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20 18:20:03

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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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설명3. 떨어지는 효율성4. 기타5. 관련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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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암기해야 할 사항을 종이가 새까맣게 보일 정도로 빽빽하게 적어넣는 암기법. 빽빽이, 깜지, 빡빡이 혹은 빡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예전에는 대부분 빡빡이라고 불렀다.

2. 설명

학교에서 뭔가를 잘못한 학생에게 반성문 대신 다른 것을 적게 하는 체벌이자 가혹행위이기도 하다.[1] 보통 책상에 앉아서 적지만[2][3], 책상이 아닌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거나 무릎꿇고 앉아서 종이를 바닥에 대고 엎드려서 적게 하는 교사들도 간혹 있다.[4] 위 사진의 공책처럼 쓰는 게 아니라 A4용지에 빽빽하게 줄줄히 쓰라는 교사의 경우들도 있다.

깜지 쓰기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영어 단어 쓰기, 한자 단어 쓰기, 자기 이름 석자 처음부터 끝까지 다 쓰기 등이 있지만, 주로 자신이 잘못한 행동에 대한 잘못을 적게 된다. 옛날엔 대부분 명심보감이 쓰였다. 그 중에 뱡뱡면의 '뱡'에 해당하는 한자를 1,000번 적으라고 한 중국의 사례도 있다. 이건 가혹행위 이전에 1990년대 이전에 중고등학생이었던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다. 꽤 많은 교사들이 숙제로 냈기 때문. 특히 영어 수업에서 이런 식으로 숙제를 많이 냈는데, 그 당시만 해도 영어는 닥치고 암기였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문장을 몇 번씩 반복해서 필기시키는 빽빽이를 자주 시켰는데, 이 때문에 필기도구를 2개 ~ 4개씩 겹쳐서 필기하는 편법을 쓰기도 했다.

3. 떨어지는 효율성

당연한 소리지만, 공부에 도움을 전혀 주지 못한다. 깜지 때문에 본인의 진짜 공부 시간을 상당 시간 상실하는 것도 덤이다. 공부 문제나 시험 문제를 너무 틀린다고 해서 깜지 벌을 준다고 해서 시험에 대한 트라우마나 고통만 심어지기가 매우 쉽기 때문이다.

애초에 깜지 자체가 잘못을 저지른 학생에게 벌을 주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일 뿐이다. 반면에 매사에 예의가 바르고 공부도 잘 하고 학업에 성실히 임하는 학생들은 연대책임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쓰는 것을 제외하면 깜지를 강제로 써야 할 일이 거의 없다. 예방법이라면 당연히 교사들에게 눈에 띄는 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게 최선이다. 과거에 막연했던 체벌이 현대에 와서는 다른 쪽에서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으니 깜지로 대체하는 게 교사들 입장에선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생각하면서 쓰고, 읽고, 플러스로 소리내어 귀로 듣는 것은 암기에 참으로 도움이 되기는 하나, 사실 이 깜지란 걸 계속 하다 보면 엄청난 스트레스가 부작용으로 딸려온다. 대개 스스로 원해서 하는 것보다 남이 시켜서 반강제로 하게 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가 들어가지 않고, 결국 의미없는 노가다일 수밖에 없다.

결정적인 점은, 깜지를 쓰는 목적이 '공부'가 아니라 단순히 종이만을 다 채우는 것으로 변하여 주객전도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맨 위에 쓴 대로 적으면 악필가독성 결여로 나중에 그 누구도 제대로 못 읽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예로 처음에는 로마자, 한글 다 쓰다가 깜지 후반부에는 한글도 못 쓰게 된다. 특히 필기 버릇이 큼직큼직한 글씨를 지향하는 이에게는 이중삼중으로 고역이 된다. 또한 이것 때문에 악필이 된 사람들(특히 시간제한이 있는 경우)도 존재한다.

당연히 암기에는 거의 효과가 제로다. 학습을 하면서 무언가 알아갈 때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깜지를 쓰다 보면 정신은 안드로메다에 가 있고 손만 종이 위에서 움직이는 게 태반이라 사실상 공부 안 하는 학생에게 조금이나마 효과를 보려고 하는 마음에 시킬 뿐이지 제대로 된 효력을 기대한다는 것이 무리다. 다만 집중이 지속적으로 안 되는 상황에서는 그냥 텍스트를 들여다보는 것보다는 효과가 있다. 이런 경우는 정신줄 놓고 암기를 목적으로 스스로 한 게 아닌 그냥 생각없이 오로지 "제출만을 목적으로" 한 경우이다.

다만, 제대로 정신 챙기고 한다는 가정 하에는 위에서 말한 것의 역으로, 자신이 쓰고 있는 것을 입으로 말하면서 쓸 때마다 머리에 되뇌인다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이 경우엔 종이를 빡빡하게 채우는 걸 위주로 하기보단 눈으로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글씨와 크기 및 간격으로 보기 좋게 해야 한다.

하지만 정리를 하면서 요약 및 나중에 다시 보면서 공부하는 목적으로써는 한글이나 워드 타이핑이 더 좋을 수 있으나 단지 내용을 기억하기 위해서 쓰는 것에는 키보드의 자판을 치는 것에 비해 손수 손으로 적는 것이 기억하는 데에는 상대적으로 더 도움이 된다. 서로 일장일단이 있다.

진지하게 공부할 생각으로, 배운 것을 공책에 정리하듯이 깜지에 적더라도, 그 깜지를 교사에게 제출하는 순간 자신이 적은 것을 다시 볼 기회를 잃게 된다. 사실상 교사에게 보여주기만 했을 뿐이고, 자신에게 이로운 점은 전혀 없다. 영단어, 한자 등을 스스로의 의지 없이 기계적으로 단순히 종이에 백날천날 적는다고 해도 암기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깜지 과제를 부과하느니 차라리 형성평가 등 시험을 실시하는 것이 학생의 학업 능력에도 좋다.

글자들을 잘 틀리거나 지우개를 써서 지운 흔적들이 생겨서 깜지 종이가 쉽게 더러워지거나 손등에 연필 또는 볼펜 자국 흔적들이 묻기가 쉽다.

4. 기타

2019년 네덜란드 프로축구팀 AFC 아약스는 19세 선수 켈 셰르펜(Kjell Scherpen)을 영입하면서 '아약스는 네덜란드 최고의 팀이다'를 1천번 쓰도록 시켰다. 이전 소속팀에서 아약스를 디스하는 SNS를 올린 전적이 있기 때문에 사전에 반성하고 논란을 차단시키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선배들이 시켜서, 그리고 승리를 다짐하기 위해 나는 잘 할 수 있다라는 글귀로 깜지를 쓰던 배구선수가 있었다.

펜의 색을 바꿔서, 깜지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한 획을 그을 때마다 펜의 색을 바꿔 써서 깜지를 쓰는 일명 무지개라는 체벌이 있다. 당연히 그냥 단색 깜지하고는 비교를 불허하며, 몇 배가 아니라 수십배나 힘들다. 주로 젊은 여교사가 이러한 체벌을 해왔다. 교사마다 무지개 쓰는 방식이 다른데, 검정, 빨강, 파랑 삼색 볼펜으로만 무지개를 쓰는 것은 그나마 양반이었다. 싸인펜 7가지 색으로 무지개를 쓰게 하는 교사도 있었다.

손목을 쉬지 않고 너무 쓰면 손목터널증후군에 걸리기가 매우 쉽다.

5. 관련 문서



[1] 실제로 독일에서는 이 때문에 깜지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2] 책상에 앉아서 적는 경우는 쉬는 시간이나 식사 시간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식사도 정시에 못하거나 부득이하게 거르고 하교할 때까지 다 적어서 내야 하는 경우. 하루 내내 다 끝내야 하기에 수업시간에 몰래몰래 하기도 하지만, 물론 그러다가 들키면 압수당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불상사도 있다. 또한 어떤 경우에는 벌로 못 채운 수만큼 몇장 이상 더 추가되는 경우도 있다.[3] 어떤 일진들의 경우에는 본인들이 써야 할 깜지를 다른 학생한테 대신 써 달라고 하는 일명 '깜지셔틀'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4] 신체에 직접적인 외상이 없는 간접 체벌의 일종이라 체벌금지가 시행된 이래로 일부 사립학교에서 암암리에 시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