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9-03 22:50:18

보잉 P-29

Boeing P-29

1. 제원

승무원 : 1명
전장 : 7.65 m / 전폭 : 8.97 m / 전고 : 2.34 m
중량 : 1,135 kg~1,483 kg
동력 : 프랫&휘트니 R-1340-3 와스프 공랭식 엔진(575 hp) 1기
최대속도 : 389 km/h
상승한도 : 7,376 m
무장 : 7.62 mm M1919 브라우닝 2정 또는 12.7 mm M2 브라우닝 중기관총 1정과 M1919 브라우닝 1정.

2. 개요

보잉 사가 만들어낸 미 육군의 첫 단엽 추격기가 되었던 성공작 P-26의 개량형으로 만들어져 비공식으로 "수퍼 피슈터"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보잉 사내 명칭으로는 모델 264로 불린 이 신형 추격기는 기존의 설계에서 겨우 75마력 더 높은 출력을 가진 와스프 엔진으로 바꾸고 조종석을 밀폐식으로 개량한 정도의 소폭 재설계만으로는 그다지 큰 성능 향상 효과를 거둘 수가 없었다. 실제로 P-29의 초기형은 P-26에 비하면 속도는 고작 25 km/h 더 빨랐을 뿐더러, 상승 한도 같은 몇 가지 부분에서는 오히려 더 처지는 부분까지 있었다. 주력 전투기의 개량형이어서 기대를 품고 있던 미 육군항공대는 크게 실망했고, 이후 성공을 거둔 기종이더라도 개량형을 후계 기종으로 선택하는 일 자체가 거의 없어지게 되는 빌미를 주었다.

3. 해군에 제안

이에 보잉 사는 원형기 YP-29의 설계를 조금 고쳐서 함상 전투기로 바꾼 모델 273을 미 해군에 XF7B로 제안했으나 이조차 제식 채용은 되지 않았다. 보잉 기술진들은 그뒤로도 XP-940이나 YP-29B 같은 후속 개량형들을 자체 비용으로 만들어 군에 제안했으나 모두 탈락하고 말았고, 그후 이 회사는 한동안 전투기 시장에서는 한발 뒤로 물러나고 그 대신 폭격기를 중점적으로 개발하도록 정책을 바꾸었다.

4. 실험 비행 과정

미 육군에게 제안된 XP-940은 기본적으로 P-26의 개량형이었다. 그 차이라고 해봐야 장선을 없앤 외팔보식 단엽 날개와 밀폐식 조종석, 그리고 인입식 랜딩기어를 갖춘 것을 들 수 있다. 이 추격기의 방풍창은 지금 싯점으로 보면 답답한 구식으로 보이지만, 당시로서는 일정한 형태에 투명도를 유지하는 버블형 캐노피를 만드는 기술이 없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따라서 저항을 줄이면서 탑승자의 시야도 확보하게끔 폭이 좁고 앞뒤로 긴 슬라이드식 캐노피를 채용하였다. 착륙장치는 뒤로 접어넣어지지만, 타이어는 절반 이상 덮개도 없이 노출되어 여기서도 큰 저항이 발생했다. 그리고 P-26의 기수에 쓰인 폭이 좁은 타우넨드 링 대신에 엔진 전체를 덮어버리는 NACA 카울링이 새롭게 사용되었다. 이와 같은 항력 감소 조치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설명한 대로 속도 향상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동체와 꼬리 부분 같은 경우는 아예 P-26과 똑같았고, 무장 장착 형태마저도 동일했다. 모델 264는 1934년 1월 20일에 첫 비행을 거친 후 XP-940이란 명칭으로 육군 심사를 받게 된다. 이 시제 추격기는 해발고도 3,048 m에서 354 km/h의 최고 속도를 달성했으나 복잡한 형태의 방풍창이 파일럿의 시야를 방해하는 탓에 조종하기는 꽤 불편했다. 두 달 후인 3월에 개발진들은 구형과 같은 개방형 조종석으로 되돌리고 헤드 레스트 뒤로 꼬리까지 길게 이어지는 레이저백 형상으로 개조했는데, 이런 디자인은 레이서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전투기에서는 그리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5. 추가 발주

육군은 일단 1934년 6월 치러진 공식 비행의 성과에 따라 2대의 프로토타입을 더 주문했다. 추가 생산분 2대는 P-29라는 제식 명칭을 부여했으나 실제로는 더 이상의 추가 발주는 없었다. 이 원형기 중에서 1호기 XP-940는 YP-29A로 이름만 바꿔 부르게 되고, 2호기는 YP-29(34-23), 그리고 3호기는 YP-29B(34-25)로 재명명된다. 이 시기는 육군의 기체 명명이 아주 복잡해지면서 파행으로 치닫던 때였으며, 훗날 큰 손질을 받게 된다.

여러 차례 개량을 거친 YP-29는 1934년 9월 4일의 전력 시험비행에서 402 km/h의 속도를 내고 분당 488 m로 상승하며 실용 상승한도는 8,900 m까지 높아져서, 전반적으로 꽤 개선되었다. 항속거리 또한 그 무렵의 단발기로서는 긴 1,287 km로 측정되었다. 그러나 이착륙 속도가 너무 빨라 주날개를 개량하게끔 다시 보잉 공장으로 보내졌다.

6. 단념

이 개조 후에도 심사는 계속되었고, 엔진을 R-1340-39로 교체하고 가변 피치 프로펠러를 테스트하기도 했다.
이 시제기들은 전체적으로 P-26 보다 속도는 약간 빨라졌지만 무게가 거의 250 kg 이상 늘어나버려 추격기에게는 매우 중요한 성능인 가속 능력과 기동성은 오히려 나빠지고 있었다. 결국 육군 심사단은 어떻게 해도 더 이상의 성능 향상은 곤란하다고 보고 제식 번호까지 부여했던 이 추격기의 생산을 모두 취소해버렸다. 만들어진 시제기들은 어차피 육군에 납품된 것이어서 실험 용도로 활용되다가 모두 스크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