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이나 부품은 여러 가지 기술의 결집체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은 통신 기술, 반도체 기술, 센서 등등이 있으며 반도체 부품에도 여러 가지 기술이 포함되어 있다. 다만 원천 기술의 정의에 의하면 특정 제품 내에 여러 가지 원천 기술이 있고 그 부품들을 만들기 위한 원천 기술이 또 있고 또 그 부품 내의 부품들을 만들기 위한 원천 기술이 또 있다. 즉, 끝없이 파고 들어가면 한 제품 내에 들어가는 원천 기술은 많아진다.
원천 기술 확보와 국산화는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다른 부분도 있다. 정확히는 원천 기술 확보가 국산화의 상위 개념이다. 원천 기술 확보는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원천 기술을 만드는 것과 원래는 타국들에만 있던 기술이었으나 연구를 해서 자국의 기술로 만드는 것 모두가 포함된다. 하지만 국산화는 타국들에만 있던 기술을 자국의 기술로 만드는 것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독점 기술인 14nm FinFET은 원천 기술을 확보한 것은 맞으나 독점 기술이므로 국산화한 것은 아니다. 반대로 최근에 한국이 국산화한 반도체 부품 내에 들어가는 불화수소는 원천 기술 확보이자 국산화한 것이다.
몇몇 사람들을 보면 자국의 원천 기술은 100% 자국의 기술로만 만드는 기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엄연히 틀린 말이다. 저 말은 국산화율이 100%라는 의미이며 자국의 원천 기술로 만든 부품이나 설비들이 국산화율이 100%일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의 타우 엔진을 보자. 타우 엔진은 타우 엔진 문서를 보면 알 수 있지한 한국에서 최초로 독자 개발한 자동차 엔진이다. 그러니까 타우 엔진을 만드는 기술이 한국의 원천 기술이 된다. 엔진도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이며 위에서도 설명했다시피 원천 기술이라는 것은 특정 부품이나 제품을 만들기 위한 근간이 되는 기술이다. 다만 그 엔진을 만들기 위한 부품들 몇몇은 외국에서 수입을 하는데 저런 사람들의 논리대로라면 '몇몇 부품들을 외국에서 수입했으니 자국의 원천 기술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애초에 국산화율 100%를 달성할 수 있는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다. 비단 한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자국의 원천 기술을 이용해서 부품을 만들기 위해 타국의 부품이나 기술을 수입하기도 한다. 미국 AMD사의 라이젠 CPU도 그렇고 ARM 기반의 AP는 나라를 막론하고 ARM Holdings에서 라이센스를 사서 이를 바탕으로 만든다.
몇몇 국가들이 한국은 원천 기술이 없고 조립만 할 줄 아는 나라라고 비난하나 한국도 위에서 설명한 타우 엔진을 포함해서 엄연히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다. 한국이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분야는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이 있다. 다만 이런 것들을 만들 때 상당수 부품들이나 제조 설비들을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데 그 부품들과 제조 설비들을 활용하여 하나의 부품을 만드는 기술을 독자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는 한국의 원천 기술이 된다. 국가들이 저렇게 비난한 것은 이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만약 한국이 원천 기술이 없는 나라였다면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겠는가? 원래 제품이나 부품이라는 것이 재료만 주어지면 뚝딱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재료가 똑같아도 나오는 결과물은 다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