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키시로 유키토의 SF 만화인 총몽의 원래 대단원에 해당하는 장으로, 이후 속편인 총몽 라스트 오더가 집필되면서 없었던 이야기가 되어버린 장인 <자렘 정복>의 내용을 간략히 기술하고, 총몽 라스트 오더에서의 전개와의 차이점을 논하는 문서이다.2. 줄거리
숙적 노바 교수를 처단하기 위해, 갈리는 노바의 본거지인 "화강암당"에 쳐들어간다. 노바는 부하들을 시켜 갈리를 공격하고, 두뇌를 해킹해 꿈속에 빠뜨리는 장치인 "우로보로스"까지 이용하지만, 갈리는 결국 자신이 있는 세계가 행복한 꿈속임을 간파하고 우로보로스에서 빠져나와 노바의 목을 베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노바는 예비용 두뇌칩을 복부에 이식해둔 몸이었기에 목이 날아갔음에도 죽지 않았으며, 오히려 자폭 로봇을 이용해 갈리를 산산조각내는 데 성공한다.
갈리가 눈을 뜬 것은 공중도시 자렘. 자렘은[1] 천재적인 과학자인 노바를 이용하기 위해 다시 자렘으로 돌아와달라고 요청했으며, 노바는 이를 받아들여 자렘으로 돌아오면서 갈리의 박살난 두뇌 조각을 주워서 갖고 왔다. 그리고는 자렘의 시설을 이용해 갈리를 완전히 복구시킨 것.
허나 노바는 자렘의 요청을 순순히 받아들여 연구 활동에 매진할 생각은 애당초 조금도 없었으며, 자렘에 돌아오자마자 자렘인의 비밀, 즉 모든 자렘 성인들은 두뇌가 컴퓨터 칩으로 바꿔쳐져 있다는 사실을 자렘인들에게 공개해 엄청난 혼란을 불러온다.
갈리가 전직 TUNED 오퍼레이터이자 친구인 루우를 구출하는 동안, 노바 교수는 자렘을 지배하는 인공지능인 멜키제덱을 해킹하여 자렘의 진정한 정체를 밝혀낸다. 자렘은 원래 그 쌍둥이인 "예루"와 함께 우주 개발을 위해 건조된 궤도 엘리베이터였으며, 인류가 태양계를 떠나 먼 항성으로 진출하기 위한 우주이민선의 제조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 그리고 수백년 전 일어난 테라포밍 전쟁에서 우주이민선들은 모두 파괴되고 멜키제덱 역시 그 충격으로 미쳐버렸다는 것 등.
이런 진상을 털어놓은 후 멜키제덱은 해킹의 여파로 시스템 붕괴를 일으키기 시작하고, 자렘과 예루를 연결하는 엘리베이터 부분이 분리되기 시작한다. 이대로라면 자렘은 지상, 즉 고철마을에 낙하하고 예루는 우주로 날아갔다가 지구 어딘가에 낙하하게 될 상황. 속수무책으로 고철마을(과 자렘+예루)의 멸망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서, 노바 교수는 마지막 수단을 갈리에게 제안한다. 갈리의 사이보그 몸체를 구성하는 나노머신 세포를 폭주시키는 약을 갈리 몸에 주사해,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하는 나노머신 세포 덩어리를 접착제처럼 이용해 예루와 자렘의 분리를 막을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물론 성공의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며 성공하더라도 갈리는 폭주하는 나노머신 세포에 휘말려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갈리는 이를 받아들이고, 노바 교수에게 폭주제를 받아들고 예루로 향한다. 성층권에 위치한 예루 위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며 갈리는 자기 몸에 폭주제를 주사하고, 갈리의 몸이 증식하며 궤도 엘리베이터를 휘감아 예루와 자렘의 분리를 막는 데 성공하는데 그 모습은 지구로부터 솟아오른 거대한 나무와도 같았다.
에필로그에서는 수년 후 갈리를 찾아 이제는 "나무"로 알려진 궤도 엘리베이터에 찾아온 갈리 남편(?) 퍼기어와 고철마을 여기자인 코요미의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두 사람은 정신적 충격으로 미쳐버린 노바 교수를 만나 "나무"의 중심핵 부분으로 안내받고, 그곳에서 노바가 가끔씩 제정신일 때마다 남긴 연구 기록을 읽는다. "나무"는 갈리의 DNA를 내포하고 있으며 그 중심핵에는 자궁에 해당하는 기관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갈리의 몸이 자라나고 있다는 것. 퍼기어가 나무의 중심핵을 깨뜨리자, 그 안에서 잠자고 있던 인간 몸[2]의 갈리가 튀어나와 눈을 뜬다.
3. 총몽 라스트 오더와의 차이점
총몽 라스트 오더는 노바 교수가 갈리의 두뇌를 주워서 자렘으로 돌아오는 부분부터 시작된다. 즉 화강암당에서 갈리가 노바에게 당해 산산조각난 것까지는 내용이 일치한다. 또한 노바가 자렘인의 비밀(두뇌칩)을 자렘인들에게 폭로해 자렘에 대혼란을 불러일으킨 것까지는 전개가 동일하지만, 라스트 오더에서는 노바 역시 폭로 직후 제자(?)인 자렘 소년 로스코에게 공격받아 살해당한다. 멜키제덱의 해킹도 일어나지 않으며, 멜키제덱의 발광도 없는 이야기가 된다. 다만 멜키제덱과 항성간 우주선은 라스트 오더에도 등장. 라스트 오더의 멜키제덱은 자렘 정복에 나오는 미친 노파가 아니라 세상을 등진 은둔자 타입의 노인으로 묘사되며, 항성간 우주선은 옛날에 테러리스트에게 파괴되었다는 언급만 나오는데 그 테러범이 바로 갈리였다(...).이후 라스트 오더는 천하제일무술대회를 방불케 하는 ZOTT라는 전투 게임 이야기로 전개되며, 마지막 장인 <갈리 퀘스트>에 가서야 <자렘 정복>과 전개가 일부 다시 합쳐진다. (갈리 퀘스트의 내용은 지금도 작품을 직접 읽을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는다.) 갈리 퀘스트의 결말은 인간 몸의 갈리가 재생되어 퍼기어와 재회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자렘 정복 엔딩에서 퍼기어와 재회한 갈리는 총몽 본편의 주인공인 갈리 본인인 반면, 갈리 퀘스트 엔딩에서 퍼기어와 재회하는 인간 몸 갈리는 라스트 오더의 주인공인 갈리가 아니라 총몽 본편의 갈리라는 차이가 있다.[3]
[1] 정확히는 자렘보다 위에 있는 기관인 LADDER.[2] 사이보그 몸체가 아니라 원래 갖고 태어났던 인간 몸으로 복구되었다.[3] 라스트오더 17~19권에서 연결핵이 된 사이보그 갈리가 다시 복구돼서 화성전기편으로. 고철마을쪽 열매에서 구본편의 인간몸 갈리가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