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Edward Hyde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등장인물.
약을 마시고 드러낸 헨리 지킬의 또 하나의 모습. 본작의 메인 빌런.
2. 특징
키가 작고 마른 젊은이. 창백하고 왜소한 체격으로, 외모는 딱히 어딘가 '기형'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정상이 아니라는 인상을 준다. 말할 때는 쉬고 다소 갈라진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누구나 본 순간 설명할 수 없는 혐오스러움과 끔찍함, 그리고 공포를 느끼는 외모이다. 도덕적으로 완전히 무감각하며 비정하다. 지극히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성격으로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것을 즐긴다. 길거리에서 우연히 정면에서 부딪혀 넘어진 어린 여자아이를 일으켜 주기는커녕 그대로 밟고 지나가버리고, 사람들이 비난하자 돈 때문에 그러냐면서 배상금을 주고 가 버린다. 이때는 비난하는 소리를 태연히 넘길 정도로는 아직 폭력성이 덜 했으나, 나중에는 길에서 만난 신사 커루와 가벼운 시비가 붙은 것만으로 마구 때려 죽이면서 희열을 느낄 정도로 난폭해진다. 하지만 자신의 생명에 위기를 느낄 때만은 극도로 신경질적이 되며, 분노조차 억누르고 교활한 계략을 짜낸다. 현대 기준으로 보면 사이코패스 그 자체[1].의외로 작중에서 죽인 사람은 댄버스 커루 한 명밖에 없고 그 외에는 남들에게 무례하게 굴거나 태연하게 폭력을 저지르는 정도인데, 물론 작중에서 직접 언급되지 않는 수많은 다른 악행들이 더 있다는 암시가 나오긴 하지만, 현재 기준으로 이 정도 행위에다 사람 한 명 죽인 것을 가지고 마치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전대미문의 악한이 등장한 것처럼 묘사하는 원작을 보면 조금 김빠진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죽인 사람이 바로 고위 정치인이며 귀족인 명망 높은 사람[2]인 데다가 지팡이로 시신을 마구 내려쳐 짓이겨 놓았기에 악명이 높아진 것이다. 그것도 인기척 적은 밤중이라고는 하나 길거리에서 대놓고 벌인 짓이라 더욱 충격적이며, 현대에도 이런 사건을 저지르면 살인 한 건이라 해도 충분히 유명해진다.[3] 또한 더 이상 살인을 저지르지 않은 것도 하이드가 악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의 이기심 때문이라 볼 수 있는데, 하이드는 죽음을 굉장히 두려워하기 때문에 이 이상 사건을 키워서 꼬리를 잡히는 건 피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이드는 쾌락살인마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양심 없는 이기주의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유 없이 범죄를 막 저지를 이유가 없다.지킬로 돌아와서 신문을 보고 죽인 사람이 고위 정치인인 귀족이라는 걸 알게되자 하이드로 변신하다가 잡히면 난 꼼짝없이 사형된다라고 기겁할 정도였다.
그리고 원작을 읽어보면 하이드가 워낙 정체불명인 데다가 보는 것만으로 엄청난 혐오감을 유발하는 탓에[4] 불길한 인물로 여겨질 뿐이고 무슨 전대미문의 범죄자 취급을 하는 것은 아니다. 소설이 너무 유명해지다 보니까 하이드의 악랄함도 너무 과장해서 알려진 면이 있는데, 원작의 경우 '선량한 신사 지킬이 약물 하나 먹고 악당 하이드가 되었다'라는 설정 때문에 유명해졌을 뿐이지 하이드 자체가 전대미문의 악당 캐릭터까지는 아니었다. 또한 악행 자체의 내용보다는, 아이를 짓밟아놓고 사람들이 사과를 요구하자 태연하게 은행에 들어가 수표를 돈으로 바꿔와서 보상금을 주고 가버리는 등의 뻔뻔함이 소름끼치는 캐릭터다.[5] 이름모를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사라고 할때도 차거운 얼굴로 따귀를 날려 여자아이가 울며 달아난 적도 있었다고 한다. 래니언 역시 하이드라는 이름을 글만 봐도 불쾌하다고 권총을 따로 준비했고 어터슨조차도 유언장을 보고 하이드가 누군지 몰라도 어둠 속에 괴물이 튀어나와 날 잡아갈 소름끼침을 느꼈다고 할 정도로 그에 대하여 부정적이었다.
기억은 지킬과 완전히 공유하고 있지만, 지킬이 하이드에게 탐욕과 쾌락의 대체재로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반면 하이드는 지킬로서의 삶에는 냉담하고 무관심하다. '산적이 쫓기다가 잠시 몸을 숨길 동굴'을 대하는 수준.
그의 몸이 왜소하고 젊은 이유는, 하이드는 지킬의 '사악한 면'이 구현된 것인데 지킬은 대부분의 일생동안 선만을 추구했기 때문에 그의 내면에서 사악한 면은 확고하지 못하고 발달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6]. 그리고 누구에게나 혐오와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 이유는 모든 사람들은 선과 악이 혼재하는 존재이나 하이드는 '순수한 악'으로만 이루어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3. 작중 행적
지킬의 내면에서 사악한 마음이 강해질수록, 키가 자라면서 활력은 더욱 강해졌다. 급기야 지킬은 약을 마시지 않아도 갑자기 하이드로 변신하는 현상을 겪게 된다. 하이드로 변신하는 것이 너무 간단하게 돼서 억누를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지킬은 하이드에게 엄청난 공포를 느끼게 되지만 하이드도 지킬을 증오하게 된다. 교수형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계속 일시적인 자살을 행하여 종속적인 위치로 돌아가는 것, 그렇게 지킬에 의존하는 관계를 싫어하고, 지킬이 자신을 혐오하는 것을 괘씸하게 여겼다.편지를 태우거나, 아버지의 초상화를 부수거나, 지킬이 칭찬한 신약서에 지킬 자신의 필체로 불경한 말을 갈겨놓거나, 하는 짓으로 지킬을 괴롭혔다. 단 목숨에 애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파멸하지 않았고, 지킬이 하이드와의 연결을 끊고 자살할까봐 두려워하게 되었다.
결국 지킬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약이 완전히 떨어지고, 어터슨이 방문을 부수고 들어오자 청산가리를 마시고 자살한다.
4. 기타
이름인 '하이드'는 작중에서 살짝 언급이 되지만 '숨바꼭질 (Hide-and-Seek)'에서의 하이드와 발음이 같아 말장난이 된다. 계속 지킬의 내면에 '숨어'있어야하기 때문에...그래서인지 어터슨도 그 쪽이 하이드라면 난 시크(Seek)다!라고 생각하는 게 나온다. 원래는 120에이커에 대응되는 옛 영국의 토지 측량 단위 하이드(hide)에서 비롯된 색슨계 성씨다.[1] 이 캐릭터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중 헐크가 가장 유명하다보니 생긴 부작용으로, 이 설정이 역수입돼서 지킬과 하이드를 다룬 2차 창작물들에서 하이드의 인격은 생김새나 하는 짓이 무슨 헐크처럼 묘사되는데, 실제 원작에서 묘사되는 에드워드 하이드의 인격은 헐크보다 오히려 양면성을 다룬 다른 캐릭터인 투페이스에 더 가깝다.[2] 어터슨도 친구이자 고객인 커루를 알고 있었고 뉴커먼 경위 역시 댄버스 커루란 이름을 듣자 고위 정치인에 귀족 출신이라고 기겁한다. 그래서, 어터슨은 하이드는 잡히면 사형감이라고 생각했으며 길거리에서 호외라면서 현역 국회의원이 밤중에 이유없이 끔찍하게 살해당했다!라고 크게 외치며 신문을 파는 아이들이 나올 정도였다.[3] 김성수나 장대호도 살인 한 건으로 유명해졌다.[4] 이는 하이드가 '순수한 악'이기 때문에 선과 악이 혼재된 일반적인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이다.[5] 오죽하면 수표를 본 사람들이 당연히 위조 수표라고 생각했는데 은행에서 진짜라고 확인해주며 돈으로 바꿔주는 바람에 오히려 더 기가 막혔다. 극중에 갑자기 하이드로 변신한 탓에 대충 얼굴을 가리고 길을 가다가 급하게 마차를 탔더니 마부들도 하이드를 보고 불쾌해하며 그냥 갔다고 나올 정도이다. 겨우 한 마차를 탔지만 그 마부는 하이드 얼굴을 보고 비웃어 하이드가 분노로 얼굴을 일그러뜨리자 겁먹고 아무 말도 못했는데 지킬로서 글을 남긴 걸 봐도 "마부가 웃음을 거둬 다행이었어. 그때, 하이드는 마부를 죽이려고 들었거든."[6] 바로 이 부분이 뮤지컬이나 영화 등 지킬과 하이드라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모든 2차 창작물들과 원작 소설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특히 대부분의 영상물에서 에드워드 하이드는 헨리 지킬에 비해서 괴력을 발휘하고 덩치가 더 커지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원작에서는 원래 키가 크고 풍채가 매우 좋은 지킬이 입던 옷을 하이드가 그대로 입다 보니 어깨 재봉선이 이두근까지 내려오고 목깃이 어깨까지 늘어지는 묘사가 있는 등, 하이드의 덩치가 지킬보다 훨씬 왜소하고 뒤틀렸다는 것이 수 차례 아주 상세하게 묘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