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2-19 15:37:05

해봤어?

1. 개요2. 설명3. 일화4. 비판5.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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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현대그룹 초대 회장 정주영 회장의 주요 말버릇 중 하나.

정 회장이 생전에 많은 명언을 남기고 떠났지만 이 해봤어는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와 더불어 정주영 회장의 대표적인 어록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기업의 회장이 남긴 어록으로 만든 순위에서도 1위에 자리잡았을 정도로 '정주영' 하면 가장 떠오르는 말이다.

2. 설명

이봐, 채금자(책임자). 해보기나 했어 (해봤어)?

생전, 정주영 회장은 처음부터 대기업 회장이었던것이 아닌, 밑바닥에서 올라와서 성공한 자수성가형 인물이었고, 그런 만큼 회사에서 활동하면서도 성실과 도전, 노력을 강조하며 실행해왔다. 그런 만큼 다른 사람들이 무리라고 내빼던 어려운 일에 대해서도 솔선수범해서 나섰고, 잘 안되더라도 수단과 방법을 찾아내며 해결하는 근성을 지닌 회장으로도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애초에 어려운 여건만 찾아내다보니 당연히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주장하는 인원들도 있었고, 본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채금자들 역시 정회장이 내세운 조건은 어려우니 안 된다고 손사래를 치는 경우도 많았다. 그때마다 말했던 말이 바로 '해봤어?'. 위에 언급된 명언이다.

즉 해봤어?의 말 뜻은 "안 해보고 멋대로 결정하지 말아라."라는 의미인 것이다. 해보고나서 무리니 뭐니 말을 하라는 의미인 것.

3. 일화

대표적인 일화로는, 1966년 현대자동차 설립 초기 정주영 회장은 독자모델 개발을 적극 추진하였는데 현대 내부에서 반발이 많았다고 한다.[1] 정 회장의 동생인 정세영 당시 현대차 사장이 대표로 나서서 정 회장을 말리자 정 회장은 "이봐, 해봤어?" 라며 오히려 닦달을 했고 그렇게 '포니'가 탄생했다. 포니를 시작으로 현대자동차는 현재 세계 3위의 자동차회사로 성장했다.[2]

그 외에도, 1984년 바다를 메워 옥토로 만드는 서해안간척지 개발 사업 당시, 바닷물을 막아서 농토로 바꾸는 과정에서 난항을 겪게 되었다. 물살이 거센 서해안의 특성 때문에 거대한 철판에 바위 등을 동원해도 물막이가 되지 않았다. 현장을 둘러보던 정 회장은 노후화하여 폐처리 된 유조선을 갖다 붙여서 물길을 틀어막아 우선 둑부터 만들어 놓고 다시 유조선을 해체하자고 주장했다.

현장의 전문가들은 애초에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며 유조선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할 것이라고 자문했다. 안된다고 말하는 그들에게 어김없이 "이봐, 해보긴 해봤어?" 라는 추궁이 쏟아졌고 결국 정 회장의 고집대로 추진하게 되었다.

그렇게 이 방법으로 당시 돈으로 290억의 공사비를 절약하며 여의도의 33배, 남한 전체의 1%에 해당하는 면적의 서해안 간척을 성공했고, 대한민국은 연간 50만섬의 쌀을 생산하는 4700만평의 국토를 추가로 얻었다. 이 방법은 '정주영공법'이라고 불리며 타임지에까지 소개되었다. 영국 런던 템즈강 하류 방조제 공사를 맡은 어느 회사는 이 방법에 대한 자문을 현대에게 구하기도 했다.

4. 비판

이렇게 정주영 회장의 '해봤어?'는 본인의 대표적인 말버릇으로 알려져 있고 그 영향력은 거대한 편이었고 당시의 차이트가이스트를 요약한 말이지만, 2020년대가 된 현재 시점에선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

정주영 회장이 살아 있던 시기는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부족했고 성장의 기미가 남아있던 시대이다. 그렇기에 정회장의 근성과 위 명언이 적용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경제는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무엇이든지 하면 된다는 식의 맹목적인 '노력만능론'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현재는 안 된다고 판단하면 미리 일찌감치 포기하고 다른 분야를 도전하는 자세가 일반적인 기업의 운영방침이다. 실제로 21세기에 이 정신으로 도전했다가 크게 말아먹은 사람의 대표적인 예시로 심형래가 있다. 물론 이쪽은 실패를 반면교사 삼지 않고 다른 데 정신 팔린 것도 한몫했다. 재계에선 아예 '정주영 병'이란 용어도 있다. 정주영 특유의 모험주의, 군대식 조직 문화,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려는 방식을 무리하게 따라하다가 실패하는 모습을 빗댄 것.

5. 여담

2022년 현대차 호주 법인 광고

현대그룹에서 발생한 왕자의 난으로 떨어져 나온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자동차 호주 법인에서 2022년에 이 일화를 다룬 광고를 냈다.[3]
2023년 HD현대 광고

2023년 5월경, HD현대에서 이 어록을 모티브로 광고를 만들었다.


[1] 당시 대한민국은 농업 중심 국가였으며 공업 인프라가 전무하다시피 했다. 그 당시 자동차회사라고 해봐야 고장난 차를 수리해주는 정비회사에 불과했다. 조금 큰 카센타에 불과하던 회사에서 자체적인 차를 개발하겠다고 하니 직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것. 비슷한 내용이 영화 <국제시장>에도 나오는데 정주영이 구두닦이 소년이던 덕수(황정민 분)에게 큰 배를 만들겠다는 자신의 포부에 대해 이야기하자 덕수와 달구(오달수 분)는 미친사람 아니냐며 비웃는다. 이 장면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백미이다.[2] 정주영 회장이 전경련의 회장에 재직하는 동안 그를 도와 국제담당 상무로 재직했던 박정웅 시너렉스 대표이사가 집필한 책 '시련을 사랑한 정주영' 에 나오는 내용이다.[3] 참고로 여기 나오는 차량은 현대 포니가 아닌 엑셀이다. 그 이유는 엑셀이 현대차 호주법인에서 가장 먼저 판매했던 차량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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