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8-10 12:00:18

벱 코로로티


남미의 무성한 정글 지대 아마존. 그 안에서 많은 원주민 부족들은 수백 년 동안 거의 변화 없는 생활을 영위해 왔다. 그 중에 1952년에 와서야 처음으로 외부 문명과의 접촉이 이루어진 카이아포라는 부족이 있었다. 그들에게서 서구의 학자들은 놀라운 풍습을 발견한다. 평화로운 마을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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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민이 짚으로 흉내 내어 만든 ‘보’를 입고 춤추고 있다.


전과 다름없이 평온할 것 같던 어느 날, 마을 부근의 언덕 쪽에서 문득 천지를 뒤흔드는 굉음이 들려 왔다. 그리고 한 기이한 존재가 나타났다. 그는 ‘보(bo)’라는 의상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입고 있었으며 손에는 ‘콥(kop)’이라는 무기를 들고 있었다. 주민들은 혹시 있을지도 모를 위험에 다급히 부녀자와 어린이들을 보호하며 부근의 숲으로 피신했다. 그러나 일부 용기 있는 전사들은 남아서 이 미스테리한 인물과의 교전을 준비하였다. 전사들은 그를 둘러싸고 일제히 공격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놀랍게도 독화살이나 투창 등은 그의 기이한 철통같은 ‘보’에 가로 막혀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전사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무수한 공격 속에서도 그는 결코 주민들을 해칠 뜻이 없는 것 같았다. 그가 손에 쥐고 있던 무기 ‘콥’을 가만히 들어 올려 주위의 나무와 바위를 가리키자 기이한 광선이 발사되어 일순간에 가루로 변했다. 참으로 무시무시한 광경이었다.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 시간이 흐르자 흥분은 점차 가라앉았고 안도감을 느낀 몇몇 주민이 그에게 다가왔다. 그리하여 ‘벱 코로로티(하늘에서 온 자)’와 카이아포 부족 간의 기이한 교제가 시작되었다.

뜻밖에도 그는 마음씨 좋고 친절하며 멋진 사람이었다. 그는 신비한 마술을 보여주었고 마을에 머물면서 부족이 이전에 알지 못하던 많은 것들을 가르쳐 주었다. ‘최초의 학교’를 세우고 사람들을 가르쳤고 농경을 가르쳤다. 부족이 비생산적인 유목 생활을 그만두고 현재의 거주지로 이주하여 생활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라고 한다. 심지어 그는 부족의 처자 중 하나를 아내로 맞이하여 자녀를 낳기도 하였다. 특이한 점은 그가 음식이나 물 등을 전혀 입에 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불가사의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집밖을 거의 나서지 않았으며 어쩌다 외출할 때에도 홀로 언덕을 돌아보고 돌아올 뿐이었다. 그는 자기의 날이 다했으며 우주의 집으로 돌아갈 날이 다가왔다고 말했다. 놀란 원주민들은 서둘러 그를 만류하려고 했지만 그는 이를 뿌리치고 ‘콥’으로 주변의 모든 사물을 파괴하며 언덕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우레와 같은 폭발음과 화염, 번개와 함께 영원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이것이 그의 최후였다. 그 후로 부족은 그를 다시 만날 수 없었다. 그러나 부족은 매년 그를 기리며 행사를 계속해 왔고, 그 모습이 1952년 서구 학자들에 의해 관측되어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유리 가가린의 인류 역사상 최초의 우주 비행이 그보다 수년이나 뒤진 1961년의 일이었으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