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3년(중종 38년) ~ 1597년(선조 30년)
1. 소개
임진왜란, 정유재란 시기 활약한 의병장. 본관은 원주(原州)[1], 자는 광보(廣甫). 호는 충절(忠節)원균의 동생, 동생인 원전과 함께 임진왜란에 참전하였다. 정유재란에서 전사하였다.
원연 만화[2]
2. 생애
1543년 경기도 진위현(현 평택시)에서 병마절도사를 지낸 아버지 원준량(元俊良)[3]과 어머니 남원 양씨(南原 梁氏) 양희(梁希)의 딸 사이의 8남 1녀 중 차남으로 태어나 이후 큰아버지 원수량(元遂良)의 양자로 갔다.1567년(선조 즉위년) 식년시 진사시에 3등 67위로 입격했으나# 성균관에 입학하지 않다가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 고향 진위현에 왜군이 쳐들어오자 청년들을 모아 의병을 만들었다. 대개 지역에서 명망 있는 인물이 의병장이 되는데, 그 점을 고려하면 원연은 형이나 아버지와는 격이 전혀 다른 올바른 인물임을 알 수 있다. 진위현(오늘날의 경기도 평택) 남쪽에 진을 치고 적을 기다리던 중 용인에 왜군이 침입했다는 소식을 듣고 적진에 처들어가 대승을 거둔다.
여기서 원연은 명장으로서의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는데 의병들 중에 기병들만 추려서 먼저 와키자카 야스하루가 이끄는 왜군들을 유인한 다음 이리저리 끌고 다니면서[4] 시간을 끌었고 그동안 나머지 병력을 몰래 매복시켰다. 그렇게 매복이 끝나자 기병이 왜군들을 지세가 험난한 햇골로 끌어들인 다음 입구를 막아버리고 화살과 죽창을 퍼부으며 대승을 거두었다. 기병을 직접 다뤄본 적이 없으면서도 불구하고 기병을 어떻게 쓰는지 알고 있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5][6] 와키자카 야스하루는 이 직전에 전라 순찰사 이광이 이끄는 5~8만의 근왕병을 기습해 후퇴시켰다.[7] # 재미난 것이 오늘날 김량장동으로 한국 전쟁 금양장리 전투가 벌어진 장소와 동일한 것 아니냐는 생각까지 나올 지경이라는 거다.
이 전과로 인해, 용인시는 왜란 1등 공신들과 직간접적 인연을 고착하는데, 이순신의 경우에는 기시감 프리퀄을 선서한 이일의 본관이 여기이기도 하다. 참고로 난중일기에 보면 원균이 이순신을 모함하고 해코지를 하여 사이가 안좋았지만 원연은 술자리와 함께 할 정도로 이순신과 친한 사이였다. 오죽하면 원연도 자신의 친형의 막장적인 품성에 자신의 형인 원균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원균이 자기 휘하 장수와 친동생들조차 학을 뗄 정도로 인간성이 개판이고 무능하다는 것이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연기 현감에 올랐다가 적성 현감(오늘날의 경기 파주시 적성면) 겸 양주 진관 병마 절제 도위[8]로 전보(轉補)되었다. 적성 현감으로 재직할 때 고을에 불이 나 황폐화되자 백성들을 모아 황무지를 개척하는 등 민심을 아우르고 잘 돌보면서 칭송이 자자하였다. 그러나 관찰사와 의견이 맞지 않아 사임하고 향리에 돌아와 벼슬에 더 이상 나가지 않았다.
이후 정유재란이 발발하자 다시 의병을 모아 왜군을 막다가 전사했다.
아들로는 원사립(元士立, 1569~1610)이 있었는데, 23세 때 무과에 합격했고, 정유재란 당시 서천군수로 있었다가 왜군과의 전투 끝에 승리했으며, 전란 이후에는 진주목사와 진해부사를 차례로 지냈다고 한다. #
3. 평가
형과는 다르게 능력과 인품을 고루 갖추었고 의미있는 승전까지도 거둔 장수였지만, 형이 워낙 한국사의 전무후무한 졸장인데다 부패한 관료였기 때문에 원연은 묻혀버려서 역사적으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이는 후손들이 장손과 적통만을 중시하는 유교적 가치관에 전도되다 보니 작은 집에서 태어났다가 큰집에 양자로 간 원연을 서자 또는 서얼로 여겨 취급조차 안 하는 것이라 하지만, 실제로는 원균과 친형제 사이인데다 실제 유교 전통의 적통이 이어지는 방식으로 따지면 원주 원씨 적통을 이은 것은 원연 쪽이 맞다.[9]
그러나 상기했듯
심지어 원연의 직계후손인 정치인 원유철도 원균을 더 띄워주고 원연은 잘 모르는 듯 하다.
4. 매체
개막장으로 유명한 형과 달리, 인지도가 0이라 사극에 출연이 전무하다.격류와 임진왜란의 공동저자이자, 독도 왜란의 저자인 안병도의 대체 역사 소설 일본 정벌기에 오늘날로 치면 견인포 부대 격인 마반차 부대장으로 등장한다. 작가의 설정에 따르면 군사적인 재능이 뛰어나고 이순신과의 관계도 좋아서 이순신의 신임을 얻어 일본 정벌에 참가했다고 한다. 임진왜란 기간 동안 원균에게 학을 뗀 이순신 부대의 장수들이 한 번씩 원연을 신경 쓰지 않고 원균을 욕하는 일이 있는데 그때마다 이순신이 원연의 눈치를 살핀다고.
슈타인호프의 대체 역사 소설 명군이 되어보세! 2부에서 언급이 되는데, 그나마 직접 출연하는 것도 아닌, 임금에게 상소문을 올렸다는 게 언급되는 정도다. 상소문을 쓴 이유도, 니탕개 난 도중에 이순신이 생포해서 보낸 포로를 원균이 죽여서 수급으로 만들다 들켜서 귀양을 갔기 때문. 원균을 잘 아는 주인공이 바로 찍어낼 놈으로 분류하고 기군망상죄로 삭탈 파직시켜버렸다. 그래서 원연이 친형을 풀어 달라고 상소를 올린 것이다.
주인공은 원균 같은 놈을 옹호하는 녀석은 뭔가 싶다가 원균 친동생이라는 말에, 이름은 몰라도 원균 동생이 능력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기억이 있어 원연에게 "형이 용서받길 원하면 네가 출사 해서 공을 세워라."라고 이르는 답신을 보내준다. 말만 그렇게 했을 뿐 주인공은 원균을 풀어줄 생각이 전혀 없다. 죽을 때까지 북방에서 눈이나 쓸게 만들 속셈. 그러다가 어느 사이에 출사 해서 북한산성에서 관직 생활을 하고 있다. 원균이 일본의 수행 무관 자격으로 파견 갔다가 순왜로 배신을 해버려서 형제간의 상잔이 벌어질 듯.
경인왜란 수년 후 벌어진 보복 원정 중 전장에서 확인된 시신이 실제론 자신의 형이 아님을 파악했으나 거짓말을 하여 원균이 사망한 걸로 공식 결론이 내려지게 한다. 이후 대남도에 노비로 가게 된 일본 포로들 속에서 실제 원균을 발견한다. 이번에도 이를 묵인했으나, 죽지 않은 걸 후회할 거라는 폭언을 한다.
5. 기타
좀 알려진 후손으로 평택에서 용인으로 이사와 지역교육에 힘쓴 원제덕(元濟德 : 1901~1968)이 있다. 링크원연 사후에도 아들 원사립이 꾸준히 관직에 있으면서 원연계가 원씨 집안의 혈통을 이었으며, 대표적인 인물로는 前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원유철이 있다. 그는 원연의 13대손이다.
6. 관련 문서
[1] 원성백계 삼사공파 20세.[2] 작가는 그리폰. 배설의 동생인 배즙의 이야기도 있다.[3]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서 그렇지 이 원준량도 원균급으로 엄청난 개차반이었다. 윤원형의 권세라는 든든한 정치적 뒷배를 믿고, 온갖 비리와 무능의 극치를 보여줬다. 결국 윤원형 일파가 실각하면서 탄핵되었지만, 온갖 명예직을 얻는 등 꽤나 편안한 말년을 보냈다.[4] 접전하는 듯하다가 도망가는 척하면서 험준한 산속으로 적군을 끌어들였다.[5] 원균이 최악의 졸장이라 그렇지, 원주 원 씨 가문은 원충갑을 위시하여 대대로 무인을 많이 배출한 명문가 집안이었다. 탐관오리긴 해도 친부 원준량도 수군 절도사를 지냈을 정도였고, 원연의 또다른 형제인 원전도 군문에 몸담고 있었다. 기본적인 무예나 병법 정도는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오히려 이런 가문에서 원준량이나 원균 같은 탐관오리와 졸장이 나온 게 이상할 정도.[6] 또한 원연이 선비(유생)였다는 점에서도 이를 알 수 있는데, 조선의 선비들은 유교 학문들만 외운 것이 아니라 병법이나 행정 등 여러 가지를 섭렵했으니 전술의 기본 정도는 적지 않게 알았을 것이다.[7] 다만 이 부분은 와해되었다는 말이 맞다.[8] 현대 한국으로 치면 적성군수 겸 경기북부의 군대를 감찰하고 보급선을 담당하는 직위에 오른 것이다. 전쟁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중요한 직책이었다.[9] 이는 실제 동시기의 임금인 선조의 예시에도 드러나는 데, 명종에게 아들이 없어 덕흥군의 아들인 하성군이 명종의 양자로 입적되었기 때문에 친형제와 별개로 제사를 받드는 전주 이씨 가문의 적통으로 인정받고 군왕이 된 것이다. 즉, 방계 출신 적통이 된 거지, 적통이 되어서도 방계 취급을 받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