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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DFL에서 주관하는 분데스리가와 2. 분데스리가 등 독일 내 프로 축구 리그 소속 구단은 개인 투자자 또는 하나의 기업이 소유할 수 있는 구단 지분이 50%-1주를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정이다. 이러한 규정을 어길 경우, 해당 구단은 분데스리가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2. 배경과 역사
해당 규정이 독일 축구계에 자리잡기 전까지, 볼프스부르크나 레버쿠젠을 제외한 독일 내 거의 모든 구단은 해당 구단의 회원들이 모여 이루어진 독립된 회원 협회에 의해 운영되었다.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를 지나는 동안 유럽 축구계에 급격히 많은 자본이 유입되었다. 시장 규모가 급증한 것이다. 특히 독일의 경우는 1988-89 시즌 당시 1000만 마르크 수준이었던 분데스리가의 연간 중계권료가 2001년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는 약 3억 5500만 마르크로, 무려 35.5배로 불어나는 등 리그 내에서 움직이는 자본의 규모 면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이에 당시 독일 축구계에도 변화의 필요성을 실감하며, 축구 클럽의 기업화를 찬성하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된다.
1998년 10월, 독일 축구 협회의 이사회에서 축구 클럽을 공기업 또는 유한회사[1]의 형태로써 전환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들며 불어나는 자본 유입에 대해 각 구단이 쉽게 대응할 수 있게끔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독일 축구가 과도한 상업화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고, 무엇보다도 독일의 축구를 팬들을 위한 축구로써 남기기 위해 50+1 규정을 같이 신설하게 된다.
보수적인 성향을 띠는 대부분의 구단 회원협회와 서포터들이 이러한 배경에서 만들어진 50+1 규정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가졌으나, 2000년대 중반 이후로 일부 구단의 이사회와 서포터 그룹 내에서부터 이러한 규정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2009년, 하노버 96의 회장인 마르틴 킨트[2]가 EU의 경쟁에 대한 법안에 위배될 여지가 있다며 해당 규정을 철폐하자는 주장을 내세웠지만 극히 일부를 제외한 모든 구단의 결정권자들의 반대표를 얻어맞고 주장을 철회했다. 여담으로 마르틴 킨트는 2018년 하노버 구단의 지분을 추가 인수하려다 DFL에 의해 제지당하기도 했다.
3. 예외
독일 축구 협회는 2015년 이사회의 회의를 통해 분데스리가의 발전을 꾀한다는 취지로 20년 이상 꾸준한 투자와 지원을 전제로 하나의 기업 또는 개인 투자자가 해당 구단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신설했다. 아래 문단에 언급된 구단 중 일부 구단이 이러한 조항을 근거로 50+1 규정을 면제받은 경우에 해당되는 구단이다.3.1. VfL 볼프스부르크
자세한 내용은 해당 문서 참조.볼프스부르크는 분데스리가가 출범하기 전부터 모기업 폭스바겐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기업 구단의 형태로 창설된 구단이다. 볼프스부르크의 역사는 폭스바겐의 공장 노동자들이 모여 만든 스포츠 클럽이 그 시발점이다. 해당 클럽의 창단과 동시에 이루어진 모기업의 꾸준한 재정적 지원을 독일 축구 협회 측에서 인정해 준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3.2. 바이어 04 레버쿠젠
자세한 내용은 해당 문서 참조.레버쿠젠 또한 볼프스부르크처럼 분데스리가 출범 이전에 창설된 클럽이 모기업인 제약회사 바이엘의 후원을 받으며 명맥을 이어오고 있었다는 점을 인정받은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다.
3.3. TSG 1899 호펜하임
현재 호펜하임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규모 IT 기업 SAP의 창립자이자 CEO였던 디트마어 호프를 구단주로 두고 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호프가 보유한 호펜하임 구단의 지분은 96퍼센트에 달한다. 하지만 해당 구단의 유소년 팀에서 선수 생활을 하기도 했던 호프의 꾸준한 재정적 지원이 최근 20년을 넘어서고[3], 2015년에 개정된 예외 조항에 해당함을 인정받았다.다만 호펜하임은 모기업이 구단의 창립부터 현재까지의 오랜 역사를 함께 했던 볼프스부르크, 레버쿠젠과는 다르게 별 볼 일 없던 아마추어 팀이 구단주의 돈지랄로 1부 리그까지 올라왔다는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FC 바이에른 뮌헨부터 SC 프라이부르크 등 거의 모든 구단의 강성 서포터들로부터 미움을 받고 있는 판국이다. 이러한 주제와 관련해 매우 보수적인 성향을 띠는 독일 현지의 강성 서포터들은 호펜하임 원정에서 구단주 디트마어 호프를 맹비난하는 걸개를 걸거나 욕설을 퍼붓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하다가 제지받는 일도 생기고 있다. 심지어 2020년 3월에는 바이에른 뮌헨의 서포터들이 호펜하임 원정에서 디트마어 호프와 독일 축구 협회를 비난하는 걸개를 걸고, 주심과 바이에른 뮌헨의 선수들, 관계자들의 제지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걸개를 내리지 않는 등의 과격한 행동을 이어가다가 주심에 의해 경기가 13분간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다.[4] 비슷한 시점에서 도르트문트나 프라이부르크, 우니온 베를린과 샬케, VfL 보훔 등 타 팀의 서포터들도 경기장에서 홍염을 터뜨리거나 호프와 독일 축구 협회를 향해 욕설을 퍼붓다 징계를 당하는 등 호펜하임의 경기장에서 험악한 분위기를 자주 연출한다.[5]
3.4. RB 라이프치히
라이프치히의 전신은 SSV 마르크란슈테트라는 구단이다. 2009년 오스트리아의 음료 제조 기업인 레드불이 해당 구단을 인수하고[6] 현재와 같이 구단 이름을 바꾼 것이 라이프치히 구단 역사의 시작이다.이러한 인수 과정은 처음부터 독일 내 많은 축구 팬들의 반대에 직면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50+1 규정 등 축구의 과도한 상업화를 방지하는 규정의 존재 의의는 독일 축구를 팬들을 우선시하는 축구로써 하기 위함인데, 레드불의 구단 인수가 이러한 의의에 완전히 반대된다는 것.
실제로 독일 축구 협회가 제정한 관련 규정 중에는 '기업명을 구단의 이름에 포함할 수 없다.'는 규정 또한 존재한다. 그런데 인수 후 새로 창설된 구단 명칭인 RB 라이프치히의 RB가 레드불(Red Bull)의 약자라는 논란이 일자 레드불 측에서는 RB를 Rasen Ballsport, 즉 '잔디 공 운동'이라는 다소 해괴한 명칭의 약자임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독일 축구 협회는 결국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였고, 라이프치히는 RB라는 이름을 달고 협회에 등록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50+1 규정의 허점을 파고들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50+1 규정의 본질은 각 구단의 수많은 서포터들이 구단의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투표 등의 절차로 구단의 경영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시민 구단의 성격을 띄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라이프치히의 그것은 타 구단과는 다른 성격을 가진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라이프치히의 구단 이사회는 19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구단주인 디트리히 마테시츠를 포함한 11명의 회원 모두가 레드불의 직원이라는 점이 비판의 대상인 것이다. 심지어 라이프치히의 이사회는 타당한 근거를 대지 않고도 신규 회원의 가입을 막을 권리가 있다고 한다. 사실상 소수의 레드불 임원들에게 구단의 경영권이 넘어갔다고 볼 수 있겠다. 또한 회원들이 지불해야 할 회비 또한 일반 회원들이 감당하기에는 다소 버거운 액수인 연간 8백만 유로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라이프치히는 호펜하임처럼 보수적인 독일 내 울트라스들에게 비난을 받지만, 그 결은 호펜하임과는 약간 다르다. 호펜하임과 호펜하임의 구단주 디트마어 호프가 비난을 당하는 주된 근거는 50+1 규정이 가지는 의의를 깨뜨렸다는 점이지만 라이프치히의 경우는 규정의 허점을 이용한 대기업이 리그에 머니 게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RB 라이프치히: 독일의 50+1 규정을 비웃다
4. 50+1 규정에 대한 입장
4.1. 찬성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CEO 한스요아힘 바츠케는 여러 차례 공식 인터뷰를 통해 해당 규정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2016년 인터뷰에서 '독일에서, 각 구단의 서포터들은 그들이 응원하는 구단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바츠케 회장은 "도르트문트의 서포터들이 더 이상 팬이 아닌 고객으로서 여겨진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커다란 문제가 생겼다는 근거일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이처럼 50+1 규정을 유지함으로써 각 구단들은 금전적인 이득을 더 취하기보다는 서포터들과 구단 사이에 형성된 강한 유대감을 이어갈 수 있음에 찬성한다. 특정 기업이나 개인이 구단의 경영권을 차지함으로써 유발 가능한 경기 티켓 가격의 급상승이나 서포터-구단 경영진 사이의 심각한 충돌 등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외부 자본의 대량 유입을 허용하지 않고 서포터들로 구성된 협회 내에서 매우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구단의 경영을 이끌어갔던 과거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도 해당 규정을 찬성하기도 한다.
4.2. 반대
해당 규정에 대해 반대하는 주장의 골자는, 이러한 규정을 통한 기업 또는 개인 투자자의 지분 소유량을 제한하는 것은 해당 구단과 더 나아가서 리그 전체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데 있다. 리그에 더 많은 자본이 투입되어 시장의 규모와 가치를 늘리고 리그에 소속된 구단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원인이라고도 한다.이러한 상황이 고착화되면서 FC 바이에른 뮌헨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RB 라이프치히,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 등 일부 상위권 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한 번 재정 문제를 겪으면 회복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 등 경제적으로 그 기반이 탄탄하지 못하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또한 2000년대 중반 키르히 미디어 그룹의 파산으로 중계권 수익이 끊기고, 챔피언스 리그 본선 진출에 실패하자마자 급격하게 재정이 악화되어 토마시 로시츠키, 크리스토프 메첼더 등 주요 선수들을 타 리그 소속 팀으로 보내줘야 했으며, 심지어 이러한 주전급 선수들의 방출로 인한 이적료 수입으로도 재정난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며 FC 바이에른 뮌헨에게 긴급 지원을 받을 정도였다.
50+1 규정의 존치에 반대하는 의견의 골자가 바로 이러한 점이다. 해당 규정으로 인해 많은 팀들의 재정 안정화 시도, 그리고 중하위권 구단의 발전 가능성이 가로막힌다는 점 때문에 특히 중하위권 팀들과 1부리그 승격을 노리는 2. 분데스리가 소속 구단의 경영진들의 해당 규정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서서히 커지고 있다.
또한 UEFA 챔피언스 리그 등 클럽 대항전에서 분데스리가 팀들의 경쟁력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점 역시 해당 규정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FC 바이에른 뮌헨을 제외한 나머지 팀, 특히 최근에는 분데스리가의 챔스 단골 진출 팀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RB 라이프치히가 정작 챔피언스 리그 본선에서는 리그에서만큼 경쟁력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이러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50+1 규정의 개정이나 철폐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2024년 6월 기준으로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을 기록한 2013년 이후 2023-24시즌 결승에 오르기 전까지 단 한 차례도 결승은커녕 4강조차 진출하지 못했다. 세 차례 8강 진출에 만족해야만 했다.[7] RB 라이프치히는 19-20 시즌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루었으나 마찬가지로 결승 진출은 없었고 2021-22 시즌에는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최근 들어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바이어 04 레버쿠젠 등 다크호스로 분류되는 팀들이 리그 앙이나 에레디비시 등 타 리그에서 유망한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는 있지만 프리미어 리그, 라 리가의 팀들에 비하면 여전히 아쉬운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라이프치히는 강팀의 반열에 오른 기간이 비교적 짧아 더 지켜봐야 하지만 말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알 수 있듯 해당 규정을 반대하는 주장에 서서히 힘이 실리면서 보수적인 독일 축구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해당 규정에 대한 찬반 의견과는 별개로 리그의 발전과 각 구단들의 유럽 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본의 유입을 더욱 적극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점은 엄연한 사실이다.
[1] 약칭 GmbH. Gesellschaft mit beschränkter Haftung의 약자.[2] 독일, 스위스 이중국적자. 보청기를 제조하는 업체를 경영한다고 알려져있다.[3] 디트마어 호프는 1989년부터 호펜하임에 재정적인 지원을 해 왔다.[4] 해당 경기는 13분간 중단되었다가 이후 재개되었고, 양 팀 선수들이 공격을 하지 않고 공을 돌리는 사이 카를하인츠 루메니게 등 바이언의 보드진과 호펜하임의 코치들이 서로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며 무사히 마무리되었다[5] 도르트문트의 서포터들도 디트마어 호프의 얼굴을 저격하는 듯한 모양의 걸개를 내걸었다가 출입금지를 당하기도 했다.[6] 원래 레드불은 해당 구단이 아닌 FC 작센 라이프치히를 인수하려고 했다. 그러나 작센 라이프치히 서포터들의 강경한 반대에 부딪혀 마르크란슈테트를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게 된 것이다.[7] 세 차례 진출한 8강에서 스타 플레이어 영입에 매우 적극적인 세 팀 레알 마드리드 CF, 맨체스터 시티 FC, AS 모나코 FC에게 경기력 면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며 탈락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