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2 16:26:39

유리섬유

파일:Glasfaser_Roving.jpg

1. 개요2. 종류
2.1.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2.2. 단열재2.3. 복합장갑
3. 유리섬유의 안전성4. 그 외

1. 개요

말 그대로 유리섬유처럼 가늘게 뽑은 물질. 영어로는 파이버글라스(Fiberglass) 또는 글라스 텍스톨라이트(Glass Textolite)라고 불린다. 단열성이 뛰어나고 녹슬지 않는데다 가공이 쉬워 건물 단열재석면의 대용품으로 쓰인다. 석면 문서를 보면 알겠지만 석면이 치명적으로 위험한 물질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석면 대신 유리섬유를 많이 이용하는 추세다. 물론 이 녀석도 분말을 흡입하면 일시적으로 기침과 같은 증세가 나타날 수는 있고, 잘못 만지면 따갑거나 상처가 생길 수 있긴 하지만 폐에 침투하여 악성중피종 같은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 석면과는 비교할 수 조차 없을 만큼 안전한 물질이라는 것이 현재까지의 평가다.

2. 종류

2.1.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

FRP(Fiber Reinforced Plastic)의 일종이다. 영어로는 Fiberglass, 혹은 GFRP(Glass FRP)라 부른다. 철근 콘크리트가 그물 모양의 철근 위에 콘크리트를 부어 서로 약한 부분을 보완함으로써 그 강도를 높이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GFRP의 경우에는 유리섬유에 플라스틱 재질의 일종인 페놀수지 등을 액체 상태로 만들어 바른 다음 여러겹을 겹쳐 포개거나,[1] 혹은 유리섬유 주변에 그냥 액체 상태의 플라스틱을 부은 다음 굳힌다.

이렇게 만든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은 일반 플라스틱 수준으로 가벼우면서도 대단히 튼튼하기 때문에 낚시대, 우산이나 텐트용 폴대, R/C 장난감 같은 생활용품은 물론 산업용 기계나 차량, 항공기, 미사일, 풍력 발전기에도 쓰인다. 특히 유리섬유는 일종의 직물이다 보니 '결' 방향이 있는데, 여러겹의 유리섬유를 겹칠때 이 결 방향을 어느 각도로 붙이냐에 따라 유리섬유의 특성이 대단히 달라진다.

나이프의 핸들 재질로 많이 쓰이는 G-10은 유리섬유를 에폭시로 굳힌 것이다.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을 비롯한 FRP들, 즉 전반적인 섬유강화플라스틱류에는 제작 방식이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과 비슷한게 많은데, 예를 들어 탄소섬유를 이용하는 CFRP(Carbon FRP)도 있다. 기계적인 특성상 GFRP는 CFRP보다 무겁고 강도와 강성면에서 뒤떨어지지만, 그만큼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각자가 모두 일장일단이 있는 편이다.

흔히 하이바라 부르는 방탄모, 안전모오토바이 헬멧 역시 이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많이 만든다. '하이바'는 Glass Fiber(글라스 파이버), 즉 유리섬유를 뜻하는 영 단어에서 나온 명칭.[2] 국내 업체로는 한국화이바가 유명하다.

아카데미과학에서 에어소프트건을 만들 때 이 물질을 대량 사용한다. 다른 회사들도 메인스프링 가이드 같이 힘받는 부분에 이 물질을 활용한다. 저질 아연합금보다 내구성면에서 더 낫다.

국궁을 흉내낸 중국산의 저렴한 리커브보우의 림에 주로 사용되는 재질이다. 발시 감각은 개판이다. 화살도 유리섬유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나 취미 위주의 궁사들의 경우 한계탄성 이상의 힘을 받을 경우 파손위험이 있기 때문에 컴파운드보우 등의 강궁에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2.2. 단열재

파일:weather-proofing-x.jpg

녹은 가느다란 유리관을 솜사탕 기계와 똑같은 원리의 기계에 넣어서 "유리솜사탕"을 만든뒤 수지 등의 접착제를 코팅하여[3] 솜 형태로 뭉친 건축용 단열재를 일컫는다. 영어로는 글라스 울(Glass wool)이다. 회사마다 유리섬유의 색상이 다른데, 불연성능을 구분한 것은 아니고 색상의 차이는 인슐레이션을 만드는 회사가 사용한 코팅제의 색상 차이일뿐 이다. 분홍색은 오웬스코닝이라는 회사가 유명하며 노란색 제품으로는 이소바라는 회사가 유명하다.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는 분야는 공조(덕트)다. 폴리에틸렌폼(토이론) 보온재나 고무발포 보온재보다 압도적으로 저렴하기 때문.

단열재뿐만 아니라 스피커를 만들 때도 흡음재로 많이 쓰인다.

2.3. 복합장갑

냉전기 소련에서 유리섬유와 수지를 배합하여 만든 유리섬유강화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초기 복합장갑인 Combination K를 제작하여 절찬리에 사용하였다. T-64T-72, T-80 전차 등의 차체 장갑에 적용되었다. 두꺼운 세라믹 장갑판을 집어넣는 서방 전차들의 복합장갑과는 다르게, 소련 전차들의 복합장갑은 균질압연강판-텍스톨라이트-균질압연강판-텍스톨라이트-공간-균질압연강판 식으로 샌드위치 형태로 제작되었다.

다른 복합장갑재가 다 그렇듯 동일 두께일 때 방호력은 그냥 철판인 기존의 균질압연장갑보다 모자라지만, 무게 대비 방호력이 괜찮은 편이며 성형작약탄 대상 방호력이 무난하고, 소련 전차들의 설계 사상과 잘 맞았는지 초기형 T-64, T-72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최신 개량형 차량인 T-80BVM에 이르기까지 대단히 오랜 기간 동안 쓰이고 있다. 하지만 구조 유형이 같기에 똑같은 텍스톨라이트라고 표기할 뿐, 복합소재의 종류나 배합비의 변화가 있을 수 있고, 세부적인 장갑재 적층 구조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했다.

3. 유리섬유의 안전성

유리섬유는 의외로 폐나 주요 기관지에 들어가더라도 인체에 무해하다. 1987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 암 연구기관(IARC: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이 유리섬유는 발암물질이 아니라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 국내에서도 1995년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한 실험결과가 있다. 장기적인 유리섬유의 경구투여가 흰쥐의 생체에 미치는 영향

국내 유리섬유 유해성 관련 논문은 두 편이 있으며, 이 중 업체가 위의 해명자료에도 근거자료로 제시한 '장기적인 유리섬유 경구투여가 흰쥐의 생체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은 말 그대로 유리섬유를 사료에 섞어서 흰쥐에게 장기간 먹인 실험이다. 이 논문에서 유리섬유가 석면에 비하여 안전한 이유는 유리섬유가 석면보다 더 굵고 길어서 모세혈관등으로까지 침투하지 못해서라 보고 있으며 실제 실험 결과로도 인간이 일반적으로 흡입할 수 있는 유리섬유를 생쥐에게 6개월간 사료에 섞어 주어보았으나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사례는 '승용차 내장재에 의해 발생한 유리섬유에 의한 건강장애 1례'인데 구입한 소형 지프차 천장의 내장재에서 떨어진 유리섬유로 가려움증과 기침등을 호소한 사례이다. 차량 운행을 중지하자 곧 증세는 없어졌고 특별히 별다른 장애는 없었다. 다만 역학조사로 추정하기로 환자가 운전중일때 차내 공기중 유리섬유 농도가 허용치를 초과했던 것으로 판단하였으며, 내장재를 보수후에는 더 이상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더불어 해외 사례 등을 소개하였는데 유리섬유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주로 유리섬유 가공공장에서 근로자들이 허용치 이상의 유리섬유 환경에 노출될 경우 가려움증이나 기침을 호소하는 경우인데, 만성질환이나 발암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없었고 환경을 개선하면 곧 문제가 없어졌다.

유리섬유의 안전성은 이미 수많은 연구에 의해 증명되어있다. 애초에 어떤 제품이든 (제품의)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의 안전성이 충족되지 않으면 출시자체가 되지 못한다. 이 사건 때문에 유리섬유가 위험하다는 일부 주장도 돌아다녔지만, 그야말로 엉터리 환경단체들의 사이비과학이 어느 수준인지를 보여주는 증거일 뿐이다.

이 와중에 위기탈출 넘버원에 '시청자 제보'라고 떴던 글은 전혀 엉뚱한 야외용 텐트에 대한 내용이었고, '피해사례'라고 내보낸 발진이 생긴 피부에 대한 사진 역시 전혀 엉뚱하게 풀밭에 갔다가 생긴 발진에 대한 사진을 방송에 내보낸 등, 정말 방송사에서 제대로 조사는 한 게 맞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사실 유리섬유는 이미 40년 가까이 석면 대체재 및 기타 다른 용도로 쓰여왔기에 어떤 면에선 위기탈출 넘버원 측이 대체 왜 갑자기 무슨 생각으로 유리섬유를 태클을 걸기 시작했는지까지 의문이 들 정도.

암면의 경우도 유리섬유와 많은 특징을 공유한다. 석면처럼 폐포에 들어갈 수준이 아니며, 암면이나 유리섬유 입자는 석면에 비해 몇백 배 굵은 편이다. 참고로 석면은 핵폐기물 처리에 쓰는 방진복과 같은 제품을 입고 처리해야 하며 사용했던 의류도 방사성 폐기물에 준해 폐기해야 하나 유리섬유나 암면은 그정도는 아니다.

4. 그 외

유리섬유를 가공하다보면 작은 유리섬유가 피부로 박힐 수 있는데 가려운것을 넘어서 아플 정도이다. 따뜻한 물로 샤워나 목욕을 하면 피부의 모공이 넓어져 자연스럽게 빠지지만, 그래도 안빠지면 핀셋으로 빼거나 환부에 박스테이프를 붙힌 다음 떼는 방법도 있다. 그리고 작업을 할때 입은 옷도 따로 세탁하기를 권장하는데, 세탁기에 일상복과 같이 돌리면 다른 옷에도 붙어버리는 대참사가 일어나니 작업시 입은 옷은 분리를 하도록 하자.

1990년대 이야기속으로라는 프로에서 소개된 한 실화에서 '양키 휴지'라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내용은 한 시골 마을 사람들이 버려진 유리섬유 덩어리를 주워 오는데, 다들 정체를 몰라 어리둥절해 하는 중에 마을 촌장이 미국산 휴지인 줄 알고 "양키들이 쓰는 휴지인가벼~''하면서 마을 사람들이 유리섬유 덩어리를 나눠 가진 뒤 용변보고 뒤닦는 용도로 사용했다가 온 마을 사람들 엉덩이에 유리섬유가 콕콕 박혀버리는 사연이 소개된 적이 있다(...). 참조 마침 도회지에서 온 사람이 유리섬유 덩어리라는 것과 땀으로 빼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난 후 사람들이 유리 조각을 빼기 위해 목욕탕으로 몰려와 욕탕에서 땀 내는 장면과 마지막까지 자존심에 안 따가운 척하다 결국 목욕탕에 오는 촌장님이 압권.[4]
마을 사람들에게 양키 휴지의 정체와 제거법을 알려준 도회지 사람은 어떻게 제거법을 알았는고 하니, 재연배우들의 재연 내용에 따르면 자신의 경험이었다고(...). 그리고 재연배우들의 재연 내용 후 실제 당사자들의 당시 추억(?)을 언급하는 부분에선 염치 불구하고 병원 가서 일일이 핀셋으로 제거한 사람도 있었으며, 방송이 나갈 당시 촌장님은 고인이 된 이후였다.
전반적인 상황으로 볼 때, 위의 위기탈출 넘버원 PD가 이걸 기억하고 해당 방송을 만든 듯.

유희왕 오피셜 카드 게임금지카드 크리스트론-하리파이버의 이름 유래이다. 하리=玻璃=파리(유리의 별칭), 파이버=Fiber=섬유.


[1] 정확히는 1. 모재면에 접착제 도포 → 2. 유리섬유 sheet 접착 → 3. 수지 도포 후 원하는 두께가 나올 때까지 2~3을 반복.[2] 단 최근에는 케블라라는 재질을 사용하여 만드는 경우도 많은데, 사실 재질의 차이일뿐 제작 방법은 비슷하다[3] 솜사탕은 설탕 자체가 찐득찐득해서 접착제가 필요없지만, 유리솜사탕은 접착력이 없어 접착제가 있어야 뭉친다.[4] 더불어 당시 마을 총각들에게 연모를 받던 촌장님의 딸도 유리섬유를 쓴 부작용으로 뒤뚱뒤뚱 걷는 뒷모습을 보여 마을 총각들이 충격에 빠지는 개그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