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7-17 23:05:34

바다의 무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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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の御先

1. 개요2. 줄거리
2.1. 닫힌 사회의 묘사 문제
3. 제목에 얽힌 사정4.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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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작가는 후미즈키 코우. 연재 잡지는 영 애니멀. 일본에서는 14년 5월 하순에 15권을 끝으로 완결되었다. 국내 발매처는 대원씨아이로 12권까지 정발되고 한참동안 안 나오다가 2015년 12월 14일에서야 13권이 발매되고 이후 발매가 되지 않고 있다.

작가의 전작 쪽빛보다 푸르게에서 기른 하렘 만들기 내공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작품이다. 큰 위기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것이 지루할 수도 있지만 하렘을 좋아한다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 작가의 화력도 쪽빛보다 푸르게 시절에 비하면 괄목상대 수준으로 늘었다. 하렘물이라도 무턱대고 들이대는 경박함은 적고 비교적 가벼운 내용이 중심인 러브 코메디류와는 달리 자연 환경에 동화되어 살아가는 섬의 생활상에 대한 묘사가 꽤 진지하다. 섬의 디테일한 배경묘사도 그렇고, 작가가 사전 자료조사에 엄청난 공을 들인 모습. 다만, 인물 그림은 연재가 진행 될수록 그림체가 크게 변한다. 초반에는 반극화체였으나 점차 작화의 선이 간단해지고 7, 8등신이던 캐릭터들이 6등신으로 변하며 얼굴도 로리화 된다.

청년만화치고는 상대적으로 수위가 약하던 전작에 비해 유두와 누드 노출 빈도가 훨씬 늘어나고 검열삭제 시도까지 등장할 정도로[1] 수위가 올라갔다. 작중 성행위의 등장 자체야 전작인 천생연분에도 해당하는 일이긴 하나, 그럼에도 여러 모로 묘사가 강하다. 결국 단행본 12권(13권까지 나옴)한국 정발본은 19금 딱지를 붙이고 발매되었다. 일본에서는 15권으로 완결이 났지만 현재 한국 정발은 13권 까지이다

쪽빛보다 푸르게처럼 전반부와 (특히)후반부에 심각한 전개를 보여주는데, 섬으로 대표되는 닫힌 사회의 폐쇄성을 배경에 깔고 있고 이것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기에 호오가 좀 갈리기도 한다. 1권 중반까지는 외지인을 배척하는 닫힌 사회, 비밀 종교 축제, 일상에선 발랄했던 소녀들의 엄숙한 모습 등등 미스터리 물로 이어질 듯한 분위기가 있었지만, 나기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급격하게 하렘물로 태세를 전환하면서 이런 분위기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덕분에 1권만 봤다가 허물어진 사람도 있는 모양. 그리고 그냥 묻히는 줄 알았는데, 린네가 기억을 찾고 최후의 진 히로인 결정전을 벌이는 14권 이후 전개의 핵심요소가 되면서 작품분위기가 급격히 심각해진다. 완결까지 단 2권을 남기고 더이상 발매가 되지 않는 데는 이런 사정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다.

7년 동안 장기 연재에 나름 입지가 있었는지, 2009년 드라마 CD화가 되었다. 다만, 애니메이션화까지는 무리였던 모양이다.

2. 줄거리

도쿄에서 살던 소년 고토 나기는 어머니의 고향인 오키즈 섬으로 이사온 첫날 아름답고 활기찬 소녀 시즈쿠와 만나 시즈쿠와 오키즈 섬에 끌리게 되나, 학교에서 재회한 시즈쿠는 나기를 외면하고 만다. 나기는 조금 마음에 상처를 입었으나 이웃집 소녀인 카린과 툭닥대고 소요기와 얼굴을 마주하고 하며 나기는 섬에 적응하려 한다, 그런데 갑자기 자신이 용신의 후예라는 황당한 말을 듣고야 말고, 이후 용신을 섬기는 무녀인 시즈쿠, 카린, 소요기와 나기는 알콩달콩에로한 생활을 이어가는데...

2.1. 닫힌 사회의 묘사 문제

이 작품에 대해 '닫힌 사회의 폐쇄성을 현실적으로 묘사하기에 호오가 갈린다' 는 평이 있으나, 사실 이 작품은 (밝은 이야기를 선호하는 작가의 특성 때문인지) 섬 사회의 폐쇄성 묘사에 진지하게 공을 들였다고 보기 어렵다.

일단 섬 사회의 폐쇄적인 분위기를 주도하는 기성세대의 경우, 주인공인 나기에게 호의적인 카린의 할머니 이외에는 딱히 비중있는 등장인물이 없고, 주인공과 강하게 상호작용하는 섬 사람은 주로 젊은 세대인 같은 학교 학생이다.[2] 그리고, 이들이 보여주는 외부인(주인공)에 대한 경계심 자체가 섬의 풍습을 잘 모르고 금기를 어기는 행동에 대한 반발이나 어차피 곧 떠날게 뻔하니 정을 주고 싶지 않다는 방어적인 태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 섬의 사회가 21세기에도 현인신 신앙이 남아있을 정도로 전통적인 고립성이 강한 작은 사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사실 놀라운 개방성이다.

당장 한국의 경우를 생각하더라도 언론에서 이슈화되었던 섬노예 관련 사건이나 흑산도 집단 성폭행 사건, 섬도 아닌 덜 폐쇄된 사회에서 벌어졌던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그리고 위의 사건들보다는 덜 충격적이어서 덜 이슈화 되었지만 폐쇄된 사회 내부에서 벌어진 정치적 부패가 수년간이나 외부에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던 청도군수 부정선거 사건 등의 사건등 작고 폐쇄된 사회에서 발생하기 쉬운 문제들을 보여주는 많은 사례가 있다. 그리고 일본의 경우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쳐 기존의 지역사회가 상당 부분 해체된 한국과는 달리 토호를 중심으로 한 지역 공동체 전통이 강하게 남아있어서 이런 문제가 더하면 더하지 덜하다고 보기는 어렵고[3], 이 때문에 이런 폐쇄적인 지역 공동체 내부의 어두운 면을 중요한 소재로 다룬 작품들 역시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일본 만화 민속탐정 야쿠모 같은 작품은 바다의 무녀와 유사하게 근대 이전부터 내려온 민속학적 특이성을 가진 오지의 마을을 배경으로 하지만, 바다의 무녀와는 달리 오지의 닫힌 사회 특유의 배타성과 어두운 면을 주된 주제로 삼고 있다.

물론 이런 배경을 다룬다고 꼭 오지 사회를 막장으로 그려내야 한다는 법은 없고, 위에 예로 든 민속탐정 야쿠모 같은 작품에 대해서도 오지의 작은 사회를 너무 자극적인 막장으로만 묘사했다는 비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역으로, 이 작품 '바다의 무녀' 역시 닫힌 사회의 폐쇄성을 현실적으로 묘사했다고 보기에는 그러한 사회를 지나치게 이상화했다고 봐야 한다. 작중에서 등장하는 섬 사회와 현대 문명의 충돌은 기본적으로 현대 문명의 침범으로 사라져가는 전통적인 공동체에 대한 아쉬움으로 표현되고, 이 공동체는 전통주의에 대한 현대인의 애매한 이상화의 전형처럼 '지혜로운 노인과 자연에 대한 존중, 이웃간에 서로 돕고 의지하는 평온한 공동체'로 묘사되면서 이런 닫힌 사회가 흔히 어쩔 수 없이 가지게 되는 인습성이나 외부인에 대한 배타성,보수성과 같은 '불편한' 요소들은 아예 거론되지 않는 것. 이런 면에서 볼 때 작가는 밝고 신비로운 이야기에 필요한 만큼만 닫힌 사회의 모습을 묘사했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여담이지만, 이런 작품의 특성에 빗대어 '마을 사람이고 나기고 죄다 착하니 이게 코믹한 연애물로 남아있는거지, 조금만 삐끗했으면 미스테리나 스릴러, 느와르가 되든지 아차하고 얇은책이 되었을 것이라거나, 장르를 추리만화로 옮겨놓으면 사망 확률 1위는 키사라기 타마에일 것[4]이라는 농담을 하는 사람도 있다.

단 위의 논의는 13권까지 해당되는 내용. 마지막 2권부의 전개에서는 용신와 무녀의 의미, 그리고 용신제의 진정한 모습에 얽힌 섬의 어두운 모습이 드러난다. 자세한 것은 나루미 시즈쿠 항목 참고.

그리고 정말 진지하게 독해하자면 본작에서 닫힌 사회의 폐쇄적 인습과 같은 측면에 작가가 신경쓰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다, 작가 편의적으로 연출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운 면도 많기는 하지만 최소한 명확히 의식은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변호할만한 면모 역시 적지 않다. 일단 도입부인 1권 중반까지 외지 출신인 주인공(나기)에 대한 노골적인 배척과 이로 인해 상당한 불쾌감을 느끼는 주인공의 심정이 명확히 묘사되고 있다. 다만 섬 특유의 신비한 면모를 보여주는 1권의 절정인 용신제 장면에서 나기가 알고보니 용신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분위기가 540° 급전환되는 것이다. 이는 분명히 분위기의 급전환이기는 하지만 일단 작품 내적으로는 '폐쇄적인 섬 사회 풍습의 수호자인 세 무녀가 더이상 주인공을 경계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들이대기 시작하는 것'에 대한 개연성이 부여된 것이고, 작품 외적으로 보면 일단 배경세계에 대한 밑밥은 다 깔았으니 이제 (작가의 특기인) 러브코미디를 진행할 수 있도록 장치를 하나 사용하여 상황과 분위기를 세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연출 및 스토리 구성이 작가 편의적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작가가 편하고 빠르게 이야기를 진행해야 독자도 빠르고 재미있게 작품을 볼 수 있으니 작가 편의주의가 꼭 나쁘다고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위에서는 본작을 <민속탐정 야쿠모>와 비교했는데, 둘 다 명목상 청년만화라곤 하지만 민속탐정 야쿠모는 성인극화에 가까운 분위기의 미스터리물인데 비해 본작 <바다의 무녀>는 소년만화에 가까운 분위기의 러브코미디물이다. 장르가 이만큼 다르면 작품의 분위기도 크게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십대 소년소녀가 알콩달콩한 맛에 보는 러브코미디물의 분위기가 매화마다 사람이 죽어나가고 실종되는 미스터리물만큼 어둡고 음울하다면 아마 독자들이 죄다 빤스런쳐서 만화책의 판매량은 격감하고, 편집부는 엉엉 울며 작가는 연재가 짤려 쫄쫄 굶게 될 것이다. 즉, '보기에 그럴듯해보이는 연출과 묘사'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작품의 장르와 주제에 어울리는 연출과 묘사'임을 생각해야 하는 것.

그리고 본작의 분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러브코미디 부분에서도 폐쇄적 사회의 인습에 대한 고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히로인인 세 무녀가 주인공인 나기를 대하는 감정은 개인 대 개인의 순수한 연애감정도 있지만 무녀로써 용신의 '총애'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 즉 섬 사회의 인습적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는 입장도 섞여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사고방식을 가진 독자와 그 독자를 대변하는 주인공의 관점에서 보기에 이런 인습적 입장은 비정상적인 것이기에 이를 동기로 행동하는 히로인들의 모습을 불편하게 느끼게 된다. 따라서 작중 연애 스토리의 주된 고민과 갈등은 비정상적인 인습적 동기가 아니라 보다 정상적인 동기, 즉 개인간의 순수한 애정과 호의를 기반으로 한 관계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히로인들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주인공의 노력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다. 어차피 모든 히로인이 주인공을 좋아해서 달라붙어오는 것이 당연한 연애코미디 하렘물이라 얼핏 보면 눈에 덜 띄긴 하지만, 그 행동의 동기와 기반에는 문제의 인습이 가진 어두운 측면에 대한 고려가 분명히 포함되어 있다.
사실 진지하게 찾아보자면 이 외에도 나기와 시즈쿠&소요기&카린의 관계에는 일종의 '비정상적인' 측면이 꽤 많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일단 상기된 것처럼 고등학생 정도 연령대의 연애관계에서 여자아이 셋이 남자아이 하나의 총애를 다투며 심지어 선택을 받기 위해 성적인 주제를 공부하기까지 한다는 것 자체가 현대 사회의 성적 윤리에 비춰보면 꽤나 꺼림찍하게 느껴질만한 일이지만 본작의 배경에서는 오히려 용신 신앙이라는 인습때문에 정당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청소년 연령대의 남녀 1+3이 대놓고 한 집에서 동거하는 것은 시골보다 사회적 분위기가 훨씬 개방적인 도시에서도 쉽게 받아들여지기 힘든 일일텐데, 독립해서 혼자 살고 있는 시즈쿠나 소요기는 물론이고 할머니와 함께 살던 카린마저도 가족의 응원까지 받으며 나기와 동거생활을 할 수 있는 것 역시 일반적인 상황은 아닌 것이다.

또한 위 내용에서 '섬 주민들 중 주인공과 교류하는 것은 주로 같은 세대인 청소년들, 그중에서도 대부분의 비중을 세 무녀가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이 역시 어찌보면 흥미로운 점이다. 섬의 다른 주민들(특히 노인들)이 아예 언급되지 않는 것은 아니고 특히 세 무녀가 이들과 밀접하게 교류하고 있음은 분명히 보여주고 있는데 유독 주인공의 인간관계는 세 무녀로 한정해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작중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으므로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러니까 주인공-여주인공 이외의 관계는 러브코미디의 연출에서 필수적이지 않으니까 그냥 빼버리겠다는 것이 작가의 의도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상 다른 의도, 예를 들어 결말을 생각하면[스포일러] 무녀 외에 다른 마을 주민들은 용신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거나, 좀 더 복잡하게는 원래 '숭배의 대상인 현인신과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것은 무녀들 뿐이다'와 같은 전근대 이래의 신앙적 전통을 암시하는 의도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할 수 있는 것이다[6]. 물론 작가 자신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한 이 모든 가능성은 독자의 상상일 뿐이지만, 어쨌건 작품 내에서 섬 주민들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아니고, 이들과 용신으로 여겨지는 주인공과의 관계에 대한 묘사 역시 아주 적기는 하지만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니 최소한 작가가 '무시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진지하게 평가하자면 이러한 작중 묘사에서 애매한 면도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 작은 섬마을에서 주목받는 입장인 무녀들과 주인공이 항상 같이 지내며 붙어다니고, 심지어 가게에서 같이 장을 보고 다니는 모습까지 공공연히 보여줄 정도면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을텐데 이에 대해 주변에서 별 반응이 없는 것을 보면 주인공 나기가 '환생한 용신'이라는 사실이 주변에 알려져 있기에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보는 쪽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또 다른 예로, 잠이 덜 깬 시즈쿠가 식칼을 가지게 되었다가 자칫하면 '무녀들이 용신을 둘러싸고 칼부림을 벌였다'는 소문이 날지도 모른다는 농담을 주고받는 장면도 있다. 개그씬에 가까운 장면이긴 하지만 나기가 용신이며 무녀들이 용신과 함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이 주변에 알려져있음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나오기 힘든 농담이다.) 하지만 소요기와의 사건을 보면 시즈에는 나기가 용신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고, 나기와 세 무녀 역시 이를 주변인물들에게 함부로 알려서는 안되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말하자면 섬 주민들과의 관계에 대한 설명이 애매하기는 하고, 러브코미디 전개에 편하도록 설정 자체가 왔다갔다하는 것처럼 보이는 면은 분명히 있다. 굳이 앞뒤가 맞는 설명을 제시하자면 '용신 등장은 용신 신앙에 관심이 깊은 노인들 사이에서만 알려진 소식'이라는 식으로 말을 짜맞출 수 있기는 하겠으나, 이는 작품에서 제시되지 않은 설명을 독자가 자의적으로 짜맞춘 것일 수 밖에 없다.

종합적으로 보면, 일단 작가는 작품 전체에 걸쳐 섬 사회의 폐쇄성과 인습에 대해 꾸준히 의식은 하고 있었다고 볼 만 하다. 다만 도입부와 결말부에서는 그 부정적 측면이 명확히 드러난데 비해 중간부분에서는 기술적으로 그 어두운 면모를 숨겨서 러브코미디 전개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러한 기술적 고려에 대해 작가 편의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분명 있어보이지만 상기된 바와 같이 작가 편의주의가 꼭 나쁜 것이라 비판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다만 비판적 의견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키사라기 타마에라는 캐릭터의 조형 자체는 확실히 아쉬운 부분이다. 설명역을 포함하여 빠른 이야기 전개를 위한 열쇠 캐릭터로 사용하기 위해 민속학자라는 편리한 설정의 캐릭터를 등장시킨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런것 치고는 작중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도 못했고 또 캐릭터성 자체가 진지한 민속학자로 보기에는 너무 평면적이다. 반면 이 인물의 사이드킥 격인 사토미 케이코는 배우라는 설정을 잘 살려 주인공과 세 히로인 사이에 서로의 이해를 돕는다는 결정적인 조력자 역할을 해내는 성공적인 캐릭터로 자리잡았으니 더욱 아쉬운 것.

3. 제목에 얽힌 사정

제목에 있는 御先이라는 단어에 여러 의미가 있는데 작 중에서도 곶, 신의 사자(무녀), 성역 등 다양한 의미로 쓰이기 때문에 정확한 번역은 아니다. 실제로 정식 발매 전에 이 작품을 번역하던 사람도 적당한 번역명을 찾지 못해 원제나 음역으로 올렸을 정도. 무녀로 번역한 이유는 작품의 주제가 인물들 간의 사랑에 대해 다뤘기 때문인듯. 메인 히로인은 바다의 무녀인 시즈쿠이기 때문에 오역은 아니다. 사실 작가의 전작 천생연분의 원제도 꽤 말장난인지라...(쪽빛보다 푸르게) 작가가 역자의 적이군!

4. 등장인물



[1] 실패 이유가 시도를 하다가 목적지(?)를 제대로 못 찾고 결국 힘(?)이 빠져 실패했다. 게다가 결국 하는 것까지 적나라하게(?) 묘사되었다. 해냈다 해냈어 작가가 해냈어[2] 그나마도 주인공과 이미 특별한 관계인 세 무녀가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한다. 본문에서도 고령화 현상이 심각해서 아이들이 별로 없는 섬이라고 묘사된 점을 보면 사실 좀 현실성이 아쉬운 부분.[3] 일본의 경우 나가사키 현 고토 섬의 카쿠레키리시탄이 1991년에야 발견된 사례가 있을 정도로 외부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오지 공동체가 많은 나라다.[4] 사실 타마에는 진지한 민속학 연구자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만화적으로 과장된 인물이다. 대책없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속은 깊고 음흉한 인물로 나오기는 하지만 오키츠섬을 덮어놓고 '이 아름다운 섬' 이라고 보는 점에서는 민속학자로써 필요한 학자적 중립성이 부족하다거나, 학자로써 용신제와 같은 행사에 큰 흥미를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어쩌다 섬에 놀러 온 다른 사람에게(물론 사토미 케이코를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한 일이겠지만) 나기가 용신이라는 것을 함부로 이야기하는 등, 조심성이 심하게 부족하다.[스포일러] 용신은 사실상 인신공양의 산제물이 될 예정이다.[6] 작중 카린의 대사를 보면 '무녀들에게 용신이 신인 것처럼 마을 사람들에게는 무녀들이 신이다' 라는 언급이 있다. 이것이 신앙의 대상인 용신과 신도들인 섬 주민들의 직접적인 접촉을 금기시하고 무녀들만이 용신과 직접 접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신앙적 전통을 의미하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같은 금기(터부)는 세계 각지의 컬트에서 그리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또 본편의 연출과도 의외로 잘 부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