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8 11:20:19

플루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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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제원3. 열핵 램제트 추진4. 초저공 초음속 비행5. 다탄두 핵미사일6. 취소7. 부활(?)8. 유산

1. 개요

1950년대 말 - 1960년 초반 미국에서 추진되었던 프로젝트였지만 개발 중단되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열핵 램제트를 사용해서
-초저공에서 초음속으로 날며
-덤으로 핵탄두를 뿌리고 다니는 순항미사일이라고 할 수 있다.

정식명칭은 초음속 순항 미사일(Supersonic Low Altitude Missile, 초음속 저공 미사일). 별명은 '날으는 빠루'(Flying crowbar).

2. 제원

길이 : 1.981m
중량 : 20,411kg
사거리 : 최소 10000km에 사실상 전 세계
속도 : 마하 3
탄두 : 16 × 1메가톤급 탄두
출력 : 600 메가와트
유도 시스템 : INSTERCOM
표면 온도 : 약 537도
표면 재질 : Rene 41 스테인리스 강
표면 두께 : 1/10~1/4인치
플랫폼 : 고정식 또는 이동식 발사대

참조

3. 열핵 램제트 추진

1957년 미 원자력 위원회와 공군이 로렌스 방사선 연구소를 선정하여 연구를 시작하였으며, 일반적인 램제트 엔진이 화석 연료를 이용하여 기체를 팽창시켜 분사하는 방식을 사용한다면, 이 엔진은 원자로를 탑재해 그 핵분열 반응에서 나오는 열로 기체를 팽창시키는 특수한 램제트 엔진으로 추진한다.

이 램제트 엔진의 원리 자체는 간단해서, 전방에서 들어온 공기에 연료를 태워 가열한 뒤 이를 후방으로 고속으로 분사해서 추력을 얻는다. 문제는 극초음속으로 갈수록 엄청난 속도와 압력으로 밀고 들어오는 공기에 연료를 분사해서 골고루 혼합시키는 것도 힘들뿐더러, 연소실에서 연료를 섞고 불을 붙이기까지 지극히 짧은 시간만이 주어지기에 램제트 엔진은 모식도로 보았을 때 간단해 보이는 구조와 달리 실제 요구되는 기술과 설계의 수준은 대단히 높다.

그래서 굳이 복잡하게 연료를 뿌리고 태우는 대신 노출된 원자로 노심의 고열을 사용하여 공기를 직접 가열하는 방식이 열핵 램제트이다. 장점만 보면 연료를 뿌리고 공기 섞고 점화하고 이런거 다 필요 없고 덤으로 원자력인 만큼 사실상 무제한수준의 항속거리가 보장된다.

이미 1957년에 터보제트 엔진을 원자로로 구동하는 열핵제트 계획으로 NB-36 실험기가 원자로를 싣고 비행하는데 성공하여 기술적 실현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되었다.

구체적인 비행 방식은 발사하는 곳에서 방사능이 폴폴 새나오는 핵 제트엔진을 가동할 수도 없고, 애초에 램제트 자체가 저속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초기 가속을 위해 통상적인 3단으로 이루어진 고체 추진 로켓부스터를 이용하여 10700m 고고도로 이동후에 마하 4까지 추진하고 인구밀집지역에서 벗어나면 램제트 엔진이 가동할 수 있는 충분한 고도와 속도에서 핵램제트엔진을 이용하여 추진하게 된다. 이후 다시 100피트(약 35m) 고도로 내려와서 원자력 엔진으로 마하 3의 속도로 비행하는 방식이었다. 저 정도 고도에서 저 사이즈의 물체가 저만한 속도로 날면 충격파만으로도 비행 경로 주변에 상당한 피해를 입히며, 덤으로 방사능 낙진으로 인한 추가적인 피해까지 예상된다. 심지어 초기 계획에서는 모든 폭탄을 투하한 다음에도 적국 상공을 왔다갔다 하며 계속 비행시키는 악질적인 방안까지 제시되었다.

이 미사일은 컨셉 자체는 초음속 저고도 순항미사일이지만, 실제 역할은 다량의 핵탄두를 탑재하여 여러 위치에 핵탄두를 투하하는 무인 폭격기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었다. 핵추진인 만큼 항속거리도 거의 무한정[1]이라 공격명령 전까지 바다위에서 선회하며 대기할 수도 있었다고 한다.

1961년 Tory-IIA가 테스트되었고 3년 후에 위 사진의 Tory-IIC가 5분간 풀 추력상태에서 5분동안 가동되는 등, 이를 비롯한 여러번의 테스트도 성공적이었다. 1967년 정식 개발 완료후 1970년까지 배치가 완료된다는 계획을 가졌으나, 높으신 분들소련이 이에 자극받아 비슷한 무기를 개발하면 답이 없다고 생각하였고, 또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생각보다 쉽게 개발되어 고성능 순항 미사일의 효용성이 감소한게다 가격도 치솟아서 1964년 7월에 프로젝트가 폐지되었다.

참고로 이를 로켓 엔진에 적용하면 열핵로켓이 된다. 우주에는 공기가 없으니 원자로의 열로 공기를 데우는 게 아니라 연료를 데워서 내뱉는 방식. 이 역시 비슷한 시기에 실제 연구된 물건이다.

4. 초저공 초음속 비행

예나 지금이나 탐지를 피하기 (따돌리기) 위한 방법은 고속비행과 저공비행 둘이 있지만 저공에서 고속비행은 밀도가 높은 공기층을 뚫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매우 비효율적이고, 일반적으로는 둘 중 하나만 골라서 쓰게 된다.

하지만 킹왕짱 핵추진엔진 앞에서 그런 제한 따위는 의미없고, 이 미사일은 무려 초저공 초음속 비행을 한다! 이를 위해 미사일은 무식하게 튼튼하게 만들어질 계획이었고, 별명인 '하늘을 나는 빠루' 도 여기서 나왔다. 전대미문의 마하 3급의 저공비행이 만들어내는 소닉붐은 엄청나서, 계산상 소닉붐만으로도 지상의 노출된 사람을 충분히 죽이고 웬만한 건물을 무너뜨릴 정도였다고 한다. 그럴만도 한게 굉장히 시끄러운 소음을 내던 콩코드도 비행 고도가 10,000m가 넘는데 속도는 불과 마하 2수준이다. 그런데 마하 3의 속도로 고도 35m, 사실상 지면에 붙어서 날아다니는 미사일은 어떻겠는가.[2]

5. 다탄두 핵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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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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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에 끼워지는 로켓은 부스터용 로켓이며, 내부의 원통은 모두 1메가톤급 핵탄두이다.

소닉붐과 방사능 낙진으로도 모자라 이 미사일은 14-24발의 핵탄두를 탑재하고 한번의 발사로 서로 떨어진 여러 목표에 핵을 투하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즉 미사일이라기보다는 무인전략폭격기에 가깝다고 볼 수도 있다. 경로를 따라 비행하면서 자탄을 투하하는 개념은 이후 토마호크 D형에서 현실화 된다.

정리하면 이 미사일은 저공에서 극초음속으로 날기에 탐지하기도 막기도 매우 힘들고, 무한대 수준의 항속거리로 지구를 몇 바퀴 돌 수도 있으며, 그냥 지나가는 것 만으로도 소닉붐+방사능 낙진으로 주위를 초토화시키고, 덤으로 핵탄두 십여발도 가는 길에 뿌려주는 규격 외의 괴물인 셈.

6. 취소

초저공 극초음속 비행을 견딜만한 재료공학이라든지 초고온과 초고압을 버틸만한 원자로라든지 초저공 초음속에서의 기체 제어라든지 산적한 문제가 하나 둘이 아니었지만(21세기인 지금도 어려운데 이건 50년대에 개발되던 놈이다!), 개발중의 문제는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주위를 초토화시키는 미사일을 대체 어디서 테스트하냐는 것이었다. 뜨겁게 달아오른 원자로 덕에 쏴서 떨어뜨릴 수도 없고 항속거리는 또 더럽게 길어서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안이 바다위에서 8자로 계속 비행하다가 심해로 처박는 방법이었는데... 당시에 사람들이 아무리 원자력에 대해 잘 몰랐다고 해도 시뻘겋게 달아오른 노출된 원자로 노심을 그대로 바다에 쳐박는건 좀 아니라고 생각했나 보다.

게다가 당시 한창 개발중이던 사실상 막을 수 없는 병기 ICBM이란 놈이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어 이런 쓸데없이 강한 순항 미사일을 쓸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래서 결국 개발 7년만에 취소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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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핵 만능주의에 미쳐돌아가던 냉전 시대 50년대 말 미국의 먼치킨스러움과 미치광이스러운 모습을 잘 보여주는 무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에서의 인지도는 아직 매우 낮은 편. 실제 완성되지도 않고 프로젝트로 끝났을 뿐더러, 전면적인 핵전쟁이 배경이 아닌이상 나올이유도 없고, 그런 상황이라도 ICBM과 그것의 MIRV가 훨씬 임펙트가 있어서 나오지 않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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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름 프라모델도 있다고 한다.

KSP에 프로젝트 플루토를 구현한 모드가 있다.

크툴루 신화 소설인 또 다른 냉전에서는 플루토 12발이 크툴루를 저지하기 위해 대기중이었고 크툴루가 깨어나자 발사되었지만 저지에 실패했다.

7. 부활(?)

냉전의 종식 이후 한때의 시도로 남는듯 싶었는데, 2018년 러시아가 무제한 항속거리의 핵추진 9М730 부레베스트닉 순항 미사일을 실험했고(2017년 가을 실험), 배치할 거라는 말이 나왔다.

심지어 푸틴이 직접 대외적으로 발표했으며 이 외에 신형 ICBM, 같은 항속거리 무제한 컨셉의 핵추진어뢰 버전인 포세이돈(수중드론) 등 5종세트로 이루어진 핵전력 강화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9М730 부레베스트닉의 경우 공개된 정보가 없어 플루토 계획과 마찬가지로 노심을 차폐없이 노출하는 방식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원자력 발전소처럼 방사능 차폐를 유지한 상태로 원자로에서 나오는 에너지만을 동력으로 쓴다면 훨씬 상식적인 무기가 되지만, 물론 노출되는 방식에 비해 효율이 훨씬 떨어지고 열교환기의 존재로 인해 훨씬 덩치도 커져야 하므로 가능성은 높지 않을 듯 하다. 기본적으로 적 영토에 떨어져 부서지라고 만든 물건이고, 원자로를 달았으니 재래식 탄두를 쓰더라도 방사능 뿌리는 건 불가피하며, 쓰면 바로 핵전쟁 발발이지만 말이다.

8. 유산

비록 프로젝트 자체는 실패했지만 이 때 개발된 미사일의 지형대조 항법 시스템은 훗날 순항 미사일의 대표격인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에서 활용되어 잘 쓰이게 되었다.

고열을 버텨낼수 있는 세라믹 터빈 기술은 민간 핵발전소의 안전기술에 활용되게 된다.


[1] 추진력이 원자력이니 추진체의 수명만 보면 몇 년이고 날 수 있겠지만 엔진과 동체의 내구성 문제로 실제로 저 정도의 시간을 날 수는 없다. 소재기술의 한계로 인해 1950년대 터보젯 엔진들의 수명은 지금보다 1/10 정도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현저히 짧았다. 팬이 없긴 하지만 램제트라고 크게 다를건 없었는지, 아니면 비행제어 소프트웨어의 문제인지 플루토 계획의 입안 당시에는 엔진의 유효가동시간 최소 20시간 이상을 현실적인 목표로 했다.[2] 상공에선 공기 밀도가 옅어지기 때문에 지상 속도(Ground Speed)로 비교하면 초저공의 마하 1이 고고도의 마하1보다 훨씬 빠르다. 때문에 고고도의 마하 2와 지면에 배깔고 마하 3은 언뜻 차이가 크지 않아 보이지만 실제 추진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량과 지상 속도는 비교하기도 힘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