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09 16:21:48

욕받이

1. 개요2. 상세3. 게임에서4. 사례

1. 개요

욕을 대신 먹는 일. 또는 그러한 역할의 사람. 2012년 드라마화한 해를 품은 달에 등장한 설정인 액받이 무녀의 영향을 받아 예능 뉴스를 중심으로 쓰이기 시작한 말이다.[1] 흔히 욕받이 무녀라고도 한다.

2. 상세

욕받이라는 표현은 뉴스에서 2013년 무렵부터 보이기 시작한다. 이 당시는 아직 말이 정착하지 않아 "해를 품은 달의 액받이 무녀처럼 욕을 먹는 욕받이 무녀 역할"과 같은 식으로 액받이 무녀에 연예인의 캐릭터를 비유하는 방식으로 욕받이란 말이 사용되었다.

욕받이 무녀란 말의 유래인 액받이 무녀란 말은 해품달의 고유 설정으로 정은궐 작가의 창작물이다. 액받이라는 조어는 액막이의 액(厄)씨받이[2]의 받이가 결합된 것으로, 작중에서는 왕에게 닥칠 액운을 대신 받아내는 역할의 무녀를 말한다.

씨받이, 총알 받이와 같은 용례에서 보듯 '-받이'란 표현에는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그 기능으로 물화(物化)하여 대하는 뉘앙스가 있기 때문에 욕받이 역시 그다지 좋은 표현은 아니다.

요약하자면 '욕받이' 라는 말의 의미는 어그로 끄는 역할을 받은 대상이라고 보면 적당할 것이다. 캐릭터적인 의미로 표현하자면 '욕받이' 캐릭터들은 작가가 의도적으로 불만, 비판 등이 모두 그 캐에게 쏠리기 쉽게 '의도해서' 어그로를 끌게 만든다거나 어그로 컨셉이 붙는다던가 해버린, 일종의 희생양들이라 할 수 있다. 현실에선 보통 어떤 사고나 폐단의 원인으로 지목당한 사람이 이런 행보를 걷는다. 물론 자업자득이라면 동정할 여지는 없거나 적겠지만 저런 사고와 폐단이 실제로는 지목당해 욕받이가 된 사람과는 무관한 것들이라면 말 그대로 이 사람들은 희생양이 된 셈.

3. 게임에서

각종 온라인 게임, 특히 MMORPG에 등장하는 아이템 강화를 담당하는 대장장이 NPC들이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욕받이라는 분석이 있다.

플레이어가 직접 재료와 재화를 투입하여 강화를 시도하는 시스템이라면 강화가 실패하고 아이템과 재화를 날린 경우 플레이어는 비교적 정확하게 상황을 인식하고 불확실한 확률에 재화를 투입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거나 확률놀음 운빨좆망겜을 만든 개발사를 욕하게 된다. 전자의 경우 자책감을 느끼는 것이 불쾌해서, 후자의 경우 게임 자체에 실망해서 유저 이탈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반면 들어가는 재료와 재화는 완전히 동일하더라도 대장장이 NPC를 집어넣어 해당 NPC에게 강화를 부탁하는 방식이라면, 실패했을 때 위의 경우와 완전히 같은 결과임에도 플레이어들은 자기 자신이나 개발사를 탓하기보다는 NPC가 자신의 아이템을 날려먹었다며 NPC를 욕하고 분노하게 된다. 어차피 그 NPC도 게임 개발사에서 창조해낸 가상인물이니 위의 상황과 다를 것은 전혀 없지만 이 경우 상대적으로 게임을 접기보다는 "퍼거스 개새끼... 무기 복구하려면 한동안 노가다 좀 해야겠네." 정도로 넘어갈 확률이 더 높아진다. 즉 개발사는 욕받이의 목적으로 고유의 외형과 캐릭터성을 가진 대장장이 NPC를 창조했다고 볼 수 있다.

4. 사례

  • 꼭두각시(괴뢰) - 실체는 따로 있고 비난을 받는 대상(욕받이)을 따로 내세운다는 점에서 (용례상) 서로 호환이 되는 단어다.
  • 브베 - 사람들이 욕받이하면 가장 많이 떠올리는 인터넷 방송인으로 2010년 방송 시작부터 무려 14년 동안 간단한 캠방만 하며 형식적인 대화만 하거나 춤추기, 먹방 정도의 활동만 하였고 그와중에 올라오는 패드립, 살해협박등 인신공격을 하는 도네이션을 방송에 그대로 송출하였다. 그렇게 막대한 수익을 낸 대신 정신건강이 심각하게 악화되어 최근에는 그동안 번 수익이 무색하게 폐인 수준의 삶을 살게 되었다. 사람이 욕설만 들으며 생애를 살면 어떻게 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도 할 수 있다.[3]
  • 임마누엘 골드슈타인 - 1984(소설)의 등장인물. 작중의 독재국가 오세아니아의 반역자로 모든 당원은 매일 2분간 그의 사진을 보며 욕설을 하는 '2분간 증오'라는 행위를 해야한다. 그러나 정작 골드슈타인은 정황상 당에서 국민들의 증오를 돌리기 위해 욕받이로 창조해낸 실존 여부조차 불분명한 가상인물이다.


[1] 본래 국어사전에 "행동이나 말이 약간 모자라서 항상 남에게 욕설을 듣는 사람"이란 뜻으로 단어가 등재되어 있었으나 본 문서에서 서술된 신조어 등장 이전에는 단 한 건도 뉴스 라이브러리에서 그 사용례를 찾을 수 없다.[2] 정은궐 작가가 액받이의 모티프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씨받이와 직접 연결하여 생각하는 것은 곤란하나, 작중에서도 다소간의 성적 뉘앙스를 띤 부분은 지적할 필요가 있다.[3] 사실 브베에게 욕설 도네이션들을 날린 속칭 '브사모'나 '열사'같은 시청자의 잘못도 물론 있지만 '옥슬이 사건'등 스스로 또한 논란을 만들었다는 점, 무엇보다 욕설 도네이션을 방치하고 오히려 돈벌이에 열심히 이용한 것은 브베 본인이라는 점에서 죄질은 브베가 가장 크다. 또한 브베는 '매니저'라는 이들을 동원해 본인 방송에 욕설이 아닌 충고만 하거나 돈을 사용하지 않고 욕한 사람들은 모조리 강퇴하고 본인들의 욕받이 그룹을 더욱 확고하게 굳혀놓았다.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