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24 00:46:53

플랑크 길이

1. 개요2. 유도3. 의의

1. 개요

Planck length
플랑크 단위계의 일종. 광속 [math(c)], 디랙 상수 [math(\hbar)], 중력 상수 [math(G)]를 이용하여 차원 분석을 통해, 길이 단위가 곧 차원 단위가 되도록[1] 인위적으로 조합된 길이이다. [math(l_{\rm P})]로 나타내며[2] 관계식 및 구체적인 값은 다음과 같다.
[math(\begin{aligned}l_{\rm P} &= \sqrt{\dfrac{\hbar G}{c^3}} \\ &= 1.616\,255(18)\times10^{-35}\rm\,m\end{aligned})]

2. 유도

[math(c)], [math(\hbar)], [math(G)]의 단위 및 차원은 다음과 같다.
물리 상수 단위
SI 기본 단위 표기
차원
[math(c)] [math(\rm m{\cdot}s^{-1})] [math(\sf LT^{-1})]
[math(\hbar)] [math(\begin{matrix}\rm J{\cdot}s \\ \begin{aligned}&= \rm(kg{\cdot}m^2s^{-2}){\cdot}s \\&=\rm kg{\cdot}m^2s^{-1}\end{aligned}\end{matrix})] [math(\sf ML^2T^{-1})]
[math(G)] [math(\begin{matrix}\rm N{\cdot}m^2kg^{-2} \\ \begin{aligned}&= \rm(kg{\cdot}m{\cdot}s^{-2})m^2kg^{-2} \\&=\rm kg^{-1}m^3s^{-2}\end{aligned}\end{matrix})] [math(\sf M^{-1}L^3T^{-2})]
위 상수들을 조합해서 계산해보면 [math(\dfrac\hbar c)]의 차원이 [math(\sf ML)]이 됨을 쉽게 알 수 있다. 플랑크 질량 [math(m_{\rm P})]는 차원이 [math(\sf M)]이며 [math(m_{\rm P} = \sqrt{\dfrac{\hbar c}G})]이므로 [math(l_{\rm P})]는 [math(\dfrac\hbar c)]를 [math(m_{\rm P})]로 나눈 값, 즉 [math(l_{\rm P} = \dfrac\hbar{m_{\rm P}c} = \dfrac\hbar c\sqrt{\dfrac G{\hbar c}} = \sqrt{\dfrac{\hbar G}{c^3}})]로 정의된다.

3. 의의

우리 우주의 근간을 구성하는 물리 법칙에 연관된 상수를 조합하여 차원이 [math(\sf L)]이 되도록 조합된 길이이므로, '우리 우주에서 어느정도 확실성을 가지고 측정 가능한 최소한의 길이'라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3] 즉, 플랑크 길이 미만의 거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다만 이렇게 플랑크 길이를 직관적으로 받아들여 '우리 세계는 [math(l_{rm P})] 단위로 분절되어 구성된다'라고 보는 것은 현재 학계에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예를 들어, 헤르만 바일은 공간이 이산적이라면 피타고라스 정리에서 도출된 결론이 공간이 이산적이라는 가정과 모순이 생기므로 우주가 연속적일 수밖에 없다는 논증을 내놓았고, 현대 물리학의 두 핵심인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 역시 공간을 양자화하여 이해하지 않는다. [math(l_{\rm P})]는 단지 불확정성 원리에서 파생되는 최소 길이 단위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다.

공간을 양자화하는 이론으로 루프 양자 중력 이론이 있으나 실험적 증거가 없어 아직까진 가설 단계에만 그친 정도다. 결국 현대 물리학에 의하면 우주를 구성하는 시공간은 연속적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정도로 작은 길이는 스토니 단위계에도 있고, 스토니 단위계의 단위 길이는 플랑크 길이의 [math(\sqrt\alpha)]배라서 수치상으론 플랑크 길이보다 더 짧다. [math(alpha)] 역시 어느 단위계에서나 일정한 값을 나타내고 우리 우주의 근본 상수라고도 불리기에 "과연 플랑크 길이를 세계의 최소 길이로 해석하는 게 타당한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결국 플랑크 길이는 비례 계수를 고려하지 않은 차원 분석에만 의존하여 나온 결과물이기 때문에 플랑크 길이를 측정 가능한 최소 길이라고 추정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는 것이다.

플랑크 단위계를 쓰면 불확정성 원리에 따라 [math(\sigma_x \sigma_p \ge \dfrac\hbar2)]이므로 플랑크 길이 수준의 정확도를 추구하면 필연적으로 운동량의 표준편차의 최솟값이 플랑크 운동량 [math(p_{\rm P})]의 절반이라는 결론이 얻어진다.[4] 소립자 수준에서 이런 오차가 나온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수치나 다름없다.

질량이 플랑크 질량인 블랙홀의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정확히 플랑크 길이의 2배가 되며, 콤프턴 파장 [math(\lambda_{\rm C})]는 [math(\lambda_{\rm C} = 2\pi l_{\rm P})]라는 관계가 성립한다. 특히 [math(\lambda_{\rm C} = \dfrac h{mc})]를 [math(2\pi)]로 나누면 [math(\hbar = \dfrac h{2\pi})]이므로 [math(\dfrac{\lambda_{\rm C}}{2\pi} = \dfrac\hbar{mc})]가 되는데, 마치 [math(h)]와 [math(\hbar)]의 관계처럼 이를 [math(\;\bar{}\!\!\!\:\lambda_{\rm C})]로 나타내며 환산 콤프턴 파장(reduced Compton wavelength)이라고 한다. 유도 항목에서 전술한 것처럼 [math(l_{\rm P} = \dfrac\hbar{m_{\rm P}c})]이므로 질량이 [math(m_{\rm P})]인 블랙홀의 환산 콤프턴 파장은 곧 플랑크 길이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 즉 플랑크 길이는 그 자체로 차원이 [math(\sf L)]인 물리 상수이다.[2] 리터와 마찬가지로 [math(l)]의 손글씨가 숫자 [math(1)], 로마자 대문자 [math(I)]와 혼동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math(\ell_{\rm P})]로 표기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3] [math(c)]는 광속 불변성에 따라 어느 계에서든 일정한 값이며, [math(\hbar)]는 불확정성 원리와 관련된 상수이고, [math(G)]는 질량을 가진 모든 물질에 작용하는 만유인력의 비례상수이다.[4] [math(\sigma_x = l_{\rm P} = \sqrt{\dfrac{\hbar G}{c^3}})]이므로 [math(\sigma_p\ge\dfrac\hbar{2l_{\rm P}} = \dfrac\hbar{2\sqrt{\dfrac{\hbar G}{c^3}}} = \dfrac12\sqrt{\dfrac{\hbar c^3}G} = \dfrac12\sqrt{\dfrac{\hbar c}G}c = \dfrac12m_{\rm P}c = \dfrac12p_{\rm P})]이다. 여기서 [math(m_{\rm P})]는 플랑크 질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