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 |||
庖 | 丁 | 解 | 牛 |
부엌 포 | 고무래 정 | 풀 해 | 소 우 |
일본어 : ほうていかいぎゅう
1. 개요
'기술이나 솜씨가 매우 뛰어남'을 뜻하는 고사성어. 어느 분야에서 달인의 경지에 이르러 신기에 가까운 솜씨를 자랑할 때, 이를 일러 '포정해우'라는 말을 자주 쓴다.'포정(庖丁)'은 소를 잡아 뼈와 살을 발라내는 요리인을 말하고, '해우(解牛)'는 소를 잡아 뼈와 살을 발라내는 것을 말한다. 일종의 발골, 정형작업인 셈. 고사의 유래는《장자(莊子)》의 〈양생주편(養生主篇)〉]이다.
2. 일화
포정이 문혜군(文惠君)을 위해 소를 잡은 일이 있었다. 그가 소에 손을 대고 어깨를 기울이고, 발로 짓누르고, 무릎을 구부려 칼을 움직이는 동작이 모두 음률에 맞았다. 문혜군은 그 모습을 보고 감탄하여 "어찌하면 기술이 이런 경지에 이를 수가 있느냐?"라고 물었다. 포정은 칼을 놓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가 반기는 것은 '도(道)'입니다. 손끝의 재주 따위보다야 우월합니다. 제가 처음 소를 잡을 때는 소만 보여 손을 댈 수 없었으나, 3년이 지나자 어느새 소의 온 모습은 눈에 띄지 않게 되었습니다. 요즘 저는 정신(神)으로 소를 대하지 눈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눈의 작용이 멎으니 정신의 자연스런 작용만 남습니다. 그러면 천리(天理)를 따라 쇠가죽과 고기, 살과 뼈사이의 커다란 틈새와 빈 곳에 칼을 놀리고 움직여 소의 몸이 생긴 그대로 따라갑니다. 그 기술의 미묘함은 아직 한 번도 칼질을 실수하여 살이나 뼈를 다친 적이 없습니다. 솜씨 좋은 소잡이가 1년 만에 칼을 바꾸는 것은 살을 가르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보통 소잡이는 달마다 칼을 바꾸는데, 이는 무리하게 뼈를 가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제 칼은 19년이나 되어 수천 마리의 소를 잡았지만 칼날은 방금 숫돌에 간 것과 같습니다. 저 뼈마디에는 틈새가 있고 칼날에는 두께가 없습니다. 두께 없는 것을 틈새에 넣으니, 널찍하여 칼날을 움직이는 데도 여유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19년이 되었어도 칼날이 방금 숫돌에 간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근육과 뼈가 엉긴 곳에 이를 때마다 저는 그 일의 어려움을 알고 두려워하여 경계하며 천천히 손을 움직여서 칼의 움직임을 아주 미묘하게 합니다. 살이 뼈에서 털썩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흙덩이가 땅에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칼을 든 채 일어나서 둘레를 살펴보며 머뭇거리다가 흐뭇해져 칼을 씻어 챙겨 넣습니다." 문혜군은 포정의 말을 듣고 양생(養生)의 도를 터득했다며 감탄했다고 한다. |
3. 의의
결국 이 이야기에서 장자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최고의 백정은 눈으로 보지않고 마음으로 본다'. 즉, '망'을 통하여 자신의 관점과 사물의 관점을 하나로 융합한다. 이를 통해 인위와 조작이 섞이지 않은 자연스러움이야말로 최상의 도임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4. 여담
포정이 문혜군을 위해서 소를 잡을 때 뼈와 살이 다치지 않도록 긍경(肯綮)[1]을 잘 찾아 살을 잘 발라냈다는 데서 연유해, 사물의 급소를 잘 찌르고 요점을 잘 찾아내는 것을 '긍경에 닿다'라고 표현한다.실제로 해부학적 지식이 있다면 동물을 도축하면서 해체, 정육할 때 상당한 이점이 있다. 초심자는 관절의 위치를 파악하기도 힘들어 힘으로 뼈를 잘라내지만, 관절의 형태를 정확히 알면 어디에 칼집을 넣어야 인대가 끊어지는지 알 수 있고, 근육의 이는 곳과 닿는 곳을 알면 고기에서 뼈를 발라내기 수월해진다. 춘추시대에 체계적인 동물 해부학이 있었을 리 만무하기 때문에, 경력자의 경험치라는 것은 그야말로 알파이자 오메가였을 것이다.
해당 이야기에 나오는 문혜군은 기원전 3세기 경 인물로, 이 당시 중국은 초기적인 고온환원법을 이용해 주철을 만드는 방법을 막 익혔을 때이다.# 제철소에서 나온 강판으로 만든 현대 부엌칼과 달리, 제대로 열처리가 되지 않은 고대 도축칼은 잘못 다루면 날 이빨이 나가는 수준이 아니라 도신 자체가 부러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을 것이다.
김용(金庸)작품집 중 서검은구록[2]에서 주인공 진가락(陳家洛)이 포정해우로 무공의 이치를 한 단계 높이 터득하는 장면이 나온다.
협객풍운전에서 왕용과의 이벤트에서 포정해우의 일화가 언급되며 왕용의 포정해우도법을 익히게 된다.
식객의 71화 '두당' 편에서도 이 일화가 언급되며, 10년 동안 쓰였음에도 날이 빠지지 않은 귀기 서린 발골용 칼과 그 주인의 정체를 밝혀내는 내용이 진행된다.
일본어로 부엌칼을 의미하는 단어인 호쵸(包丁, ほうちょう)는 해당 사자성어에서 이름이 연유한 표현이다.
[1] ‘긍(肯)’은 뼈에 붙은 살이고 ‘경(綮)’은 뼈와 살이 이어진다는 뜻으로, 사물의 핵심이나 일의 관건이 되는 부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장자(莊子)≫ <양생주편(養生主篇)>에서, 포정(疱丁)이 소를 잡아 살을 도려낼 때 긍경(肯綮)을 건드리지 않고 교묘히 도려냈다고 한 데서 유래한다. - "표준국어대사전" 풀이[2] 김용의 첫 번째 무협소설로 국내에는 '소설 청향비'라는 제목으로 도서출판 고려원(高麗苑)에서 유일하게 번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