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질병분류기호(ICD-10) | A01.0 |
진료과 | 감염내과 |
관련 증상 | 고열[1], 오한, 두통, 근육통, 설사 및 변비[2], 구토, 피부발진, 식욕부진 |
관련 질병 | 파라티푸스 |
1. 개요
Typhoid Fever살모넬라 타이피균(Salmonella enterica enterica, serovar Typhi)에 감염되어 발생하며 발열과 복통 등의 신체 전반에 걸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살모넬라 타이피균은 장을 통해 몸 속으로 침투한다. 장티푸스라는 이름은 소화기를 말하는 장(腸) + 티푸스로 한자와 영어 병명의 결합인데 실제로는 장티푸스는 장에 나타나는게 아니라 전신적으로 발병하여 39도 이상의 발열과 오한이 주요 증상이며, 리케차 균에 의해 발생하는 발진티푸스 등 티푸스 (typhoid) 류의 병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과거에 병리학 지식이 부족해 이름이 잘못 붙은 것이 계속 쓰이고 있는 것. 다른 종류의 살모넬라 엔테리카 혈청형에 의해 발생하는 전염병은 파라티푸스라고 칭하는 데 역시 발진티푸스와 아무 관련이 없고 이름이 잘못 붙은 병.
한국내에서 장티푸스, 혹은 음역 '장질부사(腸窒扶斯)'라는 명칭으로도 알려져 있지만, 균체가 다른 티푸스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 티푸스가 번역될 때 장티푸스로 오역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으니 웬만하면 원문도 확인하자. 한국에선 장티푸스가 유명하지만, 티푸스 쪽이 훨씬 오래되고 악명 높은 병이다.
속된 말로 '염병(染病)'이라고도 하는데, 욕설로 사용되는 그 염병이다. 마찬가지로 욕설 중 하나인 '옘병'은 염병이 'ㅣ' 역행 동화를 거쳐 생긴 방언이다. 보름 넘게 고열에 시달리다 죽으므로 ‘온역(瘟疫)’이라고도 한다. 과거의 여름의 열병 전염병의 대표선수가 바로 염병과 호열자(콜레라)였다. 1970년대까지도 한국에서는 장티푸스 환자가 매년 수천명씩 대량으로 발생했다.
그래서 '염병' 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험악하고 불길한 뜻의 속담이나 저주, 욕설 등도 많다. 대표적으로 헛짓거리를 하는 것을 보고 '염병을 떤다' 라는 말도 있다. 그만큼 과거에는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던 전염병이었다. 실제로 보건소에서 끊어주는 보건증을 끊을 때에 장티푸스 검사를 하는데 이 검사 방법이 항문에다가 면봉을 꽂고 돌려서 똥을 묻히는 검사라서, 이걸 하고 있으면 '염병' 혹은 '옘병' 소리가 절로 난다.
항생제가 나온 현대에는 치사율이 매우 낮지만 치료법이 없던 옛날엔 환자의 25~50% 정도는 사망했다. 옛날에는 홍수나 기근 등이 들면 으레 마을에 염병이 돌아 일가족이 몰살되거나 동네에 줄초상이 나는 등 무서운 전염병이었다. 민간에서는 한여름에도 고열에 시달리는 환자를 두꺼운 솜이불을 덮고 방을 뜨겁게 해서 땀을 흘리게 해서 이열치열로 치료하려고 했다. 물론 효과없고 오히려 악화시킨다. 사극 등에서는 염병 환자는 머리카락이 거의 다 빠진 깡마른 귀신같은 몰골로 흔히 묘사된다.
안네의 일기의 저자 안네 프랑크도 베르겐-벨젠 수용소에서 수용 도중에 이 병으로 세상을 떴다. 그리고 마리 퀴리의 큰언니 조샤, 에이브러햄 링컨이 청혼하였던 에이미 스튜어트와, 에이브러햄 링컨의 셋째 아들 윌리엄 링컨, 대한민국의 소설가이자 영화인이었던 심훈도 이 병에 걸려 숨졌다.
라이트 형제의 윌버 라이트도 장티푸스로 사망하였다.
수호전에서 방랍 토벌전 도중 항주를 탈환한 직후 이 병이 발생해 6명의 호걸들이 감염되었는데 이 중 양림 한 사람만 병이 나았고 나머지 5명(목홍, 장횡, 공명, 주귀, 백승)은 물론 이들을 돌보기 위해 남은 주부(주귀의 동생)도 병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나온다.
한국에서는 연간 100~3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는데 이들 중 75%는 동남아 등을 여행한 후에 발병하고 있다. 세균성 이질도 마찬가지. 동남아 국가들에선 장티푸스는 토착화된 풍토병이다. 동남아를 여행할 때는 특별히 식수 위생에 조심해야 한다. 2019년 10월 들어 파키스탄(남아시아 지역)에 대부분의 항생제로 치료가 되지 않는 극내성(XDR; eXtensively Drug-Resistant) 장티푸스가 유행하여 미국 CDC가 여행경보를 발령했으며, 파키스탄을 여행 후 귀국한 사람들에 의해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덴마크, 아일랜드, 대만 등에서 감염자가 발생했다.
2. 증상
무증상 감염자가 대부분인 콜레라와 달리 장티푸스는 무증상 감염자는 드문 편이며, 일단 1~2주간의 잠복기 후에 몸이 나른하고 식욕이 없어지며, 두통·요통·관절통 등이 일어나고, 오한과 함께 발열한다. 열은 하루하루 높아져서 5, 6일이면 40℃ 전후가 된다. 소장에 병변이 생기나 설사가 나는 일은 적고, 오히려 변비가 되는 경우가 많다. 발병 제2주에는 40℃ 전후 고열이 계속되고 지라나 간이 부어서 다소 커진다. 가슴·배·등의 피부에 '장미진'이라고 하는 지름 2~4mm의 담홍색의 발진이 5~30개가 드문드문 나타난다. 혀는 황색 또는 갈색의 두꺼운 설태(舌苔)에 덮이고 식욕이 없어진다.그리고 고열이 심해지면 머리카락이 거의 다 빠져 대머리가 되는 탈모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 탈모된 모습이 귀신처럼 매우 흉해 옛날 사람들에게 염병의 대표적 이미지로 여겨진다. 모근이 상하기 때문에 병이 나아도 머리카락이 잘 회복되지 않는다.
3. 치료
고열로 인해 수분과 전해질 손실이 심하므로, 수분과 전해질의 다량 섭취가 필요하다. 장티푸스의 치료 약제로는 퀴놀론 계통의 항생제가 가장 많이 쓰인다. 단, 어린이에게는 3세대 세팔로스포린으로 치료한다. 만약 장천공이 발생한 경우에는 빨리 천공된 장을 수술적으로 절제하여야 하며, 혐기성균을 제거하는 광범위 항생제를 사용한다.어떠한 항생제든 장티푸스 치료에서 임상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 2~3일이 지나야 열이 떨어지기 시작해 정상체온으로 되기까지 5~7일이 걸린다. 환자를 보균자[3]로 이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항생제 치료는 내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증상이 사라진 이후에도 당분간 유지하여야 한다.
4. 예방
기본적으로 장티푸스는 수인성 전염병이기 때문에 물을 통해서 전염이 되는 특성상 위생상태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 타이피균의 특성상 지속적으로 감염자의 대변 속에 균이 묻어 나오게 된다. 이때 다른 사람이 감염자의 대변(기저귀 등)을 만지고 손을 씻지 않은 경우 식사 중에 본인의 입으로 들어가 감염된다. 또는 마시는 물(상수)이 깨끗하지 않은 경우 감염자의 대변 물(하수)이 섞여서 지역 전체가 감염되기도 한다. 현대의 정수시설은 미세한 세균까지 걸러내기 때문에 이러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또한 감염자의 배설물에 앉았던 파리가 음식에 앉아 음식물이 오염되어 감염되는 경우도 많으며, 바퀴벌레 역시 장티푸스균을 전파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만약 내가 여행하는 지역에 상하수도 시설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면 출발 전에 예방접종을 받도록 해야 한다.(각 지자체 조례에 의거 보건소에서 접종 시 무료인 지역과 유료인 지역이 있다.) 상하수도 시설 구축만으로도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질병이기 때문에, 유행지 거주자나 그런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 등이 아니면 보통 예방접종을 권장하지는 않는다.
주사용 불활성화 백신과 경구용 약독화 백신으로 나뉘며, 주사용은 1회 주사하고, 경구용은 격일로 3회 복용한다.
장티푸스 예방 백신 접종 대상
내가 여행하는 지역이 장티푸스 유행지역인지는 질병관리청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여행 가기 2주 전에는 맞아야 효과가 있으니 미리 보건소나 민간의료기관에 전화를 해 약품 재고를 알아보고 맞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간의료기관은 장티푸스 백신을 취급하는 기관이 적어서 보건소로 가는 것이 좋다.
5. 관련 문서
[1] 장티푸스를 상징하는 증상으로, 기본적으로 39도 이상의 고열에 시달린다. 영어 명칭이 Typhoid Fever가 괜한 명칭이 아닌 셈.[2] 어린 아이들은 설사, 성인들에겐 변비증상이 나타난다.[3] 균을 갖고 있지만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 환자. 이렇게 되면 팔팔하게 돌아다니면서 병균을 퍼트리기 때문에[4] 훈련소에서 1회 무료접종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