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활을 쏘는 곳이면 다 활터라고 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양궁장과 달리 국궁을 쏘는 장소를 뜻한다. 대한궁도협회에서는 활터, 정부에서는 궁도장 명칭을 사용한다.대부분은 이리저리 옮겨지거나 하는 등 해방 이후 최근에 세워진 곳들이지만 서울의 황학정이나 제주 관덕정처럼 조선 시대에 세워진 곳도 있으며[1] 활터들의 이름을 보면 유래가 오래되었거나 최근에 세워졌거나에 상관없이 '관덕(觀德)'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는데[2] 예기에 "활쏘기를 통해 그 사람이 가진 덕을 살핀다(射以觀德)"[3]라고 한 데서 따온 것이다.
이미 국가 단위로 활터를 제공해 백성들에게 활쏘기를 훈련시키려 한 것은 백제 아신왕 때부터의 일이기는 하지만, 활터가 민간에까지 개방되어 일반 서민이 활쏘기를 '레저'로써 즐길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게 되는 이른바 '민간 활터'의 시초는 조선의 궁술에 따르면 선조(1552~1608) 때 경복궁 동쪽에 오운정(五雲亭)을 지어 일반인에게 활터로 개방한 것이 그 시초라고 한다. 오운정을 시작으로 서울 및 지방에 많은 활터들이 곳곳에 생겨났다고.[4] 활터의 이름이 ㅁㅁ정이라고 붙여지는 경우 ㅁㅁ정은 활 쏘는 자리인 사대(射臺)에 세운 정자인 사정(射亭)을 가리키며, 활 쏘는 자리인 사대와 활 쏘는 목표물인 과녁 그리고 사대 자리에 지은 정자인 사정이 활터를 구성한다. 다만 조선 시대에는 따로 사대에 사정을 세우지 않고 활 쏠 적당한 거리[5]가 갖춰져 있는 곳에 대강 사대와 과녁을 두고 활터로 운용했을 것이라고.
활터가 세워지면서 ‘터과녁’이라고 불리는 고정된 과녁도 등장하게 되었다. ‘터과녁’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솔포(帿布) 또는 사포(射布)라는 베로 만든 과녁을 사용하였는데 터과녁은 나무로 과녁 전면을 만들고 그 위에 사각형 또는 원형(圓形)의 흑심(黑心) 또는 홍심(紅心)을 그려 넣는 형태였다. 솔포나 사포는 주례를 기준으로 신분에 따라 크기와 무늬가 달랐는데, 터과녁의 경우 모든 활터의 과녁이 통일된 규격이나 형태가 갖추어져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고, 그 형태는 숙종 28년(1702년) 제주목사 이형상(李衡祥)의 명으로 제작된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활터는 활쏘기가 한민족 사회에서 전통문화로 정착되는데 크게 일조했다. 활터는 활쏘기를 배우고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조직이자 시민 수련의 도장이라는 공동체적 특성을 가지고 있었고, 이러한 특성은 이른바 사풍(射風)이라는 활터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활터 문화를 형성하게 되었다. 활터 안에 모인 사람들을 통제하고 활터의 업무를 관장하기 위해 활터를 대표하여 활터의 전반적인 업무를 관장하는 ‘사두(射頭)’와 말 그대로 활쏘기 교육을 담당하는 ‘선생(先生)’, 그리고 각 한량들을 감독하는 ‘행수(行首)’라는 조직과 직위가 생성되었으며, 직제는 간단했지만 그 규율의 빡빡함은 흡사 군규(軍規)와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고. [6] 그리고 활터 단위로 각 활터 대항 활쏘기 시합을 벌이기도 했는데, 활터뿐 아니라 마을 단위, 한양도성 및 성밖 대항전으로써 벌어졌다. 이를 '편을 갈라서 활쏘기를 겨룬다'는 뜻으로 '편사(便射)'라고 했으며[7], 활터 대항 활쏘기 시합은 따로 사정편사(射亭便射)라고 한다.
“궁술은 ‘편사(便射:Hpyen-sa-ha-ki)'라는 이름으로 현재 한국에서 놀이로서 행해지고 있다. 그것은 보통 한 도시의 서로 다른 마을 또는 서로 다른 지역 간의 시합이다. 놀이 참가자들은 매일 연습을 하고 가장 좋은 기술을 선택해 연마한다. 각 편에 열두 명의 선수들이 참가하며, 보통 서너 편으로 나뉜다. 네 팀이 싸우게 되면 각각 다른 깃을 가진다. 같은 편의 남자들은 비슷한 옷을 입고 비슷한 띠를 팔에 두른다. 네 팀에 있는 각 선수들의 이름을 넉 장의 종이에 쏘고, 이 종이에는 점수도 적는다. 과녁은 가운데 검은 사각형이 있는 네모난 판이다. 각 선수들은 한 번에 다섯 개씩 세 번, 모두 열다섯 개의 화살을 쏜다. 과녁의 중앙에 맞으면 2점, 중앙을 벗어나면 1점을 얻는다. 쏜 화살이 중앙에 맞으면, 그 선수가 속해 있는 편의 선수들은 깃발을 흔든다. 때때로 네 팀에 각각 기생을 한 명씩 두어서, 화살이 과녁에 맞으면 그 팀의 기생이 노래를 부르거나 성공시킨 사람의 이름을 외친다. 동시에 음악이 연주된다. 밤에 놀이가 끝나면 음악은 승리자의 마을을 옮겨 가고 다른 시합 참가자들은 그 승리자를 따라 간다. 진 사람들은 연회 비용을 부담하며, 이긴 편은 다음 시합에서 우선권을 차지한다. 각 편에서 가장 솜씨 있는 사람이 마지막에 화살을 쏘는 것이 관례이다. 팀의 리더를 ‘편장(便長)’, 또는 ‘수대(首帶)’, 즉 문자 그대로 ‘우두머리 띠’라고 부른다. 순서대로 두 번째 사람을 ‘부편장(不便長)’ 또는 ‘부대(副帶)’, 즉 ‘삼대(三帶)’, 즉 문자 그대로 ‘세 번째 띠’라고 부르며, 마지막 사람을 종대(終帶)라고 부른다.”
스튜어트 컬린(1858-1929)[8] <한국의 놀이>[9]
스튜어트 컬린(1858-1929)[8] <한국의 놀이>[9]
현재 대한민국의 활터 관리는 각 지자체에서 맡고 있고 2016년부터는 생활체육과 합쳐지며 지자체 체육회가 일반 체육 종목과 같은 기준으로 활터를 관리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활터 고유의 전통이 퇴색되고 문화재보다 스포츠로써의 측면이 더 강해지는데 이마저도 수요가 차츰 줄어들고 있다고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다. #
한편 북한 지역의 활터에 대해서는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은데, 일단 개성의 경우 관덕정 외에도 호정, 군자정, 명월정(明月亭), 반구정, 보선정, 채빈정, 구군정(九君亭) 등의 활터가 있었으며, 이 가운데 호정과 반구정 그리고 관해정을 개성의 3대 활터로 꼽았다고 한다. 구군정의 경우는 6.25때 폭격으로 파괴되고 주변의 정원이나 숲도 다 없어진 것을 1954년에 원래대로 복구했다고 한다. 소설가 박태원이 황해도 배천온천을 방문했을 때 배천온천 인근에 문무정(文武亭)이라는 활터가 있었다고 적고 있으며, 이성계의 고향으로 알려진 영흥에는 용흥각(龍興閣)이라는 곳이 있어 평해의 월송정과 함께 조선에서 경치가 가장 아름다운 활터로 꼽혔다고 전해진다.
2. 목록
대한궁도협회 활터현황2.1. 서울특별시
- 공항정 강서구 우장산로 72
- 관악정 관악구 약수암길 43-3
- 살곶이정 성동구 용답동 241-10
- 석호정 중구 남산공원길 372, 국궁 숙련자라면 입회 없이도 일일 이용료(2,000원)를 내고 2시간 이용 가능하다.
- 수락정 노원구 덕릉로 145길 86
- 영학정 양천구 목동 409-379
- 화랑정 노원구 화랑로 574 육군사관학교
- 황학정 종로구 사직로 9길 15-32
2.2. 세종특별자치시
- 고려정
- 관운정
- 금덕정
- 동운정
- 고등정
2.3. 부산광역시
- 구덕정
- 낙동정
- 사직정
- 수영정
- 해성정
2.4. 대구광역시
- 관덕정
- 덕무정(군부대)
- 팔공정
- 학산정(폐쇄)
2.5. 인천광역시
- 무덕정
- 서무정
- 연무정
- 남호정
- 남수정
- 연수정
- 청용정
- 구월정
- 현무정
- 승기정
- 강화정
2.6. 광주광역시
- 관덕정
- 무등정
- 송무정
- 용진정
- 첨단정
2.7. 대전광역시
- 대덕정
- 무덕정
- 대동정
- 보문정
- 회덕정
- 주몽정
- 보문정
2.8. 울산광역시
- 고헌정
- 공원정
- 무룡정
- 원학정
- 청학정
2.9. 경기도
- 가평군 보납정
- 고양 덕양정
- 고양 비호정
- 고양 송학정
- 고양 송호정
- 과천 율목정
- 광명 운학정
- 광주 광주정
- 구리시 온달정
- 군포 군포정
- 김포 금능정
- 김포 대호정
- 김포 분양정
- 김포 태산정
- 남양주 무림정
- 남양주 천마정
- 동두천 동호정
- 부천 부천정
- 부천 성무정
- 성남 분당정
- 성남 한성정
- 수원 연무정
- 시흥 소래정
- 시흥 시흥정
- 시흥 양지정
- 시흥 통심정
- 안산 광덕정
- 안산 반월정
- 안성 금광정
- 안성 마춤정
- 안성 비봉정
- 안성 산하정
- 안양 안양정
- 양주 무호정
- 양평 양강정
- 양평 양평정
- 여주 가야정
- 여주 금당정
- 여주 대룡정
- 여주 대명정
- 여주 오갑정
- 여주 천양정
- 여주 청심정
- 여주 흥인정
- 연천 고대정
- 연천 학소정
- 오산 세마정
- 용인 법화정
- 용인 선봉정
- 용인 수양정
- 용인 용무정
- 의왕 의왕정
- 의정부 용현정
- 이천 설봉정
- 이천 숭무정
- 파주 감악정
- 파주 경무정
- 파주 공릉정
- 파주 광무정
- 파주 교하정
- 파주 금호정
- 파주 선무정
- 파주 임월정
- 파주 탄현정
- 파주 화석정
- 평택 송무정
- 평택 평택정
- 평택 화궁정
- 포천 대군정
- 포천 동부정
- 포천 용호정
- 포천 포천정
- 화성 남양정
- 화성 동탄정
- 화성 마도정
- 화성 비봉정
- 화성 삼성정
- 화성 송산정
- 화성 쌍봉정
- 화성 정남정
- 화성 팔탄정
- 화성 화산정
- 화성 화성정
- 안성 금광정
- 의왕 백운정
- 시흥 중앙정
2.10. 강원도
- 학봉정
- 경포정
- 동덕정
- 초록정
- 연무정
- 설악정
- 태풍정
- 죽서정
- 석화정
- 화림정
- 금호정
- 금학정
- 아라리정
- 해망정
- 대관정
- 평창정
- 미석정
- 백운정
- 양록정
- 율곡정
- 현산정
- 청옥정
- 용평정
- 수성정
- 오대정
- 두타정
- 태화정
- 호반정
- 웅비정
- 무겸정
- 해안정
- 장찬정
- 하늘내린정
- 청태정
- 방림정
- 초록정
2.11. 충청북도
- 가섭정
- 관성정
- 대성정
- 동학정
- 사호정
- 삼호정
- 성무정
- 약수정
- 영무정
- 옥순정
- 우암정
- 의림정
- 중원정
- 직지정
- 청산정
- 청풍명월정
- 탄금정
- 화당정
- 화랑정
2.12. 충청남도
- 공주 관풍정
- 금산 흥관정
- 부여 육일정
- 논산 덕유정
- 논산 연무정
- 당진 학유정
- 홍성 홍무정
- 서산 서령정
- 보령 보령정
- 예산 예덕정
- 아산 충무정
- 천안 천안정
- 청양 청무정
- 당진 국수정
- 아산 아산정
- 광무정
- 서산 지성정
- 당진 망객정
- 계룡 신도정
- 천안 천궁정
- 태안 소성정
- 아산 배방정
- 아산 영인정
- 천안 거봉정
- 용성정
- 서천정
2.13. 전라북도
- 전주 천양정
- 군산 진남정
- 익산 송백정
- 익산 건덕정
- 정읍 필야정
- 정읍 함벽정
- 남원 관덕정
- 남원 황산정
- 김제 홍심정
- 김제 금만정
- 진안 마이정
- 장수 벽계정
- 임실 군자정
- 임실오수 득가정
- 순창 육일정
- 고창 모양정
- 고창 초파정
- 고창 장사정
- 부안 심고정
- 고창 선운정
2.14. 전라남도
- 강진 양무정
- 강진 관덕정
- 고흥 봉황정
- 고흥 영주정
- 고흥 경호정
- 고흥 문무정
- 곡성 반구정
- 광양 유림정
- 광양 백운정
- 광양 마로정
- 광양 망덕정
- 구례 봉덕정
- 구례 지산정
- 나주 인덕정
- 나주 창랑정
- 담양 무위정
- 담양 총무정
- 목포 연무정
- 무안 숭덕정
- 무안 청마정
- 보성벌교 관덕정
- 보성 청학정
- 순천 인향정
- 순천 환선정
- 신안 용항정
- 여수 무선정
- 여수 군자정
- 여수 충무정
- 영광 인의정
- 영광 육일정
- 영광 봉대정
- 영암 열무정
- 완도 청해정
- 장성 백학정
- 장흥 흥덕정
- 진도 창덕정
- 함평 관덕정
- 해남 만수정
- 화순 모후정
- 화순 영덕정
- 화순 군자정
- 화순 서양정
2.15. 경상북도
- 가야정
- 경조정
- 권무정
- 금무정
- 금오정
- 김산정
- 대무정
- 무릉정
- 무학정
- 문경새재정
- 삼성현정
- 상무정
- 성무정
- 송암정
- 송학정
- 송호정
- 영락정
- 영무정
- 의무정
- 일출정
- 장산정
- 청량정
- 충무정
- 충의정
- 칠보정
- 탈해정
- 삼강정
- 호국정
- 호림정
- 화림정
- 청호정
- 충성정
- 용운정
- 별빛정
2.16. 경상남도
- 마산 용마정
- 람덕정
- 남강정
- 강무정
- 벽해정
- 열무정
- 와룡정
- 금병정
- 덕수정
- 홍의정
- 정심정
- 가야정
- 와룡정
- 백이정
- 강남정
- 관락정
- 금무정
- 벽파정
- 계룡정
- 칠성정
- 관덕정
- 금해정
- 옥산정
- 금오정
- 하상정
- 청호정
- 죽죽정
- 창림정
- 영봉정
- 화개정
- 봉화정
- 부곡정
- 아림정
- 호연정
- 횡강정
- 수양정
- 낙흥정
- 이명정
- 금성정
- 연무정
- 청학정
- 관덕정
- 성심정
- 진해정
- 고현정[10]
- 초팔정
- 용산정
- 회야정
- 산청정
- 의룡정
- 장군정
- 마륜정
- 춘추정
- 창녕정
- 지덕정
- 용산정
- 몽학정
- 비성정
- 지수정
- 대덕정
- 산인정
- 영남정
- 생림정
- 제승정
2.17. 제주도
- 제주 한라정
- 서귀포 천지정
- 서귀포 삼다정
- 서귀포 백록정
- 서귀포 산방정
- 제주 미리내정
- 산방정
[1] 다만 제주 관덕정은 현재 활터로써 기능하고 있지는 않으며, 황학정보다 오래된 활터들도 그 위치가 세워졌을 때 그 자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광복 이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아예 사라져 버린 활터도 적지 않다.[2] 난중일기에도 계사년(1593년) 3월 15일에 관덕정에서 활을 쏘았다는 기록이 나오며, 현재까지 활터로 기능하고 있는 곳만 보더라도 광주, 대구, 남원, 사천, 보성, 함평, 강진, 함양, 이리 그리고 북한의 개성에도 해방 직후까지 '관덕정'이라는 이름의 활터가 있었다. 창경궁 안에도 관덕정이라는 이름이 붙은 전각이 존재한다.[3] 활을 잘 쏘기 위해서는 우선 자세를 잘 잡아야 하는데 자세가 잘 나올 정도로 평소에 신체가 잘 단련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성격도 어느 정도는 바르게 교정되어 있을 것이라는 발상.[4] 한양도성 안에만 무려 48개나 되는 민간 활터가 있었다고 한다. 2016년 기준으로 전국의 공인 활터는 401곳.[5] 현행 한국의 활터에서 사거리는 145m이다.[6] 조선일보, 1934. 06. 13.[7] 활쏘기 권장을 위한 팀 대항전으로써 대사례나 향사례(鄕射禮), 사회(射會)도 있기는 한데 대사례나 향사례는 유교적인 예법을 함양하기 위해서, 그리고 주로 상류층(왕이나 양반 및 사족)들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민간이 주도하고 레저, 오락으로써의 성격이 더 강했던 편사와는 달랐다. 대사례나 향사례, 사회라고 해서 오락적인 성격이 전혀 없었던 것은 물론 아니고.[8] 미국 브루클린 박물관 민족학 분야의 큐레이터로서 세계의 각종 놀이에 대한 전문가로 알려졌다.[9] 2003년에 한국에 번역되었다.[10] 2022년 9월 23일 하동군청에 의해 이용 중지 조치됐다. 궁도장 인근에서 음주 등을 즐긴 흔적이 발견됐고, 오발된 화살이 농지로 날아들어 주민을 위협하는 등 물의를 일으켰기 때문. 궁도장 건물 자체가 무허가 건물이라 폐쇄까지 검토 중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