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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는) 여기로 연결됩니다. 1. 개요
寸止め일본 고류 무술, 검도, 가라테 등에서 쓰이는 무도의 대련 방법.
서로의 몸을 직접 때리는 대신, 타점 코 앞에다가 빗맞혀 공격한다. 상대가 방어나 반격을 제대로 하면 맞지 않고 무기끼리만 시끄럽게 부딪힐 것이고, 상대가 어리숙해서 진짜 맞을 것 같다면 재주껏 통제해서 멈춰준다.
용어가 다를 뿐 유럽, 중국, 인도, 필리핀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유서깊은 방식이다. 서양 검술의 프리 플레이 대련 역시 펜싱마스크 도입 이전에는 슨도메 대련과 유사했다.
의학 기술은 19세기 이전까진 전세계가 비스무리했고, 안전한 무술수련 용품도 근대에야 등장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2. 특징
공격을 하되 몸에 닿기 바로 직전에 멈춘다. 일본 무술의 원 의도를 존중하자면 일부러 멈춰주는 게 아니라 상대 몸의 실제 타점 근처 허공을 노리고 진심으로 공격한다. 상대가 동작을 똑바로 수행하면 어차피 맞지 않고 무사히 받아낼 것이므로 아무도 안 다칠 거고, 상대가 멍청하다면(…) 내가 멈춰줘서 사고를 방지한다.서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지 않으므로 수련 중에 부상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실 경기 방식이 아닌 수련 과정으로서는 꽤 의의가 크며, 풀컨택 경기를 치르는 격투무술도 평시 수련엔 비슷한 드릴의 비중이 꽤 된다.
예컨대 미트웍은 타점 바로 앞에다 지르는 것을, 그 가상 타점에다가 그냥 미트를 순간적으로 갖다대는 식으로 조금 더 근대화시킨(?) 슨도메 카타라고 봐도 된다. 미트를 가만히 제자리에 들어주는 건 하수고, 미트 잡아주는 법을 배우면 결국 미트를 탄력있게 타점에 ‘쳐’주게 된다. 일본의 목검 슨도메 대련과 비슷하되 목검 대신 미트로 상대의 ‘목검(주먹)’을 치는 것이다. 물론 현대 격투기에 가까워질수록 미트웍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은 참고해야 한다.
또한 필연적으로 몸끼리 들이받는 로우킥 커팅, 미들킥 캐치, 니킥 공방 등은 경기가 아닌 이상 스파링 시엔 슨도메에 가깝게 할 수밖에 없는데, 풀파워에 정확한 타점으로 때리면 큰 부상을 입기에 딱 좋기 때문이다. 친선, 지도스파링이라면 상대가 잡을만한 킥, 잡지 못할만한 킥을 적당히 나눠 차주고, 킥캐치에 일부러 당해준 뒤 카운터 내지는 리커버리를 연습하기도 한다. 엘보나 니킥은 당연하지만 아무리 팔꿈치 보호대, 긴 정강이 보호대가 있어도 조심해서 치고, 보호대 없이 치는 건 정강이 보호대 없이 풀파워 킥 까는 것 이상의 민폐다. 스파링이라 해서 무조건 풀컨택, 하드스파링으로만 치르는 건 아니다.
사실 이 룰은 나카니시파일도류를 시작으로 검술에 죽도와 호구가 제대로 도입되기 이전, 즉, 진검으로 싸우던 시절 룰이라서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었다. 슨도메 없이 대련하다 수시로 초상치르기 vs 슨도메로 수련을 살아서 계속하기 수준의 양자택일이라면 오히려 후자가 수련에 도움이 되었던 것. 현대 무도는 진검으로도 가능한 슨도메 약속카타부터 안전장비를 충실히 갖춘 풀컨택까지 여러 단계를 혼합해 수련하기 때문에 실전성 논란이 없다. 현대 무도에 가꺄울수록 후자의 비중이 좀 더 클 뿐이다.
하지만 맨손 격투기의 경우 무기술만큼 바로 죽는 게 아니다보니 실전대련을 상정해야 하는데, 슨도메 룰로 인해 실전에서 벌어지는 타격공방과 타격의 '고통'과 충격에 익숙해지지 않아 기술에만 집중하게 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풀컨택트 가라데와 호구를 착용하는 가라데 유파들이 생겨났다.
일본의 전통 가라데 유파에서는 주로 슨도메를 적용해서 대회를 열지만, 슨도메의 문제점에 대한 보완책으로 호구를 쓰는 보호구 가라데 유파와 교류를 하기도 하며, 도장 내부에서도 보호구를 착용하고 실제로 치고 받는 연습을 하기도 한다. 한편으론 도장 안에서만 착용하는 호구를 쓰게 되면 실전에서 멀어진다고 보는 견해도 여전히 있다. 이렇듯 다른 종목에서도 반칙으로 취급되는 기술(ex. 유도의 가위치기)이 있기는 하나, 격투기를 표명하면서 공식 경기에서 타격 자체를 금지한 것은 가라테가 유일하다..
그러나 무도를 격투기 시합 등과 다른 관점에서 보면 부상의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격투능력을 길러낸다는 점에서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다. 가라테의 슨도메는 상대 몸에 닿기 전에 멈춘다는 것보다 상대 몸의 1mm 바로 앞에 온 전력을 다해서 공격을 한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가라데의 원류가 된 오키나와 테는 무기술과 일맥상통하는 무술이었단 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가라테가 별로 보급되지 않은 한국에서는 흔히 닿기만 해도 감점이라고 오해되지만, 현대의 가라테 공식 룰에서는 가벼운 터치나 의도적이지 않은 타격은 감점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상대를 맞출 생각이 없었지만 상대가 다가오다가 맞은 경우는 득점으로 인정된다. 어떤 무술이든 수련해 본 사람이라면 이해하겠지만, 상대의 예상을 벗어나도록 움직이는 게 중요하므로 내가 때리기 직전까지만 공격을 내더라도 상대가 맞기 직전의 위치까지만 움직여준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가라테 시합을 보면 이런 상황에 의한 접촉이 자주 이루어진다. 다만 고의성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심판의 주관적인 기준이기 때문에 크고 작은 논란이 나오기도 한다. 다만 심판진들이 대부분 선수보다 훨씬 오래 수련한 고단자들이고 어찌됐든 선후배 관계인지라, 의혹이 있더라도 판정에 수긍하는 것 역시 무도로서의 수행으로 본다고.
혹자들은 이런점이 확실하게 치고 받으며 점수를 획득하는 객관성 측면에서 태권도에 밀린다고 보고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큰 이유라고 분석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태권도도 전자호구 채택과 시합룰 개정 이전까지 편파판정과 재미없는 경기로 올림픽 퇴출 1순위까지 갔었다. 굳이 따지면 전자호구를 채택한 지금의 올림픽 태권도가 판정이라는 측면에선 매우 우월해졌다고 할 수 있다.[1] 그러나 가라데는 아시안 게임에서도 태권도 이상으로 판정시비가 심했고, 슨도메 룰 때문에 재미없다는 악평도 심각하게 들었다.
실제 타격이 없는 관계로 태권도의 사례와 비슷하게 전자호구를 득점에 이용하기도 힘들고, 실제로 맞고 때려가면서 유효를 판정하기에는 풀컨택트에 밀리는 단점들이 존재한다. 때문에 풀컨택트 가라데의 탄생 이후로는 위상이 많이 줄었지만,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안전하게 기술을 평가할수 있고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포인트를 잡고 앞으로도 이런 수련이 계속될 예정. 아직도 전통공수도 쪽이 극진공수도보다 월등히 수련인구도 많고 보급도 잘 되어있다.
최영의는 처음에 쇼토칸(송도관)에서 공수도를 배웠는데, 슨도메 룰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긴 싸움을 무효 판정 받게 되고, 그때부터 회의를 느껴 고주류(강유류)로 전향한다. 고주류는 맨몸 단련을 모토로 내세우며, 기술이 실제로 작용해도 계속 진행하는 대련방식을 갖고 있으며 오늘날 일부 도장은 종합격투기에 가까운 대련을 하기도 한다. 최영의 총재가 실전공수의 영감을 떠올린 곳이 이곳이라는 이야기가 있고, 실제로 강유류와 극진공수도는 도장 분위기나 기질이 비슷하다고 한다. 프란시스코 필리오와 앤디 훅의 시합에 개입한 배경에는 이런 역사가 있다.
극진공수도 몇몇 도장에서는 시합 중 상대를 다운 시킨 후 주먹을 지르고 빼는 마무리 동작(토도메)을 슨도메라고 부른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가라테 종목이 채택되었는데, 남자 75㎏ 이상급 결승전에서 이란의 사자드 간자데가 사우디아라비아의 타레그 하메디에게 하이킥을 맞고 쓰러졌다. 하메디는 승리를 확신했지만, 심판진은 슨도메 규칙 위반으로 하메디에게 실격패를 선언하고 간자데에게 금메달을 주었다. # 규정에 따라 판정한 것이므로 오심은 아니지만, 격투기인데 진짜로 때리면 반칙이라는 슨도메 룰이 직관적으로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웠는지 '황당'같은 수식어가 붙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 참고로 슨도메 유파나 올림픽 태권도나 포인트제 시합을 하는 것은 비슷하다. 올림픽 태권도는 실제 타격이라는 점에서 KO도 종종 나오고, 실제 타격에서 오는 호쾌함을 기대할 수 있지만, 슨도메 포인트제는 깔끔하게 쓸 수 있는 자잘한 기술이 많이 반복되는 점의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