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카

미국에 거점을 두고 있는 세계적인 대기업 번즈워스 재벌. 1대에 그 부를 쌓아올린 현 회장 해리 번즈워스의 외동딸인 카지카(花鹿)는 어릴적에 유괴될 뻔한 경험으로 약 10년간 세속에서 멀리 떨어진 카리브해의 자그마한 고도에서 유폐와 다를 바 없이 격리돼 자라왔다. 14살이 된 어느 날, 바깥 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허락받은 그녀는 자신의 바램대로 어머니의 모국인 일본에서 중학교에 다니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로부터 한 달후, 해리는 카지카에게 갑자기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라고 명한다.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 해리는 카지카에게 "너는 무거운 숙명을 갖고 태어났으며, 바깥 세상으로부터 격리돼 자라온 것도 실은 그 숙명을 피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한다. 그 숙명이 무엇인지 반문하는 카지카에게 해리는 갑자기 "게임을 하자"고 제안한다.

그 게임이란 해리가 고른 3명의 남자 중에 그녀의 남편을 선택하는 것이며, 남편이 될 남자가 결정될 때에 그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거운 숙명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겠다고 말한다. 그 3명이 누구인지는 비밀이고 남편 후보 본인들에게도 카지카나 이 게임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카지카는 갑작스러운 이야기에 당황하며 그들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자신이 선택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고 말하지만 괜찮다,고 자신만만하게 답하는 해리의 말에 울며 겨자먹기로 '남편 찾기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해리는 카지카와 친남매처럼 사이좋게 자라온 화교 재벌 '팡(倣)가문'의 젊은 총수인 팡리렌(倣立人)에게 "카지카가 남편으로서 누구를 고를지, 또 그 상대가 카지카의 남편으로서 적합한지를 카지카의 곁에서 지켜봐줬으면 한다"고 말하며 팡가문에 대한 굳건한 지원을 대가로 보디가드 역할을 부탁한다. 리렌은 복잡한 감정을 품으면서도 팡가문의 미래를 위해 이 의뢰를 받아들인다. 카지카는 이 수수께끼의 '남편 찾기 게임'을 수상하게 여기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자주 만날 수 없는 리렌과 '남편 찾기 게임'이 끝날 때까지는 쭉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천진난만하게 기뻐한다.

리렌은 친 여동생, 그 이상으로 소중하게 생각해온 카지카가 평생을 함께할 반려자를 고르는 모습을 바로 곁에서 지켜봐야한다는 사실에 초조함을 느끼면서도 이 게임을 통해 해리에게 자신의 판단력을 평가받게 될 거라고 생각하며 팡가문의 총수로서 마음을 다잡는다.

그 후, 카지카는 리렌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계 각국 출신의 빛나는 매력을 가진 3명의 남자와 만나서 서로에게 이끌리게 된다. 그러나, '남편'이라는 존재가 어떤 것인지조차 와닿지 않는 카지카는 누구도 고르지 못한 채 망설인다. 그러던 중, 카지카가 가지고 있는 무거운 숙명은 벌써부터 그들을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