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08 21:31:51

기계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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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피를 마시는 새3. 대사 일람4. 최후반 행적

1. 개요

피를 마시는 새의 등장하는 기계 장치. 작중에서는 '기계 새'라는 명칭과 '인조새'라는 명칭이 혼용된다. 도깨비들이 만든 새의 형상을 한 자동인형으로 빛과 열을 전원삼아서 작동한다.

2. 피를 마시는 새

내부 원리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놀랍게도 대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한다는 말은 완벽하게 엉뚱한 소리-동문서답으로 원래 비스그라쥬백 데라시가 황제에게서 하사받았으나, 천경비록을 찾고자 라수의 방에 가기 위한 구실로 정우 규리하에게 비공식적으로 선물했다.[1] 틸러 달비 부위 등도 심심풀이로 '누가 왜, 어떻게 규리하성에 몰래 침입해서 저런 물건을 놓아둘 수 있는가?'를 추리해보려다가 곧 저 인조새가 비스그라쥬 백의 물건이란 걸 알고는 그 단계에서 포기한다. 같은 이유로 틸러의 수준보다는 더 높은 식견과 정보를 갖고 있을 시허릭 마지오 상장군 또한 아예 인조새를 못 본 척 한다.

도무지 용도를 짐작하기 힘든, 그저 장난감으로 보이는 물건이지만 정우 규리하는 매우 마음에 들어했다. 정우는 새님이라 부르며 기계 새에게 조언을 구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준다. 그 조언을 듣고 정우가 답해주는 말이 어느 정도 일리가 들어맞는다는 것이 또한 충공깽. 다만 정우의 말이 그럴 듯하게 들려서 일리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 그냥 두고 보면 물음과는 완전히 어긋난 말이다. 아무리봐도 반은 어거지로 끌어 맞추는 느낌이 있다.

제국의 또다른 기인 사라말 아이솔도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가 있었으나, 사라말은 기계 새에게 정우의 행방을 물은 다음 기계 새의 답변을 듣고 나서 한마디 했다. "역시 사람은 새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없군요." 정우와 탈해의 실종 및 지키멜의 중독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규리하의 총리대부 리시오 느베라이는 이 대답을 듣고는 하마터면 사라말의 목을 조를 뻔했다.(...) 하지만 사라말 역시 기인은 기인인지라 새의 말 중 일부는 어느 정도 알아들은 적이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여러모로 비범한 물건이 아닐 수 없다.

3. 대사 일람

버섯의 꽃말은 유혹
키탈저 사냥꾼의 옛 이야기를 묻자 나온 대답. 본문에서 정우는 독을 마시는 새와 물을 마시는 새에 대해 질문했는데, 아마 독을 마시는 새를 화려한 버섯은 독버섯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에 빗대어 표현한 듯하다. 두 새의 특징은 네 마리 형제새 문서 참조.
쉬크톨은 히참마의 잎으로 부러뜨린다.
틸러 달비의 신부 납치 방어 계획의 조언을 구하자 한 대답. [2]
불씨가 날아간다. 큰 불이 일어날 거야.
하늘누리가 발케네 원정으로 떠날때의 혼잣말. [3]
미나리아재비의 조카는 미나리
사라말 아이솔이 규리하공(정우)의 행방을 묻자 한 대답.[4]
방귀 냄새 만으로 내장 질환의 종류를 구별하기는 어렵다.
엘시가 자신을 섭정으로 임명하라고 제안하자 한 대답. 방귀 냄새, 즉 결과만으로는 내장 질환, 즉 원인을 알 수 없다. 엘시가 규리하의 섭정이 되는 것은 황제 부재라는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뜻. 단, 이는 오로지 정우의 해석일 뿐이다.
염소의 뿔은 비어있다.
엘시가 제국군을 유지할 방법에 대해 묻자 한 대답. 이 말을 듣고 정우는 라수 규리하가 만든 하늘누리의 비밀 보급소를 통해 제국군을 보급하는 방법을 생각해낸다.

근데 구체적으로 대체 염소의 뿔과 비밀 보급소가 무슨 관계인지는 전혀 설명해주지 않는다. 다른 사례는 억지 해석이라도 붙였는데 이 경우에는 작중에서도 아예 설명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황새의 울음을 듣겠느냐?
다른 사람이 조종하는 하늘치의 조종권을 빼앗을 수 있느냐고 묻자 한 대답. 정우는 이 대답에 대해 "동백꽃의 향기요?"라고 반문했다. 이 또한 걸작. 참고로 이 선문답은 본문에서도 설명되지만 둘 다 없는 것으로, 정점의 존재는 자신을 굳이 드러내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즉, 하늘치가 스스로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조종권을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며 그 조종권을 뺏으려면 그 정점의 존재인 하늘치의 의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라고 한다.(라지만 정우의 독자적인 해석이다.)
이야-옹!
기동음. 이 기동음을 들은 정우는 부모 중 어느 쪽이 고양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일찍 일어나는 새는 일찍 일어나는 벌레 밖에 못 잡지.
탈해의 행방을 묻자 한 대답. 이 말을 듣고 정우는 단박에 라수의 방임을 알아챘다. --도깨비인 탈해는 즈믄누리의 일부인 라수의 방에 들어간단 의미...일까--?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옛 속담의 인용이다. 위 대사를 뒤집어 보면 "일찍 일어나는 벌레는 일찍 일어나는 새 밖에 잡을 수 없다"는 말이 된다. 어떻게든 일찍 일어나는 벌레는 일찍 일어나는 새한테 잡힌다. 즉, 대부분의 도깨비가 즈믄누리에 살듯 도깨비를 찾으려면 당연히 즈믄누리를 살펴봐야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라수의 방은 즈믄누리의 일부이다. [5]

4. 최후반 행적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그냥 개그 담당 소품처럼 보이지만, 결말에 가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상적인(그리고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6]

인간, 레콘, 도깨비, 나가까지, 이들이 진정 서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선 최대 30만 년이라는 억겁의 세월이 흘러야 하며, 그동안 최대 600조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목숨의 희생이 필요했다. 이 영겁에 가까운 시간 동안 끝 없이 스러져 갈 사람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이라세오날은 하늘치, 신 아라짓 전사들과 함께 황제 살해자에게 살해당하는 척 하늘로 승천한 후, 세상에서 유일하게 죄 없는 존재인 엘시 에더리를 황제로 즉위시킨 후, 네 종족의 구심점이 되어 줄 제국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다시 지상으로 강림해 제국을 위기에서 지키는 '사람의 신'이 되고자 했다[7].

그러나 그녀의 계획은 '정신억압'이라는 사람의 정신을 조종하는 능력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이라세오날의 정신 억압이 제국민들에게 통하는 이상 그들은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 자유의지 없이 이라세오날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에 불과하게 된다[8]. 이를 막기 위해 움직이던 엘시 일행과 전투를 벌이지만, 정우의 '꿈'에 당하는 사이 계획의 마지막 희망이던 엘시 에더리마저 죄를 갖게 되자 그녀의 계획은 영원히 실패하고 만다. 이에 이라세오날은 절망하여 그 장소에 있던 모두에게, 그리고 네 종족 모두에게 서로 끊임없이 죽이고 죄를 지으라는 준열한 저주를 퍼부었다. 그 귀기 서린 저주에 모두가 할말을 잃은 와중,
바꿔 말하면, 너희 사람들은 600조의 개체가 죽을 때까지도 존재할 수 있다.

그것이 사람의 힘이다. 너희들은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멸망을, 후손에게 저지르는 죄를, 갈피를 잡을 수 없어 낭비하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마라. 무엇이 그리 급하고, 무엇이 그리 두렵고, 무엇이 그리 슬픈가?

너희들은 강하다. 600조의 개체가 죽을 수 있다는 것은 찬사로 받아들여야한다. 너희들의 힘에 바치는.
부서진 석벽을 넘어 들어온 햇빛에 의지하여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이 말하고는 완전히 기능이 정지한다.

사실 새님이 말한 존재가 살아갈 날들 속에서 범한, 그리고 범할 죄를 두려워하거나 슬퍼하지 말고, 실패도 좌절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라라는 말은 전작 눈마새와 피마새를 관통하며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삶의 자세이자 작중 세계관에서 신들이 정해놓은 순리이다. 전작에서 등장하는 화신들인 시우쇠아기, 하다못해 군령이었던 주퀘도나 눈마새의 최종 흑막인 세리스마에 이르기까지 모두 사람의 삶 속에서 할 수 있는 행위들을 예측하거나 두려워하여 스스로를 한계짓지 말 것을 당부한다.[9]

재미있는 것은 치천제가 행하는 정신억압 또한 각각의 개인이 행할 수 있는 바에 제한을 두지 않게끔 하는, 비슷한 사고에서 기인하는 독특한 정신억압이라는 점이다.[10] 조금 더 모순적으로 말하자면, 치천제는 사람의 의지가 억압되지 않도록 정신 억압한다. 그런데 치천제는 개개인의 삶은 위와 같은 방식으로 살도록 정신억압했으면서도 모든 사람의 삶과 그 행위, 결과를 더 나은 미래라는 목적 하에 누군가의 의도대로 제한하려 하는, 그녀 자신의 존재와도 같은 모순을 지닌다. 기계 새의 마지막 대사로 미루어 그 자체가 신, 특히 시우쇠의 작품일지도 모른다는 가정과 더불어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

마지막에 햇빛에 의지해 말했다는 묘사를 통해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다섯번째 종족이 남긴 것, 혹은 간섭한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그들은 빛이 되었고 기계새는 빛을 말로 바꾸는 존재이니까. 어쩌면 다섯번째 종족이 다른 네 선민종족에게 남기는 충고였을지도.

[1] 정확히는 공식적, 비공식적 양면으로 라수의 방에 출입할 수 없는 데라시가 천경비록을 몰래 찾으러 가는 길에 도깨비라 라수의 방을 열 수 있을지도 모르는 기유 구마리를 '외로워할 정우를 위해 정우만 출입할 수 있는 방에 놓아둘 깜짝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데려와서 문을 열게 하기 위해 써먹었다. 하지만 기유를 비롯한 몽화각의 도깨비들도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었다. 작중 정우가 언급했고, 어르신인 바우 머리돌 성주의 정치적 식견과 판단력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피마새 세계관의 세간에서 도깨비를 순진하기만한 해피 가이들쯤으로 생각하는 평가는 올바르지 않다. 도깨비들은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잔인해질 수도, 냉정해질 수도 있는 종족이다. 다행인지 지금까지 그들이 필요에 의해서 또는 자제력을 잃고 그랬던 적은 시우쇠를 제외하면 단 2번(페시론 섬 사건, 아킨스로우 협곡 사건) 밖에 없다.[2] 독자연구 : 가장 단단한 검 쉬크톨도 히참마라는 식물 잎사귀만 있으면 부러뜨릴 수 있다. 즉 가장 부드럽고 약한 것이 가장 단단하고 강한 것을 이긴다. 틸러는 사자패주로서의 권한으로 수많은 인원을 동원했지만, 스카리 빌파는 무력이나 병력이 아닌 도깨비 감투를 이용하여, 그리고 원래 목표로 예상되던 정우 규리하 대신 부냐 헨로를 납치하는 형식으로 틸러의 허를 찔렀다.[3] 독자연구 : 단순히 발케네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를 넘은, 매우 의미심장한 말인데 작중 치천제는 사람 사이에 어떤 바람이 불건 용납하지만 환란의 구심점이 될 불꽃이 나타나면 즉시 그것을 짓밟는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날아가고 있는 하늘누리가 불씨라고 칭해지는 것은 황제가 곧 제국의 적이 된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이후 엘시가 말리를 생각하며 황제와 제국의 영원한 싸움을 떠올린 것을 고려하면...[4] 독자연구 : 생물학적 진실성을 배제하고, 미나리아재비에게 '미나리의 아저씨'란 이유로 그런 이름이 붙었다면 미나리아재비의 조카는 당연히 미나리일 수밖에 없다. 즉 당연히 라수의 방에 있다. 란 뜻. 사라말은 이미 정우와 탈해가 라수의 방에 있을 거라는 추리를 내린 상황이었고, 이 말을 들은 뒤 파라말에게서 "문을 사랑하시게 된 것 같습니다."란 말을 들을 만큼 라수의 방에 들어가 둘을 구출할 방도를 모색했다.[5] 독자연구 : 이 말은 어쩌면 지키멜을 '일찍 일어나는 새', 탈해를 '일찍 일어나는 벌레'로 비정하여, 정우 역시도 '늦게 일어나는 벌레'처럼 붙잡힐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일 수도 있었다. 정우는 이 생각을 못하고 탈해를 구하기 위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라수의 방에 들어갔다가 기다리고 있던 지키멜에게 붙잡혀 제압당한다.[6] 문자 그대로 신의 유산처럼 보이는 기계 장치다.[7] 그녀의 계획이 실행되었다면 30만 년은 절반의 절반의 절반도 안 되는 1만 6천 년으로 줄어들었을 것이고, 희생될 무고한 생명들 또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줄어들었을 것이다.[8] 자세히 설명하자면, 이라세오날의 정신억압은 '개인이 행하고자 하는 일에 (심리적인 망설임 같은)제한을 두지 않게끔' 하는 내용으로, 오히려 각자에게 무한한 자유의지를 부여해 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라세오날의 정신억압에 당한 이들은 스스로가 원하던 존재가 되었음에도,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이라세오날의 목적(=제국 붕괴 저지)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9] 이는 눈마새에서 라수가 자신의 무지로 일어난 여신구출작전의 무의미함과 그로 인해 벌어진 무자비한 참극에 좌절하고 분노하면서 신들에게 화를 낼 때 자세히 설명된다. 한줄로 요약하면 자신의 선택을 따르고 그로 인해 벌어진 결과에 좌절하거나 그만두지말고 자신의 방식대로 삶을 살아라.[10] 이는 치천제가 되려고 했던 것이 '사람의 신'임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피조물을 대할 때 신에게 어울리는 태도'가 바로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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