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7-17 20:32:17

승수효과



1. 개요2. 예시3. 실증과 오해에 대한 비판

1. 개요

승수효과(, fiscal multiplier)란, 특정 변수 A에 대해 영향을 갖는 또 다른 변수 B가 있을 때, B의 증감이 있을 경우, B의 증감의 수준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A의 증감이 이루어지는 것을 가리킨다. 간단히 말해 무한등비급수의 응용이다.

국민경제에서 승수효과의 예시를 간단히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국민들이 평균적으로 소득의 80%를 소비하고 20%를 저축한다고 하자. 내가 100원을 추가적으로 벌 경우, 나는 그 중 80원을 소비할 것이고 그 소비액은 다른 사람의 소득이 된다. 그 사람은 다시 80원의 80%인 64원을 소비할 것이고, 이것은 무한히 반복된다. 즉, 내 가처분 소득(DI: Disposable Income)의 100원 증가([math(\Delta Y_d = 100)])가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math(100 + 100 \times 0.8 + 100 \times (0.8)^2 + \cdots = \dfrac{\Delta Y_d}{1-r} = \dfrac{100}{1-0.8} = 500)]의 소득 증가로 이어진다는 이론이다. 여기서 0.8은 해당 무한등비급수의 공비(r) 역할을 한 한계소비성향(MPC: Marginal Propensity to Consume)[1], [math(\dfrac{1}{1-r} = \dfrac{1}{1-0.8} = 5)] 는 승수(multiplier)이다. 즉, 이 예제에서는 한 나라의 총 생산량(GDP=Y)이 소비(C)+투자(I)+정부의 지출(G)로 이루어진다고 가정할 때 특정 변수의 변화가 그 변화량 이상으로 Y를 변화시키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그것이 승수효과의 한 예시이다. 상기한 것처럼 고교수학 무한등비급수의 실생활 예시 중 하나.[2]

2. 예시

승수효과 하면 떠오르는 예제 중 하나는 정부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이다. 케인스가 최초로 주장한 이 논리는 소비심리 악화로 인한 경기침체시 정부가 지출을 늘려서 경기를 정상화할 수 있다는 관찰에 기반한다. 즉,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승수가 5일 경우 정부가 100원을 쓰면 (재정 정책) 사회 전체적으로는 500원을 쓴 효과가 나타나므로 정부 적자는 -100원 되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는 +400 이므로 이득(!)이라는 논리이다.[3]

구체적으로 계산을 해보면 다음과 같다.
Y=C+I+G 일때 I=120,G=40으로 가정. (단, C=cY+C0, c는 한계소비성향)
또한 C0=20으로 가정
Y=0.8Y+20+120+40
Y-0.8Y=180
0.2Y=180
Y=900이라는 값이 나온다.
이때, △G가 20만큼 발생한다고 가정 한다. 그러면 상기 식이 Y=0.8Y+20+120+40+20의 식으로 변경된다. 이 때 0.2Y=200, Y=1000이라는 값이 나온다. 즉, 정부의 지출이 20만큼 변화했는데, △Y의 값은 그 다섯배인 100이 나오는 것.

낙수 효과의 논리도 어느 정도는 승수효과에 기반을 둔다. 이 경우 승수가 5라면 대기업이 100원 벌면 80원은 다시 투자할 테고 이를 반복하면서 결과적으로는 500원 벌게 된다(!)라는 식이다. 물론 이것은 지나친 간략화로, 낙수효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해당 문서를 참고할 것.

비슷하게 누진적 세금제의 논리적 근거도 된다. 저소득층은 고소득층에 비하여 소비에 사용하는 비중이 크다. 따라서 정부가 재정 정책을 사용할 때 저소득층의 소득을 올려주는 것이 더 높은 승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4] 그러므로 고소득층에게 세금을 많이 걷고, 저소득층에게는 세금을 걷지 말거나 지원을 해주면 좋다는 것이다.[5]

그리고 은행의 신용창출 메커니즘도 승수효과가 관여한다. 예금이 100원 들어오면 그 중 대출을 80원 해주고, 또 그렇게 대출 나간 금액이 다시 예금으로 들어오면 그 중 64원 해주고... 이렇게 해서 원래 돈이 100원 있었던 것이 500원으로 늘어나는 것. 이걸 통화승수라고 하며, 중앙은행의 정책이 얼마나 효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주요 경제지표 중 하나다.[6]

3. 실증과 오해에 대한 비판

아래 실증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재정승수가 언제나 양이고 효과있는가? NO
승수효과가 마르지 않는 샘인가? NO
승수효과의 크기는 어느정도인가? 한국에서는 1.3이 최대치고 0에 가까울 때도 있다.
승수효과 중 가장 효과적인 것과 가장 약한건? 정부구매(정부가 직접구매하거나 건설하는것)승수가 1.2~0.6정도로 가장크게 나타나고 이전지출(재해보장금, 실업수당 등)이 0.4~0.1로 가장 약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결과는 교과서와 사뭇 다른데[7] 그 이유는 교과서 모형이 지나치게 단순화되어 있다는데 기인한다. 사실 학부 교과서는 방향성 정도로 봐야지 학부수준의 교과서에 정확성까지 기대하기는 힘들다. 당장 경제학 추정 모델들은 학부교과서와는 저 멀리있다. 하지만 교과서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방향성으로 봤을 땐 어느정도 맞긴 하다.

승수효과는 분명 매력적이고 정부 개입을 옹호하긴 하지만 현실에서 승수효과가 얼마나 큰지는 항상 논쟁의 대상이었다. 대표적으로 배로와 같은 새고전학파 쪽에서는 재정지출은 국민들의 미래소득을 끌어쓰는 것에 불과하기에 0에 가까운 효과라고 본 반면 UC버클리의 크리스티나 로머(Christina Romer) 교수는 2009년 1월 10일 재정지출의 승수효과가 중기적으로 1.6에 달한다고 보기도 했다. 일단 여기까지만 봐도 위에서 든 예시처럼 5나 되는 승수효과는 절대 안 생긴다는 것은 거의 사실에 가깝다. 게다가 승수효과를 함부로 재단하기 뭐한 것이 재정정책이 일관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재정정책의 종류에 따라서 승수효과가 큰 것도 있고 어떤 것은 거의 0에 가까운 것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향을 끼치는 변수도 현실에서는 상당히 많다 보니 돈을 뿌리면 된다는 식의 논리는 위험하다. 진짜 그랬으면 정부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가장 가볍게 말하면 학부경제학 수준에서도 장기에는 재정정책이 소용이 없게 된다. 아래 결과들은 5년 내지 3년 누적 승수효과인데 대부분의 효과가 1년 내에 생겨서 큰 감소폭을 보이며 점점 0에 수렴한다.

재정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현실에서는 정부의 지출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기초과학분야에 대한 재정 투자같은 경우는 단기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성장의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또한 저소득층이나 장애인에 대한 현금지원과 장애인을 위한 기반시설 같은 경우는 딱히 경제부양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반면 이걸 안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단순히 돈 뿌리기식으로만 재정정책을 운영했다간 나라가 망하기 십상이다. 국가는 엄연히 국방 의료 기초과학과 같은 재정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지원해야 할 의무가 있다. 특히나 재난지원금 같은 경우도 승수효과는 거의 없지만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지원이 되기에 한 것이다. 한마디로 국가가 이득만 보고 운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실증적 연구에서는 재정정책이 GDP에 대하여 양(+)의 효과를 가지는지에 대하여도 일관되고 일치된 결론에 이르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한 경우에도 사용한 자료와 추정 대상 기간에 따라 재정정책이 경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도 다를 뿐만 아니라, 어떤 재정정책수단이 효과적인지에 대하여 다른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김영덕,2007). 한국은행에서 발간한 '재정정책 분석을 위한 신케인지언 모형 구축(지정구,한경수,2016)' 에서는 개방경제 하에서 정부지출에 의한 장기누적승수가 0.8밖에 안된다고 보고 있다. 나중에 발간된 '새로운 재정지출 식별방법을 이용한 우리나라의 정부지출 승수효과 추정(박광용,이은경,2019)' 에서는 5년간 누적승수가 1.27 정도 된다고 보고 있다. 다만 가장 최근 한국은행 거시모형을 구축한 논고에 따르면 승수효과는 다음과 같다. 한국은행 거시계량모형(BOK20) 구축 결과(박경훈,임현준,노경서,2020)에서는 정부소비의 1년 승수효과는 0.85이며 3년 누적효과로 볼 경우 0.98 이전지출의 경우는 1년의 경우는 0.2, 3년 누적의 결과 0.44로 나타났다. 다른 논문에서는 우선 1994~2006년 1/4분기를 대상 기간으로 하는 통합재정수지 분기자료(2)의 정부수입의 승수는 0.348이고 정부지출의 승수는 0.308로서 둘 다 1보다 작으며, 두 승수도 역시 서로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두 가지 수단의 재정정책 모두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재정정책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김영덕,2007). '본 연구는 우리나라 재정정책의 유효성이 뚜렷이 관찰되지 않으며, 이러한 패턴은 조세감면이나 지출확대 양 정책수단에 대해서 동일하게 성립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설사 유의한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재정정책의효과는 그 크기가 매우 작거나 매우 빠르게 소멸되었고, 주로 선형추세선이 사용된 자료에서 관찰되었다(우리나라 재정정책의 유효성에 관한 연구,허석균,2007).'라고 보는 관점 등등 다양한 연구가 있는데 그마다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모형에 따라 다르지만 크게 1.5는 못 넘어간다는 건 거의 공통적으로 주어진 사실에 가까울 정도다. 게다가 이건 정부지출만 늘렸을 때고 정부가 세금을 더 거둬서 지출을 늘리는 방식에 경우는 승수효과가 약해져서 0에 가깝게 내려가기 십상이다. 심하면 -(음)의 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교수님들도 계신다. 대표적으로 조세 왜곡이나 정부의 잘못된 개입으로 인한 역효과 등이 실증적으로 존재한다. 이러한 음의 재정승수는 실제로 존재하는데 2010년 승수가유로지역의 경우 - 0.3 일본의 경우 -0.5 아시아 -0.7이 나왔다.(IMF, The case for global fiscal sitmulus,2009) 그러니 재정정책이 무조건 효과있을 거라는 착각을 접는게 좋다. 특히나 재정정책이 지속될수록 그 크기가 작아진다는 논문역시 존재하므로 재정정책은 비상시 정도에 쓰는것으로 보는게 맞다.

게다가 효과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도 많은데 경제가 좋을 때 나쁠 때 정책이 일회적인지 지속적인지 여부 등등 다양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진짜 효과 단정이 너무 어렵다. 최근 지급한 재난지원금과 같은 이전지출은 특히나 승수효과가 약하다.위에서 한국은행 거시계량모형으로 예측한 결과 3년 누적승수가 044정도다. 1년의 경우는 0.2에 불과하다. 기획재정부에 재난지원금의 승수효과는 0.16정도로 추산된다.

결론적으로 말하지만 재정승수가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다. 최소한 효율적인 개입이라는 말이 하고 싶다면 최소한 1은 되어야 하는데 재정정책들이 1을 넘기가 굉장히 힘들다. 승수효과에 들어갈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다른 어딘가에서 예산을 빼오던가 채권발행을 해서 메꿔야 하기에 승수효과를 간단히 생각하는 태도는 좋지 않다. 거기에 세금을 추가로 거두는 행위를 하면 위에서 말했듯이 심하면 음의 승수가 나오는 꼴을 볼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재정정책이 장기성장을 못 부른다는 것이다. 승수효과의 경우 사실상 5년 이내에 효과가 0에 수렴한다. 그렇기에 단기에 돈을 뿌리면 그만이라는 식의 주장도 배척해야 하고 승수효과가 없다는 주장도 배척해야한다. 특히나 승수효과는 정치가들이 마치 마르지 않는 샘인거마냥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엄연히 단기적 부양일 뿐 장기적 효과는 미미하며 단기적으로도 상황에 따라 효과가 낮게 나타날 수 있다. 다만 그렇다 해서 정부의 개입까지 부정하기는 힘들다. 정부가 효율성만보고 개입하는것이 아니기 때문에 완전 부정은 힘들다. 하지만 효율성 떨어지는 것을 정부가 포장하거나 효율성이 결여되어서는 또 안된다,
[1] 소비자의 가처분 소득 Yd가 1원 증가했을 때 소비를 얼마나 늘릴 것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는 C=a+bYd로 표현되는 소비함수의 기울기 b가 되며, [math(b \equiv \dfrac{\Delta C}{\Delta Y_d})]의 관계가 성립한다. a는 소비함수의 절편(intercept)을 이룬다.[2] 이와 유사한 성격의 등비급수 실생활 예시는 복리 적용 원리합계 문제가 있다.[3] 역으로 승수효과를 가지고 이 주장에 반박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주장이 있다. 이 주장의 논리는 정부가 100원 쓰려면 그 100원은 세금으로 거둬야하고, 승수효과가 역으로 작용하여 사회적으로 -500이 되므로 효과 무효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세금뿐이 아니라 채권 발행을 통해서도 돈을 쓸 수 있으므로 이 주장은 틀렸다. 참고로 이렇게 채권을 발행하여 소비하는 경우 채권은 나중에 돈을 갚겠다는 약속이고 이 돈은 세금을 통해 갚게 되므로 돈을 빌려주는 주체는 미래세대가 된다. 즉 미래의 소비를 현재로 당겨씀으로서 경기변동을 줄이는 것.[4] 예를 들어 저소득층은 총소득의 80%를 사용하지만 고소득층은 총소득의 20%를 사용한다면, 저소득층에게 이전된 소득은 승수가 5이고, 고소득층에게 이전된 소득은 승수가 1.25밖에 되지 않는다.[5] 혹자는 이에 대한 반박으로 "파이를 나눠 먹기 전에 먼저 키우자" 논리, 즉 저소득층 지원은 소비 위주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효과가 떨어지는 반면에 (빵 사먹으면 먹고 땡이니까), (주로 세금 감면으로 나타나는) 고소득층 지원은 투자 위주 (공장을 짓거나 등등)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효과가 더 좋다는 논리를 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애초에 이 논의에서 저소득층/고소득층을 나누는 것은 개인의 소득과 소비를 바탕으로 소득세를 매기는 상황이므로 이런 논리를 내세우기 어렵다.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것은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 즉 기업이며, 저런 '먼저 키우자 논리'는 실제로 R&D를 많이 하는 기업이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해서 절세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6] 경기변동 완화 정책은 크게 재정정책 및 통화정책으로 나뉘는데 재정정책 수립 및 실행에 걸리는 딜레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통화정책이 가장 중요한 정책이므로, 이 통화정책의 효력을 나타내는 통화승수는 즉 얼마나 경기변동을 완화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셈.[7] 학부교과서에서는 못 해도 1은 거의 무조건 넘는 것처럼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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