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9 06:46:25

유비(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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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의 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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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공방전에서 조조와 대치하는 유비, 70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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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된 노년의 유비, 77화에서[1]

1. 개요2. 행적3. 캐릭터 특성
3.1. 작품 구성적 관점으로 바라본 주인공 유비3.2. 조조의 숙적이자 대척점3.3. 유비는 그의 세력의 모든 것3.4. 인재를 대하는 방식: 신뢰3.5. 음흉함3.6. 군왕으로 각성3.7. 흑화와 폭주3.8. 탁고와 그에게 있어서의 한나라
4. 기타5. 어록

1. 개요

드라마 〈삼국〉의 등장인물. 배우 위허웨이가 맡았다.[2]

정사의 카리스마 있는 모습과 연의의 인덕을 합친 폭풍간지를 보여주며 다른 2차 창작물 등에서 그저그런 능력치에 인덕으로만 살아남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정사에 나온 긍정적인 모습들을 연의와 혼합해 창작한 유비의 모습에 촉빠들은 그저 감동의 눈물만 흘렸다.

사실 이 드라마에서 유비가 더욱 부각되고 관우와 장비는 단점이 좀 더 부각된지라 그들이 묻히는 감이 있다. 아무래도 이 드라마의 쌍두마차 주인공인 조조와 유비를 미화까지는 아니지만 확실하게 푸쉬를 주다보니 임팩트 면에서도 밀린다.

그리고 연의에 나온 자웅일대검(쌍고검)을 쓴다. 즉 말 그대로 암수가 한 몸으로 되어 있는 검이다. 이게 특이한데 한 검집에 칼이 두개 들어가고 칼을 겹치면 하나가 되고 나눠서 쓰면 두개가 되고 마상에서도 한손검과 쌍검 모드를 번갈아서 쓰고 있으며 덕분에 가장 이상적인 이도를 보여줬다. 비도술 쓰듯이 던지기도 하는데 주인공 보정을 받아 잘 맞춘다.

더빙판 성우는 김민석(KBS),[3][4] 배한성(CHING 8부작)[5] / 야나카 히로시[6].

2. 행적

이 드라마에서 조조의 비중이 큰지라 2화에서 도원결의 하는 모습이 아주 짤막하게(20초 가량) 나오는 게 첫 등장이고 18로 제후군이 모일 때, 유, 관, 장 세 형제는 병사하나 없이 그 곳을 찾아가는 장면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여기서 시청자들이 비판한 것이 뭐냐면, 아무리 드라마를 정사 부분에 초점을 둬서 만든다고 해도 유비, 관우, 장비의 만남과 도원결의, 황건적의 난에서 500명의 의병을 이끌고 활약한 것, 안의현 현령이 됐다가 자신을 깎아내리려고 일부러 거짓 장계를 쓰던 독우를 나무에 매달아 패고 있던 장비를 막고 독우를 풀어준 뒤 달아난 것, 여러 곳에 숨어지내다가 공손찬의 추천으로 평원현령이 되어서 군사들을 이끌고 공손찬의 부장이라는 명목 하에 18로 제후군에 들어간 장면이 하나도 없고 그저 도원결의하고 몇 년이 지날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가 이제서야 나서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연의에서는 유비는 관우, 장비와 함께 유주의 탁군 지방의 탁현이라는 현에서 서로 만나 의형제를 맺고 도원결의를 한 다음, 의병 500명을 모아서(그런데 이 의병 500명은 대다수가 장비가 이끌던 패거리들이다. 탁군에서 장비를 따르던 동네 건달들은 전부 다 의병이 됐다고 보면 된다.) 황건적의 난 때 유주의 황건적 5만 명과 청주를 포위한 황건적 3만 명을 꼴랑 500명으로 박살내버리는 클라쓰를 보여줬다.[7]

이후에는 자신이 의지할 만한 세력이 없다는 걸 깨닫고 차라리 탁군으로 돌아가 다음에 할 일을 생각하자고 하며 탁군으로 돌아가다가 황건적의 대원수 장각의 5만 정예병이 동탁의 관군을 쫓고 있는 것을 목격, 다리 주변에 매복했다가 화살 소나기를 날리면서 장각을 거의 죽일 뻔했다.

아무튼, 다시 드라마로 돌아가면 병사 하나없는 듣보잡이라서 수문장은 그를 문전박대한다. 이때 유비가 정중하게 예를 갖추고 존대말까지 하면서 들여보내줄것을 부탁했는데 수문장이 "초대장이 없으면 못가니 돌아가쇼."라고 쌀쌀하게 말하자 예를 풀고 차가운 눈빛으로 "전란은 모두의 책임인데 초대가 필요한가?"라고 말한다. 더빙판 기준으로 존대말을 쓰면서 예의를 지켰지만 수문장의 태도에 반말을 했다. 그래도 수문장이 무례한 태도를 보이자 열받은 장비가 수문장을 개패듯이 두들겨팬다. 다른 창작물이었다면 유비가 "익덕! 이게 무슨 짓이냐? 그만두지 못하겠느냐?!"라며 말려야하겠으나 여기선 유비도 화가 끝까지 났는지 아니면 이렇게 라도 해서 제후들의 귀에 소식이 들어가게 하려고 하는지, 장비를 말리기는커녕 무심하고 차가운 눈으로 그 수문장이 얻어맞는걸 보고만 있었다. 이후 조조의 도움으로 들어가게 된다.[8]

제후들 앞에서 인사할 때 유비는 '한실의 후예이나 관직은 없이 짚신이나 만들어 팔고 있다'라고 담담히 자신을 인사한다. 당연히 제후들은 유관장을 듣보잡으로 취급하지만 조조만은 그렇지 않는다. 완전 듣보잡인데다 부하라곤 의형제들밖에 없는 상황에서 초대도 없이 제후군을 찾아간 것이나 제후들의 우습게 여김에도 표정변화 하나 없이 자신을 담담히 인사하는 장면에서 이 드라마 내 유비가 자신의 처지에 상관없이 큰 뜻을 이루려 하는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는 걸 보여준다.[9] 그나마 관우가 화웅의 목을 베는 공을 세운 이후 19번째 제후로 간신히 인정되나, 그들을 우습게 여긴 원술은 군량지급을 안한다. 이때 조조가 유비를 수하로 두고 싶어하는 모습도 나온다. 4화에서 유비를 회유하러 가는 조조에게 조인이 "그냥 돈주면 되지 뭐하러 만나러 갑니까"라고 하자 태산이 무너져도 꿈쩍하지도 않을, 그 깊이를 알수 없는 인물이라고 평한다. 그 술자리에서 두 영웅의 각기 다른 포부와 가치관이 드러나 앞으로 이 둘이 대적하게 될 것임을 암시하며, 그 술자리를 마친 뒤 조조는 조인에게 "나중에 적이나 되지 않으면 다행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말은 적중한다.
여장군! 그대는 영웅호걸이지만 동탁은 난세의 역적이거늘, 어찌 그 밑에 들어가 한왕조를 재건하는 우리에게 대적하는 것이냐! 우리 삼형제가 그대 목을 베는건 간단한 일이나, 영웅을 아끼는 마음에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내 말을 듣고 바른 길로 오길 바라네!
5화
이후 손견이 떠날 때 유관장 3형제도 떠나려 하는데, 여포가 성문 앞에서 깽판을 놓고있어 뚫고 가야할 상황이 되었다. 장비가 그 성질답게 냅다 달려서 드라마 내 처음으로 네임드급 끼리의 마상창술을 보여주다가 장비가 살짝 수세에 몰리자, 관우가 수염을 휘날리며 달려가 청룡언월도로 여포를 몰아간다. 좋은 기회를 포착해 여포에게 한방 날리기 직전 여포를 치는 청룡언월도 날을 유비가 자웅일대검을 뽑아 들고 와서 재빠르게 찔러 여포에게 숨통을 준다. 침착하게 일기토 하던 관우가 이 한 합에 당황한 표정을 보인다. 게다가 그 한 템포를 살려 여포에게 설교를 하며 이후 조조가 도겸을 공격할 때 도겸을 도우며 조조에 적대하게 된다. 이후 도겸이 죽고 서주를 물려받았으며 이후 떠돌이 신세의 여포를 서주로 받아주나,[10] 여포에게 뒷치기 당해 소패로 쫓겨나게 된다. 이 때 자세한 상황은 여포 항목 참조.

그러나 훗날 유비는 조조와 함께 끝내 여포 토벌전에서 맹활약해 여포를 완전히 파멸시키는 데 성공하고, 이 때 자신을 배신한 여포에게 완전히 엿을 먹인다. 이 때 이 드라마에서는 조조가 여포에 대한 처형 명령을 내리는 과정에서 유비의 발언이 조금 변형되었는데, 연의에서처럼 여포가 유비더러 살려달라고 애원한 것은 같지만 유비가 조조에게 한 말이 약간 다르다. "청이 하나 있습니다. 여포가 의부 세 명을 모셨지요. 정원, 동탁, 왕윤. 세 명 모두 여포에게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오늘 조공께서 여포의 네 번째 의부가 되어 주십시오."라는 대사를 날리니, 조조가 그 뜻(여포의 의부가 된 사람들은 다 뒷끝이 좋지 못했다)을 알아채고 크게 웃은 뒤 여포를 죽이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에 유비에 대한 배신감에 분노가 치민 여포가 큰소리로 "귀 큰 놈! 은혜를 저버려?!"라고 외치자, 여포에게 완전히 질려버린 유비는 여포를 향해 "여봉선, 당신도 은혜라는 말을 아시오? 과거 서주를 양보했을 때, 난 그 은혜를 알아주길 바랐지만 은혜에 보답하기는커녕 날 죽이려고만 했소. 은혜가 뭔지는 아는 것이오?! 우리가 손잡았다면 오늘의 화는 없었소."라고 받아치며 대놓고 돌직구를 날린다.[11]

원술을 자살하게 만든 후, 5만 군사는 그대로 가진 뒤, 주령노초는 군사력 통제권을 뺏은 뒤 옥새와 함께 조조에게 보내버리고, 조조가 준 병부를 이용해 차주를 속여 끔살한 뒤 손쉽게 서주를 손에 넣는다. 여하튼 이렇게 뒷통수 맞은 조조는 머리 끝까지 화가 치밀어있다가 두통이 도져 결국 쓰러지고 만다.

서주전투에서 조조에게 패하면서 가족, 형제, 기반을 모두 잃자 원통한 마음에 절벽으로 걸어간 뒤 조상들을 향해 자기는 무능하다라고 말하면서 자살을 시도하는 부분 역시 명장면. 허유가 "한왕실을 보좌할 분이 책임을 다하셔야지 어찌 목숨을 버리시오!"라고 일갈하며 원소에게 올 것을 권유하자 "살아있는 한 반드시 조조를 대적하겠다"라고 하면서 원소한테 망명한다.
역적은 용서할 수 없다. 이 유비가 숨이 붙어있는 한 기필코 조조 네 놈과 맞설 것이다!![12]

그 뒤, 원소를 떠날 때, 지금 유비가 떠나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가 원소한테 소인배 소리만 들어먹은 뒤 배웅을 나온 허유와 몇마디 대화를 나눈 뒤 떠나기 직전, 허유한테 등용 시도를 해보지만 거절당한다.

손부인과 결혼하러 갈 땐 다른 부하들이 모두 위험하다며 반대할 때 홀로 친교를 위해 결혼을 하기로 결심하고 제갈량을 따로 불러 유서를 주지만 제갈량은 유비에게 "주군은 천인이십니다"라면서 유서를 불태운다. 손부인과의 만나는 자리에서 유비의 목을 베려 주유, 여몽 등이 손을 써놓지만, 조운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 뒤에는 도리어 자신의 목숨을 두려워 하지 않고, 양국 동맹의 중요함을 역설한 뒤 여몽에게 그래도 자신이 딴 마음을 먹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면 자신의 목을 베라는 허세를 부리며 오국태 부인의 마음을 빼앗고, 이를 지켜본 손부인이 결혼을 받아들이게 한다.

결국 첫 날 밤을 치르게 되는데, 작중 최초로 술에 떡이 되어 생글생글 웃으며 농담하는 유비가 나온다. 여기에 손부인이 검을 찬 시녀들을 대동하고 기다리다가 검술 대결을 요청하고, 여기에 와호장룡스급 검투를 벌여 승리하면서 결국 결혼에 성공. 그리고 손부인마저 낚은 뒤에 오국태의 은밀한 도움으로 도망가는데 성공. 유비의 부재시에 불안해하는 관우와 장비를 제어못해 제갈량이 삐진 것도 있고 지친 것도 있다보니 떠나버리기 직전에(인장까지 매달아놓고 가버리려 했다.) 유비가 겨우 돌아와 다시 제갈량이 돌아오는데 다른 연의와 달리 유비가 없으면 무너질 것같이 묘사하는 것이 흥미롭다. 본작의 유비는 기존의 연의 기반 작품과 달리 "지도자"로서의 모습이 강조된 편이다.

그뿐 아니라 머리도 연의보단 좋아져서 주유가 서천으로 가는 척하면서 형주를 칠 거란 것을 제갈량과 함께 편지를 한 번 보고 "형주를 치려는 게 틀림없군" 하면서 알아챈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만 제갈량에게 조언을 받는다. 낙봉파에서 방통이 죽은 뒤에도 방통의 진의를 깨달으며 "나도 장임이 매복할 것을 알고 있었는데..."라고 말하는 걸 볼 때 본작의 유비는 적이 어떻게 공격할지는 알지만 이에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한 정도로 밸런스를 맞추고 있는 듯. 그리고 제갈량이 시키는 대로 다하는 연의와 달리 몇몇 부분은 스스로 알아서 하는 면이 있다. 예로 유도을 평정하면서 "같은 유씨니 당신은 나와 우군이 아닌가. 영릉을 잘 부탁한다"는 좋은 말로 유도를 구슬려 영릉을 차지했고 이후 제갈량과 조운이 유비의 방식에 감탄하기도 한다. 이릉대전 때도 육손이 화공을 준비하기까진 계략으로 오군을 개발살내기도 하며 조비나 사마의도 화공 준비 얘기를 듣기 전까진 유비가 이길 거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화용도에서 관우가 조조를 놓아주고 빈손으로 돌아왔을 땐 유비의 카리스마와 상황장악능력이 폭풍간지로 묘사된다. 제갈량이 군령장, 노숙이 강동의 희생을 각각 운운하며 관우를 참하네 마네 길길이 날뛰고, 장비가 관우 손대면 가만 안두겠다고 칼을 뽑아 제갈량에게 들이대는 하극상이 벌어지는 극도로 첨예한 긴장의 순간에, 갈등의 한복판에 뛰어들어 장비에게서 칼을 완력으로 뺏어서 던져버리고 도원결의를 들먹이며 3형제의 생사를 다른 사람도 아닌 노숙이 공명에게 빌어서 구하라는 식으로 프레임을 짜버린다. 노숙은 자기 입으로 관우를 용서하라고 공명에게 빌 수밖에 없게 되어 버렸고, 원래 유비 앞에선 데꿀멍이었던 관장은 말할 것도 없이 유비 앞에 다시 한번 데꿀멍. 그리고 동시에 공명에게도 '누가 니 주군인지 니가 니입으로 판단하라'는 함축된 메시지를 날린다. 대부분의 연의의 작품이 유비가 관우 죽으면 나도 죽겠다고 울며 징징대는 걸 노숙이 말린다는 식으로 묘사하긴 하지만 여기서는 이걸 유비가 무표정으로 해내버린다. 명연출에 명연기가 더해진 명장면이다.

방통을 만났을 때도 처음에 외모를 보고 잘못 판단하고 후에 방통의 능력을 알고 후회하지만 떠나가는 방통에게 적로를 주며 조용히 떠나보내려 하는데...방통이 츤츤거리며 되돌아왔다.

[더빙판]
조조: 그대는 누군가?
유비: 한왕실의 후예인 유비, 자는 현덕이오. 맹덕형, 날 잊은게요?
조조: 아~ 그러고보니 현덕 아우로군. 자넨 나보다도 건망증이 심한 것 같네. 그 옛날 동탁을 토벌할 때 누가 자네를 18로 제후에 끼워줬나? 여포에게 쫓겨 갈곳을 잃었을 때 누가 자네를 거두어주었나? 은혜를 입었으면 갚아야하는데 자넨 도리어 천하를 어지럽히며 은혜를 원수로 갚는군.
유비: 조조. 넌 나라를 망쳤다. 왕위를 탐내고, 천자를 가두었으며, 충신들을 도살했다. 네 살가죽을 벗겨 살을 뜯어먹어도 분이 풀리지 않을 것이다. 오늘 난 천자의 혈서를 받들어 네놈을 죽이러 왔다!
조조: 하! 또 시작이로군. 좀 새로운 표현은 없는건가? 응? 현덕, 내 뒤에 40만 대군이 있네. 항복하지 않으면 오늘이 자네 제삿날이야.
유비: 조맹덕. 난 18년동안 오매불망 오늘의 결전을 기다려왔다. 내년 이맘때 네놈 무덤에 찾아가주마.
조조: 정말 나와 싸우려는가?
유비: 내가 허세를 부리는 것 같나?
조조: (웃으며)좋다!
조조와의 라이벌 대결은 한중 공방전에서 극대화된다. 전투 자체는 그냥 그렇지만 조조와의 설전이 모든 것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한중 공방전 항목에서 확인 가능. 아무튼 조조를 격퇴하고 한중과 익주, 형주를 아우르면서 100만 대군을 거느리게 되어 손권, 유비, 손권 3개의 세력 가운데 가장 위협적인 세력이 된다.
그럴리가... 운장이 전사할리가 있나...! 말도 안돼. 우리 둘째가...!

말도 안돼!! 둘째는 천하무적이야! 적을 죽이면 죽였지 어찌 전사를 한단 말이냐!! 조금 전에 운장을 봤는데... 그럴리 없어...!
그런데. 한중쟁패때는 홀로 형주를 지켜야하는 관우를 걱정하는 제갈량에게 "관우니까 괜찮다!"라고 말했지만 결국 관우가 죽고 혼령이 그를 찾아온 뒤에 형주가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관우가 전사했다는 소식에 충격에 쓰러지고 만다. 이후 병석에서 제갈량과 관우의 오만에 대해 개탄을 한다. 제갈량이 "얼마 전까지 주공께서는 형주, 서천 각 고을에 이어 한중 각 군을 함락시키셨으니 가장 위협적인 세력이 아닐 수 없었으며 대업을 이루실 수 있었습니다." '며 "형주를 잃음으로서 중원의 근간을 빼앗겼으니 앞으로 허창을 치는 건 더 힘들어졌습니다" 고 말하며 형주 함락 후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고 말하자 안타깝다고 하며 그저 눈물만 흘린다. 그리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헌제가 죽었다는 소식과 장비의 죽음의 소식을 듣고 실신. 결국 복수심에 사로잡혀 오나라를 치기로 결심한다. 물론 손권 측에서는 수습차원에서 화해의 손길을 건내지만 유비는 모두 뿌려치고, 독단적으로 출병을 강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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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근이 조비가 두렵지 않느냐 묻자 답하는 유비

출병이래 승승장구를 하였으나 그 와중 황충을 잃었고[13], 오호상장 중 3명이 손권에게 죽었으니 손씨의 씨를 말리겠다며 복수심에 불타며 공격을 감행하다 새로 대도독으로 부임한 육손과 대치.

아우였던 관우가 마량의 간언을 매번 씹다가 형주를 잃고 목이 달아났는데, 유비 역시 마량의 간언들을 거의 모두 씹어버리고 숲을 끼고 진을 쳤는데 제갈량이 그 그림을 받고 "어느 작자가 이런 진형을 치라고 간한 게야. 이런 쳐죽일 놈을 보았나. 간신이나 첩자가 분명하다. 당장 참수해야지."라고 했다가 유비가 독단으로 정했다는 말에 데꿀멍한다.

결국 이릉에서 대패하며 동오가 쳐들어온다는 말에 불길 속에서 피하라고 권하는 관흥 등을 떨쳐내고 비틀거리면서 "손권을 죽여라! 육손을 죽여라!"라고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며 쌍고검을 던져 동오 장수 한 명을 죽인다. 이 때의 눈빛연기는 장난이 아니다. 두 아우에다가 황충까지 오호상장 중 셋을 동오에게 잃은 유비의 원한이 보통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을 잘 표현하고 있다. 겨우 빠져나가지만 이미 약해져있던 몸이라 제갈근이 와서 포로와 전리품을 모두 돌려준다고 하자 짐을 능멸하는 것이냐고 분노하다 피를 토한다. 그러나 별다른 수가 없었기에 오와의 화친을 수락하고 공명에게는 (옆에 유선이 있는데도) "얘가 영 시원치 않으면 선생이 제위에 오르시오"라고 말하며 유선과 한실 부흥의 대업을 부탁한다.(유선에게는 공명을 상부로 모시라고 한다) 이는 실제 연의에서도 묘사되는 장면. 공명을 문무백관들 데려오라고 내보낸 뒤 마지막은 아들과 단 둘이서 함께하는데, 전날 유선이 외지 못했던 사기의 고조본기를 외워 보라고 하는데 유선이 이를 외다가 다시 막혀 버린다. 이를 보고 "아직도 술술 외지 못하는구나."라고 탄식하며 유선의 얼굴을 어루만지다가 사망했다.

이 작품에선 관우와 장비와의 우애를 큰 이벤트보단 관우와 장비 없이 무너져가는 유비의 모습과 다른 세세한 부분(유비가 웃는 모습을 보면 관우과 장비 앞에서 웃는 것과 다른 사람들 앞에서 웃는 게 다르다.)으로 표현하고 있다. 반응이 극과 극인데 자신의 아들인 유선에게는 냉담하지만 자신의 일족인 유씨에게는 이상할 만큼 감싼다. 유표를 형으로 모시며 그의 아들인 유기를 매우 아끼며 유기가 병으로 죽자 크게 오열하고 또다른 영릉태수 유도가 자신과 같은 황실의 후예임을 알자 유도가 "유비의 친족 중에 앉히면 되지 않냐"고 하자 "형님께서는 나와 같은 황실의 후예인데 당연히 형님께서 맡으셔야지요" 라고 배려하고, 손권이 빨리 익주를 치라고 협박을 할 때도 크게 화를 낸다. 그 이유는 익주의 주인이 자신과 같은 황실의 종친 유장이기 때문이다. 제갈량도 "주공은 인의를 중시하는 분인데 어찌하여 혈육을 치는 골육상잔을 벌이라고 하시냐"고 말했다.

3. 캐릭터 특성

드라마 내 유비는 정사+연의+드라마 내 재해석이 합쳐져 인덕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 카리스마 있고 깊이가 있는 군주로 그려진다. 겉으로 드러난 주인공인 조조의 진정한 라이벌이자 또 한 명의 주인공으로 그려지며 작중 서로를 의식한다.

이 작품에서도 유비는 최후의 승리자는 아니나 모두가 알듯이 삼국시대 직후 헬게이트가 열리는 만큼 그런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야기의 종결자 역할과 승리자 역할은 사마의가 맡고 있으나 이는 작품을 마무리 짓는 시점까지의 중간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후손들이 건국한 진나라가 마주한 헬게이트는 깡그리 생략되어 승리자처럼 보일 뿐이다.

작품 내 사마의가 하진의 사당에서 천하대란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사마소와 논하는 장면이 있다. 여기서 사마의는 근본적으로 한 왕조가 쇠락하여 발생한 것이지 하진이니 십상시니 전부 근본에서 나온 현상에 불과하다고 언급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조조는 근본에서 나온 현상들을 제압했을 뿐 그 근본을 뜯어고치지 못했고 그 토대를 탈취한 사마의 또한 근본을 고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한 왕실의 쇠락이 정권만 바뀌었을 뿐 그대로 이어져 물리적 신 왕조 개창 내지는 통일만 이루었고 결국 한 왕조의 쇠락마저도 계승하고 만다.

이런 상황에서 유비의 사상과 행동들은 한실의 쇠락과 이를 그대로 이어받은 위, 진 세력과는 차별된 모습을 보인다. 전통과 왕도를 부르짖지만 오히려 신 왕조 개창과 패도를 추구하는 세력보다 훨씬 진취적이고 개혁적인 모습을 보이는 측면이 있다. 작중 유비가 보이는 모습과 사상은 당시 시대가 결핍하고 필요로 했던 것이기도 했다. 이 작품의 유비는 단순한 민초에 대한 애민을 넘어서 세상을 관통하는 식견을 갖추고 대의를 표방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후대 역사가들이 꼽는 이 시대의 문제와 곧 펼쳐질 천하대란을 미연에 막을 수도 있었던 인물로 유비를 그리기도 하는 만큼 작중 유비의 특징이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14][15]

3.1. 작품 구성적 관점으로 바라본 주인공 유비

천하대란의 원인은 민심의 혼란에 있으니 천하를 평정하려면 민심을 잡아야 합니다. 민심의 기본은 하늘의 뜻에 따라 인의와 충의를 행하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이겠죠. 과거 서량의 개돼지가 어찌 황궁과 어울릴까. 소생이 직언하자면 그들은 동탁을 증오한다기보단 어찌보면 질투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급히 거병하고 동맹까지 맺었지만 실은 천하가 분열된 틈을 타서 기반을 마련한 뒤에 세력을 키울 생각이었겠죠. 그게 세상을 구하는 걸까요? 지금의 혼란한 정국을 틈타 천하를 분열시키는데? 소생은 확신합니다. 천하대란의 가장 큰 원인은 그 무엇보다 인심의 혼란에 있습니다.

유비는 조조의 안티테제로 작품 구성적 관점을 고려하여 그 특성을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 작품에서는 두 주인공이 되는 조조와 유비를 시작하자마자 함께 제시하는 것이 아닌 먼저 역사의 큰 흐름을 주도하고 역사책에서 주인공이 되는 조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동탁 암살을 시도하는 젊고 유능한 조조를 그리며 원톱 주인공으로 포커스를 맞춰준다. 하지만 여백사 사건을 거치며 조조 내면에 있는 잔인함과 뒤틀린 난세관, 사적인 야심을 보여주며 그의 한계를 조명한다. 작품을 감상하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여백사 사건을 거치고 나면 주인공 조조가 유능하고 추진력 있는 비범한 인물임은 알게 되지만 의구심이 생기게 된다. 난세를 제압할 능력을 갖춘 인재이나 난세를 품어줄 만한 도량이 없는 인물이라는 것이 명확히 제시가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조조의 한계를 보여준 뒤 또다른 주인공이 될 유비가 등장하는 구도를 취한다.

새로이 등장한 유비는 동적이고 활발한 조조에 비해 정적이고 진지한 모습을 보인다. 조조는 난세를 기회로 보고 놀이터로 여겨 유쾌하지만 세상을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다면 유비는 난세 자체에 가슴 아파하며 이를 평정하기 위해 반동탁연합에 참가했음을 밝힌다. 조조와 유비는 서로 난세에서 포부를 실현하는 방법론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다. 조조는 난세 평정은 불가능하고 대신 얻는 것은 가능하다보아 인재와 계략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반면 유비는 난세의 원인은 민심의 혼란에 있기 때문에 민심을 수습해야하고 그 민심을 수습하는 방법으로 인의와 충의를 행하는 것으로 보았다.[16][17]

이러한 대화 도중 유비는 조조의 말속에 담긴 야심을 발견하여 군주에 야심이 있나 지적하지만 조조는 이를 숨기며 은근슬쩍 다른 제후들의 야심을 이야기한다. 유비는 이러한 제후들의 야심을 들어 동탁을 증오하여 반동탁연합을 맺은 것이 아니라 실은 부러움에 시기하여 모인 것이고 결국 천하가 혼란스러운 틈에 천하를 분열시키는 것이라며 이는 세상을 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한다. 내심 조조도 이들과 생각이 크게 다른 것이 아니라 유비와의 사상차를 절감하게 된다.

애초에 조조는 유비를 인재로 보아 설득하러 유비를 찾아 온 것이지만 이 대화 이후에 포섭이 불가능함을 느낀다. 난세를 기회로 보는 조조 앞에 진중하고 진심이 담긴 유비라는 벽에 부딪혀 그 뜻을 자기가 품기 어려움을 토로한다. 바로 이 부분이 조조와는 정반대의 입장이자 조조 외에 또 다른 주인공이 있어야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즉 이 장면 이후 조조 원톱 주인공에서 조조와는 다른 일면을 보여주며 조조와는 또 다른 제2의 주인공이자 조조와 유비의 투톱 주인공 체제가 출범하게 된다.

3.2. 조조의 숙적이자 대척점

조조가 남긴 명언이 있지 않나. 내가 천하를 배신할지언정 천하가 날 배신할 수는 없다. 나도 한마디할까? 천하가 날 배신할지언정 내가 배신할 수는 없다.
12화[18]
내가 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조조요. 조조는 급하지만 난 느긋하고 조조는 난폭하지만 난 인자하며 조조는 교활하지만 난 충성스럽소. 조조와 상반되게 행동하면 성공을 할 수 있소. 인의는 내 근본이며 생명과도 같소.

이 작품에서 주인공 유비는 태생적으로 조조와 연결될 수밖에 없는데 앞선 작품 구성적으로 본 주인공 유비의 특성을 놓고보면 결국 유비는 조조가 주인공인 무대 위에서 그와는 전혀 다른 이념과 행동으로 여태 주인공을 맡아 온 조조와 다른 장점을 보여준다. 이 둘이 협력이 가능하다면 영혼의 동반자로서 상호보완이 될 것이나 결국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되어 서로에게 숙적이 된다.

유비는 조조와 첫 만남의 대화에서 난세 속에 기회를 보아 실력으로 패권을 장악하는 것을 세상을 분열시키는 짓이라 단언한다. 그래서 유비는 언급한 대로 할거하여 세력을 키우는 것보다 인의와 충의를 바탕으로 세상에 도리를 다하는 일을 하게 된다. 반면 조조는 할거하여 세력을 키우고 기회를 보아 실력으로 패권을 다투게 된다.

난세는 조조같은 생각을 하는 군웅들이 대세였고 각기 군웅들은 자신들만의 장점이 있었으나 결국 하나둘 조조에게 병합된다. 즉 어찌됐든 조조의 하위호환이었던 것이다. 다만 유비만은 그 성격이 달랐다. 병력의 힘으로 명분을 만들어 도겸을 공격하는 조조에 대항했다가 천자를 참칭한 원술을 토벌하러 조조가 출병하자 이번엔 조조를 돕기도 한다. 즉 난세 속에서 이익과 힘의 논리가 아닌 옳고 그름에 따라 나름대로 난세를 평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던 것이었다.

훗날 조조와 유비가 허창에서 천하영웅을 논할 때 조조는 오직 자신과 유비만이 천하영웅이라고 평하게 된다. 다른 군웅들이야 어차피 자신과 같거나 못한 놈들이고 어차피 평정하면 그만일 놈들이지만 오직 유비만큼은 그 포부가 자신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크고 자신이 천하를 평정함에 있어서 결핍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갖고 그것을 최대의 무기로 갖고 있는 유비를 자신과 대등한 영웅으로 평가한다.

일단 주도권은 힘이 강했던 조조에게 있었다. 조조는 이러한 유비를 포섭하거나 죽이거나 포부를 꺾어놓는 세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포섭은 이상적이나 현실적인 조조는 애초에 불가능이라 선을 그었고 죽이기에는 아깝고 힘이 없어 자신 밑에 두어 감시하며 포부를 꺾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다.

유비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조조를 적대해오기도 하고 손을 잡기도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한실부흥이라는 대의 아래 '한 조정에 충성하면 내 벗이오 배신하면 내 적이다' 라는 모토아래에서 했던 것이다.[19] 나름대로 난세 속에서 대의를 찾고 있었다. 자신과는 잘 맞지 않아 멀리하고 싶긴해도 특별히 조조를 미워할 이유는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유비가 조조를 불공대천의 원수로 여기게 되는 사건이 생기는데 바로 옥대 밀조 사건이다. 유비는 이 일로 조조가 명분은 한의 승상이나 실질은 역적임을 알게된다. 조조를 배신하여 서주를 탈취하고 옥대 밀조에 이름을 새긴다. 조조의 경우도 영토를 빼앗고 자신의 목숨을 노린자들과 결탁한 유비를 원수로 여기게 된다.

이전까지는 둘의 사상이 서로 모순되어도 유비 쪽에서는 대의에 맞으면 피아를 가리지 않았기 때문에 협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시점부터는 조조가 한실의 역적이고 유비가 조조와는 양립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두 주인공은 서로에게 아치에너미가 되고 서로 죽는 그 순간까지 완전한 평행선을 달리게 된다. 이러한 관계는 조조가 죽고 유비의 의제 관우가 동오에 의해 살해되기 전까지 이어지게 된다.

3.3. 유비는 그의 세력의 모든 것

이 부분은 정사를 고려하여 만들어진 부분으로 전통적인 연의에서 유비는 덕이 있으나 모든 것은 유능한 부하들에게 맡기고 잘 우는 다소 모자란 능력과 유약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유비는 연의처럼 울어대지 않으며 연의에서 우는 장면은 거의 쩌렁쩌렁 소리질러대거나 분노하는 장면으로 묘사한다. 모든 능력은 오각형으로 준수하나 모든 능력은 S급에는 못 미치는 식의 밸런스를 갖추고 있다.

본작에서 관우와 장비는 연의나 정사의 단점이 배로 부풀려져 유비 세력의 내부갈등을 그리는 중요한 아이템으로 작용한다. 오직 유비만이 이들을 컨트롤하여 적절하게 활용이 가능하고 이들은 제갈량조차 통솔이 불가능한 정도이다. 이러한 부분이 잘 드러나는 장면은 유비가 손상향과 혼인하러 강동에 갔을 때 잘 드러난다. 관우 장비가 시도때도 없이 제갈량을 갈궈대고 결국 횡포에 못 이겨 빡쳐 울다가 유비가 돌아오자 하야하려고까지 한다. 유비가 없으니 세력이 공중분해되는 모습을 잘 보여주는 에피소드라 할 수 있다.

3.4. 인재를 대하는 방식: 신뢰

(놈이 숨어만 있고 나오질 않으니 자기 몸값을 올리겠다는 거 아니오?) 이제 그만들하게. 난 믿네. 와룡은 국사이고 현인이야. 우리와 운명을 함께 할 거야.
(장비: 우리가 쓰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죽여버려서 후환을 없애시지요!)
쓸 데 없는 소리. 검 집어 넣어. 내가 잡을 수는 없지만 나보다 더 좋은 주인을 만나 재능을 펼친다면 한실부흥의 보탬이 될 게야. 그럼 오늘 범한 내 실수도 영원히 기억되겠지. 신경 쓸 것 없으니 잘 가십시오.

3.5. 음흉함

사원, 내가 정말 서천을 원하지 않는 것 같소? 원하오. 누구보다 간절히 원하오. 공명 선생이 융중에서 낸 계책 중 하나가 서천을 취하라는 거였소. 그러나 현 상황에서는 명분이 없으니 의롭지 못한 행위요. 서천을 공격해 얻는다 하더라도 필시 인의를 잃을 것이고 민심도 잃을 것이니 내 어찌 서천에서 자리매김을 할 수 있겠소? 원하는 마음은 간절하나 절대 그리해서는 안 되오. 내 자신이 밉소. 내가 정말로 밉소!
(상을 엎는 유비)
내가 밉소. 인의를 근본으로 삼으면서 서천을 취하여 대업을 이루고 싶어하다니 말이오. 그 두가지는 공존할 수가 없단 말이오!
(잔을 던진다)
66화[20]
유비는 음흉한 놈이라는 유서깊은 별명을 갖고 있는데, 이 작품에서도 어느 정도 유효하다. 하지만 유비의 복잡한 내면에 대한 당위성도 함께 제시하면서 균형을 잡고 있다. 도겸에게 서주를 양도받을 때도 전통적인 유비는 끝까지 잡아때지만, 본작에서는 도겸이 죽어가며 솔직해지라고 말하자 서주를 누구보다도 원한다는 본심을 쿨하게 인정한다. 심지어 자신의 명예를 제일 중요시해 기회를 틈타 이득을 챙기는 사람처럼 보여질까봐 그런 것이 아니냐는 도겸의 말에 잘 알고 있으시다며 동의한다.

본작에서 음흉함이 느껴지는 부분은 서천 정벌 때부터로 융중대부터 서천이 자신의 뜻을 펼칠 곳이라고 결심을 굳히고도 한동안 유장은 종친이라며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명분으로 장송을 대접하는 등 서천으로 진출하려는 사전작업을 진행한다. 다만 유장을 정면으로 배반을 해야하는 장면에 다다라서는 양심의 가책 비슷한 토로를 하면서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하며 유비 캐릭터를 평면적인 음흉함으로만은 묘사하지 않는다.

이 장면을 통해 유비는 조조와 같은 패왕의 야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조조라면 일말의 망설임도 갖지 않고 행할 일을 망설이고 주저한다. 이는 유비가 군왕으로서의 자질이 조조에 비해 모자라기 때문이 아닌, 조조가 무시하는 인의와 윤리를 따지고 이를 자신에게도 같은 잣대를 들이댔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유비의 인의에 감동하여 그를 섬기게 된 어떤 사람이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유비에게 명분을 주며, 이러한 유비의 딜레마를 깨뜨리고 군왕으로 각성하는 계기를 만들게 된다.

3.6. 군왕으로 각성

내가 어리석었구나. 장임이 매복하고 있으리란건 나도 예상을 하고 있었는데[21] 어찌 책사가 몰랐겠는가. 낙봉파여. 낙봉파여. 어서 내 책사를 돌려다오. 내 책사를 돌려달란 말이다. (방통의 유서[22]를 본 유비)
인의에도 대인과 소인, 대의와 소의가 있소. 한실 부흥의 희망이 눈 앞인데 난 기쁨 속에서도 걱정이 태산이오. 한실의 기풍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삼강오륜을 되돌려야하니 부득이 그리해야만하오. 한나라 400년의 기반에 비하면 내가 베푼 인의들은 보잘 것 없는 것들이오. 이제 엄격한 율법으로 나라를 다스린다면 이는 소인을 버리고 대의를 취하는 것이오. 공명. 서천의 조례를 다시 기초해서 보여주도록 하시오. 선생은 대신들한테 가보시오. 난 사원과 있겠소. (방통의 영전에서 제갈량과의 대화)

유비는 인의를 바탕으로 세상을 다스리며 조조의 안티테제로서의 모습을 보여왔다. 처음에는 크게 의식하지 않았으나 조조와 반대되는 행동을 해왔고 나중에는 의식적으로 반대되는 행동을 의도적으로 고수하며 확실한 색깔을 구축해왔다.

하지만 서천을 정벌하는 과정에서 유비는 양심에 가책을 느끼고 방통에게 고충을 토로한다. 서천을 침략하는 것은 엄연한 패도이고 인의를 근본으로 삼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그것을 바라기도하니 자기 자신이 밉다며 격한 반응을 내보이기도 한다.

방통은 주군의 심정을 헤아려 대의를 잃지 않는 명분을 주고자 자신이 일부러 함정에 걸려죽고 자신의 복수를 명분으로 서천을 치게 만들어준다. 이 사건은 인의를 근본으로한 유비 인생의 커다란 터닝포인트로 작용한다.

인의를 근본으로하지만 그러한 자신의 인의때문에 잃어야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그러다 내린 결론은 자신의 인의는 소의이고 한실부흥과 대업을 대의로 보아 자잘한 인의에 집착하기 보다는 더 큰 의를 구하기 시작한다. 대표적인 것이 법정이 기초한 관대한 법률을 물린 것이다. 인의를 중시여기는 유비라면 찬성할만한 것이었으나 한실부흥이라는 대의를 위해서는 기풍을 바로잡아야하니 과거 잘못된 행동들을 강하게 바로잡아야하기 때문에 엄격한 형벌이 필요하다 주장한다. 이렇게 자신의 소의인 인의 때문에 잃은 것과 잃을 것에 대해 방통의 영전에서 치열한 반성을 한 결과 유비는 변화했고 이러한 유비의 모습을 보며 제갈량은 군왕으로서 유비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3.7. 흑화와 폭주

(장포: 폐하! 아버님의 복수를 해주십시오!)
이 원한은 기필코 갚을 것이다. 지난번엔 운장이 강동놈들에게 당했는데, 이번엔 범강과 장달이 익덕의 머리를 베어서 강동으로 도주했다. 손권이 내 양팔을 자른 것이야...! 내 반드시 놈을 죽이고 멸망시킬 것이야!!!

여봐라. 사신을 포박하고 범강, 장달과 함께 참수하라. 익덕에게 제를 올려 넋을 위로할 것이다.
(마량: 폐하, 예로부터 사신은 죽이지 않는 것이 관례이옵니다.)
손권에 대한 증오심이 너무 크니 오늘은 관례를 무시할 것이네! 끌고 가 참수하라!

가서 전하게, 늦었다고. 사람이 됐든 땅이 됐든 직접 취할 것이니 보낼 필요 없다 전하게.
(중략)
운장과 익덕의 죽음을 기억하는가? 그들의 억울함을 잊을 수가 없네. 병사들을 물리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야!
(중략)
조비가 온다면 함께 멸할 것이네. 제갈근, 승상의 형이 아니었다면 참수했을 것이네. 손권에게 전하게. 문무백관들을 이끌고 항복하러 오라고.
78화
유비 말년에 잠깐 패도를 걸은 적이 있다. 죽기 직전에는 다시 돌아오긴 하지만 관우의 죽음 이후 이릉대전에서 패전할 때까지 조조를 능가하는 사악함을 보여주기까지 한다.

관우 사후 조비가 헌제를 시해하고 황제가 된다.[23] 하지만 유비는 그동안의 모습과는 정 반대로 조비는 놔두고 관우의 복수에 집착한다. 제갈량과 조운이 말렸으나 고집을 꺾지 못하고 복수를 늦추는 것에 그쳤으며, 이마저도 장비까지 살해당하자 둘도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지경까지 가버렸고, 결국 유비는 완벽하게 흑화하고 폭주하게 된다.

강동 출병을 만류하던 진밀을 대놓고 끌고가 참수하라 명한다. 제갈량이 자신이 동오 출병 격문을 직접 작성하겠다고 간청하여 겨우 살려냈지만, 여지껏 유비에게 이런 모습은 없었다. 기어이 대군을 이끌고 형주로 쳐들어가자 손권은 정병을 보내 장비를 암살한 장달과 범강을 보내 화해를 요청했지만, 그 둘은 물론 사신 정병도 같이 처형해버린다. 옆에서 마량이 말려도 무시.[24] 나중에는 제갈근이 와서 뺏은 형주를 돌려주고 손상향까지 다시 보낼 테니 같이 위를 토벌하자고 설득하나, 백관들을 데리고 나와 항복할 것이 아니면 사람이고 땅이고 전부 무력으로 취할 것이라 한다.[25] 초반에는 승승장구하나 육손이 투입되고 지연작전에 휘말려 결국 화공에 당해 패배하게되는 것은 역사와 같다.

어쨌든 패배 전까지 유비는 삼국지 내의 그 어떤 인물보다 잔혹하고 냉정한 모습을 보였다. 조조의 안티테제라 여겨지던 인물이 조조보다 훨씬 잔혹하고 냉정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26] 다만 조조와 다소 차이점이 있는 것이 조조의 경우 서주를 공격할 때 수십만 백성을 먹여살릴 양식이 없다는 이유로 모두 처단하라고 했던 반면 유비는 지금부터 함락하는 성, 빼앗은 영토는 모두 우리 것이니 사당과 민가를 함부로 다루지 말라고 했고 백성, 가축, 전답, 세금을 모두 장부에 기록하라고 한다. 한 마디로 분노로 인해 눈이 돌긴 돌았는데 마냥 돌진 않았고 참 이성적으로 돌았구나 싶은 부분이다. 또 점령지에서 동오의 법은 폐지하는데 손권 역시 이런 부분을 보며 유비의 분노는 명분일 뿐이며 진짜 유비의 목적은 복수를 빌미로 강동을 취해 천하를 통일하려는 것이라 결국 조조와 같이 천하에 대한 야심으로 공격했다며 이를 간다.

유비는 후에 황제가 되어 지나친 자만심에 빠져서 그런 것이라 자책하고 제갈량도 내심 원인을 그것으로 봤다. 사마의는 생전에 천하통일을 이루기 위한 야심의 발로라 평가한다. 종합하자면 '황제가 된 자만심 + 생전의 천하통일 + 형제들의 죽음에 의한 분노 = 흑화'로 정의 내릴 수 있다.

다만 이를 흑화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다. 당시 유비는 분노에 가득찼다는 것을 감안해야하며 이미 제갈량의 천하삼분지계 통일 계책이 어긋난 이상 위험하더라도 빠른 길은 좀 더 약한 강동을 빠르게 병합해 천하를 이분함과 동시에 국토가 치우쳐져 있는 촉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훗날 제갈량이 옹양에서 생고생을 한 것을 생각하면 결과가 나빴을 뿐 전략자체가 나빴던 것은 아니었다. 즉 진정 흑화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분노를 활용하여 명분을 강화한 방법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조차 초기 유비와 비교하면 견주기 힘든 강단이지만, 이미 방통 사후부터 군왕으로 각성한 유비로 보자면 크게 이질감이 있는 부분도 아니다.

3.8. 탁고와 그에게 있어서의 한나라

(하는 500년 지나 상. 상은 500년 지나 주가. 주는 300년 지나 춘추전국시대가 되면서 천하대란이 일어나고 영웅들이 배출됐소. 이 사실만 봐도 나라의 흥망성쇠는 하늘의 뜻이며 난세없이 영웅이 나올까요?) (중략) 혹시 군주에 야심이 있는 거 아닙니까? 혹시 한을 세우려 하십니까?
들으시오. 경의 재능은 조비나 손권의 재능보다 100배 뛰어나니 경이 있는 한 필시 나라를 안정시키고 대업을 이룰게요. 이 못난 아두는 선생이 보좌하고 싶다면 하고 큰 그릇이 못 된다 생각이 되거든 선생이 이 아이를 대신해 제위에 오르시오.

이 작품을 관통하는 법칙이 있는데 오만한 사람은 끝이 좋지 못하다. 먼저 주유는 재능은 제갈량에 비견되나 자기가 제갈량보다 우월해야한다는 오만함에 사로잡혀 혼자 열폭하는 성질머리가 요절에 기여하게 된다. 다음은 관우로 유비를 제외한 천하 영웅을 무시하여 이런 오만을 고깝게보던 여몽이 손권의 지시도 무시하면서까지 사적인 분노로 관우를 죽이게 되는 것으로 그리고 있다.[27]

유비도 이릉대전에서 죽음의 루트인 오만함이라는 프레임을 쓰게 된다. 실제 역사야 어떻든 이 작품에서는 손권이 뺏은 형주를 돌려주고 손상향까지 돌려보낸다고 했으나 직접 취할테니 항복이나 하라고 오만함을 부리다가 끝이 안 좋은 것으로 묘사된다.

중간에 한실부흥을 위해 관우, 장비가 필요있으면 쓰고 없으면 죽여서 자기가 죽더라도 한실부흥을 하라고 하거나 방통의 죽음으로 소인 대신에 대의를 취한다며 모처럼 각성한 유비인데 갑자기 오만병에 걸려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고 죽을 때는 다시 정신차리는 전개로 이어진다. 작품 전반적으로 재해석을 통한 오리지널리티가 넘쳐나기 때문에 위와 같이 유비에 대해 많은 떡밥을 뿌려놓고도 전부 회수하지 못하고 이 작품 만고의 진리인 오만은 필패라는 교훈만을 남기고 유비를 퇴장시키게 된다. 작품이 임시변통으로 종영횟수를 정하지 않고 제작되다보니 이해되기는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어쨌든 결국 다시 돌아 온 유비는 죽음을 앞두고 유선과 제갈량을 불러놓고 유언을 하게 된다. 유선은 성품자체는 어질기는 하지만 무능하고 포부가 없으며 유약했다.[28] 이를 최후에 확인한 유비는 유선은 자신의 뜻이나 자신이 이루지 못한 뜻을 이룰 재목이 아니라 판단하고 대임을 맡기면 나라와 자기자신 모두를 망칠 것을 예견하여 대임을 제갈량에게 맡기는 것으로 그린다.

제갈량에게 유선이 어떻냐 물어보며 못난 놈이니 한실부흥을 위해서 유선을 대신해 제위에 올라 한실부흥을 이끌어 달라고 부탁한다. 유비가 마냥 제갈량을 신뢰한 것만이 아닌 먼저 자신의 아들의 포부를 먼저보고 결정한 것이라 전적으로 의지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비의 인생을 관통한 하나의 신념인 한실부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유선으로는 가망이 없고 제갈량에게 기대를 걸었던 것이다.

한실은 유씨 천하이니 제갈량이 황제가 되면 한나라는 아닌 셈이다. 하지만 유비가 꿈꾸는 것은 단순히 조조가 경기를 죽이면서 언급한 매관매직과 기아가 창궐하는 망조든 한나라로의 회귀가 아니라 새로운 질서 위에 도리가 바로 서고 인심을 회복한 건강한 새로운 한나라를 의미하는 것이다. 후한이 망한 시점에서 유비가 추구하는 것은 전한이 망하고 후한을 세웠던 광무제처럼 새로운 질서 위에 세워진 한나라를 의미하는 것이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조조와 유비의 사상논쟁에서 조조는 치와 난은 자연의 이치이며 하, 상, 주를 언급한 반면 유비는 조조의 야심을 간파하며 혹시 한을 세우려 하냐 언급한다. 즉 유비에게 한은 조조처럼 바뀔 수 있는 나라 이름 중 하나가 아니라 나라라는 말과 바꿔 쓸 수 있는 그 자체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유선으로는 자신의 포부를 이어가지 못하고 운이 좋아 이어 간다해도 결국 후한 말의 답습밖에 안 될 것이라 예측한 것이다. 제갈량에게 제위를 넘기면 자신이 꿈꿔왔던 하늘의 뜻에 따라 인의와 충의를 실천하고 삼강오륜이 잡힌 한(유비의 표현인 나라)을 만들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제갈량은 거절하고 충성을 맹세한다. 대신 상보가 되어 유선의 양아버지이자 조정의 최고 책임자인 승상으로 보좌하게 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유비는 죽는 순간까지 유선이 고조본기를 외우지 못하는 상징적인 장면을 통해 자신의 대업이 이뤄지지 못할 것을 예감하며 죽게된다.[29]

4. 기타

유비는 조조에 비해서 다소 이상주의적인 인물로 그려지기도 한다. 조조는 지독한 현실주의자인 반면 유비는 조조가 두세 걸음 먼저 앞서 나가도 자신의 명분과 인의를 위해서 조조라면 하지 않을 조조의 관점에서 비효율적인 행동들도 많이 한다. 조조는 포로로 잡아도 먹일 군량이 없다는 이유로 서주 백성들을 참살하라는 명령을 내리지만 유비는 피란길에 자신을 따르는 백성들을 버릴 수 없다며 추격당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을 자처하기도 한다.

허나 이러한 유비도 방통의 죽음을 계기로 다소 변하게 되는데 자신의 그 인의 때문에 죽지 않아도 될 방통도 죽어버렸고[30] 장졸들도 많이 상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인의는 400년 한 왕실이 베푼 것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것이었다 생각하고 민심을 위해 덕치를 권하는 제갈량에게 오히려 법으로서 엄격하게 다스려야 한다고 말하기까지 한다.[31]

84부작의 유비나 다른 작품의 유비가 한조 부흥을 부르짖으나 그 진심이 느껴지는 행동이 적은데 반해서, 이 작품에서의 유비는 한조 부흥이 유일한 목적임을 행동과 언행 하나하나에 까지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헌제와 은밀히 만나서 황제는 허수아비고 조조에게 농락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분을 참지 못해 부들부들 떨면서 눈물까지 흘리는 장면은 유비가 한나라의 충신이며 항상 한 황실 부흥만을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원작에서 없던 명대사도 여럿 생겼는데 그중 하나가 조조의 그 유명한 "내가 천하를 저버릴지언정, 천하가 나를 버리게 할순 없다"를 표절뒤집은 "천하가 나를 저버릴지언정 내가 천하를 버릴순 없다." 이 때문인지 다른 제후들이 나서지 않을 때, 유비만은 나서는 경우가 종종 있다. 도겸을 도우러 갈 때, 조조가 원술을 칠 때도 다른 제후들은 가만히 있었지만, 유비만은 '인의로 서주를 통치하는 도겸 돕기'/'황제사칭하는 역적토벌'이란 명분하에 싸우러 나갔다. 또한 신야에서 조조에 쫓길 때 백성들이 따라간다고 하자 데려가려고 하고, 제갈량이 반대하자 "백성들이 날 버릴지언정, 내가 백성들을 버릴 수 없다!" 하면서 끝내 백성들을 데리고 한다. 이에 제갈량은 훌륭한 군주라고 속으로 칭찬한다. 서주성 전투 때 군량이 없으니 서주 주민들을 모조리 죽이라 명령을 내린 조조와는 대조적이다.

어찌보면 작중 조조는 자신과 자신의 세력을 위해 남에게 비정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고 반대로 유비는 남을 위해 자신의 가족, 심지어 자신에게까지 비정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 다시 말하면 조조는 개인파, 유비는 대의파라고 할 수 있다. 훗날 두 세력 모두 칭제를 하게 되는데 조조의 세력은 '조위'(조씨의 위나라), 유비의 세력은 '촉한'(촉 지방에 있는 한나라)이다.[32]

서주를 구원할 때 도겸이 한사코 서주를 넘겨도 반대하는 장면에서는 도겸이 죽기 전에 유비의 본심을 찌른다.
"아우님은 서주를 누구보다 원하지만, 아우님에게 명예는 목숨보다 소중하지. 단지 나의 위기를 이용했다는 말을 듣기가 싫은거지?"
유비의 그 인덕의 명성이 없으면 유비의 가치가 없어진다는 것을 정확하게 관통했다. 물론 이 작품에서 유비는 쿨하게 인정한다. 하지만 도리상 그럴 수 없다고 솔직하게 털어 놓는다.

유비에 대해 순욱은 "유비는 겉으론 인의군자 같지만 어리석은 척 충성을 가장하는 대단한 인물입니다."라고 평했으며 여포와 유비의 관계에 대해서는 "하나는 욕심이 많고 호전적이고 하나는 가식적이고 교만하니 조만간에 싸움이 일어날 터 그때 주공께서 서주를 취하시면 더욱 쉽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는데 조조가 계책으로 여포가 유비를 의심하게 만들니 결국 순욱 말대로 되었다.

진씨 부자도 여포에게 유비는 충신을 가장한 간신이라는 대사를 했고 진궁도 이에 동조했다. 다만 여기서 여포가 유비를 공격한 건 여포와 유비를 갈라놓으려는 조조와 진씨 부자의 계략이었다.

심지어 여포의 백문루 처형 장면에서는 여포를 의심하는 조조에게 단순히 "공께서는 정건양과 동 태사의 일을 잊었습니까?"라는 말만 한 수준에서 그친 여타 삼국지 관련 창작물에서의 모습을 넘어서 배신감에 치를 떨며 은혜를 저버리냐고 외치는 여포를 향해 "당신이 은혜가 뭔지는 아느냐"라고 일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조조는 영웅논담때 유비에게 "난 인의는 그냥 인의일 뿐 없어도 그만이라 생각했는데, 현덕 자네에게 인의는 무기야. 인의가 자네에겐 세상 인심이고 살인무기도 될 수 있지"라고 얘기하여 유비의 덕장 이미지가 본인에게 아주 위험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형주 영유권 문제에서는 형주가 동오의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병이 들어 죽기 직전인 유기를 떠매서 데리고 온다거나 하는 것 등을 비롯해 불리할 때마다 말을 바꾸거나 심지어는 성질을 내며 노숙을 피해 자리를 떠나는 모습을(제갈량이 시킨 것이긴 하다.) 보여주기도 했지만 연의와는 달리 내면묘사가 없어서 이중적이고 위선자로 보이는 듯한 모습을, 그의 심정을 보여주는 대사들로 쇄신하는 일면도 역시 있다. 예로 낙봉파 이전에 방통에게 "자신은 인의를 근본으로 하고 있지만 패업을 원하고 있다. 패업을 위해선 나의 근본을 버려야 된다. 이런 내가 밉다."며 술을 마시며 자신에게 분노한다. 이런 내적고민을 보여준 덕분에 자칫하면 이중적으로 보일수 있는 유비의 캐릭터에 어느 정도 일관성과 진심성을 부여하였고, 배우의 열연으로 기존의 나약한 유비가 아닌, 고뇌하지만 강인한 유비상을 만들어냈다.

여하튼 조조 뒷통수를 치는 모습에서 보여준 것처럼 적에게 악독한 수를 쓰는 경우는 있어도 근본과 목적은 선한 인물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유비도 유독 이렇다 할 큰소리를 못 내는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노숙. 관우의 화용도 사건을 비롯해, 형주 영유권 문제로 제갈량과 함께 노숙을 만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는데, 정 때문에 조조를 놔주었다는 관우의 말에 "유황숙! 우리 주군께서 당신과 동맹을 맺느라(중략) 그런데 관장군은 정 때문에 조조를 놔주었다니요. 우리 강동의 젊은 피들이 어찌 이것을 납득할 수 있겠소! 어떻게 처벌하실 겁니까?"라고 노숙이 강경한 말을 꺼냈을 때, 침통한 얼굴로 한마디도 못한 걸 시작으로 해서, 형주 영유권 문제 때도 노숙이 던지는 의미심장한 말들에 이렇다 할 대꾸를 하지 못 한다. 기껏 하는 말이 "고맙소, 자경의 말씀이 옳소" 이 정도 수준. 대부분은 제갈량이 노숙과 치열한 설전을 펼치는걸 데꿀멍 하고 옆에서 지켜보는 수준에 가깝다. 하긴 유비의 무기인 인의와 명분이 먹히는 상대가 아니니 유비가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게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배우 위허웨이는 처음엔 유비가 우유부단하고 사람 좋기만 하단 인상이 있어 유비 역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자신이 아니라 남을 위해 행동하는 모습과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한 면이 와닿아 유비 역을 열연했다고 한다. 배우 본인도 젊어서는 힘들게 살았던지라 유비의 인생에 공감한 바가 많았다고.[33]

등장 이후 여러 창작물의 유비상에 꽤 영향을 주었다. 진삼만 해도 신삼국 이후의 유비는 강단있는 인물로 재해석되었다.

의외로 무력도 제법 강하다. 여포가 장비에게 무기를 봉쇄당해서 관우에게 죽임 당하기 직전에 검으로 청룡언월도를 쳐서 빗나가게 한다거나, 서주를 구하기 위해 진군해서 난전 중에 쌍검을 던져 한 병사를 죽이고 검을 능숙하게 회수하는 등[34] 신들린 마상술과 쌍검술을 펼치며 병사들을 도륙하거나, 조운이 팔문금쇄진을 부수자 말을 타고 부하들과 돌격해서 수많은 병사들을 베어 죽인다거나 묘사를 보면 자기 부하들 못지 않게 활약한다. 손상향과 칼싸움을 벌였음에도 밀리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촉에 입성하기 전까지 유비는 전선에서 싸우는 경우가 꽤 많았는데, 당연히 적들 사이에서 난전이 벌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그 중에도 부상당한 묘사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이릉대전 때 육손에게 화공을 당했을 때도 손권과 육손을 죽이라고 미친 듯이 소리를 치면서 검을 던졌더니 때마침 말을 타고 달려오던 오나라 장수 하나가 날아오는 검을 맞고 죽었다. 영웅논담 때 조조한테 무력이 낮은 자는 자신을 해하지 못한다는 말을 듣는 등 조조보다 무력이 딸리는 것으로 나오지만 이건 조조가 먼치킨인 것이다. 실제 역사상으로도 조조는 상당한 무예가로 조창이 아버지의 무를 이어받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

전통적인 유비는 '형제는 수족과 같고 처자는 의복과 같다.' 는 말을 달고 사는데 이 작품에서 유비는 현대적으로 각색되어 나름 로맨틱한 모습도 보여준다. 여자를 완전 돌로 보거나 자식 낳고 그냥 그저 그렇게 생각한 것은 아직 진정한 자기 베필을 만나지 못해 그랬던 것이고, 진정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를 만났을 때는 그 마음을 얻기 위해 인재를 얻듯이 등용(...)하려고 한다. 손상향을 보고 처음 본 순간부터 반했다고 하며 진심으로 자기를 좋아해주기 전까지 손 끝하나 대지 않겠다고 하며, "부인의 마음을 얻을 수 없으면 남자로서 형주의 주인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하며 결국 손상향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한다. 주유의 계략으로 강동으로 되돌아가버렸을 때 유비는 서천을 공격하고 있었는데 그 소식을 듣고 "그렇게 떠나보내긴 아까운 여자"라며 방통과 술을 마시기도 하는 등 유비스럽게 로맨틱한 모습도 볼 수 있다. 물론 실제 역사 속 유비는 성욕은 있을 지언정 로맨틱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인물이었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이 작품의 현대적 각색.

작중 유비는 남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지닌 인물로 묘사되며, 드라마는 유비의 행동과 얼굴표정으로 이를 표현하였다. 작중 유비는 얻고자 하는 인재 앞에서, 또는 상대방에게 호의를 보일때 잔잔한 미소를 짓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유비가 남의 손을 잡는 장면(조운, 제갈량 등)이 종종 등장한다.유비의 진심에 감복한 나머지 끝내 목숨마저도 바치는 인물들(방통, 황충)도 있을 정도. 반대로 조조, 여포 같이 유비에게 해악을 끼치거나, 적대관계의 인물 앞에선 철저하게 무표정으로 일관하여 상대방이 도저히 유비의 감정을 읽지 못하도록 하였다(작중 진궁이 이를 언급한다.)

작중 유비는 인재에게 흔들림없는 신뢰감을 주고 철저한 지원을 해주는 식으로 인재관리를 하였다. 의형제인 관우, 장비가 책사들을 고깝게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보니, 책사들(서서, 제갈량)과 의형제들간의 갈등을 조정해주는 역할도 하였다.

5. 어록

천하가 나를 저버릴지언정 내가 천하를 저버리지 않겠다.[35]
왜 원소가 궐기하자 18로 제후가 동맹하러 오는가, 진정 동탁을 제거하고 한왕조를 바로세우기 위함일까요. 아닐겁니다. 국적 동탁도 원래는 서량의 자사였죠, 권력은 지금 제후들보다 못했습니다. 허나 지금은, 경성과 조정을 휘어잡고 있어요. 그게 그들의 불만인겁니다. '서량의 개돼지들이 어찌 조정에 어울릴까.' 솔직히 말하건데, 그들은 동탁을 미워한다기보단, 질투한다는 게 맞을겁니다. 그래서 급히 거병해 동맹을 맺은 것이죠. 속 뜻은 '천하가 분열될 때를 틈 타 권력을 잡고 자신의 실력을 키우겠다'에요. 그들이 천하를 구할 수 있을까요. 천하가 혼란한 틈에 그것을 분열시키려 하는데? 그렇기에 저는 천하대란의 원인은 인심의 혼란한 것에 있다라고 말하는 겁니다.
한 조정에 충성하기만 하면 제 벗이 될 테지만, 한 조정을 배신하면 그게 누구든 간에 제 적[36]이 될 겁니다.
역대 제왕들은 하나같이 천하를 최우선으로 했으나, 나는 그렇지 않소. 대업을 이루고자 한다면, 백성이 먼저요. 민심을 얻는다면, 천하는 따라오게 되어 있소. 내가 살기 위해 백성을 버린다면, 지위도 명예도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오.


[1] 자막이 잘못되어 있다. '천자로써'는 '천자를 사용하여'라는 뜻이므로 '천자로서'라고 해야 맞다.[2] 재밌게도 훗날의 삼국지 드라마 대군사 사마의에서는 조조역을 맡았다.[3] 한국 정발판 진삼국무쌍 2, 3, 4에서도 유비를 맡은 경력이 있다. 현재는 개인사정 및 건강문제로 성우활동을 중단한지라 그의 목소리가 입혀진 유비를 들을 수 없어 많은 팬들이 아쉬워한다.[4] 덤으로 장비 역의 서문석과는 21기 동기이기도 하다.[5] 8부작 극장판에서 내레이션도 담당했다.[6] 이후 초한전기에서 같은 배우가 맡은 진시황도 맡는다.[7] 단순 계산으로도 500명이서 5만명을 박살냈다는건 병사 한 명이 최소 100명은 잡았단 얘기다.[8] 참고로 여기서 수문장을 맡은 배우는 신삼국 출연진 중 중복 캐스팅이 상당했던 배우로, 고정배역은 손건이다.[9] 동시에 조조가 꽤나 열린 사고를 가졌다는 것도 함께 보여주는 장면. 앞서 언급했듯이 이 드라마 자체가 조조의 원톱 주인공인듯 시작하여 유비가 가세한 투톱 주인공 체제여서 둘을 확실히 밀어주는 느낌이 있다.[10] 이때 장비는 여포의 애비들인 정원, 동탁, 왕윤의 최후를 언급하며 여포를 받아들이는걸 반대하나, 유비는 애비가 아닌 친구가 되려는 거라며 반박한다. 이에 장비가 지지 않고 이번엔 아들이 아니라 애비가 되려는거라며 여전히 언성을 높이나, 유비는 "여포가 연주를 공격한 덕분에 조조군이 철군하고 서주에 평화가 찾아왔다. 따라서 서주는 여포에게 빚을 진 것이고, 갚지 않으면 도리에 맞지 않다"라 말하며 결국 여포를 받아준다.[11] 다른 삼국지 창작물에서도 원문의 일을 언급하며 본인을 비난하는 여포의 궤변을 받아치는 묘사가 여럿 있다.[12] 허유가 건네준 호리병에 담긴 술을 마시다가 술병을 깨뜨리며 한 말. 그리고 허유는 엄지를 치켜 올리며 "좋소, 좋아! 당신은 진정한 이 시대의 영웅이오."라며 칭찬했다.[13] 황충이 스스로 자신을 미끼로 삼아달라 자청할 때와 계획대로 됐으나 화살을 맞고 유비가 보는 아래 전사할 때, 유비는 신하인 그에게 형님이라고 부르며 눈물을 흘리는 등 장비가 죽고 출전을 결심한 이후 처음으로 예전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14] 익주를 차지하고 곧바로 단순 인의가 아니라 법치를 기반으로 한 통치를 펼친다. 그러면서 인덕을 놓치지 않는 그의 모습은 혼란을 마감하기 위해서 질서가 필요하지만 기본은 인덕임을 말해준다.[15] 훗날 익주를 기반으로 일어선 이민족 국가들도 스스로 유비의 후예임을 칭하며 민심을 잡으려 했던 사례들을 보면, 촉한이 멸망한지 수십년이 지났음에도 민초들에게 유비가 어떤 존재였는가를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16] 단순히 고통받는 민초들을 구원하기 위함이 아닌 세상사의 이면에 대해 큰 통찰을 바탕을 두고 말한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이 부분이야말로 기존 삼국지 창작물에 나오는 유비와 차별화된 모습이라 볼 수 있겠다.[17] 힘이 있어야 천하를 차지하지만 그 다음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유비다. 계속 힘과 폭력 그리고 공포로 천하를 유지하려는 조조나 다른 군웅과 다른 점이다. 즉 유비는 자기만의 비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18] 서주로 찾아온 여포를 두고. 이 말로 모두를 설득하며 여포를 받아들인다.그래도 꼴보기 싫다며 자리 뜨는 장비[19] 이 말은 조조와 손견과 함께 있던 자리에서 했던 말로 함께 대화하면서 야심을 확인한 조조와 옥새를 숨겨 달아나고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손견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있지만 저 대사 자체는 이 작품 유비의 인생을 관통하는 말로 쓰일 수 있으며 실제 이런 생각이 없었다면 분명히 적인 조조와 힘을 합쳐 역적을 소탕하려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칭제한 원술을 소탕하는 조조는 머리카락을 벤 에피소드까지 살려주며 의로운 면모를 푸쉬해주는 등 의군이미지가 있었고 칭제는 확실한 한실에 대한 배신이니 유비 입장에서는 적이고 그 적을 토벌하는 조조는 적대하고 있었지만 벗이 된 것이다.[20] 익주 유장의 부탁을 받고 장로를 막아냈으나 이번엔 유장의 견제를 받고있는 상황에서 유장의 통수를 치고 서천을 먹어야 한다는 방통의 의견에 밥상을 엎어가며 절규하는 장면으로, 패왕으로서의 각성 전 유비의 딜레마를 한번에 보여주는 명장면이다.[21] 극중 전투직전에 자신이 기마술에 능하고 샛길에 더 익숙하니 방통과 진격로를 바꾸자고 했다.[22] 주공. 유장이 먼저 공격하게 만들기 위해 제가 장송을 이용했습니다. 주공께서는 명분이 없어 걱정하지 않으셨습니까. 이제 명분이 생겼습니다. 주공께서는 철수 중이었는데 유장이 복병을 배치하여 주공의 책사를 죽인 겁니다. 이를 구실로 서천을 취하면 천하 만백성이 납득할 것이고 주공께서도 거리낄 것이 없을 것입니다. 낙봉파라는 골짜기는 형주로 돌아가는 길목 위에 있는데 매복하기 좋은 곳입니다. 하늘이 제게 준 최고의 묫자리지요.[23] 실제 역사에서 헌제는 죽지 않는다. 여기서도 조비가 죽인 것이 아니라 헌제의 자살이다. 어쨌든 조비가 죽였다고 소문이 난 것은 연의든 여느 창작물에서든 다 똑같다.[24] 참고로 고대 중국에서는 양국의 사이가 아무리 나빠도 사신은 죽이지 않는 게 기본 예의였다. 조조조차도 서주를 공격할 때 처음엔 홧김에 사신을 죽이려다가 주변에서 말리자 그만뒀을 정도.[25] 진짜 이 장면에서는 제갈근은 제갈량의 형이기에 살아남았지, 아니면 죽었을 것이다. 제갈근도 그 살벌한 분위기를 읽었기에 그 후 별말을 하지 못하고 물러난다.[26] 여기서 조조와 유비의 성격차를 다시 짚어보자면 조조는 동적이며 잔혹하지만 위트가 있는 성격인데 반해, 유비는 정적이며 인자한데 진중한 성격이다. 이런 유비의 성격에서 인자함만 잔혹하게 바뀌었다고 보면 된다. 조조는 잔혹해도 위트가 있고 동적으로 경쾌한 측면이 있어서 끌고가서 참수하라해도 인명경시는 몰라도 잔혹성은 부각이 안되나, 유비는 정적인데 진중한 와중에 잔혹하니 인명경시는 잔혹함에 가려져 상당부분 묻혀보인다. 같은 끌고가서 참수하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포스가 다르다.[27] 물론 여몽도 손권의 지시를 무시한 대가를 끝내 치렀다.[28] 무능보다 포부가 적은 것이 더 크게 강조가 된다. 아버지의 이상을 이어받을 포부가 없다. 무능함도 자신의 관심사인 투호 등 놀이에 대해서는 빠르게 습득한다는 묘사가 있는 만큼 결국은 아버지의 이상을 이어받을 그릇의 문제.[29] 조조가 죽을 때는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 조조의 손짓이 물을 가리킨 것을 간파한 조비의 모습이나 사마의가 죽을 때는 당랑포선 고사를 읊는 사마염의 모습이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상징적 장면을 통해 그 후계자들이 선대의 유지를 잘 계승하는지 그렇지 못하는지 암시하기도 한다.[30] 이 드라마에서는 방통이 일부러 자신을 희생시켜 서천을 공격할 명분을 만들었다.[31] 이 장면에서 제갈량은 주공 유비가 아니라 군왕 유비를 발견하게 된다. 여전히 인의에 근본을 두었다는 점에서 일관성은 있지만 이 시점부터는 좀 더 강단이 생기고 군왕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게 된다.[32] 그래서 조조는 유비를 이해하지 못했다. 분명 의리있고 후덕하여 믿을만한 놈이지만 내가 아무리 잘해줘도 끝내 배반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가 잘해준 것을 까먹은 게 아닌 이상 그럴리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유비가 여포같은 놈은 아니니까. 유비는 조조의 방식으로는 포섭할 수 없는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꼭 유비만이 아니고 작중에 조조는 이런 상황에 자주 처한다. 아무리 자신이 잘 해주고 노력해도 사람들이 조조라면 한사코 거부한다. 그래서 어쩔 때보면 인간적으로는 불쌍해보이기도 한다.[33] 저는 형제가 9명으로 어머니가 홀로 키우셨습니다. 가난한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상해희극학원에 진학했지만, 졸업 후에는 백수였지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왔기 때문에 이런 큰 역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의 노력으로 인생을 개척한 유비에 대해 무척 공감합니다. 나에 대해 잘 알던 감독이기 때문에 내가 유비에 잘 어울린다는 걸 알고 있었겠지요. - 직접 인터뷰 했던 내용이다.[34] 이때 배경을 보면 조조의 병사들이 유비가 검을 회수할 때 두려워서 단체로 몸을 사린다.[35] 조조의 명언을 뒤집은 이 작품 오리지널 명대사. 참고로 홍길동전의 판본에도 이와 같은 말이 있다.[36] 대표적으로 조조. 후에 한중전투에서 조조는 유비에게 후대했으나 안면몰수하고 자신의 뒤통수만 후리는 유비의 행보를 이해하지 못하며 건망증타령하면서 까는데 유비가 보기에 조조는 자기에게 후대하는 사람일지언정 한실을 농락하는 역적으로 생각해서 그랬던 것이다. 참고로 이 발언은 반동탁연합 해산시에 조조, 유비, 손견이 모여 앉아있을 때 유비가 했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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