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디스코그래피/참여 앨범

심사위원으로 조용필 씨가 나온 것이 결과적으로 우리한테 럭키하게 작용을 한 건 데요. 그 당시는 그룹사운드 붐이 죽은 다음에도 대학가요제가 일정기간 공식처럼 지키고 있었던 게 솔로나 듀엣이 대상, 그룹사운드 금상, 이게 잠시 유지가 되더니 그 다음에는 그룹사운드느 곁다리이거나 동상, 이 공식이 굳어진 다음이었어요. 우리가 출전할 때 쯤에는 그룹사운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거든요. 게다가 우리로서는 묘한 일이 87년도 대학가요제를 MBC가 굉장히 축소시켜서 치렀는데요. 그 이유가 참가자들을 데리고 간이뮤지컬을 만들어서 대학가요제 중간에 넣는 기획을 한 모양인데, 내용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마음에 안 든다고 출전자들이 뭉쳐서 반항을 했던 무양이에요. 출전자들의 얘기가 뭐였냐 하면 대학가요제가 노태우가 대통령이 된 것에 대한 축하공연처럼 되고 있다는 거였는데, 그들의 주장이 옳았는지 틀렸는지에 대해서는 지금의 저로서는 알 길이 없구요. 제가 알고 있는 것은 그러한 주장으로 인하여 방송국과 충돌을 했고, 크게 실망한 MBC 측에서 대학가요제를 대단히 축소시켜서 치렀다는 거죠. 지금 MBC 부장으로 있는 신종인 씨가 87년도에 못 이룬 대확장을 위해서 88년도의 대학가요제를 방송국을 벗어나 스타디움에서 개최하는 초유의 사태를 벌였거든요. 그 당시까지 대학가요제 중에서 가장 큰 규모였어요.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했으니까요. 당시에 공연이 가능한 가장 큰 스타디움에서 치른 거죠.

우리로서는 차별을 받는다는 서글픔을 느낄 정도로 대우가 좋지 않았어요. 일단 멤버들이 서울대, 연대, 서강대였기 때문에 저 놈들이 데모를 주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요주의 인물로 찍혀 있었구요. 그때 우리 멤버들의 비정치적 성향들을 생각해보면 웃긴 일이었죠. 그랬던 데다가 웃긴 게 그룹사운드는 별도의 초라한 무대에 섰습니다. 등·퇴장할 때 악기를 놓기가 뭐하기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요. 그래서 무한궤도가 올라간 별도 무대는 모니터 시스템도 빈약하고 멤버들이 발 놓을 데도 없는 그런 빈약한 곳이었습니다.그런저런 분위기상 참가자들은 주병선의 대상 가능성을 거의 9:1의 배당으로 보고 있었는데요, 현장에서 대역전승을 거둔 거죠. 관객들을 잡았어요. 심사위원들 마음에도 어느 정도 들었겠지만 무한궤도가 대상을 잡았던 이유는 일단 관객들을 잡았던 겁니다 강변가요제 때 나가서 한 번 떨어진 적이 있는데, 그때 이상은이 대상을 탔거든요. 그때도 똑같았어요. 사람들이 노래는 이상우가 제일 좋다 대상을 탈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현장에서는 이상은이 끊임없이 화제가 되었어요. 이상은이 완전히 관객을 잡아버렸는데, 역전승을 하더라구요. '그대에게는 바로 대학가요제 특성을 고려해서 타깃 프로듀싱한 노래였습니다. 전주부터 무조건 화려하게 치고 들어가야 된다, 전진돌격대형으로 시작부터 돌격한다, 그 다음에 곡이 좀 특이해야 한다. 하지만 노래 자체는 단순하다, 8비트로 누구나 따라부를 수 있는 멜로디로 간다. 현장 행사에서 가사가 전달될 리 없다, 쉬운 가사로 간다, 4분 동안 끊임없이 변한다. 지루할 시간을 주지 않는 작전으로 만들어진 노래였는데요. 우리의 퍼포먼스가 끝나고 났더니 펜스에서 교복입은 학생들이 사인을 받으려고 막 뛰어내리더라구요. 전경들이 그걸 막으려고 난리가 났구요. 그걸 보면서 '앗, 잠깐만, 이 장면은 내가 불과 몇 개월 전에 강변가요제에서 목격한 장면인데, 설마 우리가 대상을 받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상자 발표를 하는데 은상까지 불러도 우리 이름이 안 나오니까 멤버들이 울먹울먹하면서 짐을 싸더라구요. 저도 처음에 사실 동상을 기대하고 있엇거든요. 그런데 은상까지 불렀는데 안 나오니까 간이 확 불더라구요. 만약에 금상에 우리 이름이 안 나오면 분명히 대상일 것이다. 그래서 금상에서 우리 이름이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어요. 현장 분위기로 봐서는 우리가 상을 안 받고 집에 갈 분위기는 절대로 아니었거든요. 금상 발표가 나고 나서는 '아니 대상을 받다니 이럴 수가' 이러고 있었기 때문에 대상 발표 났을 때 저는 의자에 침착하게 앉아 있었어요. 사람들은 TV에 나온 펄쩍펄쩍 뛰는 모습이 저였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베이스 치는 조형곤이었습니다. 복장하고 헤어스타일이 똑같아서 사람들이 헷갈린 거고 저는 느긋하게 앉아 있다가 거만하게 걸어 나갔어요.

올림픽의 들뜬 분위기를 담다디가 타고 갔던 것 같구요. 대학가요제는 올림픽이 끝난 다음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뭔가 야로가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을 받았던 것이 무한궤도가 연주할 때 조명이 엄청나게 화려하게 쏟아졌거든요.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까 88올림픽 때 사용되었던 조명 장비가 렌탈 기간이 종료되기 직전에 MBC에 남아 있었던 모양이에요. 그걸 총동원해서 체조경기장에 깔았죠. 사람들이 그 당시 그 분위기를 이해 못해요. 올림픽 분위기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 그 당시 히트곡은 무조건 발라드였어요. 그래서 출전 엔트리 16개 중에서 14개 팀이 발라드를 부르는 사태가 벌어진 겁니다. 관객들은 지루하요. 조명기사는 핀 조명밖에 쓸 일이 없는 거예요. 솔로에 발라드인데 조명을 뭘 돌릴 겁니까? 그래서 이를 악 물고 있다가 무한궤도가 나았을 때 모든 조명을 올인해버린 거죠.

거기다가 솔로들의 경우 응원단이 와봐야 몇 명이나 오겠어요. 지방대학 학생들 응원단이 상경해봐야 얼마나 오겠어요. 그런에 우리는 서울에 캠퍼스가 있는 학교의 연합 그룹 사운드였기 때문에 응원단 숫자가 꽤 많았어요. 애들이 폭죽도 준비해오고 관객석에서 난리바람을 잡았죠. 그리고 심사위원들이 당시 이름을 날리던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출신들의 편곡자들이었으니까 우리를 기특하게 볼 수 있는 요소가 있었던 거구요. 하여간 그런 운에다가 이런저런 것이 겹쳐서 88년 대학가요제는 막판 대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던 거죠.

작곡은 대학가요제 나가기 직전에 했어요.

계속 입으로 부느라 숨이 차지 않았으면 대곡이 됐을텐데.

이 Album의 완성에 자기일처럼 도와준 종식이, 기식이, 해철이와 무한궤도에게 감사드립니다.

바쁜 일정속에서도 '이젠 안녕'에서의 8마디 vocal을 담당해준 신해철군
―LP(HDDL-1013) Special Thanks 중에서

함께 노래해준 해철형에게 감사드립니다.
―LP(HDP-369) 북클릿 內 3번 트랙 <떠나간 친구에게>에서

저를 위해 걱정과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제 사랑의 모습에 여러가지 색칠을 해주신 신해철, 손무현, 박정원, 윤상, 오태호, 이주호, 강인원 씨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또, 제 사랑의 그림에 액자를 맞추어 주시듯 'Love in me'라는 앨범제목을 만들어 주신 박주연 씨, 그리고 이 앨범이 완성되기까지 이른아침부터 늦은밤까지 함께 해주신 음악친구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민해경

…마지막까지 밤샘작업을 하신 해철이형…
―1993. 1. 23 구정새벽 2시에 E.O.S 일동

thanks to : "준 뮤지션" 송능한 감독과 모든 영화 스탭 여러분, "오리지널 카리스마" 이태원 사장님과 태흥의 모든 식구 여러분(특히 송……실장님 너무 애썼어용), 잠 안자고 버티지 연속 96시간 기록 수립에 참가한 조규범 기사, 해처리 멤버들(입술 터진 희선이, 폐인 된 형빈이, 집에서 실종 신고한 지현이), 스튜디오 비 깎앙준 무현이, staffs for Cromotron studio, Tom Brick, 새끈한 목소리를 제공 해준 미나,(근데 소개팅은 언제 해 줄 거냐)

(김의선과 임형빈, 민지현 - "신해철과 해처리"라 불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