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20 19:19:26

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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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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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홍콩 출신의 만화가. 본명은 천호이풍(陳海峰). '모某'는 'O모씨' X모씨' 할 때의 그 모로 결국 진모라는 필명은 '진 아무개'라는 뜻이다.

2. 특징

1970년 3월 1일 생으로, 본래 광고 디자인 전공이었으나 96년 삼국지 관련 단편인 '불시인'으로 데뷔, 몇몇 만화상을 거머쥐고 이후 전업 만화가의 길을 택한다.

2000년 SF 요소와 중국 고대 전설의 요소가 뒤섞인 '충신방'을 연재하지만 대중적으로 성공하지 못했고, 결국 얼마 안 가 무기한 연재 중지를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2001년 부터 화봉요원이라는 걸작을 내놓으며 그야말로 인생 역전. 홍콩 만화 나아가 중국 만화의 희망으로 불리게 된다.

만화를 좋아하지 않았기에 나중에 자기가 읽으려고 자기 취향에 맞는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는 괴인. 그 외에도 원래 삼국지를 별로 안 좋아 했다느니, 만화가라는 길을 택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느니 폭탄 발언을 자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국에서는 가장 잘 나가는 만화가라고. 화봉요원이 연재되는 주간 신소년 잡지의 경우 더파이팅, 네기마, 에어기어 등 유명 일본 만화가 대부분으로 화봉요원은 유일한 홍콩/대만 만화지만 인기 투표를 했다하면 화봉요원과 진모, 그리고 화봉요원의 캐릭터들이 죄다 독식해 버린다. 투표 조작의 의혹이 제기될 정도.

연필로 그린 듯한 불시인 시절부터 어느 정도 작화력이 인정 받았지만 대중적이지는 못했고 충신방~화봉요원 초반부까지도 큰 변화는 없었지만 중반부로 접어들면서 실력이 일취월장. 캐릭터들은 여성적이라 할 만큼 섬세하지만, 전투씬에서는 사람 잡는 디테일과 규모, 그리고 정도를 지나치지 않는 잔혹한 묘사가 미묘한 조화를 이루는 뛰어난 작화를 보여준다. 한편 장중한 묘사를 위해 컷을 굉장히 크게 잡는 편이라 컷 수는 적은 편인데, 이는 화봉요원의 전개 속도가 미칠 듯이 느린 원인 중 하나.

만화보다 영화를 좋아해서인지 다른 만화에서는 흔하지 않은 연출이 자주 튀어나오는데, 이것도 거의 패턴화. 에피소드는 첫 페이지는 단순히 배경에 말풍선으로 대화가 진행되어 누구의 대화인지 알 수 없다가 에피소드 제목이 나오는 두 번째 페이지에서야 인물들의 모습이 나온다든가[1], 한 인물의 말 끝을 흐려 놓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 전혀 다른 곳, 다른 인물의 말(혹은 내레이션)을 이어 붙여 문장을 완성시킨다든가 하는 연출이 유달리 많다.

가장 큰 강점은 방대한 중국 고전 텍스트 인용 능력[2]과 한자어 특유의 중의적/축약적 표현을 극대화하는 대사 센스. 번역에 손댄 외국인들 중에선 "대사를 시로 쓰는 것 같다."라고 말한 사람까지 있다.

화봉요원의 경우 전개에 있어서 온갖 복선떡밥을 뿌리고 끊임없이 반전이 꼬리를 무는데, 뛰어난 군사들의 두뇌 싸움을 다루는 작품인 만큼 어쩔 수 없긴 하지만 과장이 지나치고 그 구성이 조금 탄탄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작가 본인은 "내가 아무리 과장해 봤자 픽션은 현실을 못 따라온다."라고 주장하지만.

몇몇 인터뷰를 보면 자뻑인지 자학/자기 비하인지 알 수 없는 발언을 자주 하는데,여하튼 자의식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란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도 그렇지 TV 스타도 아니고 만화가인데 누군가 자신을 알아보는 게 싫어서 사진도 되도록 공개를 피하고, 진모라는 가명을 쓴다니... 시간이 흐른 뒤에는 자포자기한 건지 아니면 생각이 바뀐 건지, 공개 인터뷰에도 응하기 시작하고 본명도 밝혀졌다.

게임 덕후다. 삼국지에 관심을 가진 계기도 게임이었다고 하고 인터뷰에서 도키메키 메모리얼을 언급한 적도 있으며 스스로를 엑박 광팬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참고로 아내는 플스 광팬.

항상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만화가가 된 운명을 저주하더니(…) 37권 후기에서 한을 쏟아냈다. 보러가기. 한 컷 만화에서는 아예 자신을 무인도에서 원고만 꼬박꼬박 갖다 바치는 로빈슨 크루소로 묘사했을 정도.그럼 그리지를 말든가. 하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어쨌거나 16년 간이나 장기 연재하면서 준수한 퀄리티로 책임감있게 꾸준히 작품을 그리는 만화가라는 건 부정하기 힘들다, 화봉요원의 그 엄청난 퀄리티에다가 애초에 광고 디자이너 출신으로 만화가 지망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인기 만화가가 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런 엄살 정도는 솔직히 부릴 수도 있는 수준.

그가 좋아하는 인물은 작중 내에서 정말 처절하게 구르고 구르고 또 구른다.[3] 고도의 새디스트가 아닐까. 어떠한 캐릭이 비중이 늘고 멋있게 나온다고 해서 기뻐할 수만은 없다. 막판에 어떤 꼴을 당할지 알 수 없기에.


[1] 한자어 특유의 축약성 때문에 말풍선만 가지고는 정확히 누가 하는 말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있어, 이런 연출의 효과가 더욱 극대화된다.[2] '논어 왈….', '여씨춘추 왈….' 등 직접적으로 인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자연스럽게 공자나 맹자의 말을 캐릭터가 내뱉는 경우도 있다.[3] 그 예가 여포 웬만한 창작물 중에서도 정말 처절하게 묘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