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냉전 초기에 미국이 개발하려고 했던 장거리 고공 정찰기로, 몇 년 후에 실용화된 U-2 보다 앞서 개발이 선행되었으나 후발 주자인 록히드에 진도가 뒤처지면서 개발이 취소되어, 비행 가능한 프로토타입은 완성되지 못했다.2. 개발 배경
6.25 전쟁의 휴전 조인식을 코앞에 둔 1953년 7월에 미 공군은 벨(Bell), 마틴(Martin Aircraft), 페어차일드(Fairchild) 3개사에 보통의 항공기가 닿을 수 없는 고공을 장거리로 날면서 적성국 상공을 통과하며 정찰할 수 있는 고공 정찰기에 관한 제안서 MX-2147 설계 초안의 제출을 요청했다. 공군 내부에서 볼드 이글(Bald Eagle)이라는 암호명으로 불린 이 정찰기는 해발 고도 20,000 m 이상이라는 고고도를 은밀히 날 수 있는 전략정찰기이며 임무 반경 또한 2,800 km 이상이라는 어려운 조건도 붙어있었다.3개사 중에서 도면 제출은 벨 사가 가장 빨랐다. 그들이 제시한 모델 67은 서류 심사를 통과하여 1954년 3월에서 시제기 제작을 승인받게 된다. 보안을 위해서 정찰기를 개발 중인 것을 숨기기 위해 모델 67에는 실험기에나 붙여지는 분류기호인 X 넘버가 할당되었고, 같은 해 5월에는 X-16이라고 명명되며 28대의 발주를 받았다.
X-16은 제트 엔진 2기를 장비한 쌍발 단좌기이며, 엔진은 날개 중간에 장착되는 다소 구태의연한 형태로 고안되었다. 다만 한 가지 특이한 것은 고공 비행을 위해 가로세로비가 12에 길이가 무려 35미터에 달할 정도로 엄청나게 긴 주날개를 가진 것이었는데, 뒤로 완만하게 15도 젖혀진 후퇴익이었다. 이 정찰기에 탑재하기 개발된 퍼킨-엘머(Perkin-Elmer) 항공카메라는 20 km 상공에서 지상에 펼쳐진 신문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을 만큼 감도가 높았으나, 전용 필름을 장전하면 그 무게가 350 kg에 달할 정도로 무거워서 고공 성능에 큰 장애가 되었다. 이를 위해 설계주임 프랭크 쿡스(Frank William Bill Kux)가 이끄는 개발진들은 기체의 중량을 줄이는 작업에 촛점을 맞추었고, 이를 위해 전자장비는 필요최소한 것만 싣도록 설계했으며, 심지어 사출좌석조차 없었다.
3. 록히드에게 추월
극비리에 작업을 진행하던 벨 기술진들은 얼마 안가 풍동 실험에 대응할 수 있는 실물 크기의 목업을 완성시켰다. 그러나, 공군의 볼드 이글 프로젝트에 관한 정보를 뒤늦게 입수한 록히드 사의 설계주임 켈리 존슨(Clarence "Kelly" Johnson)은 자신들도 MX-2147 프로젝트에 참가시켜달라고 요구했다. 록히드 기술진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초음속 전투기 F-104의 프로토타입인 XF-104의 동체를 늘리고 정찰기로 개조한 CL-282를 제시하며 공군을 설득했다. 공군이 지정했던 3개사 보다 더 빨리 더 저렴한 가격으로 입찰에 참가한 이 원형기는 1955년 8월 4일에 처녀 비행에 성공을 거두었고 이것은 곧 U-2로 불리게 된다. 다른 후보안들과 마찬가지로 벨 사의 X-16도 1956년에 개발이 중단되었다. X-16의 원형기인 56-552호기는 개발이 중지된 시점에서 80% 가량 완성된 상태였다.4. 제원
승무원 : 1명전장 / 전폭 / 전고 : 18.55 m / 35.0 m / 5.2 m
중량 : 10.5톤~16.4톤
동력 : 프랫&휘트니 J57-PW-37A 터보제트 엔진 2기 (각 10.000 lbf)
상승한도 : 22,000 m
항속거리 : 5,300 km
최대속도 : 890 km/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