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5-06 08:36:06

육체의 길

The Way of All Flesh

1. 개요2. The Way of All Flesh(1927)3. The Way of All Flesh(1940)4. 육체의 길(1959)5. 육체의 길(1967)

1. 개요

오즈의 마법사》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잘 알려진 빅터 플레밍 감독의 영화다.

이후 미국 한 차례, 한국에서 두 차례 리메이크되었다. 한국판은 1959년판과 1967년판 두 가지 버전 다 조긍하 감독이 연출하고 김승호가 주연을 맡았다. 특히 1959년작은 명작으로 꼽히고 흥행에도 크게 성공했다.

제목만 보면 무슨 에로물 같지만 'all flesh'는 중생, 인류를 뜻하는 말이다. 그래서 '만인의 길'로 번역되기도 한다. 일본에서도 '肉体の道'로 번역되었다. 1959년 한국판이 상영될 적에 극장 간판과 제목이 선정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던 걸 보면 극장 측이 제목 낚시를 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현재 시내 서대문 모 극장에서 상영 중인 '육체의 길'의 영화 내용이 어떠한 것인지는 모르나 이 극장 앞에 내건 간판 그림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추잡한 도색적인 것이다. 극장 앞을 지나는 사람은 보았을 테지만 이 대문짝만한 그림은 이불 속의 남녀를 그려놓은 것이다.
조선일보 1959년 11월 6일

새뮤얼 버틀러의 소설 중에도 같은 제목의 작품이 있지만 제목만 같을 뿐 영화와는 전혀 무관하다.

2. The Way of All Flesh(1927)

파일:The Way of All Flesh(1927) poster.jpg

파일:The Way of All Flesh(1927) still.jpg

1927년 개봉한 빅터 플레밍 감독의 무성 영화다. 이 영화는 필름이 유실되어 극히 일부 장면만 남아 있는 상태다.

주연을 맡은 에밀 야닝스(Emil Jannings)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원래 스위스에서 태어난 독일계 인물로 이 작품은 그의 헐리우드 진출 첫 작품이었다. 이후 무성 영화가 저물고 유성 영화 시대가 오자 영어를 잘 못하는 그에게는 치명적이었고, 다시 독일로 귀국해 나치 선전 영화 여러 편에 출연해 괴벨스로부터 '조국예술인'이라는 칭호까지 들었다. 결국 나치 패전 후 오스트리아로 쫓겨나 영화계에서 퇴출됐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오거스트 실러는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 은행원이다. 어느날 거액의 증권을 다른 은행으로 옮겨야 하는 일을 맡는다. 기차에서 금발의 미모의 여인으로부터 유혹을 받고 함께 술을 마신다. 다음날 깨어난 그는 증권이 모두 사라진 걸 깨닫는다. 여인을 발견하고 그녀에게 간청해 보지만 누군가의 공격으로 정신을 잃는다. 의식을 차렸을 때 사기꾼과 몸싸움을 하다 사기꾼은 기차에 치여 죽는다. 신문에서는 그가 돈을 갖고 사라진 것으로 보도되고, 죽은 사기꾼의 훼손된 시체가 그의 것으로 추정되면서 죽은 것으로 보도된다. 20년이 흘러 그는 허름한 행색으로 길거리 행상을 하면서 가난하게 살고 있지만, 자신의 과오와 가족의 명예 때문에 나서지 못한다. 어느날 아들이 훌륭한 연주자가 되어 공연하는 입간판을 발견한 그는 연주회장의 가장 싼 좌석을 사서 들어간다. 아들은 "아버지가 제게 가르쳐주신 자장가를 연주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연주를 시작하고 그는 아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눈물을 흘린다.

3. The Way of All Flesh(1940)

파일:The Way of All Flesh(1940) poster.jpg

1940년 루이스 킹 감독에 의해 리메이크되었다. 주연은 아킴 타미로프(Akim Tamiroff).

4. 육체의 길(1959)

파일:육체의 길(1959) 포스터.jpg
1959년 조긍하 감독에 의해 리메이크되었으며, 한국 영화 사상 걸작으로 평가된다. 가정을 깼다는 죄책감으로 인한 주인공의 고행이 김승호의 명연기로 빛을 발하며 가정의 소중함과 책임감에 대해 관객층의 호응을 불러, 당해 한국 영화 흥행 순위 3위를 기록했다. 필름이 남아 있지 않다.

5. 육체의 길(1967)

파일:육체의 길(1967) 포스터.jpg

1967년 조긍하 감독이 다시 컬러판으로 리메이크했다. 주연은 똑같이 김승호가 맡았다. 김승호의 막내아들 역으로 당시 6살이었던 이승현이 데뷔했다. 이후 이승현은 아역 배우로 활동하다가 《고교얄개》로 하이틴 스타가 된다.
김상도(김승호)는 슬하에 네 남매를 둔 화목하고 부유한 가정의 가장. 음대를 나와 은행원이 된 그에게는 저녁마다 아이들과 함께 음악회를 여는 것이 커다란 즐거움이다. 그는 지점장으로부터 서울의 지점장 회의에 대신 참석하라는 것과, 가는 길에 중앙토건에 2,300만원짜리 수표를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고 서울행 기차에 오른다. 기차 안에서 그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 메리(김지미)를 만난다. 메리는 김상도가 수표를 들고 기차를 탔다는 정보를 입수한 악당(허장강)의 협박으로 김상도에게 일부러 접근한 것이다. 메리는 김상도를 호텔로 데리고 가 술을 먹여 재운 후 수표를 훔쳐 달아난다. 아침에 눈을 뜬 김상도는 전날 밤 메리와 동침한 사실이 드러날까봐 경찰에 신고도 하지 못하고 당황해 한다. 잘못을 뉘우친 메리는 김상도를 찾아와 경찰에 신고해 돈을 되찾으라고 하지만 상도는 메리를 위해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부산의 집을 팔아서 돈을 채워 넣으려고 한다. 그러나 신문에 그의 공금 횡령 기사가 실리는 바람에 그는 부산으로 가지 못한다. 메리의 저지로 자살에도 실패한 상도는 메리 집에서 기거한다. 메리는 상도의 인생을 망쳤다는 죄책감 때문에 상도를 끔찍하게 보살핀다. 상도와 메리가 동거 중이라는 것을 안 악당은 철로 위에서 상도를 죽이려고 하지만, 악당의 부하만 죽고 상도는 살아난다. 그러나 현장에서 상도의 시계와 지갑을 발견한 경찰은 이 사건을 상도의 자살로 결론 짓는다. 한참의 세월의 흐른 후, 상도는 거지가 되어 거리를 떠돌다 서커스단장이 된 메리와 재회한다. 두 사람은 부부처럼 함께 서커스단을 운영하며 오순도순 살지만 그것도 잠시, 메리가 폐병으로 죽는다. 다시 거지가 되어 길거리에 나앉은 상도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된 큰 아들 문호(신성일)가 해외 순회공연을 떠난다는 기사를 읽고 부산으로 간다. 상도는 아들의 연주회장에 가지만 자신이 아버지라고 밝히지 못한다. 집 마당으로 들어가 아내의 생일잔치를 몰래 지켜보던 상도는 황급히 집을 나오다 경찰에 붙들려 도둑으로 몰린다. 뒤쫓아나온 문호는 경찰에게 상도를 풀어주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 상도는 아들과 대면하지만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못하고 혼자 쓸쓸히 눈 속을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