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신성 마법(Divine magic)은 신에 대한 신앙심을 기반으로 사용하는 마법이다.사제, 성기사를 비롯한 성직자들이 사용하며, 흔히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비전 마법과는 대척점에 있는 것으로 설정된다.
간간이 신의 힘을 빌리는데 '마(魔)법'이라는 호칭은 맞지 않다며 신성력이나 기적 따위로 구분하는 예도 있고, 또는 주문이라는 개념에 통합한 후 비전 주문은 마법, 신성 주문은 기적으로 구분하는 예도 있다.
2. 역사 속의 신성 마법
고대에서 말하는 신성 마법은 판타지의 신성 마법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역사 속의 신성 마법은 신의 힘을 빌리는 것이 아닌 신과 동일한 선상에 서기 위해 인간이 다룰 수 있는 초자연적인 힘을 신성 마법이라 불렀다.그런 초자연적인 힘을 다루기 위해 시작된 것이 마법의 기원이라는 설도 있다. 당시 신들의 힘이라 하면 불, 번개, 바람 등 자연적 현상이었던 만큼 현재 판타지의 신성 마법과는 아예 다르다 볼 수 있으며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강대한 힘을 바라는 욕망의 일환이라 해석하는게 일반적이다.
3. TRPG의 신성 마법
신성 마법과 비전 마법의 양대 마법 체계의 역사는 대단히 오래 되었는데 그 시초는 말할 것도 없이 TRPG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다.[1]후술하겠지만 주로 TRPG의 신성 마법은 주로 언데드의 정화, 공격에 특화할 경우 섬광 등을 이용한 메즈 효과 없는 직접 공격, 치유 계통의 마법과 연관되어 있다. 반대로 비전 마법은 정신 조작, 메즈가 동반된 공격, 물리적인 조작 등과 연관되어 서로가 서로의 영역을 침해할 수 없다는 이미지가 강한데, 하필이면 최초의 TRPG인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가 이런 식으로 쪼갰기 때문에 이후의 판타지 작품에서 클리셰가 되었을 뿐 이런 식으로 굳이 역할을 나눈 것은 먼치킨 방지를 위함이라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4. 보편적인 신성 마법의 특징
- 지식보다는 신앙심으로 사용한다.
- 강력한 치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 주로 아군에 대한 보조나 회복과 관계지어지며[2], 공격적인 경우에도 직접적인 파괴력을 행사하기보다는 저주, 정화[3]가까운 경우가 많다.
- 섬기는 신에 따라 독자적인 주문, 능력이 주어진다.
5. 신이 없는 신성 마법?
신성 마법을 사용하려면 특정 신에 대한 신앙심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 정석적인 설정이지만, 간간이 신앙심 없이도 신성 마법을 사용한다는 부류의 설정도 존재한다.- 사용하는 본인이 신이거나 신의 혈통인 경우
- 신에게서 신의 힘을 빼앗는 경우
필멸자가 아무 대가없이 불멸자의 힘을 사용하려한 만큼, 이 경우에 속하는 캐릭터가 최후에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의 상위직 우르-프리스트는 신을 숭배하고 그 신앙의 대가로 신의 힘을 내려받는 클레릭과 달리 신의 힘을 제멋대로 훔쳐다쓰는 존재들이다. 신성력을 빼앗기는 불멸자도 어지간히 대인배가 아니고서야 자신을 믿지도 않는 주제에 신성력만 멋대로 훔쳐쓰는 우르-프리스트를 좋게 볼 리가 없고, 자기들이 신성시하는 대상을 우롱하려드는 우르-프리스트를 해당 신의 추종자들이 가만히 놔둘 리가 없으므로 다른 신성 마법 시전자들과는 사이가 안 좋다.
- 포가튼 렐름 세계관의 마법사 카서스가 제작한 12레벨 아카니스트 주문 카서스의 아바타는 특정한 신의 신성 에센스를 강제로 뽑아내어 시전자 자신을 그 신의 화신으로 만드는 주문인데, 정작 카서스는 그 힘으로 마법의 신 미스트릴의 화신이 되었다가 신성을 제어하지못해 그대로 멸망하는 네서릴 제국과 함께 파멸해버렸기에 신의 힘을 빼앗아 신성 마법을 행했다고 하기에는 애매하다.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사술사 진도는 영혼파괴자 학카르의 영혼을 속박하고 그 힘을 착취해 신파괴자 진도가 된다. 하지만 플레이어들로 인해 구속에서 해방된 학카르에 의해 패배자 진도가 되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 애초에 신성 마법 자체의 원천이 신이 아니라 '믿음' 그 자체인 경우
- 세계관에 따라 다른 사항이지만, 대체로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의 드루이드와 레인저는 따로 신을 섬길 필요없이 자연에 대한 믿음으로써 초자연 현상을 행한다. D&D 3판의 《Deities & Demigods》의 그리스 만신전 항목에선 아카데미, 즉 철학 자체가 신성 마법의 원천으로서 제시되기도 했고, D&D 4판에서는 심지어 철학처럼 널리 퍼진 믿음조차 아닌 자기자신의 신념을 원천으로 신성 마법을 구사하는 예시도 등장했다.
번외로, 바드의 경우 위브를 이용해 마법을 시전하는 비전 마법 사용자이지만 늘상 별다른 이유 없이 그 경계를 넘어서 신성 마법의 영역인 회복류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 여기에 대한 해석은 플레이어마다 분분한데, 이런 경우도 경우에 따라서는 '본인의 의지로 신성 마법을 시전하는 경우'라 볼 수 있다. -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인간, 드워프 사이에서 주류 신앙인 성스러운 빛은 절대자인 신이 있는 신앙이 아니라 일종의 도덕철학이며 이 힘으로 치유 등의 마법을 사용한다. 성기사가 대표적인 성스러운 빛 사용자. 흔히 신성 마법의 대가는 사제로 묘사되지만 이곳의 사제들도 특이한데, 게임에서는 종족별 차이가 없지만 설정상으로는 이름만 다같이 사제일 뿐 힘의 원천이 다양하다. 트롤과 나이트 엘프가 로아나 엘룬의 힘를 빌리듯 정말로 초월자의 힘을 빌리는 것도 있고, 인간이나 드워프, 드레나이, 포세이큰등은 성스러운 빛의 힘[4]을 빌리며, 워크래프트 RTS 상의 설정으로 블러드 엘프 사제의 힘은 비전 마법이었으며 설정이 개정된 지금에도 성스러운 빛을 사용하긴 하지만 사용법은 비전 마법에 가깝고, 심지어 고블린 사제는 반짝이는 돈의 권능을 믿어 힘을 발휘한다! 고블린도 마찬가지로 의지력 계열의 힘.
- 다키스트 던전의 빛 신앙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신앙이라고 하며 일부 영웅들이 이 빛 신앙을 통해 초자연적인 능력을 사용한다.
[1] 다만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에서는 비전/신성 이외에도 다른 인위적인 초자연 현상 체계가 소수 존재한다. 비전/신성 다음으로 가장 큰 규모를 가진 것이 초능력(Psionic Power).[2] 소설이나 게임에서 묘사되는 걸 보면 화상을 입어 흉해진 얼굴을 치료한다던가 부러진 뼈를 붙이는 일도 가능해보인다. 다만, 등장인물들의 언급을 보면 그 과정에서 나름의 통증이 있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네버윈터 나이츠2 웨스트게이트의 신비에서 도시 경비대원 하나가 부러진 발뼈를 치료받기 위해 라센더 프리스트에게 부탁했는데, 이때 신성 마법의 힘으로 치료를 받을 때 뼈가 뒤틀리는 듯한 고통을 느꼈고 이게 무서워서 치료를 중단했다고 한다.[3] 저주와 반대로 턴 언데드처럼 "불경한" 대상에게만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클리셰이지만, 아무래도 원조인 D&D도 그렇고 밸런스 문제가 있다보니 빛이나 어둠의 에너지로 직접 공격을 가해 대상에 상관없이 일정한 대미지를 입히게 된 경우도 있다.[4] 결국 자신의 정신력을 말한다. 성스러운 빛은 정신의 수양이나 헌신 등을 통해 발휘되는 힘이며, 포세이큰은 성스러운 빛 신앙을 직접 따르지 않지만 내면에서 끌어온 의지의 힘을 사용하기 때문에 힘을 발휘하는 구조는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