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한때 대한민국 국군에서 자기들끼리 흥얼거리던 비아냥 노래 중 하나. 정확히는 군대의 각 계급에 속한 사람들의 대우를 냉소적으로 비꼰 노래다. 일명 "김일병송". 물론 정식 제목은 아니다. 이 노래 자체가 구전으로 전해지는 만큼 정해진 제목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1]사실 자대내의 의무복무를 하다 가는 병사들 사이에서 널리 퍼진 노래는 아니었다. 애초에 가사가 소령, 중령, 대령부터 시작하는데 병사가 영관급을 만나는 건 둘째치고 깔 일이 과연 얼마나 될까?
2. 가사
모 인디밴드 노래처럼 영 좋지 않은 말이 대놓고 나오는 것은 또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르기에는 뭣할 정도로 가사가 민망하다.1절 | 소령, 중령, 대령은[2] 양주 쳐 먹고 소위, 중위, 대위는 맥주 쳐 먹고 하사, 중사, 상사는 소주 쳐 먹고 불쌍하다 김일병은[3] 막걸리 쳐 먹고[4][5] |
후렴 | 예이, 예이, 예이, 예이[6] |
2절 | 소령, 중령, 대령은 호텔 방에서 소위, 중위, 대위는 여관 방에서 하사, 중사, 상사는 여인숙에서 불쌍하다 김일병은 화장실에서[7][8] |
3절 | 소령, 중령, 대령은 미제 콘돔을 소위, 중위, 대위는 일제 콘돔을 하사, 중사, 상사는 국산 콘돔을[9] 불쌍하다 김일병은 쭈쭈바 껍데기[10] |
4절 | 소령, 중령, 대령은 아가씨하고 소위, 중위, 대위는 아줌마하고 하사, 중사, 상사는 할머니하고[11] 불쌍하다 김일병은 평생 딸딸이[12][13] |
그 외에도 다양한 배리에이션이 있다. 예를 들자면
소령, 중령, 대령은 찦차(탱크) 도둑놈
소위, 중위, 대위는 기름(권총) 도둑놈
하사, 중사, 상사는 워커(군복) 도둑놈
불쌍하다 김일병은 건빵 도둑놈
(후렴)
야~야~야~야~
야~야~야~야~
허리엔 권총을 차고~ 빠밤~
3. 노래의 정체
이 노래의 멜로디는 사실 1939년 일본에서 만들어진 노래인 군대소패[14]의 가사를 바꾼 것이다. 그러다가 이 노래가 70~80년대에 잠시 유행을 탄 적이 있었는데 가수 김민기가 제작한 '야근'#이라는 노래에 멜로디를 차용했다. 그런데 이 노래가 꽤나 살벌하다.[15]
8분 30초대에 나오는 노래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1절) 서방님의 손가락은 여섯 개[16]래요 시퍼런 절단기에 뚝뚝 잘려서 한 개에 오만 원씩 이십만 원을 술 퍼먹고 돌아오니 빈털털이래 (후렴) 야~ 야~ 야~ 야~ (2절) 울고 짜고 해 봐야 소용 있나요? 막노동판에라도 나가봐야죠 불쌍한 언니는 어떡하나요? 오늘도 철야 명단 올렸겠지요... (3절) 돈벌어 대는 것도 좋긴 하지만 무슨 통뼈 깡다구로 맨날 철야유? 누구는 하고 싶어 하느냐면서 힘 없이 하는 말이 폐병 3기래 (4절) 남 좋은 일 해봐야 헛거지 고생하는 사람들만 손해야 |
더 골때리는 건 10분대부터 부르는 노래 가사다.
(노래 부르는 사람 A) 그거야 특별한 경우겠죠 병 걸려 있으니까 그런거죠 (노래 부르는 사람 B) 3년만 지내보면 알 게 될 거다 귀머거리 폐병쟁이 누구누군지 (A) 일하기 싫으면 관두래지 뭣하러 공순이는 되었담? (전원 합창) 누구는 좋아서 되었나 가난한 집에서 난 죄지 (A) 그거야 순전히 댁 사정이죠 공연히 남들 핑계 대지 말아요 묵묵히 참으면서 일만 하세요 윗분들이 잘 알아서 해줄 거에요 |
딱 봐도 알겠지만 이 노래는 당시의 열악한 노동자의 생활을 비판하기 위해 만든 노래다.
김일병송과 비슷하게 군대를 소재로 한 다른 가사도 있는데 바로 동작그만에서 오프닝으로 다루기도 한 게 그것이다. 동작그만 항목에서 첫 번째 영상 (1991년) 시작할 때 나온다. #
이 노래는 가수 김지애가 히트를 친 얄미운 사람의 모티브가 된다. 얄미운 사람을 작사, 작곡한 사람이 다름아닌 전영록인데 전영록 본인이 김일병송을 보고 그걸 개조해서 만든 게 얄미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들어 보면 첫 소절의 가락이 비슷한 걸 알 수 있다.
이수근의 노래 'HUK(헉)' 에도 개사를 해서 들어가 있다.
개콘 개그맨 변기수, 윤형빈, 박휘순 셋이서 KBS 개그맨 시험을 볼때 이 노래를 개사한 개그를 선보였다. "재벌집 아들은 불독 기르고, 부잣집 아들은 고양이 기르고, 중산층 아들은 햄스터 기르고, 불쌍하다 우리들은 머리 길러요" 라는 노래다.
[1] 1990년대에 돌던 IMS 파일에 "군바리 블루스"라는 제목이 붙기도 했다.[2] 대령, 중령, 소령 순서로 불리기도 한다. 이 경우엔 뒤에 나오는 위관, 하사관 역시 높은 계급 순으로 부른다.[3] 가사에 따라 '불쌍한 우리 김일병'은 이라고도 하며 김일병 대신 '(육군, 해군, 공군) 쫄병'을 쓰는 경우도 있다.[4] 애초에 영내에서 병사 상대론 술 자체를 안 팔기도 하지만 술의 순서가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이 노래는 1970년대부터 불렸다. 이때는 맥주가 고급 주류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맥주의 세율이 더 높은 것도 비슷한 이유이며 소주도 막걸리보다는 서열이 높았다. 1970년대 주세법의 영향과 막걸리는 반쯤은 밀주처럼 먹는 이미지가 강해서...[5] 병사는 애초에 간부의 통제를 받아야 하는 이유로 술을 마음대로 마실 수 없었다. 만일 간부 허락없이 술 먹다 걸리는 날에는 2020년 이전에는 영창 직행이었고, 지휘관이 좀 봐준다고 해도 완전군장으로 연병장 뺑뺑이가 기본이거나, 군기교육대 직행이다.[6] 각 소절마다 매번 반복된다.[7] 언뜻 보면 숙박 위치를 말하는 걸로 보일 수도 있으나 노숙은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고 또 콘돔, 관계 상대가 나오는 아래 구절을 보면 꼭 그런 것 같지 만도 않다.[8] 호텔, 모텔, 여관, 화장실 순으로 부르기도 한다.[9] 저 시절에는 메이드 인 코리아보단 미국제, 일본제 상품이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렇게 써 놓으면 한국산 콘돔이 싸구려라고 인식될 수 있는데 사실 한국의 콘돔 생산 기술은 오히려 세계적인 레벨이다. 특히 유니더스는 콘돔 세계 최다 생산 타이틀을 지니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품질 면에서 대호평을 받는다.[10] 쭈쭈바 껍데기가 아닌 '삼립빵 봉지'라는 버전도 널리 퍼졌다.[11] 다른 버전으로 여고생, 여대생, 유부녀도 있다.[12] '손장난'으로 순화된 버전도 있다.[13] 아줌마, 할머니보다는 딸딸이가 낫다는 의견들이 있다. 과거에 아가씨여도 내상 당했다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14] 1970년에 일본의 코미디 그룹 더 드리프터즈가 도리후의 정말로 정말로 수고했네(ドリフのほんとにほんとにご苦労さん)라는 노래로 리메이크해 히트치기도 했다.[15] 실제로는 '공장의 불빛'이라는 창극(唱劇)에 나오는 노래들 중 하나다.[16] 한 손이 아니라 두 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