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01 22:38:52

장폐단

파일:장항선아산역장폐단.jpg
아산역에 진입하는 7409호 디젤기관차 장폐단 견인 홍성용산무궁화호 열차[1]

1. 개요2. 상세3. 관련 문서

1. 개요

철도분야에서 운전실이 한쪽 끝에만 있는 견인기(기관차)로 운행할 때, 진행방향을 구분하기 위한 용어이다. 장폐단 운전은 후진이나 퇴행운전과는 다른 개념이므로 주의.[2]

2. 상세

'폐단'이라는 한자를 풀이해보면 그냥 '막혀서 단절되어 있다'는 뜻이다. 즉 운전실을 기준으로 기관실 등 본체가 시야를 길게 막고 있는 경우는 '길게 막혀 있으므로' 장폐단이라고 부르고, 반대로 운전석 앞에 아무것도 없거나 브레이크함 정도만 달려 있어서 앞이 뻥 뚫려 있으면 단폐단으로 부른다.

따라서 단폐단=전진, 장폐단=후진으로 생각하는 건 오답에 가깝다. 입환을 제외한다면, 후진(퇴행)은 거의 없는 반면에 장폐단은 훨씬 더 자주 발생한다. 견인기의 생김새에 따라 단폐단일 수도, 장폐단일 수도 있기 때문에. 흔히 볼 수 있는 7400호대 기관차 기준으로는 운전실 앞쪽 방향으로 진행하면 단폐단 운전, 반대로 운전실은 객차, 화차 쪽을 보고 있고 운전실 반대방향으로 열차를 진행시키면 장폐단 운전이다. 한편 입환용 중소형 디젤기관차나 대부분의 증기기관차는 운전실 앞쪽에 거대한 보일러통이 놓여져 있으므로, 현대적 관점에서 본다면 항상 장폐단 운전을 하는 셈. 운전실을 앞에 붙이고 보일러를 뒤어 놓으면 시야 확보되지 않나 싶지만, 문제는 증기기관차는 물과 연료를 실은 탄수차를 달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운전실이 앞으로 갈 수가 없다. 물론 그럼에도 결국 운전실을 앞에다 장착한 증기기관차가 나오긴 했으나 주류가 되지는 못했다. 또한 운전실 내부를 보면 석탄이 들어가는 화구가 있어서 두 기관사용 창문이 좌우로 밀려나 있는데, 이마저도 보일러 때문에 매우 좁고 시야도 좋지 않다. 4400호대 기관차의 경우도 증기기관차와 마찬가지 모양으로 기관함이 운전실 앞쪽에 길게 놓여져 있으므로, 일반적으로는 장폐단 운전을 하는 셈이다. 사실 이런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한편 미국의 옛 전기기관차 PRR GG1이나 일본의 DD51형 디젤기관차는 운전석이 한가운데 있는 케이스라 장·단폐단 구분이 사실상 없다.

사실 현업에서 단폐단이라고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고 장폐단 운행시에만 장폐단이라고 특정해서 구분하는 정도인데, 이러한 구분은 전진/후진 개념이 없는 철도차량의 특성 및 미국제 디젤전기기관차 특유의 운전실 위치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니까 이 미제 견인기의 생김새라는 것이 운전실 기준으로 운전실 앞에도 뭐가 있고[3] 운전실 뒤에는 기관실이 길게 놓여있는 형태인데, 디젤전기기관차는 디젤엔진으로 발전기를 구동해서 전기 모터를 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출력 자체는 앞으로 가나 뒤로 가나 똑같다. 그러다 보니 삼각선이나 루프선, 전차대를 사용하여 기관차의 진행 방향을 바꾸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는 그냥 견인기가 거꾸로 된 방향으로 객화차를 견인하는 것. 특히 단선구간일 경우에는 제대로 된 조차장 없이 회차선과 플랫폼 정도만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장폐단 운전의 경우, 특히 주력차종인 EMD GT26CW 견인기는 장폐단으로 운행할 시 증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기관함부 차체가 시야를 절반 이상 가리게 된다. 게다가 특유의 AAR-105 제어대 모양 때문에 철도기관사는 45도 각도로 몸을 비틀어 전방 혹은 후방을 주시하며 견인기를 운전한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운행하는 거의 대부분의 디젤전기기관차는 양 옆에 운전실이 달려 있고, 기관사도 2인승무가 원칙이다.

영상에 나오듯 앞뒤로 두리번거리며 운전하고 있다.

즉 장폐단 운전을 굳이 구분하는 이유는 "이 편성은 운전 시야가 좁습니다"라는 의미를 함유하고 있었던 셈.

반면 8000호대 시절부터 유럽물을 먹은 전기기관차와 최신 7600호대 디젤기관차는 이에 따른 불편, 안전 사고를 막기 위해 운전실을 양 쪽에 붙여 놓아서 형태가 좌우대칭이므로 장폐단 운전의 의미가 없다. 유럽은 두단식 승강장이 많아서 과거 증기견인 시절부터 객차에도 운전실을 겸한 차장실을 놓는 경우가 많았고 그 설계 사상이 그대로 기관차 설계에도 이어졌기 때문. 반면 미국의 경우는 그런 거 없다. 어차피 마일 트레인 규모로 장대편성을 운영하는데, 견인기를 새로 설계하기보다는 양 끝에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두 대 붙이면 끝이다.[4] 게다가 땅덩어리도 넓으니 조차장전차대 몇개 갖다 박거나, 아예 회차선로를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3. 관련 문서



[1] 2020년 한반도 폭우 사태로 인해 장항선 웅천 - 간치 구간에 토사가 유입되면서 홍성 - 익산 구간의 운행이 중단되었는데, 홍성역 장내에 전차대가 없어서 장폐단으로 운행해야 했다.[2] 사실 일반적인 철도차량 견인기의 경우 내연기관 차량(자동차)과 달리 전/후진이 크게 구분되는 것도 아니다. 전동기의 출력방향만 바꿔주면 되기 때문이다. 내연차량(자동차)의 경우 미션에 후진기어를 끼워넣기 때문에 후진 고속주행이 사실상 어렵지만 철도차량은 그런 거 없다. 7000호대 기관차에 후진에 25km/h 제한이 붙어있던 것은 순전히 정상적으로 뒤쪽을 볼 수 없어 백미러로만 뒤를 봐야 하는 차량 구조 때문에 안전운행에 지장이 생겨서이지 후진으로 속도가 안 나와서가 아니다.[3] 흔히 'Nose'라고 부르는 브레이크 함이 있는 Spartan Cab 형태. 과거 3000호대나 6000호대 등도 거대한 공기함돌출부가 운전실 앞을 막고 있다.[4] 편성이 길어지면 중련하고 중간에 동력차를 넣기도 한다. 기관사는 선두차에만 타고, 나머지 동력차는 총괄제어로 움직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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