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7-29 02:21:31

아쉬기네


Ashguine/アシュギーネ
1. 개요2. 상세3. 게임 시리즈
3.1. 전설의 성전사 아쉬기네3.2. 아쉬기네 - 허공의 아성3.3. 아쉬기네 - 복수의 불꽃
4. 기타

1. 개요

1987년 파나소닉이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던 기종인 MSX2의 판매촉진을 위해 기획했던 미디어 믹스 프로젝트.

2. 상세

....인데 MSX2로 제작된 게임 시리즈(총3편) 말고는 잘 안알려졌다. 사실상 이 3부작이 유일한 유산에 가깝다. 칸자키 마사오미가 그린 코미컬라이즈 버전도 나왔지만 꽤 레어한 모양. 게임은 당시 파나소닉의 광고를 대행했던 광고사 'CM 랜드'가 캐릭터와 스토리 등 기본 기획을 작성한 후 이를 바탕으로 3개의 게임사에 각각 제작을 의뢰하는 식으로 개발되었다. 요컨대 이스 4와 비슷한 개발방식. 일반적으로는 전설의 성전사가 1편, 허공의 아성이 2편, 복수의 불꽃이 3편으로 알려져있는데[1] 게임이 나온 순서는 그렇지만 실제로는 허공의 아성과 복수의 불꽃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나왔고 세 작품이 다루고 있는 스토리 시점도 거의 동일하고 세 작품의 최종보스도 스토리상 주인공의 타도 대상인 바누티라커스로 동일하기 때문에 1, 2, 3편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약간 애매한 점이 있다. [2]

주인공 '아쉬기네'[3]는 특이하게 녹색 피부와 꼬리를 지닌 혼혈 리저드맨이다. [4] 아버지 '기'는 행성 '네펜테스'에 사는 녹색 피부의 파충류형 종족 '구르'인으로 원래 침략자 '바누티라커스' 휘하의 구르인 부대 사단장이었지만 전쟁을 혐오해서 탈주한 인물이고 어머니 '네슈아'는 청색 피부의 인간형 종족 '에리토리아'인.[5] 이들 부부는 종족의 벽을 넘어 사랑에 빠져 아들 '라일'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지만 바누티라커스의 추격자들이 기어이 지하유적에 숨어서 살던 라일의 가족을 살해한다. 혼자 살아남은 라일은 지하 유적 깊숙이 잠들어있던 행성생명체 '뷔'와 접촉하여 성전사 '아쉬기네'로 인정받아[6] 복수를 위해 바누티라커스가 있는 위성 '네오산테'[7]로 향한다는 스토리이다.

파나소닉은 자사의 MSX2 기종인 FS-A1 시리즈의 마스코트 캐릭터 겸 광고모델로 이 아쉬기네를 사용하기도 했다. FS-A1과 FS-A1mkII의 박스에는 근육질 리저드맨 아저씨 아쉬기네가 떡 하니 그려져있고 # TV 광고에도 특수 분장한 실사 아쉬기네[8]가 등장하는 등 # 지금 보면 꽤 아스트랄한 마케팅 센스를 자랑한다.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 맞추자면 표기는 '아슈기네'가 정확하겠으나 발매 당시부터 국내에서는 '아쉬기네'로 표기해와서 이 이름으로 알려졌으므로 편의상 본 문서의 표제어는 '아쉬기네'로 하였다.

3. 게임 시리즈

3.1. 전설의 성전사 아쉬기네

伝説の聖戦士 アシュギーネ



제작사는 Bit2. 매체는 1Mbit 카트리지. 훗날 '패미클 파로딕' 시리즈나 '쿠비기리야카타'(수참관) 그리고 핑크삭스 등의 명작 게임과 '신서소러스', '그래프소러스' 같은 응용 프로그램으로 명성을 날린 MSX 후반기의 인기 제작사 Bit2의 첫 작품이다. 시리즈 중에서 유일하게 주인공 '라일'이 검과 방패 없이 맨몸으로 시작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초반에는 펀치와 꼬리치기(...)를 사용해서 맨몸으로 싸우다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검과 방패 등의 무구를 얻게되는 진행이다. 또한 다른 시리즈와는 달리 검은 던지는 무기로 등장하는데 탄수 제한이 있다. 일단 장르는 ARPG지만 성장요소와 스토리텔링이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별로 RPG다운 부분은 없는 편이다.

당시 Bit2의 개발 경험이 적었던 탓인지 게임의 퀄리티는 엉망진창. 애초에 개발능력도 낮으면서 가로 스크롤 기능이 없는 MSX2에서 사이드 뷰 액션 게임을 시도한 것부터가 만용이었다. 실제로 MSX2용 사이드뷰 액션 게임은 그 수가 적으며 그나마 있는 작품도 대부분이 스크롤 연출을 생략하고 고정화면을 전환하는 식으로 게임을 재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이코 월드나 이스 3, 스페이스 맨보우 처럼 굉장한 기술력을 발휘해서 제대로 된 사이드 뷰 작품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지만 애초에 그런 게 흔했으면 저 작품들이 유명했을 리가 없다. 게다가 그런 테크닉이 선보이기도 전인 1987년에 화면전환식도 아니고 무리하게 스크롤을 시킨 덕에 게임은 느리고 조작감은 개판이다.

그러면 레벨 디자인 같은 게임 내적인 부분은 어떠냐...하면 그쪽의 완성도도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다. 간다라라스트 아마게돈 마냥 처리는 좀 무겁고 기술적인 한계는 보여도 게임이 재미있으면 그럭저럭 넘어가주던 시대였음에도 그렇지 못했다는 것. 거기에 옛날게임답게 뺑뺑이나 노가다 요소도 상당하다. 스토리텔링 부분에 있어서는 액션에 치중해서 오프닝과 엔딩만으로 스토리 설명을 끝내는 허공의 아성이나 ARPG임에도 스토리텔링이 부실했던 복수의 불꽃보다 충실한 편. 의외로 아쉬기네의 세계관을 제일 자세히 설명해주는 작품이다. 다만 3부작이 작품마다 설정이 살짝 다른 부분은 있다.

일설에는 파나소닉 FS-A1 발매에 맞추기 위해서 납기 기한이 너무 짧았고 그 때문에 게임의 완성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허공의 아성과 복수의 불꽃은 FS-A1mkII 발매 이후에 나왔고 이보다는 완성도가 훨씬 나았던 것을 생각하면 있을 수 있는 이야기. Bit2도 이듬해엔 패미클 파로딕이라는 기술적으로나 게임성으로나 성공적인 작품을 내놓은 것을 보면 개발 여건이 나빴다는 설은 근거가 있어보인다.

3.2. 아쉬기네 - 허공의 아성

アシュギーネ 虚空の牙城


한글로 패치된 아쉬기네 - 허공의 아성

제작사는 T&E Soft. 매체는 2Mbit 카트리지. 전작격인 전설의 성전사보다 용량이 2배로 커졌다. 장르는 탑 뷰 형식의 액션 게임으로 약간의 탐색형 액션 게임의 형태도 가미되어있다. 시리즈 중에서 유일하게 주인공 '라일'이 프롤로그 시점에서 성전사 '아쉬기네'가 된 후에 시작하는 작품. 관록있는 업체가 개발한 만큼 세 시리즈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다. 그래픽은 당대에 손꼽힐 정도로 뛰어났고 BGM도 같은 BGM이라도 확실히 허공의 아성 쪽이 잘 다듬어져있으며 PSG를 잘 다루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게임성면에서는 아주 재미있다 할 정도는 아니라도 충분히 합격점 수준. 아쉬기네 시리즈 중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된 작품이고 인기도 셋 중에서 가장 높았다. 그래픽 면에서는 T&E Soft가 훗날 제작한 언데드라인과 분위기가 많이 비슷하다. 지금 보면 별 것 아니지만 적을 찌른 아쉬기네의 칼에 혈흔이 남는 연출은 당시로서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회고하는 올드게이머들이 꽤 있는 편.

파나소닉의 SRAM 카트리지인 'PAC'에 게임 진행상황을 세이브 가능하다. FMPAC이 있다면 이것도 역시 사용 가능하지만 FMPAC이 나오기 전에 나온 물건이라 MSX-Music은 지원하지 않고 그냥 PAC의 세이브 기능만 사용 가능하다. 복수의 불꽃과 데이터 교환도 가능한데 복수의 불꽃에서 레벨업이나 스테이지 진행한 상황이 허공의 아성에도 적용된다.

인기작답게 20년도 더 지난 2012년에 영문 패치와 사운드 패치가 나왔다. MSX-Audio와 MSX-Music을 동시에 지원하는데 특히 사운드 어레인지가 굉장하다. # 전술했듯 오랜 세월이 지나 영문, 한글 패치가 나올 정도로 MSX 게이머들에게는 국적을 불문하고 추억의 명작으로 인정받는 작품으로 '아쉬기네' 하면 대부분의 올드 게이머들은 허공의 아성을 떠올린다고 봐도 틀림없을 것이다. 다만 당대 최고 수준이었던 비주얼, 사운드와 달리 게임성까지 명작이냐...하면 평가면에서 좀 애매한 점은 있다. 3부작 중에선 확연히 가장 낫지만 게임성면에도 이견이 없는 동사의 언데드라인 같은 작품과 비교하면 많이 떨어지는 편. 하다보면 노가다도 꽤 해야하고 진행이 루즈한 부분도 많다.

3.3. 아쉬기네 - 복수의 불꽃

アシュギーネ 復讐の炎


제작사는 마이크로캐빈. 매체는 2Mbit 카트리지. 장르는 탑뷰 형식의 ARPG이다. 훗날 사크 시리즈로 대박을 치는 제작사지만 이때까지는 주로 어드벤처 게임 같은 정적인 장르를 만들던 회사였고 RPG는 본작이 최초라고. 평판은 이쪽도 그다지 좋지는 않다. 허공의 아성과 비교하면 완성도가 많이 모자라고 전설의 성전사보다는 좀 나은 수준. 적어도 전설의 성전사처럼 플레이 감각이 망가져 있거나 지나치게 느리거나 하는 문제는 없어 비교적 쾌적하게 플레이 가능하다.

평소에는 탑 뷰 형식의 RPG인데 화면에서 기묘하게 움직이는 탈바가지(...) 같은 것과 충돌하거나 던전에 들어가면 확대된 전투 모드로 전환된다. 전투는 액션으로 진행되는데 조작감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구성이 영 좋지 않은데다 쓸데없이 난이도만 높아서 평판이 좋지는 않았다. 시스템상 한종류 뿐인 회복아이템이 회복량이 적고 6개까지밖에 가지고 다닐 수 없지만 대신 드랍률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전투 난이도가 높은 점과 맞물려 필연적으로 연속으로 약을 빠는 레벨 노가다를 강요하는 게임인데 초반 플레이시 이런 특성을 모르면 시작하자마자 높은 전투 난이도에 순살당하다가 게임을 집어던지게 된다(...). 거기에 아이템에 대한 설명이나 사용시 메시지가 전혀 없어 써보기 전엔 효과를 알기 어려우며 어떤 건 써봐도 모르겠다는 불친절함은 덤. RPG로서는 특이하게 일반 액션게임 같은 스테이지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맵 어딘가에 있는 던전 끝에 존재하는 보스를 무찌르면 다음 스테이지로 진행한다.

스토리텔링에 가장 적합한 RPG 장르를 선택해놓은 주제에 스토리텔링이 부실하다는 커다란 문제가 있다. 맵에 존재하는 민가에 들어가 대화를 하여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은 다른 RPG들과 비슷한데, 이 민가가 스테이지 1에만 나온다(...). 이후 진행은 스토리텔링 그런 것 없이 진행되며 중간과 막판에 뷔의 하부 시스템이나 뷔의 본체와 접촉하는 컷신과 대화가 한 번씩 나오는 정도. 심지어 돈 역할을 하는 BALL도 스테이지 3부터는 상점이 안나와 주워봐야 쓸모가 없어지는 기괴한 구성으로 스테이지 구성이 뒤로 갈수록 성의가 없어진다. 스토리텔링의 밀도나 스테이지 구성이 끝까지 스테이지 1 수준을 유지하기만 했어도 평작 수준은 되었을 작품이다. 엔딩이 허무한 것으로도 악명높은데 그냥 최종보스를 쓰러뜨린 아쉬기네가 주르륵 하고 눈물 한번 흘리고 끝(...).

여담으로 최종보스 바누티라커스의 설정이 이 작품에서만 좀 달라 '7명의 신'을 가리키고 이들이 최종결전에서 합체해서 '악마'가 되어 싸운다는 설정이 있는데 별로 의미는 없다(...) 뭔가 설정만 봤을땐 보스전이 7연전 후 얘네들이 합체...같은 전개가 될 것 같은데 막상 가보면 설정이 무색하게 보스전은 2연전이고 합체 같은 연출도 없고 얘네들을 격파하면 그냥 엔딩. 이럴 거면 뭐하러 설정을 바꿨는지도 불명이다. 심지어 3부작의 바누티라커스의 외형은 모두 제각각이고 본작의 경우엔 최종 보스전에 나오는 2체의 외형과 엔딩에 나오는 바누티라커스의 외형도 전혀 다르다.

허공의 아성과 마찬가지로 PAC에 세이브가 가능하며 허공의 아성과 데이터 교환이 가능하다. PAC에 허공의 아성을 플레이한 데이터가 있다면 스타트할 때 허공 쪽에서 강화한 내용이 이쪽으로 계승된다. 반대도 마찬가지.

4. 기타

  • 허공의 아성과 복수의 불꽃에 사용된 BGM을 작곡한 것은 당시 T&E Soft 게임 음악을 다수 담당했던 아사쿠라 다이스케였다. FMPAC의 관리화면에 들어가면 나오는 BGM들도 전부 아쉬기네 시리즈에 사용된 BGM들. #
  • 인디게임 LA-MULANA의 BGM 중 수로 스테이지에서 나오는 'Curse of Iron Pipe'는 곡의 후반부가 아쉬기네에 바치는 오마주 그 자체였는데[9] 너무나 대놓고 가져와버리는 바람에 Wii 버전 이후의 어레인지 버전에서는 'Curse of Ocean'으로 제목을 바꾸고 곡에 손을 많이 댔다. 비교해보자. 아무래도 동인시절처럼 대놓고 저지를(?) 수는 없었던 모양. 그런데 LA-MULANA 2편의 DLC, 오안네스의 탑에서 나오는 대어인왕의 테마곡, Curse of Fish King에서 매우 유사한 멜로디로 부활했다.

[1] 당시 국내에서는 실제로 세 작품이 각각 아쉬기네 1, 아쉬기네 2, 아쉬기네 3로 유통되었다. 유튜브 등지에 올라와있는 플레이 영상에 붙은 제목을 보면 해외에서도 그렇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2] 다만 일단 허공의 아성 패키지에 STORY II, 복수의 불꽃 패키지에 STORY III라고 명기되어있기는 하다.[3] 본명은 '라일'. 아쉬기네는 성전사로서의 칭호라고 한다.[4] 여담으로 이 캐릭터의 원안은 당시 CM랜드에 재직 중이었던 CF 감독 이태영(1955~)이 만들었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재일교포 2세로 3부작의 스태프 롤에 모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실제 최종 디자인은 이태영의 원안을 바탕으로 프론트 미션의 메카닉 디자인으로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겸 모델러 요코야마 코우(横山宏)가 클린업.[5] 정확히는 네슈아의 아버지가 에리토리아인의 고명한 전사였는데 바누티라커스가 본보기로 잔혹하게 처형해버렸다. 이걸 보고 회의를 느낀 기가 이어서 곧 처형당할 게 틀림없는 네슈아를 데리고 탈주한 것. 덧붙여 고대로부터 구르인과 에리토리아인은 끊이지 않고 전쟁을 해온 원수 사이였다고 한다.[6] 이 전개는 각 작품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전설의 성전사는 행성생명체 뷔 자체가 등장하지 않으며 허공의 아성은 프롤로그 시점에서, 복수의 불꽃은 게임 종반부에서 접촉하게 된다.[7] 2편의 서브타이틀인 '허공의 아성'이 바로 이 네오산테를 가리키는 말이다.[8] 당시의 유명 보디빌더였던 스도 코조(須藤孝三)가 분장하고 출연했다고 한다.[9] 이 게임 스탭들은 모두 MSX 덕후들이라고. 애초에 원작판은 게임 자체가 대놓고 마성전설 2 갈리우스의 미궁에 바치는 오마주였던게 리메이크판에서 약간 색채를 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