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6:11:23

글감

1. 개요2. 글감 찾기3. 글감의 재사용4. 좋은 글감의 조건5. 기타6. 관련 문서

1. 개요

글감은 을 이루는 이야깃거리()를 말한다. '소재'라고도 하며, 소재라는 단어는 글 이외의 다른 작품의 이야깃거리를 지칭하는 데에도 쓸 수 있다.

소재란 만화, 소설, 드라마 등 창작물의 스토리에서 창작물 전체 혹은 각 에피소드를 진행하는 주제, 키워드 등 이야기를 구성하는 모든 재료이다. 제작자는 창작물을 만들기 전에 소재부터 먼저 구상하고 이를 축으로 등장인물, 배경 등의 살을 붙이면서 창작물을 만들게 되므로 창작물 제작에 있어 소재란 매우 중요하다.

주제와도 유사하지만 다소 다르다. 주제는 글의 핵심으로 글마다 1~2개씩만 있고 특정 추상적인 개념으로 이루어진 반면에, 글감은 글 각 부분마다 존재하며 사건이나 사물로 이루어져있다. 가령 "고등학생의 공부법"이라는 글감으로는 "매일 아침밥을 먹는 것이 학업에 도움이 된다"라는 주제가 가능할 수 있으며, 그 주제 아래에서 "아침을 먹었을 때 그날 컨디션에 미치는 영향", "매일 아침을 먹기 위해 해야 할 것들"은 자잘한 글감들이 된다.

2. 글감 찾기

글감 찾기는 글을 쓰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일 중 하나이다. 글을 쓰는 것이 직업인 시인이나 문학가들도 글감을 찾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창의적인 사람은 글감도 곧잘 찾는다.

글감은 평소에 자주 찾으려고 노력하고 찾았을 땐 재깍재깍 적어두는 것이 좋다. 좋은 소재라고 생각했다가도 글을 쓰려고 보면 생각이 안 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만화가 마사토끼가 "만화 스토리 메뉴얼"[1]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방법에 대하여 다루면서 이를 언급하면서, 아이디어는 무에서 떠오르는 게 아니라 주변을 관찰하면서 얻어내는 것이며, 재깍재깍 적어두고 종류별로 모아두는 게 좋다고 하였다. 그래서 작가들 중에서는 핸드폰 메모 기능을 쓰든, 노트를 가지고 다니든 언제든지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일기를 쓰는 게 어려운 것도 일상 속에서 글감을 찾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글로 쓸 만한 내용을 찾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가령 아침에 일어나는 행위를 글로 쓰는 것도 물리적으로 가능은 하겠지만, 기상 행위처럼 언제나 반복되는 일들은 글로 써봤자 대개는 별 의미가 없다. 그리고 그런 걸로 내용 채우면 억지로 양 채운다고 선생님한테 혼난다 일기 쓰기는 그런 반복 속에서 의미가 있을(=그래서 글로 쓸 수 있을 만한) 일들을 찾아낸다는 데에서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

2차 창작이 1차 창작보다 창작의 진입 장벽이 낮은 것은 글감이 1차적으로 정해져있기 때문이다. 1차 창작물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서사를 글감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쉽게 창작할 수 있다.[2]

일기와 유사하게 옴니버스 일상물은 은근 소재를 찾는 일이 힘이 든다. 다른 장르와는 달리 일관된 스토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매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소재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앞서 일기 단락에서 언급했듯 늘 거의 비슷하게 펼쳐지는 평소 일상에서 매번 다른 소재를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소재 찾기에 실패하면 소비자들에게 매너리즘을 일으켜 작품의 인기가 떨어지게 된다. 이를 보여주는 사례로 침략! 오징어 소녀/건어물 여동생! 우마루짱 등 한 때 인기가 있던 일상물들이 매너리즘/소재 고갈로 인해 작중 떡밥을 미처 다 회수하기도 전에 그대로 연재 종료를 하는 경우가 있다.

3. 글감의 재사용

대중 작품 작법에서는 지금 시기에 유행하는 글감을 따라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유행하는 글감을 가지고 오면 적어도 기본적인 인기는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3] 다만 너도나도 그런 생각을 할 것이므로 그렇게 레드 오션으로 범람하는 동일한 글감의 작품들 속에서 자신만의 독창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은 필요하다.

창작물에서 어떠한 소재가 너무 많이 사용될 시 소재 자체가 클리셰가 된다. 클리셰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용했기에 진부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용했다는 건 그만큼 이야기의 진행에 있어 안정성이 크다는 뜻이어서 지금까지의 많은 창작물에서 계속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도의적/법적 문제가 없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포괄적인 소재 중복 정도로 뭐라 하는 사람은 없지만[4] 비슷하면 비슷할수록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때 반복자의 입장에 따라 이미지가 크게 달라진다.
  • 오마주: 원 작품을 존경하는 의미에서 이루어지는 소재 반복이다. 존경을 표해야 하므로 대체로 원 소스를 밝히거나, 밝히지 않더라도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 있다. 원 소스 측은 주로 대작으로 요즘 작품과 세대 자체가 다른 경우도 많다.
  • 패러디: 원 작품을 다소 변형해 즐거움을 주고자 하는 목적에서 이루어지는 반복이다. 대개 팬픽에서 많이 이루어진다. 원작을 알고 있어야지만 '원래 이랬던 걸 이렇게 바꾸다니' 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5] 패러디 창작자 입장에서도 소비자가 원 소스를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고 창작을 하는 편이다.
    취미로 연재되던 게 상업화되는 경우 패러디 소재들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상업화될 때 패러디 소재들이 제거되는 경우도 많다.
  • 표절: 원 작품에 대한 존중 없이 원 작품의 소재로 똑같이 유명해지고 싶어서 / 돈을 벌고 싶어서 이루어지는 반복이다. 표절인지 아닌지의 기준은 애매할 수 있으나 도의적/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쓰는 쪽에서도 문제가 될 것을 알기에 대개 원 작품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클리셰가 굳어지면 클리셰 파괴 작품도 나타나곤 한다. 다만 그런 것들도 다시 클리셰화되어 클리셰 파괴를 위한 클리셰가 되곤 한다. 결국 창작물에 있어서 영원히 참신한 소재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에 사용된 소재 외의 소재를 찾아 이를 통해 창작물을 만들게 된다면 소비자들에게 참신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허나 기존에 사용되지 않은 소재는 소비자의 취향에 맞지 않을 가능성도 크기에[6] 창작자 역량이 받쳐주지 않으면 외면받을 위험이 크다.

4. 좋은 글감의 조건

좋은 글감인지 아닌지는 여러가지 평가 기준이 있을 수 있다.

당연하고도 자명한 것은 글감이 되기 어렵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개가 사람을 문 것은 뉴스거리가 되지 못하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거리가 된다"라는 말이 유명하다. 개가 사람을 무는 거야 너무 당연한 일이라서 기사로 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7]

특별한 변화 없이 반복되는 행위 역시 보통은 글감이 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특수한 접근법을 취하면 이 역시 글감이 될 수 있다. 엔들리스 에이트는 연출의 일종으로 일상의 반복을 의도적으로 삽입한 (다소 극단적인) 예이다. 또한 관찰하는 데 주안점을 두는 다큐멘터리 같은 경우에는 일상의 반복도 관찰 대상으로서 충분히 소재가 될 수 있다. 가령 앞서 예로 든 매일 기상하는 행위도 매일매일 언제 일어나는지를 관찰하고 추이를 분석하는 식으로 특수하게 접근하면 글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류의 다큐멘터리의 소재들은 보통 영화드라마에서 자주 쓰이는 극적인 소재들과는 다소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다큐멘터리 향유층과 영화 향유층은 잘 겹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8]

글이라는 것도 독자의 오락 거리이므로 독자의 관심과 흥미를 끄는 것 또한 중요하다.

글감끼리 서로 이어지면서 큰 주제를 이룰 수 있도록 통일성을 갖추는 것도 글감의 중요한 조건이다.

글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하여 픽션인지 아닌지를 명확히 하고, 사실에 관련된 글감을 다룰 때는 정말로 사실이 맞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5. 기타

글 쓰기 앞서서 개요를 짤 때에는 글감을 모으고 글감 사이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두면 편리하다.

문장형 제목 작품들은 대개 이야기 처음 시작이 되는 발단 부분의 글감을 제목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가령 블랙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지금 나는 한계에 도달했는지도 모른다와 같은 작품은 모르긴 몰라도 "블랙 기업에 다니다가 한계에 몰린 상황에서 주인공의 행동"을 글감으로 시작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9] 최애가 부도칸에 가 준다면 난 죽어도 좋아처럼 발단 단계의 글감이 아니라 주제("최애가 부도칸에 갔으면 좋겠고 계속 응원하겠다")를 담은 것도 있기는 하다. 미리 주제나 글감을 제목에서부터 알려줌으로써 독자의 관심을 끌고 초반부의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한다.

'-' 류 단어들은 자체적으로 사잇소리를 갖고 있어 언제나 [-깜]으로 발음되므로(땔감, 신랑감, 구경감) 이 단어도 [글깜]으로 발음된다.

중요한 소재는 등장하기에 앞서 복선을 만들어두면 스토리의 완성도를 더욱 탄탄히 할 수 있다. 단, 그렇게 미리 제시해놓고 나중에 회수하지 못하면 미회수 떡밥이 되어 도리어 혹평을 받을 수 있다.

6. 관련 문서



[1] 만화 스토리 메뉴얼 9.아이디어를 발견하는 법(부분 유료)[2] 한편 1차 창작물을 모르는 이들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감상자로서는 진입 장벽이 더 높을 수 있다. 다만 아마추어 단계의 동인 창작은 대체로 특정 작품 향유자들로 구성된 행사(동인 행사)를 통해 공급되고 소비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즉, 2차 창작물을 공급할 수 있는 공간에는 이미 원작을 감상한 상태인 소비자가 확보되어있다.[3] 가령 2010년대부터는 라이트 노벨 분야에서 이세계 소재가 매우 유행하고 있다.[4] 이런 것도 댓글 같은 데서는 "무슨무슨 작품도 이런 소재 썼는데 베낀 거 아님?" 이런 반응이 달리기는 한다. 하지만 너무 일반적인 걸 갖고 지적하면 오히려 그런 지적을 한 사람이 더 까일 수 있다.[5] 패러디에 너무 중점을 둔 작품들은 원 소스를 모르는 사람이 보면 도무지 무슨 소린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6] 이를 두고 "남들이 안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식으로 말하곤 한다.[7] 단, '사람이 개를 무는 것'에 비해서 당연하다는 것이지 개가 사람을 문 것도 충분히 기삿거리가 된다.# '개가 사람을 문다'는 것이야 당연한 사실이지만, '개가 사람을 물지 못하게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고 방치했다'라는 점이 기사로서의 글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8] 때문에 극적 소재를 다루는 매체를 향유하는 집단 사이에서 "다큐 보는 줄 알았다"라는 표현은 보통 "재미가 없다" 식의 비판에 속한다.[9] 때문에 이런 작품들은 작품이 전개되면 제목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초기 주제 이탈이야 문장형 제목 여부와 무관하게 자주 일어나는 일이지만 초기 글감을 담은 문장형 제목은 글감을 문장으로 너무 정확히 담고 있기 때문에 변모한 주제에 끼워맞추기가 어렵고 주제 이탈이 좀 더 눈에 띄게 된다. 예를 들어 '드래곤볼'이라는 단어 제목이라면 초기의 "드래곤볼을 찾아다니는 모험물"도, 후반의 "드래곤볼을 이따금 활용하는 배틀물"도 제목과 연관이 되지만 '드래곤볼을 찾으러 모험을 다닌 건에 대하여' 같은 제목이라면 후반부 내용을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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