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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현존하는 인류의 영법들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것으로, 9000년 전의 벽화라든가 고대 그리스, 로마 등의 기록에서도 인류의 헤엄은 평영이었거나 최소한 평영과 매우 유사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마디로 인간의 본능을 따를 시 가장 자연스럽고 편한 영법이 이 평영이라는 소리다.[1] 실제로 제1회의 근대 올림픽인 1896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자유형 종목에서 모두가 평영으로 헤엄치고 있었다. 현재 자유형의 기본 영법인 크롤은 19세기 후반에 가서야 확립된 것.
2. 방법
- 팔은 기도를 하듯 앞으로 모았다가 → 개구리처럼 양 옆으로 펼쳐 밀어내며 추진력을 얻는다.
- 다리는 무릎과 발목을 직각으로 해서 뒤로 모았다가 → 발목과 무릎을 밖으로 벌리면서 다리를 쭉 펴주면 된다.
평영은 다른 영법에 비해 숨쉬기가 정말 쉽고, 체력소모가 적어 쉬엄쉬엄 헤엄치기 좋아서 초보자가 익히기에 아주 좋다. 속도를 낼 필요가 없이 그냥 헤엄을 치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면, 동체를 물 속에 넣을 필요 없이 그냥 뜬 상태로 대충 팔 다리만 휘저어도 된다.
그러나 자유형이나 배영처럼 지속적으로 추진력이 나오는 영법은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경영의 4가지 영법중 가장 느린 영법이다. 팔을 밀어내고 다리를 쭉 피는 과정에서만 추진력이 나온다. 이 때문에 수영 속도가 빨라졌다 느려졌다의 반복이고, 추진력이 안 나오는 동작이 있으므로 속도는 다른 영법에 비해 느릴 수 밖에 없다. 물론, 지속적인 노력과 반복적인 자세 교정을 한다면, 몸의 리듬을 일부러 깨고, 팔과 다리를 젓는 타이밍을 조정해서, 둘 사이에 시간차가 거의 안나게 하면 느려지는 걸 많이 막을 수 있다.
전문 강사가 아닌 사람에게 적당히 배우거나 야매로 체득한 경우 팔 동작과 다리 동작이 동시에 나가면서 정말로 개구리 수영(...)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원래는 팔 동작이 끝나고 난 뒤에 상체를 물 속으로 넣으면서 다리로 물을 밀어내는 게 정석적인 방법이다. 스피드와 기록이 중요한 프로급 선수 클래스가 되면 추진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 두 동작 사이 갭을 최대한 줄여서 두 동작이 연결되거나 비슷한 타이밍에 나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도 잘 보면 두 동작을 정확히 구분해서 한다.
기록 경신 등 본격적인 운동 목적으로 평영을 선택한다면, 제대로 어렵다. 동체의 움직임과 함께 팔 동작, 발 동작이 칼같이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다가, 안 그래도 느린 영법이기 때문에 속도를 내기 위해선 그야말로 죽어라 움직여야 한다. 평영 선수들마저도 200m 자유형과 200m 평영을 하고 나온 후의 표정을 보면, 평영을 했을때 표정이 압도적으로 더 어두운게 보인다. 그나마 좌우 대칭이 이루어져 균형을 잡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다른 영법에 비해선 균형잡기는 쉬운 편이라는 게 다행. 개인 혼영의 경우 3번째로 실시하게 되는데, 그 전까지는 여유롭던 선수들의 표정이 진짜 죽으려고 하는게 눈에 보인다. 올림픽 8관왕의 전설 마이클 펠프스도 가장 어려운 영법으로 평영을 꼽았다.
하지만 스피드가 생명인 수영선수들의 영역만 아니라면, 가장 범용성이 높은 영법이 바로 이 평영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전투수영 등 군대에서 가르치는 수영도 평영이다. 체력소모가 적고, 소리와 물살이 다른 영법보다 크게 나지 않다는 것[2]도 큰 이점이지만, 무엇보다도 머리를 계속 내밀 수 있어서 사주경계가 가능하다는 점, 요령만 좀 붙으면 한 손을 수영 외의 용도로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군대에서의 수영은 평영 외의 다른 영법을 생각할 수가 없다.[3][4]
3. 특징
한 손을 비워둘 수 있다는 점은 인명구조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기 때문에, 평영을 약간 개조(옆으로 비틀어서 헤엄친다)한 수영법을 쓰고 있다. 다만 이 인명구조라는 게 평영보다 더 빠른 배영으로도 할 수 있는지라 속도가 생명인 인명구조에서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라고 보기는 애매하다. 허나 배영은 전방 시야 확보가 힘들고 파도가 치는 곳은 숨쉬기가 곤란할 수 있어서, 역시 평영의 범용성이 더 좋다고 할 수 있다.바다에서의 영법으로도 평영이 제격이다. 파도로 인한 체력소모, 바닷물 흡입[5] 최소화 등을 위해서는 평영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다만 추진력의 대부분이 무릎에서 나오고, 그 결과 무릎 인대와 관절에 굉장한 부담이 가는 영법인지라 현대의학상 평영은 신체에 악영향을 주는 영법이란 주장이 있다. 실제로 접영의 경우도 원래 하반신은 평영의 다리 동작이었으나 무릎 부상자가 속출한 결과 돌핀킥으로 개선되었고, 워낙 평영 선수들의 무릎 부상이 속출하는지라 'breast-stroker's knee'라는 용어까지 따로 만들어졌을 정도. 미국에서는 취미생활이든 트레이닝이든 스포츠 선수들이 평영으로 헤엄치는 것은 선수생명이 단축된다는 이유로 금기 취급을 받고 있는 모양. 수영 트레이닝 도중 평영으로 헤엄을 치면 트레이너가 말리려고 'STOP!'을 외치며 평상복을 입은채 물에 뛰어들 정도라고. 대충 오리걸음과 비슷한 정도의 취급(…).
그러니 무릎을 위한다면 윕킥(whip kick)을 지양하고 웨지킥(wedge kick)을 애용하자. 웨지킥은 윕킥에 비해 속도는 느리지만 그나마 관절에 부담은 덜하다. 선수들은 0.1초에 인생이 바뀌니까 100% 속도가 더 빠른 윕킥을 구사하므로 관절 부담이 심하고 부상도 빈번하다. 기록단축에 목숨을 걸 필요가 없다면 웨지킥으로 천천히 물을 밀어내는 느낌으로 하자. 하지만 웨지킥 역시 윕킥보다 낫다 뿐이지 무릎관절이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관절염 환자는 다른 영법을 하는 것이 좋다.
평영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언더워터 풀아웃 (Underwater Pullout)이다. 실제 수영을 하는 것보다도 빠르기 때문에 언더워터 풀아웃을 멀리, 빠르게 하는 사람은 기록단축에 있어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능숙한 사람이라면 25야드 수영장 정도는 아예 물 밖에 나오지 않고 지나갈 수도 있다.
언더워터 풀아웃을 하는 방법은,
1: 손과 발을 최대한 길고 곧게 뻗고 스트림라인 자세로 오래 버틴다
2: 두손을 약간 벌리고 (대략 머리 넓이) 돌핀킥을 딱 한 번만 해준다. (두 번 이상은 실격[7])
3: 양손을 쭉 내려 허리에 붙인다.
4: 다시 손을 곧게 뻗고 다리는 평영킥을 해준다 (이 시점에서 머리가 물 밖으로 안 나오면 실격)[8]
기록이 목적이라면 이걸 다이빙할 때와 턴할 때마다 해야 하는데, 이게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숨도 못 쉰 채 물의 저항을 다 받는 동작이기 때문에 매우 빠르게 피로해진다. 그런데 안 하면 지니까 안 할 수도 없다. 평영을 마친 선수들의 어두운 안색에 상당히 공헌하는 요소. (이걸 몇 번을 연속으로 하고도 전혀 힘들지 않다면, 제대로 안 했거나 제2의 마이클 펠프스가 될 재목이니 이글을 읽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훈련을 더 빡시게 하는 것을 추천한다)
수영선수들도 하기 가장 힘든 영법으로 평영이나 접영을 자주 고른다. 전설적인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도 제일 못하는 종목이 평영이다. 혼계영에서도 평영을 잘하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평영을 잘하는 선수가 있는 팀이 전체 성적도 잘나올 확률이 높다. 또한, 자세도 쉬워 보이지만 작은 실수로 실격처리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심해야한다.
수영 입문자가 여기서 많이들 좌절하고 접게 된다. 이는 평영이 느린 수영이라는 데에서 시작되는데, 자유형, 배영에서 촥촥 나가는 시원함에 맛들이고 여기에 오면 발은 분명 휘젓고 있는데 앞으로 나가진 않고, 앞으로 나간다고 하더라도 매우 느리기 때문에 흥미를 쉽게 잃어버린다. 또한 유튜브의 영상에는 참고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다.
물에 뜨는 방법부터 지금 평영 막 배우는 사람들이 따라할 수 있는 자세가 아닌 게 많고, 특히 남자들은 무릎을 굽히고 발을 최대한 일자로 벌리는, 속칭 2번 단계를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참고 할 수 있다고 해도 자신의 자세를 고쳐 나가기 위해선 자신이 헤엄치고 있는 모습을 봐야 하는데, 수영장의 특성 상 카메라를 들고 있을 수도 없다. 천 번의 킥을 차야 겨우 터득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 천 번을 찰 만한 환경 또한 갖추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사람이 없는 시간에 찾아간 게 아니라면 대개 자유수영 시간에 헤엄쳐야 하는데, 이러면 뒷 사람도 같이 평영을 하는 게 아닌 이상 뒷 사람의 수영을 방해하는 꼴이 되니 평영을 연습할 시간이 없다.
이것들이 겹쳐 이 시기를 제대로 못 넘기고 접게 되며, 이 시기만 넘기면 정말로 수영에 자신이 붙어 오랜 시간 열심히 하는 편이다. 만약 비만이나 허리, 무릎통증의 치료 보조 목적으로 수영을 시작한 초보라면 무리하게 평영•접영으로 넘어가지 말자. 자유형 또는 배영으로 물에 익숙해지고, 다른 운동으로 체중감량 및 허리와 다리 근육 강화를 한 후에 평영을 배우는 것이 근육이나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법이다.
[1] 하술하겠지만 생존 목적을 생각할 때 손을 자유롭게 쓰기 좋고, 전방 시야 확보에 유리하고, 기도비닉에도 장점이 많다. 기록을 위해 수영하지 않는다면 가장 좋은 영법인 셈.[2] 다른 영법은 어쩔수 없이 첨벙거리는 소리가 매우 크게 나게 된다.[3] 요즘은 평영이 아닌 횡영을 주로 하는 추세이다. 물론 빠른 속도를 내기위해서는 자유형(크롤영법)을 사용하기도 한다.[4] 대한민국 해군 기초군사교육단에서는 수영을 아예 못하는 인원에게 흔히 자유형으로 불리는 크롤영법으로 훈련한다. 군함에서 전투배치나 비상이함 시 구명조끼를 입고있는 것을 상정하기도하고 최악의 상황에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을시 최단시간 내에 인근 구명정에 접근하거나 침몰하는 함정의 와류 또는 불이 붙은 기름띠를 피해 거리를 벌리는 것을 목적에둔 생존수영으로 배우기 때문이다. 크롤영법이 평영에 비해 난이도와 체력소모가 상대적으로 큰건 어쩔수없으나, 해군에서는 생존수영으로 10분 부유, 수상행군 등 별도의 생존기술을 훈련하고있다.[5] 바닷물의 소금농도는 3.5%, 체액의 염도는 0.9%다. 우리 몸의 소금 농도가 2%가 넘어가게 되면, 상대적으로 삼투압이 낮은 세포 내부에서 삼투압이 높은 세포 외부로 물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세포는 쪼글쪼글해지며, 이에 따라 세포는 자신의 기능을 완전히 잃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 몸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여 죽게 된다. 머리를 계속 수면 위 일정 높이로 유지할 수 있는 평영은 이 점에 있어서 매우 유리하다.[6] 하지만 자유형과 평영의 체력소모 차이는 어마어마하므로 해난구조 등 긴급상황에서는 평영으로 물에 떠있는게 가장 좋다. 입영도 자유형과 마찬가지로 어마어마하게 힘들기 때문. 무엇보다도 자유형은 앞이 아닌 옆을 보게 되어 시야 확보 면에서도 평영이 더 편하다. 긴급 상황이 아닐 때도 주변 두리번거리며 수영할 수 있는 평영이 바다수영을 즐기긴 더 좋은 편.[7] 원래는 손이 붙어도 실격이었으나 2014년 12월 2일 FINA가 평영에서 언더워터 풀아웃을 할 시에 손이 붙어있는 상태에서 돌핀킥을 해도 되는 것으로 규칙을 바꿨다.[8] 상상이 잘 안 간다면 그냥 유투브 같은 곳에 찾아보자. 아주 세세하게 잘 나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