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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Venus Von Willendorf오스트리아의 후기 구석기 시대 지층에서 1908년 8월 7일에 발견된 11.1cm의 인체 조각상. 29,500년 전 유물로 추정되며, 후기 구석기 시대 당시 서유럽의 문화권 중 하나였던 그라베트 문화권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오스트리아 빈 자연사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2. 역사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는 그라베트 시대의 대표적인 비너스 조각상이다. 구석기/신석기 시대의 비너스 조각상은 처음 발견된 그라베트 시대(2.6~2.1만년 전)의 비너스 조각상이 가장 유명하긴 하지만 최초로 만들어진 건 아니다. 지중해 북부를 중심으로 4.3~2.6만년 전까지 지속된 오리냐크 문화권에서 4.1만년 전에 만들어진 홀레 펠스의 비너스 조각상이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되었으며 형태도 그라베트 시대와 거의 동일하다. 또한, 최초로 발견되고 학계에서 인정된 비너스의 조각상도 1864년 유적지에서 발굴한 막달레냐 조각상이다. 그라베트 문화를 승계한 구석기 말~신석기 시대 초 막달레냐 문화권에서도 꾸준히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라베트 시대에는 무덤의 부장물만이 아니라 구석기인이 거의 상비하고 다닐 정도로 많이 만들어서 동굴만이 아니라 야외에서도 발견되며 현재까지 200여개 이상 발견되었다.실용성이 없는데도 휴대가 가능한 여성 조각상과 외모의 비슷함으로 한정하면 신석기 및 청동기의 여성 조각상도 비너스의 조각상으로 취급될 수 있다. 예를 들어 8천년 전의 메소포타미아에서 만들어진 조각상, 5천년 전의 인도에서 만들어진 조각상이 이에 부합한다. 다만 문화가 어떻게 전승되고 전파되었는지는 아직은 부족한 유물 발굴로 인해 전혀 알 수 없기에 학문적으로는 의미가 없다. 따라서 주류 고고학계에서는 구석기 시대 특정 지역에서 발견된 것만 비너스의 조각상으로 지칭하고 있다.
여담으로 '비너스' 라는 이름은 고고학자가 붙인 것이 아니다. 최초로 비너스의 조각상을 발견한 비브레이 후작이 발굴된 조각상을 보고 그리스 로마시대의 아프로디테 조각상과 유사하다며 "부끄러워 하는 비너스" 라고 명명하면서 시작되었다. 덕분에 발견된지 얼마 안 된 20세기 초기에는 고대의 여성관 관련 해석 위주로만 연구가 활발했고 이 때문에 학자들은 싫어했지만, 원래부터 이름없는 조각상이었기에 지금도 일반적으로는 비너스 조각상으로 부르고 있다. 논란을 일으키기 좋은 인기있는 고고학 주제 중 하나이지만 정작 학문으로서는 구석기 문명 연구의 어려움 때문에 거의 진척이 안 된 상태다.
3. 특징
매우 작은 키와 상반되는 대두, 3등신 정도의 기이한 신체비율에 매우 뚱뚱한 체형, 거대한 가슴과 뱃살, 과장된 엉덩이, 확대된 외음부, 그리고 장애가 의심 될 정도의 매우 짧은 사지 또는 절단된 사지를 가졌다. 서브컬처 쪽의 숏스택처럼 보일 정도. 두 팔은 어깨만 있나 싶을 정도로 매우 가늘어 가슴에 얹혀 있고[1], 다리는 허벅지가 대부분인데다 양쪽 발목 부분부터는 절단되고 없는 모습이다. 이는 하나의 경우만이 아니라 당시 비너스 조각상 대부분에서 보여주는 특징이다. 후기인 막달레냐 조각상의 경우 더욱 극단적으로 발전하여 머리와 팔, 다리도 제거되어 있다.재질은 석회암으로, 멀리 떨어진 이탈리아 북부에서 채산된 것으로 추측된다.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붉은 흙으로 채색되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머리에 얼굴은 묘사되어 있지 않고, 머리카락 혹은 머리 장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배꼽으로 보이는 복부의 구멍은 갈철광 입자가 박혀있던 흔적. 가슴과 복부, 엉덩이처럼 여성기도 과장되어 표현되어 있다. 조각상의 크기가 작은 이유는 당시 채집생활을 위해 유랑하던 생활상이 반영된 것이다.
원형이 된 몸매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있다. 풍요로움을 극단적으로 상징화시킨 것이다, 장애를 가진 여성상이다, 임신한 여성상이다, 팔과 다리 부분이 오류가 난 것이다 등 여러 가지 가설을 제기했으나, 석기시대 유물이기에 창작자의 진짜 의도는 알려지지 않았고 알 수도 없다. 진실은 저 너머에. 해당 조각은 순산형 몸매를 극단적으로 상징화 시킨 결과일 뿐, 고도비만을 선호한 건 아니라는 의견이 주류이다.[2] 그리고 살찐 여성을 순산형으로 선호했다는 것도 직접적인 근거를 찾기 어려운지라, 미술사학자 르로이 맥더모트(Le Roy McDermott)는 1996년 Current Anthropology 37호에서 임신한 여성이 스스로를 내려보며 조각한 것이라는 가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김찬곤 교수는 기고문을 통해 만삭을 표현한 코스텐키 비너스와 비교하면 체형 차이가 선명하므로, 구석기 조각가가 배꼽 기준으로 돌의 형태에 맞게 만들다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가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1] 세부 사진을 보면 손가락도 표현되어 있다.[2] 실제로 비만은 불임의 원인이 된다. 단, 아프리카 원주민과 같이 전통적으로 비만형 몸매를 아름다운 것으로 보는 풍조가 있는 곳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