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신경계의 정상적인 작용을 방해하는 유기 독극물인 신경작용제 중, 인을 포함하는 것의 총칭이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독가스 중, VX, 사린 가스 등 상당수가 유기인계 신경작용제에 해당한다.일반적으로 유기인계 신경작용제는 organophosphonate, 즉 P(V)[1]을 중심으로 P=O 결합, P-C 결합과 P-O 및 P-X[2]이 존재하는 구조를 취한다. 또한 대부분이 fluoride, thiolate 등 좋지 못한 leaving group을 가지고 있다. 아래는 organophosphonate에 해당하는 사린의 구조이다.
2. 작용 기작
동물의 신경계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신경전달물질에 의한 뉴런간의 신호 전달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냅스틈, 즉 뉴런 간 공간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양이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이때 시냅스틈의 신경전달물질 중 아세틸콜린(Ach) 양을 조절하는 핵심적인 기작 중 하나로, 아세틸콜린 에스터레이스(acetylcholine esterase, AchE)에 의한 Ach의 가수분해가 있다. 자세한 내용은 뉴런 문서 참고.유기인계 신경작용제는 AchE에 대한 비가역적 저해제로 작용함으로써[3], AchE에 의해 Ach가 가수분해되는 것을 영구적으로 차단한다. Ach가 복구되는 속도는 상대적으로 매우 느리기에 시냅스틈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농도는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상승하며, 시냅스후 뉴런의 과흥분이 유발된다. 그 결과 호흡근에 연결된 말초신경계 및 호흡을 관장하는 중추신경계의 마비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2.1. 유기화학적 관점
적절한 leaving group을 가지고 있는 organophosphonate는 친핵체와 반응해, 카보닐기에서 일어나는 것과 유사한 친핵성 치환 반응을 할 수 있다.AchE의 활성 부위에는 Ser-His-Glu로 구성된 catalytic triad가 존재한다. 이때 Ser 잔기의 하이드록시기는 His 및 Glu의 general base catalysis로 인해 친핵성이 증가된 상태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나쁜 leaving group을 가진 유기인계 신경작용제는 체내의 물이나 다른 알코올과는 잘 반응하지 않다가, 신경계에 도달해 AchE 등의 esterase와 반응한다. 이에 따라 Ser 잔기는 phosphate로 변환되며, 더 이상 유효한 친핵체로 작용할 수 없기에 AchE는 기능을 상실한다.
3. 치료
유기인계 신경작용계에 대해 대중적으로 알려진 응급처치는 아트로핀 및 옥심[4]으로 대표된다[5]. 아트로핀은 신경작용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못하지만, Ach와 결합하는 무스칼린성 수용체에 대한 길항제로 작용해 신경의 과흥분을 일시적으로 막아 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옥심은 효소와 결합한 신경작용제와 반응해 효소를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역할을 한다.일반적으로는 옥심 투여를 통해 AchE를 재생할 수 있지만, 신경작용제에 노출된 후 일정 이상의 시간이 경과하면 'aging'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효소와 신경작용제의 복합체가 옥심과 더 이상 반응하지 않게 된다.
3.1. 유기화학적 관점
옥심의 산소 원자는 친핵체로 작용해 효소와 신경작용제의 복합체에서 phosphate를 공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친핵성 치환 반응이 일어나면서 Ser 잔기가 이탈하며 효소가 재생된다.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 phosphate가 물 등의 다른 친핵체와 반응하면서 alkoxide가 이탈되며, 이를 aging이라고 한다[6]. Alkoxy group과 다르게 hydroxy group에서는 생체 내의 pH에서 deprotonation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phosphate의 친전자성이 크게 감소해 더 이상 oxime에 의해 친핵성 공격을 받지 않는다.
[1] 5가 인[2] 할로젠 및 황 등[3] AchE 외에 butyrylcholinesterase(BchE) 등의 다른 신경전달물질에 대한 esterase와도 반응한다.[4] 정확하게는 pralidoxime. 옥심은 원래 =N-OH 작용기에 대한 명칭이지만, 일반적으로 '알코올'이 에탄올을 뜻하는 것처럼 옥심도 pralidoxime에 대한 간략한 명칭으로 사용된다.[5] 다만 옥심의 투여가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옥심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연구의 예: Crit. Care. Med. 2006, 34, 502. doi:10.1097/01.ccm.0000198325.46538.ad[6] 이 반응의 속도는 신경작용제의 종류에 따라 크게 다르다. 소만의 경우 해당 반응의 반감기가 수 분에 불과한 반면, 다른 신경작용제에서는 반감기가 수 시간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