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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伊良子清玄시구루이의 양대 주인공. 애니메이션에서의 성우는 사사키 노조무.
코간류의 수제자. 낭인으로 코간류 도장에 도장 깨기를 하러 와서 후지키 겐노스케를 꺾었지만, 우시마타 곤자에몬에게 패하고 그날 밤 코간류에 입문한다. 이후 천재적인 소질을 바탕으로 불과 2년만에 코간류 검술에 통달하여 후지키와 함께 코간류의 쌍룡이라 불린다.
요우라는 창녀의 자식으로, 그의 어머니는 빈곤하여 임신한 상태로도 손님을 받아야 했다고 한다. 보통 아이보다 반년이나 늦게 태어날 때부터 기어다녔으며 오개월 째에 벌써 일어서고 어릴 적부터 남다른 신체 능력을 보였으며, 열두살 때 이미 술취한 무사를 때려죽이는 살인을 저질렀다. 그리고 검을 배워 출세하기로 결심한다.
거친 유년기를 보낸 탓에 출생신분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으며, 마찬가지로 천출에서 무사가 된 후지키와 달리 출세욕과 야심이 크다. 포목상인의 아들로 검술에만 매진하여 의절을 당했다고 신분을 자칭하고 있으며, 출세를 위해 신분을 감추려고 자기 창녀 출신인 어머니 역시 죽였다.[1][2] 코간류에 들어가기 이전에는 자신에게 골자술을 알려준 의원을 죽이고 이름을 빼앗았으며 코간류에서 실력으로 입지를 얻은 후에는 미에와 결혼해서 코간류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을 품게 된다
후지키와 달리 호색적인 면이 있으며 요염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의 미남자인지라 출중한 외모와 코간류 수제자라는 명성으로 많은 마을 처녀들과 염문을 뿌렸고, 심지어 스승인 코간의 첩 이쿠와 통정하기에 이른다. 결국 코간에게 간통한 것이 들통나서 비기전술이라 속이고 제자들로 하여금 이라코 세이겐을 린치하게 한 후, 나중에는 코간이 직접 나서서 나가레호시로 양 눈을 베어버린다. 나름 이름난 무가임에도 정식으로 파문한 것이 아니라 일대일 대결의 형식조차 없이 치졸한 기습린치를 가한 것이다.[3][4] 문자 그대로 좆을 함부로 놀려 인생이 좆된 케이스.
맹인이 된 상태로 코간의 첩 이쿠와 함께 추방당한 이라코는 떠돌이 신세가 되는데, 부상 후 곤자에몬이 은신처라고 속인 사찰에서 과거 연인들의 배우자 등에게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그 후 비검 무명역류를 깨닫고, 쓰루하타 검교에게 거두어들여져 복수를 위해 노력하게 된다.
이렇게나 출신에 대한 집념 자체는 가히 대단하여 자신의 어머니를 죽이거나 동료들에게 속임수를 쓰는 등 비겁한 수단을 쓰며, 장님이 되어 사실상 무사의 생명이 끝났음에도 무명역류를 개발하여 코간류를 거의 단신으로 몰락시키는 기적을 보였다. 거기다가 우시마타 곤자에몬의 승부에서 비 때문에 축축하게 젖은 땅 때문에 무명역류를 사용할 수 없자 자신의 오른발에 칼을 꽂아[5] 오른발을 지렛점으로 사용하는 상식을 벗어난 발상을 보였을 정도로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사실 그런 그도 진심으로 코간류와 동문들에게 애정을 가진 적이 있었다. 살아남기 위해, 신분을 상승시키기 위해서 사람까지 죽이며 살아왔지만, 후지키 겐노스케를 비롯한 동문들과 함께 떠난 바닷가 훈련에서 이제까지의 암울한 삶을 버리고 진정 새로운 삶을 살 결심을 하게 되면서.[6] 그런데 그 순간 후지키에게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으며 함께 뛰어난 무사가 되자고 말했다가 '후지키 겐노스케는 나면서부터 무사였다'라는 대답을 들어버리고, 이라코는 이에 큰 충격을 받아 그때부터 후지키를 증오하게 되었다.[7] 상술되어 있듯 이라코는 창녀의 자식으로 이름조차 본인의 것이 아닌데, 후지키가 이라코의 과거를 알지 못하고 아무 생각 없이 한 대답이 출신 컴플렉스를 건드리고 만 것이다. 막상 후지키 역시 본래 평민으로 후지키 가의 양자였지만 이라코도 이 사실을 몰랐다. 여기서 후지키가 혹여 다른 말을 했더라면 두 사람은 진정한 의미로 코간류의 쌍룡이자 친우가 되었을 것이고 작중 끝까지 증오의 대상으로 남은 두 명의 운명도 조금은 바뀌었을지 모른다. 나중에는 후지키 또한 평민 출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그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된 후였다.[8]
이처럼 작중에서 찌질하고 열등감 가득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특유의 화술이나 매력을 살리는 법은 잘 알아 괴팍한 타다나가나 가신들의 비위를 맞춰주고, 영양실조로 죽기 직전 구걸하던 아이를 도와주기도 하였다.[9] 심지어 적인 켄노스케가 투병을 하자 천하의 명약이라는 비비의 머리를 가져다가 바치기도 하는 의외의 모습도 보였다.[10]
검객으로서의 재능은 작품을 통틀어 최강급. 등장하자마자 코간류의 후지키 겐노스케를 꺾었으며. 코간류에서 검술을 배운 지 2년여 만에 후계자로 낙점받고 눈을 잃은 이후 장애를 가진 상태에서 코간류의 스승과 수제자를 전부 꺾는다. 코간이 오랜 제자인 후지키 대신 어느날 갑자기 툭 튀어나온 세이겐을 후계자로 낙점한 것은 이러한 남다른 재능을 파악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게다가 인물도 뛰어나고 말솜씨도 좋아 괴성격을 가진 어르신들(검교, 도쿠가와 타다나가)의 비위도 잘 맞춘다. 만일 사고치지 않고 그대로 코간류에 남았다면 아마 본인의 큰 야심을 달성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다재다능한 인물인데[11] 하필 이쿠를 건드림으로써 본인의 장래를 망친다.
찌질했던 원판의 최후와 다르게 만화판에선 매우 깔끔한 최후를 맞이한다. 무명역류를 겐노스케에게 시전하지만, 겐노스케가 검을 이쿠에게 집어던지자[13][14] 그것에 당황해 무명역류를 빗맞추고[15] 그 틈을 타 겐노스케는 소도를 꺼내든다, 하지만 이라코도 곧바로 자세를 다시 잡고 검을 휘둘러 이라코의 검과 겐노스케의 소도가 부딪치는데, 겐노스케는 엄청난 훈련으로 남은 하나의 팔힘을 극한으로 만든 상태였기 때문에 소도로 세이겐의 검을 부러트리며 그대로 심장과 척추까지 단번에 베어버리고 이라코는 뭐라 할 틈도 없이 사망한다.
마지막권의 행보를 보면 겐노스케가 버려진 자식이었다는걸 알게 되어 뭔가 깨닫는 듯한 모습과 권력만 지향하던 원작과 다르게 본래 약자였던 자기의 처지를 잊지 않는 뭔가 자기 반성적인 모습을 많이 보인다. 이 와중에 미에와는 대화를 통해 약간 화해하는 듯한 모습까지 나오는데, 이때 후지키나 미에를 비롯한 코간류에 있어서 아무런 증오심도 느끼지 않는다고 털어놓는다. 마지막권만 보면 겐노스케가 아니라 이라코가 주인공으로 보일 정도로 비중도 크고 인격적으로도 성장했다는 느낌을 준다. 게다가 상술했듯 최후도 상당히 깔끔한 편. 다만 그의 시체는 도쿠가와 타다나가의 명에 따라 후지키 겐노스케의 손에 참수당했다.
천한 신분을 극복하고 출세를 위해 앞뒤가리지 않고 노력했으나 순간의 욕심을 억누르지 못해 결국 좌절하고 만 비극적인 캐릭터다. 꽤나 기묘하게도 세이겐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는 다름이 아니라 그가 한평생 증오했던 이와모토 코간이었을지도.
2. 여담
여러가지로 베르세르크의 그리피스와 공통점이 있다.- 천재적인 재능, 말재주와 친화력, 여자처럼 아름다운 외모, 천민 출신으로 큰 야심을 품고 계획적으로 한 단계씩 밟아올라가지만 마침내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려는 순간 자신의 실수 한 번으로 모든 것을 잃는 비극적 캐릭터.
- (구체적인 부분은 차이가 있지만)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해 팔자가 어그러지기 시작한 점.
- 자신을 출세시켜 줄 인물의 가장 아끼는 여자를 건드린 것이 몰락의 계기가 됐다는 점.
- 그 대가로 폐인에 가깝게 몸이 망가졌지만 재기하여 복수한다는 것.
- 또 후지키를 주인공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한때 믿음직한 동료이고 라이벌이었다가 자신의 모든 것을 파괴한 철천지 원수가 된다는 점[16]까지 비슷하다.
다만 구체적인 면모까지 보면 가츠-그리피스 관계와 후지키-이라코 관계는 공통점 이상으로 차이점도 상당하다.
- 베르세르크에서 그리피스와 가츠의 관계는 그리피스 자신이 가츠를 두고 '너만이 잠시라도 내 꿈을 잊게 해주었다'(즉, 자신의 꿈과 야망마저 잠시나마 잊을 정도로 그리피스에게 가츠는 특별했다)고 할 정도로 가깝고 특별한 관계이며, 이 때문에 그리피스의 배신이 가츠에게 있어 특별히 큰 상처이자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당연한 관계다.
- 시구루이에서 이라코와 후지키의 관계는 그렇게까지 특별하지는 않다. 이라코의 경우 후지키 및 코간류의 동문들에게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우리'로 인식한 경우가 있기는 하나, 이 감정은 (오해때문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것이었고... 기본적으로 이라코는 타인을 특별하게 여기기에는 지나치게 자신에게 충실한 인물이다. 또한 후지키 역시, 이라코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낀 경우가 없지는 않으나 이 역시 자신의 감정보다는 무사로서의 의무에 훨씬 충실한 인물인 것.
결국 후지키와 이라코는 서로에 대해 특별한 감정(호감이나 이해)을 종종 나누는 인물이기는 하나, 기본적으로는 친구라기보다는 라이벌(그나마 선의의 라이벌이라기보다는 호적수) 관계에 있는 인물이고, 따라서 딱히 서로를 배신할만한 관계도 아니다. 두 사람이 서로를 적대하는 것은 서로의 입장과 목적상 당연한 것이고, 다만 라이벌로써 다소간의 이해를 나누었기에 스스로 씁쓸하게 여기는 것뿐.
[1] 당시 그의 어머니는 제정신이 아니라 아들과 손님을 구별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세이겐은 그녀가 평소 먹고 싶어하던 찹쌀떡을 먹게 한 이후에 눈물을 흘리면서 목 졸라 죽였다.[2] 그러나 이런 그도 죽는 순간 마지막에 떠올린 것은 자신의 손으로 죽인 어머니였다.[3] 확실히 이 일 자체는 도가 지나치긴 했지만, 세이겐은 본인의 잘못이 있다고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았으면서도 오히려 이쿠를 만나서 불운한 신세가 된 미에를 불쌍하게 여겼다. 그것도 이쿠가 바로 옆에 있는 상황에서(...).[4] 그리고 코간류의 입장에서 보면 이라코를 정식으로 파문하는 것은 엄청난 부담과 체면 실추를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정식으로 파문하려면 이유가 있어야 할 텐데, '문하 제자가 스승의 첩과 사통했다'는 것이 알려지면 고간류는 엄청난 망신을 당할 수밖에 없는 것. 그리고 이라코의 행동은 말하자면 자신의 스승인 코간(=자신이 속한 유파인 코간류)을 배신한 것이므로 코간류의 입장에서 보면 '유파의 죄인을 처벌하는 것'이 맞고, 이런 상황에서 '정당한 일대일 대결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조금 낯뜨거운 일이다.[5] 다만 이 상처로 이라코는 오른발을 끌면서 다니게 된다. 사실상 한 쪽 발을 제대로 못쓰게 된 셈. 이라코가 발을 끌면서 다닌다는 것을 묘사할 때, 상처가 있는 오른발을 보여준다.[6] 이때 난생 처음 '우리'라는 용어까지 사용했으니....[7] 이건 신분에 대한 과시가 아니라 코간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낸 대사였다.[8] 다만 후지키가 다른 대답을 했다 하더라도 이라코가 이쿠를 건드린 이상 후지키와 이라코는 대립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그리고 이쿠를 건드리기 전에도 후지키는 이라코를 그리 좋게 여기지는 않았을 것이다.[9] 쑥떡을 허겁지겁 먹는 아이를 보고 자신이 죽였던 어머니가 찹쌀떡 먹던 모습을 회상했다.[10] 다만 이것은 그만큼 어전시합에서 부활한 겐노스케를 이겨서 활약하고 무용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긴 했다. 말하자면 적에게도 자비를 베풀고 정정당당하게 시합하는 무사다운 면모를 과시하려던 목적이었던 것.[11] 코간의 성격상 아부나 말솜씨로 호감을 살 수 있는 상대는 아니고, 코간류 제자들 사이에서는 흘러들어온 뜨내기인 이라코보다 후지키의 인망이 더 높기는 했다. 하지만 코간의 경우 자신의 후계자로는 무조건 강한 자를 고집하는 성격이었는데... 일단 후지키와 이라코가 거의 대등한 라이벌이기는 하나, 작중 두 사람의 대결에서는 이라코가 우세한 경우가 많았다.(사실 최종전 이전까지는 딱히 후지키가 이라코를 명확하게 이긴 사례를 찾기 힘들다.) 즉, 정정당당하게 코간의 낙점을 받아 코간류를 물려받을 수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높았던 것.[12] 이런 점에서 이라코 세이겐의 경우 강렬한 야심가이고, 음모나 책략을 꾸미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상당히 선호하기까지 하는) 인물이지만 본질적으로 교활하고 치밀한 음모가나 책략가는 아니라고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교활하고 치밀한 책략을 세우고 실행하기에는 매 순간 자신의 욕망에 지나치게 충실한 인물이고, 따라서 본성 자체는 순간순간마다 그때 닥쳐온 위기를 싸워서 극복해나가는 투사형 인물상에 가까우며 이는 표리일체의 투사형 인물상인 후지키와 의외로 별 차이가 없다고 해석되는 것.[13] 그 검은 이쿠에게 닿지는 않았지만 바로 앞에 박히고, 이라코가 죽자 이쿠가 그 검으로 자결을 한다.[14] 이 기술은 겐노스케가 사사하라 슈자부로와의 연습시합에서 먼저 보여주는데, 슈자부로도 처음 겐노스케의 검을 창으로 받아낼 때 겐노스케를 쓰러트린 줄 알았지만, 알고 봤더니 검만 부러트린 것이었고(슈자부로의 눈에 비친 쓰러진 겐노스케가, 검으로 변한다.) 겐노스케는 검을 집어던지고 호권으로 슈자부로의 창을 두동강낸다. 슈자부로도 자신의 눈마저 속인 이 기술에는 놀라워하지만 검을 집어던지는 기술을 어전시합에서 쓸 생각을 하다니 제정신이냐며 겐노스케를 비난한다.[15] 무명역류를 후지키가 접근하기 전 한 발 앞서 날려버리는데, 정황상 검이 날아가는 소리를 듣고 후지키와의 거리를 착각했을 것이다. 창의 초고수인 슈자부로가 눈이 멀지도 않았는데도 검과 후지키를 착각할 정도였으니 장님인 이라코는 속아넘어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16] 이렇게 보면 무뚝뚝하고 말수적은 성격이며 왼팔을 잃는 후지키는 가츠를 연상시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