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2-10-12 17:23:36

제임스 버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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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 Butler Jr.

2001년 11월 23일. ESPN의 복싱 10라운드 경기가 뉴욕과 잉글랜드 맨하탄에 생중계되고 있었다. 이 날 경기는 9.11 테러로 큰 고난을 겪은 경찰관과 소방관을 격려하기 위한 자선경기이기도 했다.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만 해도 이 경기가 비극의 시작이 될 줄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할렘가에서 불량청소년 갱생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제임스 버틀러는 20승 5패 12KO에 USBA 슈퍼미들급 챔피언까지 올라서며 '할렘의 망치'라는 별명으로 승승장구하였으나 EBA 라이트헤비 & 슈퍼미들급 챔피언을 역임, ESPN에서 많은 경기 출전경험을 쌓고 HBO의 차기 오픈 매치 기대주로서 전도유망했던 리차드 그랜트를 상대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을 받고 패배한다.

이때 제임스 버틀러는 이미 직전의 IBF 타이틀 매치에서 패배하여 이 경기에서 지게 되면 2연패로 커리어에 큰 타격을 입게 될 상황이었다. 그런데 공격적으로 파고들며 압박한 제임스 버틀러와는 달리 리처드 그랜트는 10라운드 내내 방어적인 경기를 했으며 심지어 마지막 2라운드는 클린치로 도망다니기까지 했다. 그로 인해 제임스 버틀러는 경기 막바지에 노골적으로 짜증스러운 표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판정 직후 리처드 그랜트는 승자의 아량으로 패자인 제임스 버틀러에게 신사적인 포옹을 시도했으나 조울증이 있던 것으로 알려진 제임스 버틀러는 마우스피스도 없는 무방비 상태였던 리차드 그랜트에게 그대로 맨손 훅을 날렸다. #

이 공격으로 인하여 피해자인 리차드 그랜트는 혀가 찢어져 27바늘 꼬매고 아래턱이 박살났으며 기타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리차드 그랜트는 오픈매치급 선수인 반면 제임스 버틀러는 직전 IBF 타이틀 도전에 패한 메인 이벤트급 선수였고, 둘은 프로 초반(4라운드급)에도 붙은 적이 있었으며 그때도 리차드 그랜트의 판정승이었다. 9.11 자선 경기에서 재대결(사실 버틀러의 기를 살려주려는 목적이 강한 경기였다.)했으나, 또다시 리차드 그랜트의 판정승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 사건 이후 바로 다음해 8월 경기를 하는데(해당 경기가 11월29일이었으니 9개월 만으로 일반적인 일정이다.) 이후에도 연전 연패는 아니고 5승1무8패(1NC)의 성적을 기록하고 은퇴했다. 총 성적은 19승1무15패(1NC). 제임스 버틀러는 20승5패를 기록했다.

한편 2001년 공격 직후 제임스 버틀러는 이 공격으로 4개월간 수감되었다가 풀려나서 다시 경기에 복귀하기 위해 재활에 들어갔고 제임스 버틀러의 10년지기 친구인 기자 샘 캘러맨(지금 HBO에서 제일 잘 나가는 해설자 맥스 캘러맨의 형)의 물심양면 도움을 받아 2004년에만 4번의 경기를 치르며 재기에 성공한다.

하지만 미친놈 사람 만들어보겠다는 샘 캘러맨의 살신성인 정신이 불러온 것은 죽음이었다. 제임스 버틀러는 샘 캘러맨을 망치로 공격하여 죽이고 시체에 불을 질러 살인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29년의 징역형을 선고받는다. 살해 이유는 샘 캘러만이 자기 아파트에서 얹혀살던 제임스 버틀러에게 나가달라는 요구를 했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