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8 15:21:41

렉싱턴(CV-16) "포트먼 거리 237번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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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유리 창에는 빛 한 점 새지 않는 두꺼운 커튼이 드리워, 방 안에 가득한 각종 신문들과 완구들은 어둠 속에 놓여있었다.

그 방의 주인은 책 무더기에 파묻혀, 무척 평온한듯 졸고 있었다.

——그것은 72시간 동안 자신의 의지력과 맞서 싸웠던 결과였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

두드리는 간격으로 보아, 방문객은 급한 용무가 있는 것 같지가 않았다. 게다가, 예의 바른 모습도 보였다. 잠시 기다려도 응답이 없자, 그 방문객은 또 다시 문을 두드렸다.

다만, 방의 주인은 깊은 잠에 빠져 응답할 수 없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인이라면 어떻게 행동할까? 돌아서서 떠날까, 아니면 계속해서 문을 두드릴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멈췄다.

——곧이어, 문이 열렸다.

(기계장치가 작동하는 소리)

공교롭게도, 방의 주인은 이미 누군가 침입할 것이라 예상했던 것인지, 정문이 열리자 기계장치가 작동했고, 정문을 향하고 있는 벽난로 위의 쇠뇌로부터 화살이 발사되었다——

하지만 방문객도 평범한 '좀도둑'은 아니었는지, 순간적으로 반응하여 몸을 오른쪽으로 피하면서 왼팔을 내밀어 화살을 잡아챘다.

여성의 목소리: 충분히 경계심을 늦췄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그렇게 경계할 줄이야.

셜록의 목소리: ……네가 며칠만 더 늦게 왔다면 정말 경계심을 늦췄을 지도 모르지. 아, 제기랄, 누가 불을 끈 거야?

벽난로 근처의 '작은 산'이 꿈틀거리더니, 사람 한 명이 튀어나왔다.

셜록: 아직도 죽지 않았다니, 예상 외인걸.

여성의 목소리: 그래, 재미있을 줄 알았는데, 더 깊게 파고들수록 실망만 커지더라.

핸콕: ——이 세상 모든 것이 그런 식이지. 그렇지 않아?

셜록: 네가 아직도 그 옷을 입고 있다는 것은 아직 몸을 빼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지. 그리고 너는 애써 자연스러워 보이려고 하지만, 얼굴 근육이 부자연스럽게 움찔거리고 있어——

핸콕: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그만. 난 너의 추리를 듣기 위해 온 것이 아니야, '유령'

셜록: (손을 저으며)——비밀문은 늘 있던 곳에 있으니 네 마음대로 해. 남은 일은 나에게 맡겨.

핸콕: ……

복도에서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여성의 목소리: 저기요, 이쪽으로 가시면 안 돼요!

셜록은 들뜬 머리를 다듬고, 천천히 정문 옆으로 걸어가더니 오른쪽으로 두 걸음 물러났다. 몇 초 후, 정문을 거칠게 박차고 들어온 첫 번째 사람이 셜록의 시야에 들어왔다.

——바로 경찰이었다.

경찰A: 아가씨, 수상한 사람을 본 적 있습니까?

셜록: 아, 경관님. 솔직히 말하자면, 방금 잠에서 깬 터라 아직 정신이 없네요. 수상한 인물이 나타났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아요.

경관B: 그럼 저희가 이 장소를 수색하는 것을 협조해주실 수 있겠죠? 그녀는 분명 당신이 정신이 없는 틈을 타서 숨었을 겁니다.

경찰A: 아가씨의 안전을 생각해서라도——

셜록: 그럴 필요는 없답니다. 친애하는 경관님.

경찰A: 아가씨, 저희는……

셜록: 무례하게 굴 생각은 아니지만, 두 경관님에게 영장은 없으시겠죠?

경관B: 그건……

셜록: 그렇다면, 저는 두 경관님에게 나가주시기를 청할 수밖에 없겠군요.

경찰A: (강경하게)아가씨! 저희는 지금 공무를 수행하는 중입니다!

경관B: (그를 가로막으며 작은 소리로) 이봐, 그녀가 누군지 알고 하는 소리야? 진정해……

셜록은 그 말을 듣고서 때맞추어 신사의 예를 표했다.

셜록: 그렇다면, 이제 나가주시길.

경찰A: (무언가 생각난듯이)……실례했습니다, 아가씨.

경관B: (모자를 벗으며) 아가씨, 무언가 일이 생기면 반드시 연락해주세요.

셜록: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말이죠.

경찰들이 떠난 후, 앞서 목소리를 냈던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허드슨 부인: 셜록 아씨! 죄송해요. 그들을 막지 못했어요……

셜록: 사과하실 필요 없어요, 허드슨 부인. 다시 말하지만, 이미 그들을 돌려보냈답니다.

허드슨 부인: 정말 마음씨도 좋으시네요, 셜록 아씨. 아참, 아침 식사를 준비했으니 잠시 후에 가져다 드릴게요.

셜록: (방 안을 한 번 훑어 보더니) 그건 괜찮으니, 땅콩만 조금 주세요. 그리고 오늘은 실험을 할 예정이니 위층으로 올라오지 마세요.

허드슨 부인: (한 걸음 물러서며)……아, 알겠어요. 너무 소란을 피우지 않는 것이 좋을 거예요. 다른 사람들에게 고소 당할지도 몰라요.

셜록: (미소를 지으며) 저도 정도를 지킬 줄 안답니다. (방 안으로 들어가며) 그럼 안녕히, 허드슨 부인.

허드슨 부인: (손을 흔들며) 필요하면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셜록 아씨.

셜록이 방문을 닫고 고개를 돌리자, 벽난로 옆의 그 의자에는 핸콕이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왼손으로 바닥에서 주운 책을 들고 있었다.

셜록: '도주범'씨, 좀더 붙임성있게 굴 수는 없는 거야?

핸콕: 안 될 거 없지, '유령'. 잊지마, 우리는- 협력자이기도 한다는 것을.

셜록: 그래, '한 때'는 그랬지. 하지만 '지금'은, 너 때문에 귀찮은 일만 생기고 있어. (손을 내저으며) 그리고, 여기선 나를 '셜록'이라고 불러.

핸콕: 그래, '셜록'. 난 네가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널 찾아 온 거야.

셜록: 난 네 뒷처리를 담당해야 할 의무가 없어.

핸콕: 말은 그렇게 하면서, 끊임없이 내 눈빛을 읽고 있잖아.

핸콕: 내가 한번 맞춰볼까, 너는 지금 내 신상을 분석해서 내가 이곳으로 온 이유를 추리하고 있겠지?

셜록: 나는 스스로 단서를 찾아내려는 경향이 있어. 그리고, 넌 자신의 생각을 내게 스스로 말하려 하지 않잖아.

핸콕: 그렇다면, 너의 추리를 시작해봐- 대탐정님.

셜록: '게임'을 시작하지——

셜록: 먼저, 의심스러운 부분은——

{{{#!folding [선택1: 그녀의 오른손]
핸콕은 자신을 숨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비록 협력의 과정은 썩 유쾌하지 않았지만, 나와 그녀는 6개월을 함께 보냈다. 그리고 6개월은, 내가 그녀의 모든 습관을 완전히 이해하기에 충분한 기간이었다.

이번 만남부터, 그녀는 의도적으로 자신의 오른손을 숨기고 있었다.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것은 극히 이례적인 행위였다.

이 경우, 그녀는 오른손에 상처를 입었지만 시간에 쫓겨 미처 처리하지 못하고 이곳으로 왔을 것이다. 아니면, 그녀의 오른손에 그녀가 들렸던 장소를 특정할만한 무언가가 묻었다는 것이다.

셜록: 핸콕, 언제부터 네가 왼손잡이가 되었지?

핸콕: 나는 양손 모두 자유자재로 쓸 수 있- 돌려 말할 필요 없어, 셜록.

셜록: 그래. 그럼 자세히 말해 봐, 네 오른손에 관한걸.

핸콕: 널 속일 수 없을 줄 알았어, 셜록. 사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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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lding [선택2: 그녀의 무릎]
핸콕은 용모를 매우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함께한 6개월의 시간 동안, 그녀의 옷차림 준비 때문에 시간을 뺏겨 결정을 내리는 최적의 순간을 놓치는 순간이 종종 발생하곤 했다.

지금 그녀는, 스타킹의 무릎과 종아리 부위에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물기와 약간의 흙 자국이 있었다. 물기의 건조 정도를 보면 그녀는 여기서 멀지 않은 공원에 갔을 것이다. 그곳에는 큰 잔디밭이 있고, 응집된 이슬방울은 스타킹의 재질에 스며들기에 충분했다.

셜록: 아침부터 나들이한 기분이 어때? 핸콕.

핸콕: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은 건강에 좋지. 너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야.

셜록: 그건 생각해볼게. 이제 공원에서 뭘 했는지 말해주지 않을래?

핸콕: 역시 대탐정이네. 사실은——
}}}

2. 2

핸콕: ……그곳에서 그것을 찾아냈고…… 그후, 실수를 해버려서……

셜록: (어깨를 끌어안으며) 이건 새로운 글자 채우기 게임인가?

핸콕: 셜록, 네가 그것을 발견한다면 바로 알 수 있을 거야.

셜록: 좋아, 핸콕. 너무 일찍 진상을 밝히는 것은 재미없지.

셜록: 이 의뢰, 받아들이겠어.

셜록: 내가 돌아오기 전까지, 여기서 잘 쉬고 있어.

핸콕: 방을 치우는 걸 도와주진 않을 거야.

셜록: 그렇지 않는게 좋아. 내 완벽한 배치를 망가뜨리지 말아줬으면 해.

셜록은 옷을 단정히 하고 회색 베레모를 썼다. 그녀는 문까지 걸어가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핸콕을 보았다.

셜록: ——소독용 알코올과 솜도 항상 있던 자리에 있어.

그 말을 마치고, 그녀는 떠났다.

방 안에는, 바닥에 가득한 책들과 핸콕만이 남아있었다.

핸콕: ……너는 아직도 이렇게……참견하기를 좋아하는구나……

핸콕는 자신의 오른손을 바라보았다.

손등에는, 피가 새어나오는 세 개의 발톱자국이 있었다.

중심가의 경찰서.

회의실에서, 오마하는 다른 경찰관들과 사건을 교류하고 있었다.

오마하: ——지난 주 사건에 관련하여, 새로운 점을……

그때, 한 경찰관이 회의실 문을 열고 다가오더니 조용히 말했다.

오마하: 셜록의 집을 수색하겠다고? 농담하는 거지?

경찰A: 대장님, 증거가 있습니다……

셜록: 무슨 증거인지, 나도 좀 들어도 좋을까?

경찰A: ‼

오마하: (당황하며)셜록!? 크, 크흠… 지금은 회의 중이니까 잠시 자리를 비켜줄래?

셜록: 아, 미안. 문이 열려있길래 자연스레 들어와버렸네. (모자의 챙을 누르며) 그럼 밖에서 기다릴게, 대장.

오마하: 셜록, 여기는 왜 온 거야?

셜록: 오늘 아침 네 밑에 있는 경찰 두 명이 내 집에 침입하려고 했거든. 오해를 피하기 위해 마침 지나가는 길에 설명을 좀 하려고 했지.

셜록: ——사실은, 내 동료를 찾으러 온 거지만.

셜록: (조금 큰 목소리로) 넛슨, 사건이 생겼어. 이제 가자.

오마하: 넛슨이 여기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디선가 날씬한 오렌지색 고양이가 나타났다. 몇 걸음에 셜록의 어깨로 뛰어오르더니, 고양이는 자리를 잡고 앉았다.

셜록: 그럼 이만 실례할게, 오마하 대장.

셜록는 몇 걸음 걷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말했다.

셜록: ——너의 부하 둘에게 전해줘, 서랍이나 책장에서 '깜짝 선물'을 받더라도 너무 겁먹지 말라고.

오마하: 뭐……?

셜록은 설명하려고 하지 않고, 오마하에게 궁금증을 안긴 채 경찰서를 떠났다.

그녀가 막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걷고 있을 때, 바로 뒤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무표정한 그녀의 얼굴에 저절로 한 가닥 미소가 그어졌다.

셜록: 이게 바로 고양이의 '보은'인가?

그녀의 어깨에 있는 넛슨은 '야옹'하고 한번 울었다. 눈을 가늘게 뜬 것이, 마치 웃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이버슨 공원.

이곳은 다른 공원들과 마찬가지로 있어야 할 것들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넓은 잔디밭은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아, 밟혀서 눌리지 않고 위를 향해 자신의 몸을 뻗으며 푸른빛의 바다를 형성했다.

그리고 공원이라 하면, 들고양이가 있기 마련이다.

처음에는 두 세 마리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무리로 발전했다. 그것들이 순조롭게 번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그들에게 먹이를 제공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지역적인 번성의 이점은, 바로 이곳에서 활동하는 들고양이들이 모두 통일된 특징을 가진다는 것이다- 배 부분과 머리 부분의 털이 흰색이었다.

셜록: 그래서, 우리 도둑 고양이는 어디로 갔을까?

{{{#!folding [선택1: 직접 잔디밭에 들어가서 조사한다.]
핸콕이 남긴 흔적을 찾는 것은 간단하지만, 이것은 잔디에 2차적인 피해를 줄 수 있었다.

허가 없이 잔디밭에 함부로 들어가서 단서를 찾는다면, 그 결과는 뻔했다. 유치장으로 끌려가는 것이다.

주변의 열성적인 시민들은 도시의 미관을 짓밟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셜록: 이런 때에 벨이 있다면 훨씬 쉬웠을 텐데.

독수리는 공중에서 사방을 돌아볼 수 있고, 시력 또한 인간보다 훨씬 우수하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 귀찮은 맏언니와 함께 여왕을 위해 힘쓰고 있기 때문에, 한동안은 조력을 기대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선택은 하나밖에 없었다.

셜록는 고개를 돌려, 왼쪽 어깨에 위에 있는 넛슨을 보았다.

셜록: 넛슨, 아직도 핸콕의 냄새를 구별할 수 있겠어? 이 근처에 분명 그녀의 냄새가 나는 고양이가 있을 거야.

넛슨은 꼬리를 흔들며 “야옹”하고 울었다.

셜록: 착한 아이구나. 넛슨, 오늘 저녁 식사에는 싱싱한 연어를 추가할게.

넛슨은 셜록의 얼굴에 다가가 한번 핥더니, 이윽고 그녀의 어깨 위에서 뛰어내려 덤불 속으로 들어갔다.

셜록: (기지개를 켜며) 그럼 난 옆의 벤치에서 좋은 소식을 기다리도록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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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lding [선택2: 넛슨에게 잔디밭의 조사를 맡긴다.]
공원 안에는 점차 시민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지금 상황은 핸콕이 있었던 때와는 달라. 만약 내가 함부로 잔디밭에 들어가면 분명 열성적인 시민에 의해 신고되어 낯익은 경관에게 끌려가겠지.

그러니, 이제 잔디밭으로 들어가서 단서를 조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셜록는 고개를 돌려 왼쪽 어깨 위에 있는 넛슨을 보았다.

넛슨도 그녀의 시선을 알아차리고는 얼굴을 돌려 그녀의 말을 기다리는 듯 그녀를 응시했다.

셜록: 넛슨, 아직도 핸콕의 냄새를 구별할 수 있겠어? 이 근처에 분명 그녀의 냄새가 나는 고양이가 있을 거야.

넛슨은 꼬리를 흔들며 “야옹”하고 울었다.

셜록: 착한 아이구나. 넛슨, 오늘 저녁 식사에는 싱싱한 연어를 추가할게.

넛슨은 셜록의 얼굴에 다가가 한번 핥더니, 이윽고 그녀의 어깨 위에서 뛰어내려 덤불 속으로 들어갔다.

셜록: (기지개를 켜며) 그럼 난 옆의 벤치에서 좋은 소식을 기다리도록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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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

10분 후, 넛슨은 온몸이 하얀색인 고양이를 데리고 돌아왔다.

그 흰 고양이는 파랑과 노랑의 오드아이를 가지고 있었고, 이쪽의 무리 중에서는 희소한 편이었다.

목 부분의 털에 눌린 자국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아무도 그 고양이에게 자신의 소유물이라는 의미로 목걸이를 단 적이 없는 것 같았다.

멀리서 봤을 때는 하얗지만, 고양이가 가까워지면서 그 흰색의 몸이 움직일 때마다 안쪽에 있는 노란색의 털이 엿보였다.

이것은 그 고양이가 오랫동안 떠돌이 생활을 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 털들이 깨끗하게 유지되는 것은 다른 고양이가 그루밍을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고양이는 무리에서 낮지 않은 지위임을 알 수 있었다.

넛슨은 그 하얀 고양이와 함께 벤치 위로 뛰어올라왔고, 셜록의 허벅지에 다가왔다.

셜록: 넛슨, 이쪽이 내가 묘사한 것과 일치하는거 맞니……?

넛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셜록은 흰 고양이를 향해 조금씩 손을 내밀었다. 흰 고양이는 경계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셜록의 손이 자신의 머리에 닿도록 허가했다.

셜록: 경계심이 없어... 혹시 내 추리가 틀린 건가? 잠깐……!?

셜록의 머리 속에, 갑자기 옛 장면 몇 개가 떠올랐다.

그 장면 속에는, 자신이 있었고, 앞에 보이는 이 흰 고양이와……

——핸콕이 있었다.

오래 묻어둔 기억들이 기억의 궁전의 문을 열고 쏟아져나왔다.

셜록: (망설이며) ……셜리?



여성의 목소리A: ……너 정말 거치적거리네.

여성의 목소리B: 그래? 난 너야말로 거치적거린다고 생각하는데.

여성의 목소리A: 네 꼴을 보니, 아주 하고 싶은 말이 많아.

여성의 목소리B: 그러셔? 네 잘못을 따지자면 몇 날 며칠이 지나도 다 말하지 못할걸?

여성의 목소리A: 공교롭네, 나도 마찬가지야.

여성의 목소리B: 그렇다면, 서로 가식을 떨 필요가 있을까?

금방이라도 싸울 듯한 분위기는, 한편에 위치한 흰 고양이조차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탁자 위로 뛰어올랐고, 열심히 몸을 피고 앞발을 내저어 두 사람의 주의를 분산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그 행동은 오히려 둘 중 한 사람을 격분시켰고, 분노로 정신을 잃은 그녀가 흰 고양이를 손바닥을 쳐냈다.

여성의 목소리A: 무슨 짓이야?!

여성의 목소리B: 이건 내 고양이야, 네가 신경쓸 필요 없어.

몇 마디 나누지도 않고, 두 사람은 계속 싸우기 시작했다.

몸을 뒤척이던 흰 고양이는 두 사람을 보고서 결정을 내렸다.

그것은 창틀로 뛰어올라, 창문 밖으로 떠나버렸다.



포트먼 거리 237번지.

핸콕은 이미 붕대로 감싼 오른손을 바라보았다. 거즈 밑에 감춰진 상처가 아직도 욱씬거렸다.

생각지도 못하게, 셜리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것은 자신이 키우던 흰 고양이였다.

그때 자신이 셜록과 싸운 후, 셜리는 그녀를 떠났다. 그리고, 자신도 이곳을 떠났다.

오늘도 그녀는 이전과 같이 임무를 수행할 최적의 시기를 '실수로' 놓치고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 그러던 와중에 잔디밭에 있는 흰 고양이를 발견했다.

뜻밖의 행운을 직면한 마음으로, 그녀는 접근하기 시작했다. 한 걸음씩, 그녀의 의심은 한 걸음마다 가중되었고, 가슴 속 심장도 엔진처럼 두근거리기 마구 뛰기 시작했다.

——역시 셜리였다.

그녀는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잔디밭에 무릎을 꿇었다. 셜리도 그녀를 보았고,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감동적인 재회였어야 했지만, 결말은 그녀의 상상처럼 되지 않았다.

——세 개의 발톱 자국.

이것이 이번의 재회에서 그녀가 얻을 수 있었던 '유일한 것'이었다.

핸콕: 셜리…… 나는……

그녀는 괴로워하며 얼굴을 가렸다.

갑자기, 무언가가 그녀의 머리에 닿았다.

셜록: 경계가 풀어졌어, 핸콕.

핸콕: (냉담하게) 너인줄 알고 있었어. 그리고 너의 그 우스꽝스러운 담뱃대도.

셜록: 정말 그럴까? 핸콕, 눈을 크게 뜨고 봐봐. 네 머리 위에 얹은 것이 무엇인지.

핸콕은 멍하니 있다가, 얼굴에서 손을 떼고 두 눈을 열었다.

이어서, 그녀는 볼 수 있었다——

핸콕: …… 이건…… 정말이야?……

——앞에 있는 것은, 셜리였다.

핸콕의 머리에 닿은 것은, 셜리의 앞발이었다.

셜록: 왜 그래? 경계가 풀어진 것뿐만 아니라 기억도 어긋난거야?

핸콕: ……

셜록: 너의 의뢰는 이제 끝냈어. 이제, 둘에게 시간을 좀 줄게.

셜록는 눈치 좋게 문을 열고 막 나가려던 참이었다——

핸콕: ……고마워.

그녀는 그 말을 들었다.

그녀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살며시 방문을 닫았다. 재회한 그들을 위해 공간을 물린 것이다.

셜록은 뒷골목 벽에 기대어, 고개를 들어 방의 창문을 보았다.

셜록: 넛슨, 그녀들이 화해할 수 있을까?

그녀의 어깨에 엎드린 넛슨은 그저 야옹하며 울었다.

셜록: 왜 밖으로 나왔냐고? 내가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재회하는 장면이야.

넛슨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마치 이유를 알고싶은 듯 했다.

셜록: 나에게…… 눈물은 어울리지 않아.

여성의 목소리: 우리 대탐정 씨는 그저 사람들 눈에 우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을 뿐이야.

핸콕: 체면이, 그렇게 중요하다는 거지.

핸콕이 그녀들의 뒤에서 나타났다.

셜록: 네가 할 말이야? 도주범 아가씨.

핸콕의 빨간 눈시울로부터, 방금 전 그녀가 눈물을 흘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핸콕: ……우리는, 서로 피차일반이야.

셜록: 셜리는?

핸콕: 그녀에게는 너와 함께 있으라고 했어.

셜록: 그런 결과는 뜻밖인데. 넌? 다시 살인청부업자로 돌아가는 거야?

핸콕: (고개를 저으며) 조직으로 돌아가서 그만두겠다고 말하려고.

핸콕: 매번 난 밖을 돌아다니며 힘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도 나를 오랫동안 보지 못했을 거야.

셜록: 넌 어디서나 똑같구나. 하지만 조직을 이탈하는 것은 어렵겠지. (고개를 숙이며) 아니, 너 설마……

셜록이 잠시 다른 생각에 잠긴 사이, 핸콕은 모습을 감췄다.

텅 빈 뒷골목에는, 영문을 알 수 없는 한 사람과 한 마리의 고양이만 남아있었다.

잠시 후, 셜록은 한숨을 쉬며 머리 위의 베레모를 벗어버리고 넛슨의 머리에 살며시 씌웠다.

셜록: 보아하니 며칠 후에 세입자가 한 명 더 생길 것 같아, 넛슨.

넛슨은 그녀의 얼굴에 다가가서, 발로 그녀의 볼을 눌렀다. 마치 그녀를 위로하는 듯 했다.

셜록: 나도 알아, 넛슨. 돌아가자, 셜리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줘야지.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햇살이 맑고, 바람은 따스했다.

그녀는 기지개를 켜다가 하마터면 어깨 위의 넛슨을 떨어뜨릴 뻔했다.

셜록: 오늘은, 더이상의 새로운 의뢰는 없을 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넛슨과 함께 골목길에서 점차 모습을 감췄다.

이것이 포트먼 거리 237번지에 사는 이웃 탐정의 지극히 평범한 하루였다.

——재회와 이별을 상연한 극적인 하루였다.

(True End-이웃 탐정과 게으른 동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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