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04년 2월 1일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의 릴라이언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캐롤라이나 팬서스간의 NFL 2003-04 시즌 결승전.톰 브래디-빌 벨리칙 콤비가 이끄는 패트리어츠가 치렀던 슈퍼볼 가운데 가장 박진감 있는 슈퍼볼이란 평가를 받는 경기이고 또 실제로 팬서스가 창단 첫 우승을 할 뻔 한 경기였다.
2. NFC 챔피언: 캐롤라이나 팬서스
창단 8년차를 맞이하는 구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창단 동기생이었던 잭슨빌 재규어스에 가려져 빛을 보지못하고 있었다[1]. 더구나 2년 전에는{2000-01 시즌} 무려 1승 15패란 처참한 성적을 받아들 정도로 형편없었던 까닭에 조지 시퍼트{George Seifert} 감독[2]을 2001-02 시즌 후 경질하고 뉴욕 자이언츠의 디펜시브 코디네이터였던 존 폭스를 팀의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여기에 NFL Europe의 암스테르담 애드미럴스[3]에서 활약한 바 있는 쿼터백 제이크 델홈을 영입했다. 리시버들인 스티브 스미스와 무신 무함마드가 발군의 실력을 겸비한 듀오였던데다, 팬서스의 공격의 중추이자 핵심인 러싱공격에선 스티븐 데이비스, 데션 포스터의 원투펀치가 존재했던 터라 공격력은 나무랄데가 없었다.수비 역시 결코 만만치 않아서 줄리어스 페퍼스, 마이크 러커, 그리고 크리스 젠틴스로 구성된 디펜시브 라인은 타팀들의 공포의 대상이었으며 레지 하워드, 마이크 민터, 디온 그랜트와 리키 매닝 주니어가 포진한 디펜시브백들 역시 탄탄한 수비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여기에 디펜시브 코디네이터 출신이 새 감독을 맡게 되어 나오게될 시너지도 기대가 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공수 밸런스로 팬서스는 정규시즌을 11승 5패로 마치고 와알드카드에서 댈러스 카우보이스를, 디비전 라운드에서 세인트루이스 램스를, 챔피언십 게임에서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차례로 정리하고 창단 첫 슈퍼볼에 진출하는 경사를 맛본다.
3. AFC 챔피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지난 시즌{2001-02 시즌}, 9승 7패로 아깝게 플레이오프에 실패했던 패츠는 이번 시즌은 기필코 플레이오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좋지않았다. 백업으로 밀려난 드류 블렛소가 팀을 떠났고 가장 결정적인 것은 6년동안 패츠의 유니폼을 입었던 베테랑 수비수 로이어 멀로이가 계약 구조조정을 거부해서 팀이 방출한 것이다. 팀의 대선배나 같았던 선수를 잃었다는 사실에 선수단은 의기소침했고 그럴수록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열망은 높아졌다.톰 브래디가 주전을 꿰차면서 공격도 좋아지고 특히 디온 브랜치와 데이빗 기븐스의 리시버들, 그리고 앤트완 스미스와 케빈 폴크의 콤비가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었다. 수비는 차저스에서 프리에이전트로 패츠와 계약한 로드니 해리슨이 가세하고 트레이드를 통해 테드 워싱턴까지 영입했는데 기존의 수비수들이었던 디펜시브 라인맨 리차드 세이무어, 그리고 특히 마이크 브레이블, 테디 브루스키, 그리고 올 프로 윌리 맥기니스트가 있는 패츠의 라인배커진은 리그 최고였다. 여기에 코너백 타이 로가 상대의 리시버에 철저한 견제를 하는 플레이를 통해 컨퍼런스를 시즌 내내 통제했다.
이러한 전력을 바탕으로 와일드카드 부전승, 디비전 라운드에서 테네시 타이탄스를, 챔피언십에서 페이튼 매닝이 이끄는 인디애나폴리스 콜츠를 각각 제압하고 구단 사상 4번째 슈퍼볼에 올랐다.
4. 경기 내용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처럼 1쿼터는 양팀의 수비진들이 상대방을 막느라 분주했던 쿼터였다. 그러다가 2쿼터에 들어서 패츠가 애덤 비나티에리의 36야드 필드골 시도로 선취점을 올릴 기회를 잡았으나 블로킹 되는 바람에 실패한다. 팬서스는 더 최악이었던게 델홈이 9번의 패스 시도 가운데 겨우 하나만 성공한데 비해 쌕은 세번이나 당했고 그 중의 하나는 당하는 와중에 펌블까지 일으켰다. 결국 이날 경기의 첫 득점은 2쿼터 3분 11초때 브래디의 디온 브랜치로 연결되는 5야드 터치다운에서 나왔다. 그러자 팬서스는 이날 경기 첫득점이 터진 2분 후, 델홈의 스티브 스미스로 연결되는 39야드 터치다운 패스로 동점을 이뤘다. 그랬더니 패츠는 이번엔 브래디가 데이비드 기븐스에 5야드 터치다운 패스로 응수해 14:7로 재역전한다. 여기까진 좋았는데 패츠가 이어진 킥오프때 롱 킥오프 리턴을 막기 위해 스큅 킥[4]을 시전한게 캐롤라이나의 타이트 엔드 크리스 맹검이 팬서스의 35야드에서 잡아 패츠의 47야드로 올려놓는 불상사를 일으키고 말았다. 그 덕택에 팬서스는 존 캐이시의 50야드 필드골로 14:10으로 4점차로 추격을 시작한채 하프타임으로 들어갔다.3쿼터는 1쿼터의 재방송격으로 수비간의 대결이었다. 양팀 모두 득점 없이 쿼터를 마쳤다.
4쿼터에 들어선 양팀은 패츠의 러닝백 앤트완 스미스의 2야드 터치다운런으로 21:1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그러자 팬서스는 역시 러닝백 데숀 포스터의 33야드 터치다운런으로 점수는 올렸으나 투포인트 컨버전이 실패, 21:16의 스코어로 점수차만 좁히는데 만족해야 했다. 패츠는 더 좁히게 내버려둘 수 없다는듯, 다시 공격을 시작했으나 브래디의 패스가 팬서스의 레지 하워드에 의해 엔드존에서 인터셉트를 당했고 기회를 다시 잡은 팬서스는 자신의 15야드 진영에서 델홈이 리시버 무신 무함마드에 85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연결, 팬서스가 역전하는데는 성공했으나 투포인트에 또 실패, 22:21, 1점차의 리드를 했다. 물론 그대로 있을 패츠가 아닌지라 패츠는 곧이은 공격에서 브래디가 공격수로 가세한 라인배커 브레이블에 1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키고, 케빈 폴크의 러싱 투포인트까지 성공시켜 29:22로 재역전한다. 팬서스 역시 우리도 질 수 없다면서 반격을 시작, 리시버 리키 프롤에 12야드 터치다운 패스와 엑스트라 필드골로 29:29 동점을 이뤘다. 그런데, 이번엔 팬서스가 킥오프에서 케이시가 찬 공이 아웃 오브 바운드가 되면서 자기 진영 40야드에서 공격을 시작, 느긋하고 여유롭게 공격을 펼쳤고 결국 비나티에리가 41야드 필드골로 32:29로 앞서 나갔고 이는 그대로 최종 스코어가 되어 패츠의 창간 두번째 슈퍼볼 우승으로 귀결되었다.
최종 스코어: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32:29 캐롤라이나 팬서스
5. 여담
- 팬서스는 현재의 플레이오프 포맷이 채택된 이후 최초로 슈퍼볼에 오른 3번 시드 팀으로 기록되었다.
- 팬서스의 쿼터백이었던 제이크 델홈은 현재는 없어진 NFL Europe의 암스테르담 애드미럴스에서 활동했는데 공교롭게도 3년 전 슈퍼볼에서 우승한 커트 워너 역시 이 팀에서 뛴 적이 있었다. 이로서 애드미럴스는 본의 아니게 슈퍼볼 쿼터백을 두명이나 배출한 팀이 되었다.
- 4쿼터에서 델홈이 무함마드에 연결한 85야드 터치다운 패스는 슈퍼볼 역대 최장거리 터치다운 기록으로 세워졌다.
- 팬서스의 리시버 리키 프롤{Ricky Proehl}은 2연속 슈퍼볼 터치다운 리셉션을 기록한 역대 최초의 선수가 되었다. 프롤은 2년 전인 슈퍼볼 36에서 세인트루이스 램스 소속으로 출전, 역시 같은 4쿼터때 동점 터치다운 리시빙을 만든 적이 있다.
- 역시 4쿼터에서 패츠의 재역전을 선사한 브레이블의 1야드 터치다운 리시빙은 슈퍼볼 XX에서 당시 베어스 소속이던 디펜시브 태클이었던 윌리엄 ‘리프리저레이터{냉장고}’ 페리가 공격진에 가담, 러싱 터치다운을 기록한 이후 두번째로 수비수가 공격에 가담해 올린 터치다운이다.
- 저 유명한 재넷 잭슨의 슈퍼볼 하프타임쇼 사고가 일어난 것도 이 경기에서였다.
[1] 창단 첫 해부터 그저그런 존재감으로 거의 공기 취급과 같았던 팬서스에 비해 재규어스는 보스턴 칼리지 감독이었던 톰 코플린을 감독으로 선임했고 마크 브루넬을 쿼터백으로 받으면서 창단 첫해를 시작했고 특히 2년차때이던 1996-97 시즌 당시에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1번 시드였던 덴버 브롱코스를 디비전 라운드에서 만나, 30-27로 업셋을 일으키는 대이변도 연출했다.[2] 참고로 시퍼트 감독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감독 시절,(1989-1996) 나이너스를 슈퍼볼 XXIV, XXIX로 진출시켜 우승을 이뤄냈는데 이것이 현재까지 나이너스가 거둔 마지막 우승이다. 팬서스가 시퍼트를 감독으로 1996년 임명한 이유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3] 커트 워너가 잠시 쿼터백으로 활약한 적이 있다.[4] 낮고 짧게 날아가 땅에 한번 닿고 튕겨나가는 킥. 롱 킥오프 리턴을 막기 위한 전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