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7-12 12:52:05

잔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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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일본에서3. 아시아권 다양한 무술의 경우4. 서양에서
4.1. 서양 검술4.2. 격투기
5. 전쟁 및 각종 역사적 상황6. 대중매체

1. 개요

잔심, 残心, Zanshin

‘남을 잔‘에 ’마음 심‘을 쓴다. 일본 무술에서 상대에게 유효타를 가한 이후에도 공격의 기세와 언제라도 싸움을 지속할 수 있는 자세 및 마음을 유지하는 개념을 뜻한다.

일본에서 잔심이라는 용어로 불렀을 뿐이지, 대부분의 무술에서 중요시하는 개념이다. 예컨대 영어로 followthrough라며 자세 하나 취한 이후에도 이후 흐름을 타라고 하거나, 단순히 타격계 무술에서 가드를 올리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유사한 발상이다.

심지어 집단 간 전술, 작전술, 전략 등에서도 기세를 유지하고 후속 상황에 대처하는 것은 중요한데, 고대 병법에서는 이걸 ‘세’라고 불렀고, 현대 전술학에서 말하는 OODA 루프(관찰-지향-결정-행동)도 한 행동에 매몰되지 않고 판단력을 유지하는 방법론이다.

2. 일본에서

2.1. 일본 고류 무술에서

거합 등 고류 검술계에선 상대가 쓰러지고 혈진이나 납도 후 잔심을 유지한다. 상처가 얕았거나 기만 전술로 상대가 다시 덤비거나 도주하는 상황, 또는 주변에 새 적이 증원되어 공격하는 상황을 상정하여 2~3초간 집중과 경계를 유지하는 것을 이른다. 특히 거합도에선 평시에도 이러한 집중 및 경계를 패시브처럼 가질 것을 권장한다.

2.2. 검도에서

3. 아시아권 다양한 무술의 경우

4. 서양에서

4.1. 서양 검술

롱소드 검술 등, 중세, 근세 및 근대 초기까지의 검술들은 대부분 공격만으로도 상대의 반격이 어느 정도 막히는 자세로 이루어졌다. 칼 자체가 길고 묵직한데다, 크로스가드, 링 힐트 등 손을 보호하는 구조물도 많아 자세를 똑바로 취하면 허접한 공격 정도는 비껴내며 공격할 수 있었다.

또한 옷이 다소 두꺼운데다 칼이 길다는 특성상, 누가 먼저 치나 피지컬에만 의존하지 않고 상대의 칼과 내 칼을 꼬아서 통제하며 공격하는 걸 최상급으로 쳤다. 이렇게 하면 내 칼 맞고 결정타를 입은 상대가 뒤늦게 칼을 휘둘러도 내 칼로 상대 칼을 제어해 안전을 도모할 수 있었다. 이러려면 올바른 자세로 올바른 타이밍에 기술을 쓰는 게 중요해지므로, 일본 무술에서 말하는 잔심, 기세 유지와 거의 똑같은 걸 지향하게 된다.

예외적으로 이런 거 무시하고 피지컬 싸움에 크게 의존하는 게 이탈리아 레이피어 검술, 그 중에서도 살인검객 카포 페로 등의 기술이었는데, 당시의 검술가들에게도 위험하다고 비난을 많이 받았다. 후대 근세검술에 영향을 많이 준 이탈리아 사이드 소드 검술학파들도 적어도 순 레이피어 학파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했다.

칼이 작고 빨라진 근대에도 방식이 달라졌을 뿐 유사한 개념은 남아있는데, 펜싱 플뢰레 종목 및 그 원형인 스몰소드 검술에는 Right of Way라는 우선권이 있었다. 상대의 공격을 확실히 막아내거나, 상대가 제대로 반격하기 전에 깔끔하게 공격에 성공해야 RoW가 인정되었으며, 공격이 상대에게 비껴나거나 막히면 RoW가 박탈되었다. RoW를 상실하고 막 공격하면 반격당해서 자폭하기가 쉽다. 플뢰레 룰은 RoW가 있는 공격만 득점으로 친다. 스몰소드가 아무리 작은 칼이라 해도 상격으로 서로의 몸에 구멍이 나면 무술적으로 큰 손해이므로 이런 규칙을 정한 것이다.

플뢰레 및 스몰소드 ‘무술’이 아닌, 결투용 룰에 가까운 에뻬에는 RoW 따지는 것 없이 상격시에도 점수가 올라간다. 생사결을 내는 대신 맞히기만 해도 승부가 갈리는 근대 후기의 결투 룰을 스포츠화했기 때문이다.

4.2. 격투기

라운드 벨이 울릴 때까지 가드를 유지하고 적극적으로 파고드는 정신력 단련 자체가 잔심 유지라고 볼 수 있다. 몇 대 맞히는 데 성공했다고 해서 싸움태세를 풀거나, 지친다고 해서 노가드가 되어 버리는 버릇이 들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스파링, 대련이 많고 경기가 활성화된 현대 무술의 저력이 여기에서 온다. 한번 싸우기 시작하면 상대가 KO되거나 심판이 정당한 사유에 따라 갈라주기 전까지는 계속 싸우는 정신상태를 유지하게 되기에, 살짝 맞거나 판이 생각보다 안 풀리더라도 계속 평정심을 유지하고 싸우려 노력하는 태도가 갖춰지게 된다.

인프라 부족으로 심판의 정성평가, 약속대련에 크게 의존하는 고전 무술보다 명백한 KO, 한판, 탭 등의 기준에 따라 정지 선언이 나므로 정지 전까지는 계속 기세를 유지하는 버릇이 쉽고 빠르게 길러진다.

5. 전쟁 및 각종 역사적 상황

기껏 전투에서 이겨놓고, 상대가 패주하는 것으로 착각해 마구잡이로 추격하거나 약탈에만 전념하다가 역전당하거나 피로스의 승리에 빠진 사례들이 있다. 조직화된 군대와 도적떼의 차이가 바로 이 통제력 문제다.

총기 및 탄약의 대인저지력 문제와도 연관성이 크다. 대부분의 유순한 사람들은 당연히 총 맞고 한 방에 무력화될 가능성이 크지만, 예외적으로 기세등등하거나 마약을 빤 사람은 쓰러지면서도 최후의 발악으로 돌발행동을 하거나, 의식을 잃기 직전 몇 초 사이에 반격을 할 수도 있다. 이러한 반응을 보고도 침착하게 후속 사격이나 대응이 가능하다면 반자이 돌격을 저지한 미군 방어선처럼 버틸 수 있는 거고, 당황하거나 미처 대응하지 못한다면 멀리에서 적을 총으로 맞혀놓고도 피해를 입을수도 있다.

6. 대중매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