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개연성이나 설정 오류에 대해 논하는 문서.감독 인터뷰에서 이 문서의 내용들 뿐 아니라 에이미 파스칼등의 관계자도 엔딩에 이슈가 많을거라고 말한 만큼 후속작에서 천천히 이에 관한 설명을 넣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2. 확실한 오류 및 비판점
2.1. 사라진 닉 퓨리와 무능한 대미지 컨트롤
대미지 컨트롤 요원인 앨버트 클리어리가 닉 퓨리를 찾는 피터에게 그는 1년 전 지구를 떠났다 말하는데, 그러면 5년 전인 <인피니티 워>의 쿠키영상까지 스크럴이 아닌 진짜 닉 퓨리 였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 <노 웨이 홈>의 시점은 <엔드 게임>에서 헐크가 사라진 절반을 되돌린 시점으로부터 1년이 되지 않는다.연표로 따지면 토니 스타크의 장례에 참석하는데, 이 시점은 2023년 10월 29일로 이때는 진짜였다고 감독이 말한 바가 있다. 그런데 JJJ가 폭로한 시점은 2024년 7월 10일이다. 즉, 토니의 장례식 직후 우주로 떠났다 하더라도 1년이 안되므로 이것은 명백한 설정 오류이다.
동시에 엔드 게임 이후 MCU 내 사건과 문제 대부분은 사실 닉 퓨리가 지구에 부재함으로서 발생된 일이다. 닉 퓨리가 있었다면 미스테리오같은 인물이 그런 종류의 어설픈 대형 사기를 칠수도 없고, 스파이더맨을 죽음의 상황에서까지 무고하는 원맨쇼가 통할리 없다. 심지어 닉 퓨리가 나간 시점은 엔드게임 최종전 직후 시점이 된다.
타노스의 대규모 침공과 5년간의 블립 그리고 어벤져스의 리더인 토니 스타크와 스티브 로저스가 팀을 떠나버린 상황에서 거의 유일하게 지구상 어벤져스를 규합할 수 있는 퓨리가 지구에 장기간 부재한 상황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1] 이는 우주를 다루는 미래의 작품에서 보강이 필요하다.
다만 닉 퓨리가 1년 전 지구를 떠났다는 대사는 일개 대미지 컨트롤 요원이 한 말이라는 점에서 세계 최고 레벨의 스파이이자 인류 안보의 중책인 닉 퓨리의 행적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정보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걸 감안하면 '일반적으로는 A라고 알려져 있으나 사실은 다르다'라는 전개로 간단히 해결될 수도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보면 대미지 컨트롤의 작중 대응도 문제가 있는데, 대미지 컨트롤은 닉 퓨리가 우주에 나갔다는걸 이미 알고 있다. 그러면 미스테리오 사건 당시 현장에서 닉 퓨리로 변장한 탈로스가 상황을 진두지휘한 것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말이 된다. 잊기 쉬운 문제지만 파프롬 홈에서 드론에서 떨어져 나온 영사기를 보고 엘리멘탈즈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는걸 알게 됐는데 다른 차원에서 왔다는 엘리멘탈스가 스타크제 드론의 영사기에 출력이 된다고 하면 엘리멘탈스와 자신이 다른차원에서 왔다는 미스테리오의 논리는 전제부터 이상하게 된다. 데미지컨트롤이 스타크 인더스트리를 압수수색하면서 당연히 이디스의 서버 또한 열어볼텐데 설령 모든 기록을 이디스에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킹툴을 통해 스타크사의 강력한 AI들[2]의 보안을 뚫고 쿠엔틴 벡측에서 지워버렸다하더라도 현장에 남겨진 흔적들을 지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3] 이는 대미지 컨트롤이 아주 기본적인 사건 현장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멀리 갈 필요 없이 당시 가짜 닉 퓨리와 함께하던 팀원들에게 조사를 진행하기만 해도 될 일이다. 설령 이 팀원들이 죄다 잠복했다하거나 친 스파이더맨이라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고 하면 무능 또는 편파조사 논란이 나올것이다.
수사과정에서도 대미지 컨트롤은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압박으로 불리한 증언을 이끌어내려고 하는데 MJ가 그런 수법에 안 넘어간다고 비꼬듯이 압박수사는 일단 프레임을 씌우고 끼워맞추려는 행위다. 게다가 대미지 컨트롤 쪽에서는 JJJ와 데일리 뷰글의 오인신고를 곧이곧대로 믿고 스파이더맨을 제압하기 위한 타격대를 투입하고, 심지어 빌런한테 공격받은 직후고 스파이더맨이 도움이 필요한 이가 있다고 소리치는 상황임에도, 스파이더맨 측에 발포까지 했다. 즉, 법적으로는 스파이더맨의 범죄혐의가 인정되지 않았지만 스파이더맨을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이 하필 미국 정부 기관이라는 것.[4] 대미지 컨트롤 입장에선 스파이더맨이 자신들의 무능함을 까발린 적이 있고 뒷배도 사라졌겠다 눈치보지않고 공격하기 좋은 상태기도 하다.
단 애초에 대미지 컨트롤 자체의 무능함과 제멋대로인 점은 홈커밍부터 이어져 온 전통이라고 볼 수 있다. 홈커밍에서 대미지 컨트롤은 명백히 법적으로 자격을 얻은 툼스의 회사와 직원들을 무시하고 협박했으며 조롱까지 하는 갑질의 끝판왕 기질을 보여주었으며 그렇게 빼앗은 물건을 잘 관리하지도 못하는 형편없는 무능한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비판을 받아야 한 것은 마땅하지만 개연성면에서는 "쟤들 왜 저래?" 하면서 의아할 필요는 없는 면도 있긴하다.
3. 논쟁이 있는 설정 오류
3.1. 너무 쉬운 치료제 개발 장면
먼저 스파이더맨들이 빌런들을 위한 치료제를 바로 만들어내는 전개가 급작스럽다는 평가가 있다. 작 중으로 십 몇분 정도가 할애된 장면 사이에 빌런들을 치료할 방법들이 전부 개발된 것이 작위적으로 비치는 것.다만 작중 등장하는 빌런들은 선배 스파이더맨이 이미 상대해본 인물들이고 선배 스파이더맨들이 각자 이전부터 빌런들의 치료제를 구상하고 있었다는 언급이 나오긴 한다. 즉, 무의 상태에서 시작한 것은 아닌 셈.
앤드류는 이미 어스파에서 리자드를 치료해낸 경험이 그대로 머릿속에 들어 있고, 토비는 실제로 써 보진 못했지만 오스본 부자와의 복잡한 관계, 그리고 두 사람을 모두 죽음에서 구하지 못한 경험 등으로 인해 치료제를 계속 구상했어도 이상하지 않다.
반면 닥터 옥토퍼스의 치료는 관련 언급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나름 개연성 있게 느껴진다. 기존 스파이더맨 2 에서 닥터 옥토퍼스가 타락한 원인이 상세하게 언급되고, 본작에서도 그 원인을 파악해서 치료하는 묘사가 나오기 때문. MCU 인공지능 기술은 기존 스파이더맨 실사영화 세계관보다 명백하게 뛰어나기 때문에[5] 핍진성에서도 이상하지 않다.
다만 샌드맨, 일렉트로의 치료에 대해서는 어떤 발상을 거쳐서 어떤 원리로 만들었는지도 언급되지 않고 대충 넘어간다. 일렉트로까지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전기를 제외한 모든 전기를 모조리 흡수해서 회복시킨다는 설정이라도 보이는데, 샌드맨은 아예 관련 언급이 나오질 않는다. 그나마 추리 가능한건 소립자 실험 장치에 휘말린걸 토대로 뭔가를 했단 것 뿐이다.[6]
굳이 언급된 게 있다면 과학적으로 발전된 MCU 세계의 스타크 테크가 원하는 건 뭐든 뚝딱 분석하고 만들어준다는 내용이 나오긴 했는데, 다소 데우스 엑스 마키나 식의 전개라고 할 수 있다.
개발 자체와는 별개로 중후반에는 스타크 패브리케이터가 있던 해피의 집이 박살나는 탓에 다른 곳에서 치료제들을 개량 및 제조 했어야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피터의 고등학교 과학실에서 이루어진 점도 너무 날림 전개라는 반응도 있다. 선배 스파이더맨들이 아무리 관련 지식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세계관 굴지의 대기업이자 최대 군사기업 중 하나인 오스코프의 기술로 만들어낸 그린 고블린 혈청이나 비슷하게 높은 기술 수준의 결과물인 일렉트로나 리저드, 그리고 샌드맨 모두 고작 고등학교의 과학실에 있는 물건들로 치료제를 제조했다는 점이 너무 대충 넘어간 부분처럼 보인다. 물론 피터가 다니는 미드타운 고등학교가 과학 쪽으로 특화된 고등학교라서 대학교 수준의 과학 시설 및 장비들이 준비되어 있었다고 생각하면 크게 이상하게 여길 부분이 아닐 수 있다.[7]
3.2. 너무 많이 알고 있는 빌런들
노먼 오스본이 그린 고블린이라는 사실은 스파이더맨을 빼면 아들 해리 오스본과 오스본 가문의 집사 정도만 아는 사실이다. 이는 스파이더맨 2의 결말 시점에 해리가 아버지가 그린 고블린이었단 걸 알고서 충격받는 장면에서 증명된다.샌드맨 또한 두 스파이더맨 트릴로지의 빌런이 "뉴스에 대문짝만하게 나서 그들이 죽은 지 알고 있었다."라고 표현하며 노먼이 어떻게 죽었는지까지 밝히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다. 해리조차도 스파이더맨 3에서 집사의 말을 듣고서야 오스본이 글라인더에 찔려 죽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즉 옥토퍼스가 옥타비우스라는 건 알 수 있어도, 고블린이 오스본이란 건 샘스파 작중 대중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또 닥터 스트레인지의 말대로라면 다른 세계에서 건너오는 인물들은 모두 스파이더맨의 정체가 피터 파커라는 사실을 아는 인물들인데, 일렉트로는 다섯 명의 빌런 중에서 유일하게 스파이더맨의 정체를 모를 뿐더러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의 맨얼굴도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스파이더맨이 흑인일 줄 알았다는 대사까지 한다.[8]
작 중 내적 설명을 벗어난 작품 외적인 설명의 시각도 존재한다. 전작을 보지 않은 관객들에게 빌런들의 설정을 설명하고, 단 1편내로 풀어야하는 이야기 전개를 위한 단순한 영화적 허용이라는 것이다. 혹은 전작을 봤더라도 어렴풋하게만 기억하는 관객들 역시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들은 전작에서 어떤 빌런이 나왔다 정도만 기억하지 그 빌런이 어떤 행보와 설정을 가졌는지 까지는 정확하게 기억하지 않기 때문. 이러한 부분이 작 중 내적인 멀티버스 설정을 통해서 설명 가능한 것은 마블 코믹스가 기존에 쌓아왔던 멀티버스 설정들 덕분일 것이다.
쿠키 영상에 나온 베놈2의 에디 브록의 경우도 의아한 부분이다. 작 중 내 설정 상 스파이더맨이 피터 파커인걸 아는 이들만 넘어온 것인데, 베놈 영화 시리즈에서는 스파이더맨을 포함한 슈퍼 히어로의 존재가 언급조차 되지 않기 때문에, 본작 쿠키 영상에서도 에디 브록은 슈퍼 히어로의 존재 자체에 대해서 믿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본작의 쿠키 영상에서는 에디 브록이 스파이더맨을 특별히 신경써 만나보고 싶다는 언급까지 하며, 베놈2 쿠키영상에서는 둘이 갑작스레 MCU 세계관으로 이동되고 TV 뉴스에서 스파이더맨이 나오자 베놈이 "저 녀석..."이라는 대사로 스파이더맨을 알고 있다는 듯한 묘사가 나온다.
다만 베놈의 경우에는 원작 기준으로 볼 때 설정 오류가 아니다. 베놈(심비오트)은 하이브 마인드라는 부가 설정이 있다. 원작에서 심비오트의 하이브 마인드는 우주적 존재인 널과 연결되어있는지라 차원에 관계없이 공유된다. 그리고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3에서 베놈은 스파이더맨과 굉장히 강하게 얽혔던 사이인 만큼, 그 정보는 소니 유니버스의 베놈에게 전달되는 것이 맞고 따라서 원작의 하이브 마인드 설정이 MCU에서도 있다는 가정 아래 베놈은 스파이더맨을 아는 것이 맞다. 베놈2 쿠키영상에서도 하이브 마인드가 언급된다. 이러한 설정이 적용된 베놈이, 스파이더맨에 대해서 에디에게 설명했다면 에디가 스파이더맨을 알게 되었다면 의외로 짜맞춰지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 부분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훅 들어오기 때문에, 원작을 모르는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부분이 있다.
3.3. 심비오트 조각
쿠키영상에서 베놈이 본래의 세계로 복귀하며 조직 일부를 두고 갔는데 이에 대해서 다소 논쟁 여지가 있다. 그 조각 역시 베놈과 함께 다른 멀티버스에서 온 것이니 돌아가야 한다는 것. 설령 죽은 것들은 복귀대상에 해당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여기기엔, 분리된 조직 역시 살아있는 생명체다.이 문제는 원작 심비오트 설정을 최대한 고려해본다면, 'MCU 세계에 왔을 때 섭취한 물질만으로 증식했던 세포들이 따로 분리된 것'이라고 끼워맞출 수 있기는 하다. 안 그래도 에디와 베놈은 쿠키영상에서도 칵테일을 마신 흔적도 있었으므로, 이후 작품에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3.4. 미스테리오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시민들
미스테리오의 유언을 국가의 절반 가량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는 것 또한 말이 많다. 파 프롬 홈의 결말에서 미스테리오가 사망한 시점에서 미스테리오는 촬영용 크로마키 의상을 입고 있었는데, 그의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다른 차원에서 왔다는 초능력을 가진 히어로가 왜 크로마키 슈트를 입은 채로 죽어있었느냐?"와 같은 의혹을 가질 법 한데, 본작에서는 미스테리오에 대해 그런 의혹을 품는 모습은 일절 나오지 않는다.[9] 거기에 미스테리오의 사기행각 중 드론의 홀로그램이 한번 깨졌기 때문에 현장 검증만 제대로 했다면 충분히 인정됐을 문제다.또한 전작 파 프롬 홈의 비판점과도 통하는 문제인데, 미스테리오는 원래 국제적 대기업인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핵심 개발진 중 한 명이었던 만큼, 쿠엔틴 백이라는 인물이 이 정도로 정체가 안 드러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다 떠나서 회사 안에서 그와 함께 일했던 사람도 많을 것이고, 회사 안에 쿠엔틴이 관여한 데이터도 남아 있을 것이 아닌가. 개발자 쿠엔틴 백의 정체를 아는 사람들의 시점으로 생각해보면 그가 저지른 행적의 모습이 그가 개발했던 홀로그램 기술을 악용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아귀가 딱 맞아 떨어지게 된다.
그럼에도 한 개인의 주장 및 여타 정황 공개만으로 사회 전체의 여론이 순식간에 휩쓸리며 MIT가 입학 거부까지 시전할 지경에 이른다는 것은 지나치게 억지스럽고 현실성이 부족한 전개다. 사회적으로 논란의 중심인 스파이더맨을 품는 것을 리스크로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할 수도 있겠지만, 스파이더맨은 단순한 범죄 용의자가 아니라 엄연히 업적과 명성을 쌓아온 히어로이며 심지어 법적으로도 증거 불충분이 뜬 판에 리스크로만 생각하고 입학을 막았다는 것은 고개가 갸웃거려질 수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증거 불충분이 떴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가짜 뉴스인 것은 밝혀진 것이라고 볼 수 있기는 하다. 피터가 "Execute them all" 이라는 말을 EDITH 의 많은 사상자가 생길 것이라는 말 이후에 하는 녹음 파일이 전 세계에 공개되었는데 증거 불충분 판결이 나왔다는 것은 그 녹음 파일의 조작이 밝혀졌다는 뜻이 된다.
만약 밝혀지지 않았다면 증거 불충분 판결이 나올 수도 없을 뿐더러, 위에 언급된대로 홀로그램이 깨진 영상도 유출되었기 때문에 미스테리오가 사기꾼이라는 것도 어느정도 밝혀졌을 확률이 높다. 닥터 스트레인지와 웡도 전혀 피터 파커를 의심하지 않는 점이나 "미스테리오가 옳았다"는 세력은 음모론자(Conspiracy Theorist)로 규정하는 언급이 작중에도 있는데 이것은 "피터 파커의 주장이 사실이다"라는 어느 수준 이상의 공감대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크로마키 슈트를 입고 스타크제 드론을 강탈했다는 사실이 공표됐는데 음모론자들이 이를 부정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
물론 미스테리오가 전작에서 그랬던 것처럼 대중들은 믿고싶은 것만 믿는 경향이 있기는 하다. MIT의 입학 불허가의 경우도 정말 스파이더맨을 악당으로 봐서가 아니라, JJJ를 필두로 한 반 피터 세력이 굉장히 강력하기 때문에 굳이 그런 인물을 대학에 입학시키는 것에 부담을 갖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MIT 입학을 거부당하는 시점까지의 초반부에서 피터의 편인 사람은 절친 둘과 이모, 그리고 해피, 머독 정도가 전부다. 즉, 처음부터 아군인 사람 외에는 그 누구도 피터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것이다. 상기한 교사도 그렇거니와 학생들은 더욱 정도가 심해서 적대감, 공포심, 혹은 가십거리로만 여기는 시선으로 피터를 둘러싸 철저히 고립시키는 씬을 통해 노골적으로 강조된다. 피터는 철저하게 사회에서 고립된 공공의 적 취급을 받는 것이다. 그리고 그 원인이 고작 영상 하나를 통한 선동 날조였다는 점에서 관객들은 개연성이 부실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아무리 무지한 대중들에게 선동 날조가 잘 먹힌다지만 현실에서는 진실을 알아주고 이를 알리려 노력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심지어 피터는 세계적인 영웅인 스파이더맨인데 선동에 넘어간 대중들과 맞서줄 옹호 여론이나 팬덤조차 없이 무력하게 고립되는 것은 핍진성의 문제도 있다.
물론 영화의 전개를 생각해보면 피터의 그런 고립은 스티븐의 마법에 의지해야만 했던 사건 발단의 근거, 그리고 대중의 외면을 받는 고독한 비운의 영웅이라는 비장함을 제공한다.[10] 만약 현실적으로 피터를 옹호하는 세력이 존재해서 정서적, 사회적인 버팀목이 되어줬다면 피터는 딱히 괴로울 일도 없고 스티븐을 찾아갈 일도 없고 영화 스토리도 성립하지 않을 것이다. 너무 작가편의적인 면은 분명 문제가 있지만, 어쨌든 시나리오를 그렇게 짜기 위해서는 필요한 장치였다는 것. 실제로 앞뒤 사정이나 개연성 핍진성을 다 무시하고 일단 피터가 대중의 미움을 받고 고립되어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상황에 일단 '합의'하고 넘어가면 그 이후로는 딱히 문제가 없다.
이렇듯 영화의 스토리 전개나 혹은 다른 장점을 강조하기 위해 다소의 개연성을 희생시키는 기법은 제법 흔한 것이며 관객과의 그 합의만 원활하게 이루어지면 크게 비판받지 않기도 한다. 실제로 노웨이 홈의 경우 약간 삐걱이는 초반만 지나면 금방 장점을 폭발시키고 작품성도 확보해내기 때문에 성공적인 합의를 이뤄냈다고 봐줄 수는 있을 것이다.
3.5. 스파이더맨을 돕지 않는 동료들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이 단독 세계관이 아닌 엄연히 MCU 세계관에 소속된 현역 어벤져스 멤버임에도, 그들이 피터에게 너무 무신경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미스테리오 사건 때도 다들 바쁘단 이유로 홀로 어려움을 감당해야 했고, 피터의 신상이 공개되어 살인범 누명을 썼을 때도 누구 하나 변론해 주는 사람이 없다. 어벤져스 멤버가 아닌 맷 머독이 변호사로서 도움을 줬을 뿐인데, 해당 시점 세계관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캡틴 아메리카나 제임스 로드조차 피터가 겪는 어려움에 무관심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될 수 있다.다만 사실 따져보면 피터가 먼저 부탁했다면 모를까, 찾아가서 피터를 도와줄 만큼 친근한 동료는 이미 어벤져스에 없었는데, 토르, 헐크, 워 머신, 샘, 호크아이, 스칼렛 위치, 블랙 팬서, 앤트맨 모두 어벤져스로 함께 싸우긴 했어도, 그 누구도 스파이더맨에게 먼저 접근해서 도움을 줄 정도로 친하지 않았다. 오히려 애를 영입했다고 토니 스타크한테 뭐라하는 묘사가 있을 정도. 그나마 시빌 워에서 캡틴 아메리카가 호감있게 봤지만 이미 아이언맨과 함께 캡틴은 퇴장했고, 인피니티 워에서 함께 합을 맞춘 가오갤과 닥터 스트레인지 중 가오갤은 도와줄 수 있는지 여부를 떠나서 이미 지구를 떠났고 닥터 스트레인지는 실제로 찾아가니 호의로 대접하려 했다. 파프롬홈에서 함께 활동한 닉 퓨리에게 도움을 청하려고도 했지만 1년 전부터 지구에 없었다고 하니 이쪽은 무슨 영문인지 답이 없고, 스타크 인더스트리에서는 피터와 페퍼는 엔드게임 후반부를 제하면 직접 만난 적이 없어 애매하고 그 대신 해피 호건이 와서 봐주고 있었다. 이를 보면 피터의 히어로 연줄은 전부 사용하려 한 셈.
물론 본작품에서 함께 조사를 받던 해피에게 손은 내밀지 않는 것은 이상하긴 하다. 전작인 파 프롬 홈에서도 나왔지만 아이언맨의 희생으로 온 우주가 구원받았고, 아이언맨과 토니 스타크에 대한 세상의 존경심은 캡틴 아메리카 이상이 되었다. 그리고 이들이 이끌어간 어벤저스는 사회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다. 스타크 산업이 블립 사건 이후로도 왕성한 기업 활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언급된 바는 없지만, 그런 아이언맨이 죽고 남긴 유산인 스타크 산업의 사회적 입김은 엄청났을 것이다. 그런데 페퍼와 기업을 지탱하는 주축이 되어 있을 해피가 그렇게 손쉽게 여론의 뭇매를 맞고 페퍼가 그런 상황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 것이 매우 이상한 부분이다.
다만 파 프롬 홈 사건의 일은 스타크사의 드론과 전세계의 전산망을 해킹할 수 있는 고성능 시스템으로 발생된 일이다. 미국의 프리즘 게이트를 보듯 서구권은 개인의 자유가 침해당하는 것에는 극도로 민감하다. 아무리 토니가 선의로 이디스를 만들었다 한들 이를 긍정적으로만 보긴 힘들 것이고, 살상 능력이 있으며 쿠엔틱 벡의 악용 이전에 피터의 조작 미스로 살인 사건이 날뻔하기도 했다. 때문에 스타크 인더스트리는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고 해피 또한 조사받고 있다. 즉, 돕고 싶어도 못돕는 상황으로 볼 여지가 있다. 윈터솔져에서 하이드라에게 잠식당한 쉴드가 프로젝트 인사이트로 어떤 일을 벌일려했는지 기억하자. 스타크가 만든 이디스와 드론이 이런 식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열려있고 실제로 쿠엔틴 벡에 의해 재현될뻔했던 만큼 스타크사는 피터를 돕고 싶어도 못 돕는다고 생각해야한다.
동시에 다른 어벤져스 멤버들도 미스테리오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만큼, 마땅한 증언이나 변론도 할 수 없었다는 견해도 있다. 어벤져스가 세계적 영웅이 된 것은 맞으나 나서야 할 곳과 나서지 말아야 할 곳이 있는데, 후반부 빌런들이 대거 등장한 시점에는 도와줄 수 있지만 그 전의 여론 문제에 대해 대응하는 건 어벤져스로서도 월권 행위라는 것. 그리고 빌런 등장 시점부터 제거 시점까지의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고, 따라서 어벤져스가 끼어들 시점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들이 적극적으로 대응을 못해도 지지성명을 낼 수는 있었겠지만 작중 일언반구도 없었던건 아쉬운 점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어벤져스 자체가 조직으로서는 와해된 상태임을 헤아려야 한다. 소코비아 협정과 2대 캡틴아메리카의 사례에서 보듯 정부 기관은 초인들을 자신의 영향력 하에 두고 통제하려고 하고 있는데 당시에는 행정처리면에서는 토니가 원맨쇼 수준으로 해결했기 때문에 정부와 어벤져스가 상호 협조적인 관계를 표면적으론 유지할 수 있었다.[11] 말 그대로 정의의 상징으로써 국가조차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가진 캡틴 아메리카와 현실을 바라보면서 적당선에서 조율해줄 수 있었던 토니가 사라지면서 현재 어벤져스와 이를 통제하려는 세력간의 균형이 무너진 상황이라고 봐야한다. 소코비아 협정때는 서명 or 은퇴라는 식으로 무조건적으로 통제에 따르기를 강요하고 미국 정부는 자신들 멋대로 현역 군인을 2대 캡틴 아메리카로 임명하여 자신들의 밑으로 집어넣으려 했는데 이런 맥락에서 볼땐 다른 어벤져스 멤버들이 스파이더맨을 못 도와주는 상황이라고 봐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타 작품들에서 어벤져스 멤버들의 행적이 나왔는데 각자 활동 혹은 은퇴 상태였다.[12]
이미 MCU에서는 상황에 따라 어벤져스로서 긴밀하게 협업하는 히어로들이 왜 솔로 이슈 사건들에서는 유독 전혀 협업 없이 무관심한 태도와 모습을 보이며 각자 움직이는지에 대한 논쟁이 계속 있어왔다. 이런 개연성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거의 대부분 MCU 내 사건 이슈들은 장기전이 아닌 한정된 시간내 실시간 리얼타임으로 빠르게 진행되는데, 피터가 누명을 쓰고 혐의에 시달리면서 비난받는 상황들은 사건으로 치면 꽤나 장기적인 상황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기에[13] 더욱 어색하게 와닿는다.
조금 더 보충을 하자면 이 문제는 스파이더맨 한 명에게만 제한된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드라마인 완다비전에서 완다는 사실상 혼자로 묘사되는데 같은 어벤져스 멤버인 샘과 호크아이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특히 샘은 아예 래프트 탈출 이후 함께 은둔 생활을 한 사이였고, 호크아이는 엔드게임 이후 따로 둘이 서로를 위로 해주며 비전을 잃은 고통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전혀 등장이 없다.[14] 이는 후속작인 팔콘 앤 윈터솔져에서도 마찬가지로 나름 어벤져스 활동을 꽤나 해온 샘이 다른 어벤져스 멤버들과 전혀 조우하지 않는[15] 장면들이 등장한다. 주석에 달린 것처럼 완다비전이나 팔콘 앤 윈터솔져의 다른 히어로들이 돕지 않는게 스크린 밖에서 설명이 된다면 스파이더맨을 돕지 못하는 히어로들의 사정 역시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애초에 영화들에서도 서로가 개입하면 더 쉽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입하지 않아 타이틀의 주인공이 직접 사태를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있다.[16]
물론 막대한 출연료 문제, 영화와 드라마라는 영상 매체의 분량상 문제로 이들을 모두 등장시킬 수 없다는 어른의 사정이 크겠지만, 대사로서 조금이나마 언급해 개연적인 부분의 어색함을 떨칠 수 있는 상황들을 굳이 남겼다는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후 모건 스타크의 등장분이 있었다가 편집되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 어떻게든 스타크 일가와 상호작용이 있는 방향으로 구상을 했으나, 여러 사정으로 뺀듯 하다. 아마 앞선 두 편에서도 토니 스타크의 영향력이 너무 센 것이 지적받은만큼 토니 본인은 아니라해도 또 스타크 가와 얽히는 것을 피하기 위함이었다고 볼 수 있다. 스타크라는 이름이 MCU에서 가지는 의미가 크기에 이를 완전히 들어냄으로써 스파이더맨에게 분량을 온전히 몰아줄 수 있었다.
[1] 애초에 이 멀티버스가 열리기 전인 엔드게임에서 로키가 도망치는 때까지만 해도, 이것이 문제다 설정오류다 하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MCU는 이를 로키라는 드라마 한편으로 완벽하게 커버했기 때문에, 이후 작품을 보기 전에는 설정 오류라고 말하기는 어렵다.[2] 잊어선 안되는게 자비스만 해도 울트론과 해킹전을 벌일 정도로 고성능 AI인데다가 그 후계기들이 자비스보다 나으면 나았지 그 이하의 성능이 나올리는 없다.[3] 잊어선 안 되는게 해당 작품에서 엘리멘탈스가 가짜라는 현장 근거는 곳곳에 있었다. 특히 스파이더맨이 미스테리오와 싸을때 거미줄을 맞고 작동이 정지한 드론이나 파괴된 드론도 수 없이 많았던 사건이었다.[4] 이는 마블이 2세대를 위한 빌드업 과정이다보니 발생하는 문제이다. 원작에서 데미지 컨트롤은 빌런이나 다름 없는 집단이고 현재 MCU에선 데미지컨트롤의 포지션을 부패한 집단으로 빌드업 하고 있는 단계이다. MCU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가는 과정에 끼어있다보니 대미지 컨트롤=부패한 기관이라는 이미지가 아직 정착이 덜 된 탓에 왔다고 봐야한다. 스파이더맨 이외의 작품에서 차근차근 빌드업 중이긴 하다.[5] 아이언맨의 AI 비서 자비스가 그 예. 울트론과 해킹 전투를 벌일정도다.[6] 치료제가 스파이더맨 3에서 샌드맨을 모래로 만든 장치와 비슷하게 생겼으며, 그게 빠르게 돌아가면서 치료된다.[7] 안전가옥에서 나오면서 챙긴 치료제 중에 샌드맨의 치료기로 보이는 게 이미 있었다. 어쩌면 이때 이미 치료제를 만들 때 필요한 것 상당수가 준비됐을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라도 스파이더맨이 쓰는 거미줄 또한 고등학교 과학실에 있는 물건들로 제조된 거란 걸 생각해보면, 스파이더맨 시리즈 특유의 영화적 허용으로 봐야 할지도.[8] 다만 이 대사는 어스파2에서 일렉트로가 말했던 대사로, 지금은 사실을 알지만 과거엔 그런 줄 알았던 적도 있다는 말일 수 있다.[9] 한마디로 아는 척하는 상황과 다를 바가 없다.[10] 결말에서 피터는 자신과 무관한 사람이지만 그 사람을 도우려는 선함과 도울 수 있는 힘, 그리고 그 힘에 딸려오는 책임이 양립된 결과 정신적인 면에서도 히어로로서 완성됐다고 평가된다. 이는 자신에게 쏟아진 비난, 배척, 위기 등을 이겨낸 결과이기에 더욱 빛난 것이다.[11] 그나마 협력적이던 토니마저도 래프트의 참상을 보고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사실상 반대파로 돌아섰다. 초인들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실질적으론 통제해야될 대상으로밖에 안본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12] 샘 윌슨은 공군과 작전 협력을 하지만 집안 생계로 어려움을 겪었고, 헐크는 당시에는 아직 팔 하나를 쓸 수 없어 환자 상태, 완다는 비전을 잃은 상실감에 웨스트뷰 사건을 일으켜서 은거, 호크아이는 사실상 은퇴, 블랙팬서는 와칸다의 국왕으로서 업무 수행 등. 그나마 앤트맨이 셀럽 활동 중이지만 다른 히어로들에 비하면 인지도가 바닥을 친다.[13] 아무리 못해도 멀티버스 사건 이전까지, 피터가 대학 원서를 넣고 결과를 통보받을 만큼의 시간은 흘렀다.[14] 단, 이건 완다를 이용해 병기로써의 비전을 만들려던 타일러 헤이워드가 수를 써서 다른 어벤져스에게 알려지지 않게 정보통제를 하는 식으로 어떻게든 개입을 막았다고 한다면 설명된다. 다른 히어로가 진실을 알면 당연히 막으려 할테고, 타일러가 아무리 S.W.O.R.D의 국장이라도 어벤져스를 통제하기는 힘드니 아예 처음부터 개입할 여지를 없애려 할 이유는 충분하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완다를 위로해줄 수도 있지만, 샘과 클린트도 가족이 있으니 언제나 완다 곁에만 있을 수만도 없다.[15] 제모 때문에 블랙팬서의 도라 밀라제들이 등장하기는 했다. 더구나 버키의 부탁을 받아 와칸다 측에서는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를 위한 슈트까지 만들어 지원해 줬다.[16] 이를테면 캡틴 아메리카2에서 아이언맨이 참전했다면 스토리의 전개가 상당히 달라졌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