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6-12 14:40:06

크릴 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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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건강기능식품인 것처럼 과대 홍보
2.1. 인지질2.2. 아스타잔틴
3. 기타 문제

1. 개요

크릴새우로부터 짜내 정제한 기름.

2. 건강기능식품인 것처럼 과대 홍보

크릴오일 진짜 효과 있는 걸까?

간유처럼 보통은 위 사진처럼 캡슐로 만들어 유통되고 있지만 2021년 기준으로 절대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다! 알약처럼 생겼고 복용방법도 적혀있어 건강식품이나 보조제처럼 보이긴 하지만 분류는 어유(魚油)로 되어 있다. 즉, 식용유(食用油)라는 말이다.

인지질아스타잔틴이 풍부하다고 광고하고 있다. 이것들이 일반적인 오메가3에 비해서 산화를 늦추고, 뇌 건강에 도움이 되고, 다이어트를 도와주고,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 좋다는 인지질과 아스타잔틴의 함량마저도 과장이 심하다.

약도 아니고 건강기능식품도 아니라 홈쇼핑에서 어마어마하게 광고를 때려 대는데 원인은 2000년대 초부터 이어져 온 '크릴새우는 많이 잡히는데 이걸 상품화할 방법이 도저히 없다'는 고민의 연장선에서 이것저것 만들 어보다가 도저히 안 팔리니 결국 기름이라도 짜서 팔아 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남극까지 가서 잡아온 새우로 짠 기름이 콩기름보다 쌀 수는 없는 노릇이고... 결국 비싸니까 비싸게 팔아먹기 위해 약인 것처럼 구라를 잔뜩 섞어 과대광고를 해댈 수밖에 없다. 크릴오일에 콩기름과 콩에서 추출한 인지질을 넣어 원가절감과 눈속임을 동시에 해내는 사기급 제품도 있다. 이런 식으로 '비싸고 맛도 없는데 생산량은 계속 나오니까.. 약이라고 팔아보자!'라며 의약계에 노이즈가 끼게 하는 상품들은 계속 있어 왔다.[1] 홈쇼핑에서 기적의 혈관약인 것처럼 팔려나가는 것에 비해 약국에 가서 크릴오일을 먹고 싶다고 물어보면 홈쇼핑에 비해 온도차가 심하게 나는 걸 볼 수 있다. 꽤 많은 약사들이 크릴오일에 부정적이다.[2] 굳이 달라고 하면 꺼내서 주지만 먼저 손님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크릴오일이 유행을 탄 지도 2023년 기준으로 6-7년 가까이 흘렀는데 이게 그렇게 좋으면 주요 제약사들이 앞다투어 팔아먹으러 시장에 들어오는 게 맞지만 그런 동향은 보이지 않으니 전례를 참고해 소비자 개개인이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

2021년 8월 기준으로 한국의 몇몇 회사들이 기존 EPA/DHA 함유 유지 기능성 외의 개별인정형 원료 등록을 준비 중이다.

2.1. 인지질

인지질이 풍부해서 건강에 좋다고 하는데 원래 인지질은 계란 노른자에도, 콩에도, 호두에도 많이 들어있는 성분이며 딱히 크릴 오일을 통해서만 섭취할 수 있는 특별한 성분 같은 게 아니다. 크릴 오일이 각광받기 전부터 유통되던 오메가3 알약 등과 근본적으로 다른 물건은 아니다.

일반적인 식용유와는 성질이 다른데 인지질이 일종의 계면활성제이기 때문에 물에 녹는다. 다만, 인지질도 결국엔 지질인지라 물에 다 녹진 못하고 시간이 지나면 분리된다. 하지만 홈쇼핑 등에서는 크릴 오일을 물에 넣고 나서 잘 섞이는 것까지만 보여주고 약 30분 정도 후 크릴 오일이 물과 저절로 분리되는 장면은 절대 보여주지 않는다. 간혹 크릴 오일로 굳은 라드조각을 녹이는 시연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크릴오일을 돼지기름 덩어리에 붓는다고 해서 그게 녹아내리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광고나 TV프로그램에 나오는 영상은 크릴오일을 뜨겁게 데운 후 그걸 돼지기름에 부어서 열로 녹여내는 것이다. 크릴 오일을 액체 형태의 기름에 섞는 것을 보여주며 크릴 오일은 친유성이라고도 마케팅하긴 하는데 크릴오일은 식용유로 분류되어 있다. 마치 수소수는 0kcal라고 광고하는 것과 비슷하다. 단순히 이것저것 섞는 것을 보여주는 이미지는 그 기능성과 효과를 절대로 대변해 줄 수 없다.

더구나 사람이 음식물을 먹은 후에는 그게 그대로 몸속에 흡수되는 게 아니라 소화과정을 거치므로 크릴 오일의 분자구조도 소화를 통해 모두 깨져서 성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크릴 오일이 유리관을 통해 보여줬던 효과가 혈관 내에서 그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물론 방송에서는 자막으로 실험 효과가 소화 과정에서 그대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자막은 깨알같이 내보내지만 방송 출연자가 목소리로 설명하는 게 아니라서 시청자가 이걸 제대로 읽긴 힘들다. 그냥 소송 걸릴 걸 대비해서 만들어 놓은 장치일 뿐이다. 이는 콜라겐도 마찬가지다. 콜라겐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피부에 좋다는 미신이 있는데 콜라겐을 섭취한다고 냅다 피부로 갈 리가 없다. 콜라겐을 먹으나, 콩을 먹으나, 우유를 마시나 일단 단백질이라면 몸에 들어간 순간 공평하게 소화 과정을 통해 아미노산으로 분해된다. 아미노산은 아미노산일 뿐 콜라겐을 통해 섭취했다고 그게 그대로 콜라겐으로 변환되진 않는다.

크릴 오일의 인지질도 우리 물건의 함량은 40%다, 50%가 넘는다고 표기하긴 하는데 인지질의 함량을 아스타잔틴마냥 수치로 표기하지 않는 이유는 검사 기관과 방법에 따라 그 함량 분석 결과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100% 정확한 정보가 아닌지라 %라는 단위로 인터넷 판매 페이지에만 두리뭉실하게 적어놓고 막상 제품 포장지에는 인쇄하지 않는다. 게다가 인지질은 식품을 통해 반드시 공급받아야 하는 비타민B비타민C 같은 성분도 아니다. 우리 몸에서 알아서 합성되는 성분이며 필요에 따라 합성과 분해가 반복된다. 굳이 외부에서 비싼 돈 주고 먹어 봤자 콜라겐처럼 소화 흡수 과정에서 분해된다.

크릴 오일 캡슐에 든 오일의 무게가 1g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바이탈XX사의 크릴 오일 속 인지질 함량은 58%라고 하는데 이를 토대로 계산해 보면 크릴 오일 1캡슐 속 인지질의 함량은 0.58g이다. 그런데 약 55g 정도 되는 대란 크기의 계란 속 노른자의 무게는 20.9g이고(출처 : 축산물품질평가원) 계란 노른자에 함유된 지질은 33.5%, 이 지질 중 인지질은 31%를 차지하고 있다. 출처 결국 값비싼 크릴오일 알약에 들어있는 인지질의 양이 계란 노른자에 든 양(약 2.17g)보다도 적은 것이다. 만약 계란노른자 만큼의 인지질을 먹겠다고 크릴오일을 매일 적정량 이상으로 섭취한다면 식용유(기름) 과다섭취로 인해 복통, 설사 등의 질환이 생길 정도다. 인지질 '때문에라도' 오메가-3가 아니라 값비싼 크릴오일을 섭취해야 한다고 하는 광고들의 내용을 생각해 보면 참...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점에서 EPA와 DHA가 인지질 형태[3]로 이루어진 가장 값싸고 상용화된 제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일반적으로 캐비어 오일이 비견될 수 있으나 캐비어 오일이 EPA보다 DHA가 많은 반면 크릴 오일은 EPA가 DHA보다 많다. 인지질을 포함한 지질성분들은 그 소화와 흡수에 역시 여러 효소 작용에 의한 분자구조의 쪼개짐이 있은 후에야 수용성 성분은 혈액을 통하여, 지용성 성분은 림프를 통하여 이동되고 흡수되는데 인지질 성분은 지질 분해의 중요 효소인 담즙의 작용을 활성화 시킬 수 있다.

현재에도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특히 지방산이 한개 단리된 리조포스파티딜 형태로 DHA나 EPA가 존재하는 경우 Mfsd2a 라는 운반체에 의하여 혈액뇌장벽을 유연히 통과할 수 있음이 밝혀지고 있으며 그 효과는 일반적인 에틸에스터나 중성지방 형태의 DHA나 EPA를 복용했을 때의 100배와 비견되는 효과로 소개되기도 한다.# 이러한 특이 운반체의 이송에 의한 효능의 발현은 비단 혈액뇌장벽 뿐만 아니라 인체의 안구에도 효능을 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며 같은 인지질 성분을 지녔다 하더라도 난황이나 대두 유래의 인지질(레시틴)과는 어느 정도 다른 성질을 띈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여러 노력의 산물로 DHA가 포함된 사료를 먹은 닭이 낳은 계란의 난황으로 부터 인지질을 분리하여 얻을 수 있는 난황 인지질내의 인지질 형태의 DHA가 약 5% 수준이 그 한계용량인 반면 크릴 오일은 인지질 형태의 DHA와 EPA가 약 20% 함유되어 있어 지방산 탄소 길이 하나 차이, 이중 결합 하나 차이에 의하여 물리적, 화학적, 기능적으로 거대한 차이를 나타내는 지질의 세계에서 난황 인지질과 크릴 오일은 결이 많이 다른 물질로 간주할 수 있다.

현재 모 회사가 56이라는 숫자를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삼았으나 실제 국내외에서 유통되는 크릴오일의 인지질 함량은 40~58%까지 다양하며 해당 제품간 기능성 차이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2. 아스타잔틴

특유의 빨간색은 아스타잔틴이 내는 색이다. 아스타잔틴은 활성 산소를 제거해준다는 항산화물질로 알려져 있는데 활성 산소라고 해서 반드시 없애야 할 독성물질도 아니고 항산화물질이 아스타잔틴만 있는 것도 아니다. 활성 산소 문서 참고.

비타민하XX사의 크릴오일 아스타잔틴 함유량은 300mg/kg, 바이탈XX사의 아스타잔틴 함량은 1092mg/kg이라고 하는데 크릴 오일 1캡슐에 든 오일 양은 1000mg(=1g)이므로 여기에 맞추어 환산해보면 각각 0.0003g, 0.0011g밖에 되질 않는다. 일부러 mg과 kg의 단위를 혼용하여 함량이 높아 보이는 것처럼 표기한 것이다. 아스타잔틴은 매우 강력한 항산화성분이니까 극소량만 먹어도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도 있겠지만 다른 건강기능식품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확연하다. 건강기능식품 원료로서 인정받은 헤마토쿠크스 추출물 속 아스타잔틴 함량은 1g에 50~100mg, 그러니까 5~10%가 들어 있다. 크릴 오일 속 극소량의 아스타잔틴이 이렇게 드라마틱한 효과를 낸다면 헤마토쿠크스 추출물은 무슨 진시황이 찾아다니던 불로초의 성분인가? 크릴 오일의 아스타잔틴 함량(약 0.03~0.1%)에 비하면 헤마토쿠크스 추출물 쪽이 더 가성비도 좋고, 그나마 인체적용시험을 거쳐서 건강기능식품이라고 공식적인 인정도 받았다.

3. 기타 문제

간과하기 쉽지만 크릴 오일은 갑각류로부터 추출한 물질이다. 당연히 갑각류 알러지가 있는 사람이 섭취하면 온갖 알러지 반응이 터질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크릴 오일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 그냥 일반식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다섭취 시 설사나 위장장애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건 그저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정도의 의미를 가진다. 간혹 이 문서에 '그래도 고를 것이라면-' 식의 설명과 함께 블로그 링크를 달아놓는 경우가 있는데 제발 그러지 말자. 그렇게 달리는 링크들은 논문과 연구를 들먹이지만 자세한 이해와 해석 없이 정말 논문 이름만 적어 놓는다.(...) 초격차 운운하며 함량이 높아질수록 함유율 1% 올리는 것이 더 어렵다느니, 건강에는 가성비보다 믿을 수 있는 출처가 어떠니 하는 말이 그러한 링크 내용들의 주 내용이다. 정말 어렵다고 한들 그렇게 높아진 함유량조차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여 존재 의의에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추출 난이도가 가격은 높일지언정 사실 난이도가 낮아도 가격은 마음대로 높인다 높은 추출 및 정제 난이도와 가격이 그 효능과 신빙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쉽게 말하자면 굳이 어렵사리 만든 하이리스크의 효능 불분명 정제다. 분명 화학용매제에 대한 주의는 필요하겠지만 이 문서를 읽고 크릴 오일을 구하고 섭취하려 한다면 다시 생각해 보자. 본 문서 전반에 걸쳐 다뤄진 크릴 오일의 애매한 효능, 극미량의 인지질 및 여타 성분의 인체 영향도를 고려하면 당신은 돈을 주고서 식약처의 효능 인정도 받지 못한 창고 처리용 마케팅 성공 제품을 섭취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효능 인정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식약처와 연이 닿은 적이 있다. 2020년 6월 식약처에서 시중 유통되고 있는 크릴 오일 41개 제품을 검사한 결과 항산화제인 에톡시퀸과 헥산 등 추출용매가 기준치를 초과한 12개 제품이 적발되면서 전량 회수 처리하기로 했다. #

생산 과정에서 크릴의 남획 행위도 남극 생태계에 큰 악영향을 준다. 크릴새우는 남극조약체제 산하의 까밀라협약(CCAMLR, 남극해생물자원보존국제협약)에 의해 관리되어 어획량을 제한하고 있지만 협의당사국이 아닐 경우 이러한 장치는 무효할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해당 협의 당사국이 아니기 때문에 생산과 소비의 법칙에 의거해 크릴 새우를 대량으로 남획하고 있다. 남극 먹이사슬의 뿌리, 크릴 새우 80%가 사라졌다 크릴의 남획으로 인해 남극의 고래나 펭귄의 먹이가 줄어들고 남극 생태계와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크릴 오일의 소비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네이트판


[1] 대표적인 과거 사례가 아로니아다. 아로니아는 식재료로서는 떫고 쓰고 더러운 맛을 내는 잡초열매에 불과한데 항산화 물질이 좀 많다고 암환자들을 등쳐먹는 데 쓰였다. 물론 기전상 효과가 아예 없다고는 못 하지만 가격을 보면 농가에 쳐들어가서 불을 지르고 싶어질 것이다.[2] 긍정적인 편인 약사들은 함량과 산패율 관리가 안되 니 이 점을 개선해서 건기식으로 등록하면 좀 팔 만하다는 의견을 내고 부정적인 편인 약사들은 아예 자기 약국에 입점조차도 안 시킨다.[3] 주로 포스파티딜콜린, 그리고 2번 글리세릴 위치에 붙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