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2-21 17:34:50

스탈린그라드(2013)

파일:external/www.imfdb.org/Stalingrad2013-Poster.jpg

Сталинград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다룬 영화 제9중대의 감독 표도르 본다르추크가 연출했으며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배경으로 한다.

기존의 영화들에서는 별 비중이 없던 쉬르첸을 장착한 4호 전차[1]He-111 폭격기[2] 같은 병기들도 많이 등장하며, 전체적으로 백병전 연출이 괜찮다는 평이다.

제작비는 3천만 달러로 러시아 영화 제작비 1위를 한 블록버스터다. 제작비가 웬만하면 1억 달러를 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3분의 1도 쓰지 않았는데도 CG가 훌륭하다. 비주얼은 헐리우드 전쟁 영화 못지않다. 흥행은 대박이라 러시아에서만 6800만 달러가 넘게 벌어들이며 당시 역대 러시아 영화 중 극장 흥행 1위를 차지했다. 박스오피스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러시아 역대 흥행 10편 중 유일무이한 러시아 영화이다.(나머지 9편 모두 할리우드 영화). 2020년 기준, 스탈린그라드 이후로 러시아 자국 영화들이 러시아 내 흥행 순위권에 많이 진입했다.

소련군이 주인공 보정을 많이 받는다. 예를 들어, 영화 초반에 소련군이 도시에 상륙하는데 기름저장소를 점거하던 독일군은 소련군을 관측한 후에 기름저장소를 폭파시키는데 언덕을 오르던 소련군은 폭발에 휘말려 불에 휩싸이게 된다. 그리고 참호 안에서 대기하던 독일군은 불타는 소련군을 향해 기관총을 난사하는데, 전투 능력 상실에 가까워야 할 소련군들이 독일군 방어선을 돌파한다. 이들을 맞은 독일 병사들은 겁에 질려 도망가거나 불타는 소련군에게 옮겨붙은 불로 죽는다. 인간이 가장 크게 느끼는 고통이 불이 몸에 붙어 타는 것인지라, 상식적으로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다.[3]

또한 영화 중후반에 소련군 주연들이 독일군으로부터 노획한 PaK 36으로 길 건너편의 다수의 독일군들을 해치우기 위해 매복하는데 이 또한 연출이 일품이다.(물론 안 좋은 의미로) 길 건너편에서 로켓으로 일대를 폭격을 하는 독일군과 그 폭격 지점 주변에 매복한 소련군 주연들 사이에 격파되어 방치된 T-34/76 한 대가 있는데 이를 이용하는 잔꾀가 나타난다. 그것은 바로 T-34에 포를 쏘게 하지만 그 포탄이 독일군에게 튕겨나가도록 잘 각도를 계산하는 것. 물론 주인공 보정인건지 이 작전은 성공하여 해당 지점의 독일군은 그 말도 안되는 명중샷에 로켓이 유폭되어 소멸하고 소련군 주연들은 이루기 힘든 경우의 성취에 환호한다. PaK 36이 도어노커로 유명하긴 했지만 이건 해도 너무할 지경이다. 뿐만 아니라 작중 소련군들은 코앞에서 음속으로 날아오는 총알이나 포탄도 아주 가뿐히 피해준다. 로드 넘버 원과 마찬가지로 쓸데없이 중간중간 양측 진영 장교의 로맨스 장면을 넣어 흐름이 다 끊기는 건 덤. 아무래도 감독은 전장의 특색이 가져다주는 멜로를 떠올린 것 같지만 어쩐지 전쟁에서 일어날 법한 긴장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IMDb에서도 평가는 1993년작 스탈린그라드보다 박하다. 대체로 블라디미르 푸틴 시기의 역사 인식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라는 평이다.[4] 적인 독일군에 대해서도 독일군을 1차원적으로 악마, 강간범 떼거리[5]로 만들려고 작정한 듯이 비하 일색인데, 가령 토마스 크레치만이 연기한 독일군 장교는 부하들을 모아 '소련 여자를 다 범하고 소련을 차지하자'는 식의 매우 수준낮고 저열한 연설을 한다.

한마디로 연출과 연기는 좋으나 너무 소련군으로 치우친 스토리[6]제2차 세계대전의 전세를 뒤바꾼 결정적인 승리인데다 과정도 도시의 90%를 장악당했다가 천왕성 작전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고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나온 전투였다. 괜히 저런 스토리가 나온게 아니다. ]와 쓸데없이 난무하는 300식 슬로우 모션의 난무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전쟁 영화다. 한국 사극 영화로 치면 명량과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해외에서는 간혹 "Slowmotiongrad"라는 멸칭으로 까이는 경우도 있다. 작가라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중립적이고 냉철한 태도와 역사적 고증을 시궁창에 갖다 버린 선전물이다.

하지만, 흥미로우면서도 틀에 벗어나지 않은 듯한 일반 군중의 묘사와 거주 환경의 재현은 당시 스탈린그라드의 가혹한 모습을 확실히 느낄 수 있게 만들어 큰 호평을 받았다.

나치 독일 장교 전담 배우 토마스 크레치만이 독일측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1993년작 스탈린그라드에서도 주연을 맡은 것을 생각하면 꽤 재미있다. 참고로 1993년 영화에서의 계급은 소위, 2013년 영화에서의 계급은 대위다.

이 영화 이후로 러시아에서 개봉하는 자국(러시아) 영화들의 흥행이 매우 높아져 러시아 영화 산업에 있어 매우 의미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에 블루레이와 DVD가 출시했다.


[1] T-44 중형전차를 개조해 촬영하였다.[2] 물론 영국 본토 항공전을 다룬 영화나 에너미 앳 더 게이트에도 등장하긴 했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훌륭한 디테일을 보여준다.[3] 실제로 있던 일들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기는 하는데 알려진 바는 없다.[4] 실제로 이 영화보다 앞서 출시한 게임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2의 역사왜곡 문제로 정부 차원에서 '애국적 게임'을 만들겠다는 얘기를 한 적도 있다. 정부 차원에서 소련 시기의 역사를 정당화, 미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다.[5] 실제로 나치군은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민간인들을 학살했으며 강간범 떼거리이긴 했다. 특히 이 전투에 참가한 6군은 발터 폰 라이헤나우강조 명령에 따라 키예프 전투에서의 바빈야르 학살같이 수 많은 전쟁범죄를 저질렀다.[6] 러시아 영화인데다 실제 역사도 소련군이 승리한 전투. 더군다나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