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크루라는 말의 유래는 본디 스승에 대한 경의라는 뜻의 태국어이다.[1] 그래서 얍카(태국식 인사, 세모꼴로 벌린 손을 얼굴에 대고 허리를 굽히는 것)를 네 번 하며 이마, 미간, 인중, 턱 높이로 하는데 이는 각각 국왕, 부모, 사부, 동료와 관객들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의미한다.
동작은 대부분이 근육과 관절을 푸는 동작으로 이루어져 있으며[2] 여러 가지 태국 전통악기로 흥을 돋우고 경기의 긴장감과 환희를 고취시키는데도 큰 역할을 한다. 와이크루가 끝나고, 음악이 멎음과 동시에 낙무아이는 하누만이라는, 머리 혹은 오른발에 흙가루를 뿌리는 주술적인 의식을 거치고 곧바로 상대방과의 대치를 시작하게 된다. 즉 와이크루의 끝은 경기의 시작을 의미한다.
다만 이게 좀 길어서(인기가 많은 선수일수록 길고 화려한 경향이 있다. 국내에도 유명한 남삭노이나 쁘아까오의 경우는 제대로 할 경우에는 10분을 우습게 넘긴다) 빠른 것을 지향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와이크루 없는 경기를 더 선호하기도 한다.
예시 영상. 대략 35초부터 보면 된다. 이런 것들을 보는 것도 무에타이 경기를 볼 때의 또 다른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일류 선수들이 하는 걸 보고 있으면 자신의 격투 스타일을 응용해 춤으로 보여주는데 이것도 또 한 간지 한다…….
기본적으로 양손을 위로 올리고 한발로 춤을 추거나, 근육과 관절을 풀거나, 얍카를 하거나 하는 아주 일반적인 동작을 제외하고는 보통 분파마다 와이크루 동작이 다 다르며, 이것은 다시 말해 자신의 소속을 정확히 드러내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전통적인 와이크루일수록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 동작이 많은 건 더 말 할 것도 없다.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기 전에는 경기의 시작 뿐 아니라 끝에도 와이크루를 추었다. 패자라면 이미 실신했을 테니(…) 승자가 승리에 대한 감사와 영광, 기쁨을 표현하는 의미.
이런 식의 사전 의식이 다 그렇듯이 와이크루를 내세워 슬그머니 상대를 디스하는 일도 종종 있다고 한다. 상대 이름을 바닥에 적고 발로 짓밟거나 침을 뱉는가 하면, 화장하듯 얼굴에 손을 가져다대고 엉엉 우는 모습을 취하기도 했다고…현대에는 자제하는 분위기. 경기 후의 와이크루가 사장된 것도 그게 확인사살이나 능욕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1] 그래서 스승의 날을 뜻하는 태국어 역시 와이크루이다.[2] 특히 무릎을 꿇고 않아서 행하는 동작들은 실제로도 다리찢기의 예비훈련으로 활용되며 효과도 좋다. 한국에서는 대부분 냅다 찢어버리는 식이라 잘 접해볼 수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