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8-13 22:01:29

픽맨의 모델

1. 개요2. 줄거리3. 기타

1. 개요

Pickman's Model.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의 단편소설. 대한민국에서는 동서문화사황금가지를 통해서 번역되었다. 황금가지에서 2008년에 번역 출간한 <러브크래프트 전집> 1권에 수록되었다.

러브크래프트 자신은 이 작품을 아주 온화하게 썼다고 밝혔는데, 실제로 그다지 충격적인 전개도 나오지 않고, 발상 자체도 이미 지겹게 반복된 것이다. 사실 분위기를 느끼며 읽어야 되는 작품.

이 단편에 등장하는 픽맨이란 인물은 나중에 '랜돌프 카터 연작'에 출연한다. 그것도 구울의 킹왕짱인 존재로.

2. 줄거리

괴상한 그림을 그리다가 예술가 클럽에서 쫓겨난 화가 리처드 업튼 픽맨. 그러한 그의 그림을 좋아하는 주인공 서베르는 픽맨과 교류를 나누게 되고, 친구 사이까지 발전하게 된다. 그런 그에게 픽맨은 자신의 그림을 그리는 작업실에 초대를 하겠다는 제의를 하게 되고, 팬이었던 주인공은 그를 따라간다.

그리고 주인공이 보게 된 것은 그 자신의 이해도를 넘어선 수준의 공포가 담긴 수많은 그림, 그림, 그림들. 그리고 주인공은 이후 결정적으로 픽맨과 절교하게 된 이유가 된 물건을 보게 된다.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의 그림은 단순히 상상력의 산물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무언가'라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해준 구울의 사진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주인공이 지하에서 픽맨의 그림을 보고 엄청난 공포에 사로잡히다가 이상한 소리가 나자 도망치듯이 나오는데, 그 와중에 어쩌다가 픽맨이 찍은 사진을 손에 쥐게 된다. 그리고 그 사진에 지하를 배경으로 구울이 포즈를 취하고 있었던 것. 주인공은 이후에 그 날 이후로는 구울들이 나올 거란 망상과 공포에 빠져 지하로 못 내려가거나, 지하철을 못 타는 등 지하에 대한 공포증이 생겼다고 고백하지만, 적어도 죽거나 혹은 미치거나, 아니면 파멸적 앞날이 기다리는 것으로 끝을 맺는 여타 러브크래프트 소설의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충분히 멀쩡하게 끝난 드문 케이스.

3. 기타

  • 폴아웃 4에 '픽맨 갤러리'라는 오마쥬 지역이 등장한다. 다만 구울은 등장하지 않는다. 여기서 픽맨은 벽돌로 쌓인 방대한 크기의 지하 공간이 있는 목조 저택에서 섬뜩하고 기괴한 그림을 그리고, 초대받은 레이더를 살해하여 그 시신과 피로 기괴한 예술 작품을 만드는 살인 예술가이다. 이에 분노한 레이더들이 쳐들어와 픽맨을 죽이려 하는데 죽게 놔둘 수도, 구해주고 "거 레이더들이 참 나쁜 놈들이니까 열심히 작품 활동해주십쇼."라며 격려할 수도, 구해준 다음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이렇게 죽이냐, 너도 나쁜 놈이다." 하며 직접 작품 활동을 중단시켜줄 수도 있다. 하지만 픽맨을 구해주면 열쇠를 주는데 픽맨이 그린 액자들 중 하나를 조사하면 숨겨진 금고가 나오는데, 개방하면 출혈 효과가 부여된 픽맨의 칼을 입수한다.

    생각보다 고어한 분위기일 뿐 그렇게 호러스럽지는 않다. 일단은 괴물이 안 나오는데, 등장 적들이 레이더뿐이라 이들이 계속해서 떠들어대고, 레벨만 적당하면 손쉽게 제거할 수 있어 공포 요소는 줄어든다. 다만 상술했듯 픽맨의 그림들과 픽맨의 정신상태가 찝찝한 기분이 들게 한다. 굿네이버의 시장인 핸콕이 주는 서브 퀘스트 중 픽맨 갤러리를 조사하는 퀘스트가 있는데, 핸콕을 동료로 영입하여 함께 가면 그 대인배 핸콕조차 주인공에게 이런 찝찝한 곳에 자신을 데려왔다며 화를 내는 대사를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폴아웃의 픽맨은 단 한 번도 무고한 민간인을 살해한 적은 없고, 오직 레이더들만, 그것도 자기 집에 '초대'받아서 직접 방문한 레이더들을 죽여서 작품으로 만들었다. 사람들을 죽인 후에 정신병적인 작품들로 만드는 것을 잘했다고 할 수야 없지만, 최소한 일반인들을 죽이지는 않았으니 악인이라고 말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이를 보고받은 핸콕도 병력을 보내 소탕한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시민들더러 픽맨 갤러리 근처에 가지 말라고 경고만 한다.
  • H.P Lovecraft Literary Podcast의 진행자 중 한명인 크리스 래키가 픽맨을 연기한 패러디 단편이 있다. 태연하게 온갖 기괴한 그림을 보여주는 픽맨과 그림을 볼때마다 맛이 가는 친구의 연기가 특징.
  • 넷플릭스 드라마 기예르모 델 토로의 호기심의 방의 5화에서 실사화되었다. 원작과 비교하면 여러모로 각색이 많이 되었는데 당장 본작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마녀들의 연회라는 것이 등장하고, 픽맨의 그림에 구울들과 함께 슈브 니구라스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 염소를 닮은 괴물이 등장한다거나 픽맨의 선조들 중에 윌버 웨이틀리의 친어머니 라비니아가 있다고 언급되는 등 다른 크툴루 신화와의 본작을 연결짓는 설정이 여럿 추가되었다.

    사실 원작과 이 드라마판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원작이 크툴루 신화 작품치고는 상당히 온건한 결말을 맞이한 것과 반대로, 다른 러브크래프트 작품에서처럼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파멸적인 결말을 맞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 픽맨은 주인공에게 살해당한 후 구울의 먹이가 되어버리며, 결말에서 주인공의 아내는 픽맨의 그림을 본 뒤 미쳐버려 두 눈을 파내버리고, 아들은 아내에게 살해당해 연회에 올라갈 요리가 되어버린다. 다만 어디서부터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환상인지 모호하게 표현된지라 해당 상황이 픽맨의 그림을 본 주인공이 꾸는 끔찍한 악몽인지, 아니면 정말 벌어진 일인지는 분명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