치마킹했으며 일반 궐련 뿐 아니라 롤링 타바코, 시가에도 동일한 경고문이 들어갔다.
2018년에는 전 세계 최초로 강력한 금연법안으로 통과시키려 시도하기도 했다. 정확히는 타즈메이니아 주에서 2000년생부터 평생 담배를 살 수 없도록 하는 금연법안 제정을 논의했던 것. 그러나 세수 관련 문제와 밀수 담배의 범람을 우려해 결국 이 금연법은 철회됐다. 훗날 호주의 이런 시도는 뉴질랜드, 영국에서 벤치마킹을 했는데 뉴질랜드에서는 폐기되었으나 영국에서는 아직 국회에 계류중에 있다.
이런 강력한 금연정책 때문에 세계 최대 담배/시가 수출국으로 유명한 쿠바와 외교적 마찰을 빚기도 했다.
높은 담배값 때문에 호주의 흡연자들은 말아피는 롤링 타바코를 많이 피운다. 지속적인 담배값 인상으로 롤타의 가격도 이전보다는 많이 뛰었지만, 그래도 기존 궐련보다는 훨씬 저렴하며 담배값을 아낄 수 있기에 많은 흡연자들이 찾는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다보면 벤치에서 담배를 말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롤타의 높은 수요 때문인지 호주의 담배 회사들도 기존 궐련과 롤링타바코 용 연초를 함께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2] 시가 흡연자들도 꽤 많은 편인데, 궐련 가격이 저렴한 국가에서는 시가가 사치품이겠지만 호주에서는 시가 한 개비가 일반 담배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다.
높은 궐련 가격 때문에 한 때는 전자담배도 수요가 많았지만, 늘어나는 청소년 흡연을 막기 위해 호주 정부가 전자담배 규제를 시작하면서 이것도 불가능해졌다. 호주 정부는 2021년 10월 니코틴이 들어간 액상형 전자담배 및 궐련형 전자담배의 판매[3] 및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2024년 7월에는 한 발 더 나아가 모든 전자담배의 일반 소매처 판매를 불법화하였다. 따라서 2024년 10월 1일부터는 약국에서만 전자담배를 구입할 수 있으며, 만 18세 이상은 처방전 없이 구입 가능하지만 미성년자들은 처방전이 있어야만 구입할 수 있다. 사실상 전자담배 규제로는 싱가포르 같은 나라와 동일한 수준으로 가고 있는 셈이다. 여타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흡연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호주는 전자담배를 아예 일반 판매점에서 빼버리고 의약품으로 지정함으로써 청소년들이 전자담배에 접근하는 루트를 차단해버렸다. 다만 이 정책은 많은 비판을 듣고 있기도 한데, 영국이나 뉴질랜드 등지에서 연초의 대체품으로 전자담배를 권장함으로써 흡연률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과 달리 호주는 전자담배의 접근성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역발상을 펴서 오히려 연초를 끊으려는 흡연자들까지 고립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렇듯 호주는 다른 나라에서도 벤치마킹 할 정도로 강력한 금연정책을 실시하는 국가이다. 허나 이와는 별개로 호주에서 담배에 대한 인식은 관대한 편이다.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은 법률상 불법이지만 길빵은 흔하게 볼 수 있으며 경찰들도 직접적인 거리에서 포착한 게 아닌 이상[4] 단속은 사실상 거의 안 하는 수준이다. 실내에서도 술집이나 일부 공공시설에는 흡연실이 설치되어 있고 특히 술집은 실내에 흡연공간이 있어 편하게 흡연할 수 있다. 다만 지정된 구역이 아닌 이상 실내에서의 흡연은 조심해야 하는 게, 곳곳에 스프링클러와 화재 알람이 설치되어 있어 운 나쁘면 알람이 작동해 스프링클러가 터지고 소방차가 출동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갈 수 있다. 당연히 스프링클러 오작동으로 인한 출동비용을 전부 지불해야 하며 실내흡연에 대한 벌금까지 더해 상상 이상의 돈폭탄이 깨질 수 있으니 지정된 흡연구역이 아니라면 실내에서의 흡연은 안 하는 게 좋다.
2. 담배값
2000년대 중반까지는 $8~$10 정도에 가격에 판 적이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이야기일 뿐이다. 2010년대에 들어 정부의 강력한 금연정책 시행으로 담뱃값이 폭발적으로 인상되더니 2014년~2015년 무렵부터는 전 세계에서 가장 담배값이 비싼 국가 1위로 올라섰다. 2024년 기준 호주의 담배값은 한 갑당 기본 $32~$34 수준이며 수입산 담배나 개비 수가 많은 담배의 경우 $50가 넘어갈 정도로 비싸다. 특징이 있다면 판매처가 어디냐에 따라 담배값의 차이가 심하다는 것인데, 울월스나 콜스 같은 마트의 담배값이 조금 더 저렴하고 편의점이나 주유소에서 담배를 살 때 가장 비싸다.이런 높은 호주의 담배값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롤링 타바코로 갈아탄다. 롤링 타바코는 15g에 $33~$34 정도이며, 일부 연초의 경우 50g에 $35~$40 같은 저렴한 가격으로도 살 수 있다. 또 담배소매점에서 판매하는 값싼 수입산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들도 많은 편.[5] 담배값 인상이 금연 정책에 도움이 된다고 많이 예찬하지만, 결국 흡연자들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서 피운다는 걸 보여준다.[6]
3. 면세
25개비 이하에 한하여 두 갑까지 면세된다. 대한민국이나 미국이 1보루까지 면세시켜주는 것을 생각하면 무지하게 짜다. 이 역시 날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금연정책의 영향일 것이다. 호주의 담뱃값이 워낙 비싸다보니 몇 보루씩 짐가방에 숨겨 입국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안 걸리면 운 좋게 넘어가지만 걸렸을 경우 세금 부과는 물론 심한 경우 입국거부까지 당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7] 씹는 담배와 코담배, 롤링 타바코의 경우 25g까지 면세다.전자담배 역시 반입 규정이 까다로워서, 2024년 기준 액상형 전자담배 2개와 카트리지, 팟 등 부가기기 20개, 액상 200ml까지만 반입/면세 허용 대상이다. 일회용 전자담배는 일절 반입할 수 없으며 적발 시 그대로 압수당한다.
[1] 울월스나 콜스, IGA 등에서도 담배는 일반 식품과 같은 곳에서 판매한다.[2] 한국인 흡연자들의 경우 가장 저렴한 JPS 롤타를 많이 피운다고 한다. 담배를 판매하는 판매처들 사이에서는 한국인들의 수요가 높다보니 농담삼아 한국산 담배라고 말할 정도라고.[3] 이에 따라 필립 모리스와 KT&G는 자사의 전자담배 브랜드인 아이코스와 릴의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호주에서 철수했다.[4] 가까운 거리에서 잡아도 "여기서 피우시면 안 됩니다" 정도로 짧게 설명만 해준뒤 보낸다.[5] 이런 수입산 담배는 원칙적으로는 단속 대상이지만, 워낙 널리 퍼져있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현재 호주의 흡연자들 상당수는 이러한 수입산 담배나 면세담배를 담배가게에서 사서 피울 정도이다. 심지어 경찰도 담배가게에 들려 이런 수입산 담배를 구매해간다고 한다. 거의 단속을 안 하는 수준.[6] 실제로 2015년, 한국에서 담배값을 2000원 올렸을 때도 일시적으로 흡연률이 감소했을 뿐 결국 다시 일정 이상 유지되고 있다.[7] 한번 입국 거부당하면 더 이상 무비자로 호주에 입국할 수 없으며 호주 대사관에서 비자 받아서 와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