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12-02 03:27:41

노예 12년

1. 개요2. 등장인물3. 미디어 믹스4. 기타

1. 개요

Twelve Years a Slave

1853년 출간된 솔로몬 노섭의 회고록.

남부에 흑인 노예로 납치되어 12년 동안 노예생활을 한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르포문학이다. 뉴욕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 아내와 두 자식과 잘 살던 노섭은 예술가를 가장한 흑인노예상들에게 납치되어 뉴올리언스와 남부 이곳저곳을 '플랫'이라는 노예명으로 강제로 팔려다니며 온갖 고생을 다 하고 기적적으로 자신이 자유인이란 것이 증명이 되어 노예생활에서 풀려난다.

사실 솔로몬 노섭에 대한 기록은 그다지 없다고 한다. 1853년 노예에서 벗어난 뒤로 그는 백인들에 대하여 증오를 품고 자신을 납치한 백인, 그리고 농장주였던 백인들을 모두 고소하였다. 하지만 시대가 시대인지라 흑인이 백인에 대한 고소는 효력이 없다는 당시 연방법에 의해 모두 패소하였다. 패소한 뒤 흑인 인권운동가가 되어 농장에서 탈출한 흑인들을 돕는 <지하연맹>을 조직했으며 많은 흑인노예들을 숨겨주고 도와주며 살았다. 허나 이런 활동은 백인 우월주의들의 딱 좋은 먹잇감이어서 항상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 그래서 늘 숨어 살았기 때문에 언제 죽었는지 자세한 기록도 없다. 그저 당시 몇몇 기록으로 보고 1862년~1863년경에 55살 정도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대부분 역사가들은 결국 백인 우월주의자에게 납치되어 살해당하고 어딘가에 버려졌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국내엔 잘 안 알려졌지만 미국 역사가들 사이에선 톰 아저씨의 오두막과 더불어 미국의 남북전쟁을 일으킨 중요한 작품 중 하나라고 한다. 전자가 대다수의 흑인 노예를 다룬 작품이 백인의 시각에서 서술된 반면, 이 작품은 노예생활을 스스로 했던 작가의 자서전으로 르포문학의 역사에서도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당시 대다수의 흑인 노예들은 교육이란 것을 받지 못해서 읽고 쓰는 것조차 못하는 일자무식들이 많았고, 설령 노예에서 풀려났다한들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낼 표현력조차 없었던 것이 사실. 자유인으로서 살며 읽고 쓰는 것은 물론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살았던 솔로몬 노섭이었기에 책을 출간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노섭처럼 납치되어 노예로 살다 다시 자유인으로 풀려난 흑인들이 애초에 거의 없었기에, <노예 12년>이 나온 건 거의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솔로몬 노섭이 대단한 것이 자신이 납치를 당한 시점에서 12년간 고생했던 모든 기억을 책 속에 거의 다 담아내고 있어서 흑인 노예의 비참한 생활이 톰 아저씨의 오두막보다 더 생생한 느낌이다. (그나마 영화판에서는 축약이 되어서 나오지만) 매일같이 중노동에 가축만도 못한 음식을 먹고 생명의 위협을 받고 살았다고 보면 된다. 미국에서 흑인 노예 역사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한번쯤은 보게 되는 책이라고.
영화 개봉과 연계되어 국내에 번역 출간되었는데[1], 영화에선 각색 때문인지 편집을 했는지, 탈출을 시도하려다 실패하는 장면이 한 번만 나오지만 실제로 노섭은 탈출을 여러 번 감행했는데 뱀이 우글우글한 늪지대를 맨 몸으로 탈출하기도 했다고 한다.

2014년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뉴욕 타임스에서는 161년 전인 1853년 1월 20일, 당시 솔로몬 노섭에 관한 기사에 철자오류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교육방송 오디오북으로 다운로드 정취가능하다. 1화 링크 전편 목록

2. 등장인물

  • 솔로몬 노섭(Solomon Northup)
    1808년 7월생. 미국 뉴욕 주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자유주에 거주하던 흑인으로, 뛰어난 바이올린 연주자로 유명했다. 그러나 1841년 어느 2인조 인신매매 사기꾼들에게 당하여[2] 그대로 노예로 팔려가 순식간에 노예로 전락한다. 노예상들에게 자신이 자유인임을 강하게 어필하지만, 돌아오는 건 채찍뿐. 결국 모든 사실을 숨기고 틈을 봐서 탈출할 기회를 노리지만 번번히 실패한다.
    노예생활 중 플랫(Platt)이란 가명을 얻어 쭉 이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목공일 등에 재주가 있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자주 제시 & 꼼곰하게 일을 잘하여 시궁창 같은 취급을 받는 흑인 노예들 사이에선 의외로 대접을 받았는데, 첫번째 주인인 윌리엄 포드가 그를 총애했고 두번째 주인인 에드윈 엡스의 아래에선 노예 감시자를 맡았다. 감시자는 노예 감독관만으론 수많은 노예들을 감시할 수 없기에 만들어진 일종의 망꾼 역할인데, 노예들 중 빠릿한 사람들을 몇몇 뽑아다 써먹었다. 이들은 일임하는 동료 노예를 채찍으로 때릴 권리가 주어졌는데, 같은 처지의 흑인들을 노섭이 때릴 리 만무했기에 그들과 짜고 때리는 척 연기를 했다고 한다.[3]
    이렇게 12년간 죽을 만큼 고생하고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살다가 운 좋게 자신이 자유인이란 사실을 증명해줄 사람과 연락이 닿아, 마침내 1853년에 가족에게 돌아가게 된다.[4][5]
  • 윌리엄 포드(William Ford)
    노섭의 첫번째 주인이었던 백인 남성. 머리가 좋은 노섭이 여러 가지 조언을 해준 덕에 사업상 이득을 많이 봤으며,[6] 이 덕에 노섭을 총애했다. 다른 노예들도 비교적 신사적으로 대했다. 하지만 '노예'는 '노예'일 뿐이라는 사고방식은 여타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아 큰 도움은 되지 못한다.[7] 나중에 사업이 망하면서 빚이 늘어가자 어쩔 수 없이 노섭을 판다.
  • 존 티비츠(John Tibeats)
    윌리엄 포드 아래에 소속된 노예 감독관으로 노섭을 엄청나게 괴롭힌 악인. 아주 폭력적인 성격을 지녔다. 일 잘하는 노섭을 아무 이유없이 비난하고 두들겨 패려고 했는데, 두 번이나 채찍을 빼앗겨 역관광당한 적이 있다. 이때 앙심을 품고 노섭을 죽이려고 계속 수작을 부리지만 실패한다. 나중에 노섭이 엡스에게 팔려간 이후 헤어졌는데, 노섭의 언급에 따르면 술에 절은 폐인의 모습으로 선술집 문가에 쪼그리고 있는 걸 봤다고 하는 걸 봐선 포악한 성격 덕에 해고당해서 부랑자가 된 듯.
  • 에드윈 엡스(Edwin Epps)
    거대한 사탕수수와 목화밭을 소유한 대지주로, 노섭의 두번째 주인. 노예는 물건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에 대한 인간적인 애정이 없다. 노예는 소유물이므로 마음대로 활용하고 착취하고 폭력을 가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터라 술만 들어가면 무자비한 채찍질과 욕설을 가한다. 노예제도 하의 전형적인 '주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선적인 인물.[8]
  • 팻시(Patsey)
    엡스의 농장에서 사는 여성 흑인 노예로, 노섭과 약 10년간 친구로 지냈다. 1830년 출생으로 추정되며 역시 노예인 엄마와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살다가 13살 때 루이지애나에 있는 엡스의 농장으로 팔려왔다. 노섭에 의하면, 처음에는 다른 노예들과 달리 활기 넘치고 잘 웃으며 흔들리지 않는 정신을 소유한 소녀였다. 일도 잘 했는데, 특히 목화 따는데 선수였다. 다른 노예들이 하루에 60~100kg 딸 때 혼자서 200kg은 거뜬히 수확할 정도. 그러나 막장 주인 엡스는 팻시가 10대 중반이 되자 틈만 나면 폭행과 강간을 일삼고, 엡스의 아내도 팻시를 질투하며 괴롭히는지라 상당히 고생한다. 나중에 해리엇 부인[9]과 만나고 온 뒤 엡스의 의심[10]을 받아 채찍으로 혹독하게 맞아 죽을 뻔한 뒤로[11], 심한 충격을 받아 원래의 밝은 성격을 잃고 우울하고 절망적인 성격이 되고 말았다. 1853년 노섭이 납치된 자유인이라는 게 밝혀져 가족에게 돌아간 후 [12] 두 사람은 다시 만나지 못했다. 남북전쟁 중이던 1863년 남군 병사들과 엡스의 농장을 떠났다고 하며 그후의 행적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13]

3. 미디어 믹스

3.1.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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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타

초중등 학생을 주로 가르쳐 온 교사 마조리 간(Marjorie Gann)과 아동 도서 작가이자 편집자인 재닛 윌렌(Janet Willen)이 노예제의 잔재가 아직 남아 있으니 철폐해야 한다는 취지로 노예 12년에서 제목을 따와 '노예의 역사(Five Thousand Years of Slavery)'[14]를 집필했다.


[1] 이미 저작권이 만료된 작품이라 다양한 판본이 존재한다.[2] 이놈들은 술에 수면제를 타서 노섭을 기절시켰다.[3] 물론 동료들도 맞는 연기를 실감나게 잘해서 주인의 눈을 피했다고 한다.[4] 영화판에선 노예에서 해방되는 과정이 비교적 간략하게 처리되었으나 실제론 훨씬 극적이었다. 일단 노예선에서 만난 클레먼스가 솔로몬이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려줘서 가족들도 솔로몬이 남부 어딘가로 팔려갔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고 솔로몬을 찾기 위한 계획도 세웠으나 그 넓은 미국 땅에서 그것만으로는 찾을 수가 없었다. 나중에 목수 베스가 솔로몬을 위해 편지를 써줬지만 원체 땅이 넓은데다 시간도 오래 지났고 지금처럼 바로 주소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절이 아니라서 편지를 여러 번 보내야 했고 엡스의 농장을 찾는데도 시간이 무척 오래 걸렸다. 거기다 폐쇄적인 남부 시골에서 외지인인 베스가 북부로 보내는 편지를 갖고 우체국을 자주 찾는 건 무척 눈에 띄는 행동이라 베스는 신변의 위협까지 느꼈다. 그렇게 또 안 되나 싶은 상황에서 극적으로 자신을 구하러 온 일행을 만나 구출되었다.[5] 베스는 솔로몬에게서 자신이 자유인인걸 입증해줄 사람의 이름을 3명을 듣고, 혹시라도 그들이 사망했거나 이사갔을것을 대비해 3명에게 전부다 편지를 보냈다. 몇달이 지났어도 답장이 없자, 베스는 직접 사라토가로 가서 편지를 전달하기로 했다. 하지만 둘은 몰랐지만 편지중 2개는 제대로 전달이 되었고, 편지를 받은 둘은 솔로몬의 아내에게 남편의 행방에 대해 알렸다. 아내는 그걸 지인인 변호사에게 알리고, 변호사는 그 내용을 뉴욕의 주지사 워싱턴 헌트에게 알려서 솔로몬이 자유인이라는 증명서를 얻어냈다. 거기다 주지사는 그 변호사에게 직접 솔로몬을 구해올것을 부탁하고, 그렇게 해서 변호사는 보안관과 함께 엡스의 농장에 가서 솔로몬을 구해왔다.[6] 예를 들어 벌목 후 나무를 옮길 때 강에 띄워서 하류로 흘려 보내는 게 좋다는 의견을 내놓아 효율이 엄청 올랐다.[7] 솔로몬은 그를 나름 괜찮게 봤는지 책에서 그를 "좋은 사람이지만, 사회(노예제)때문에 변질된 사람"이라고 평했다.[8] 엡스와 그의 아내는 1867년, 남북전쟁이 끝나고 2년뒤에 사망했다. 즉, 노예제가 폐지되는걸 보고 사망했다. 사인은 불명이지만, 황열이라는 추측이 있다. 남북전쟁 당시 그의 농장은 북부군에 점령되었으며, 그때 밑에 후술할 팻시를 포함한 몇몇 노예들이 북부군과 그의 농장을 떠났다. 솔로몬의 책을 실제로 읽었으며, 내용이 사실이라며 입증을 했다.[9] 노예였지만 주인과 결혼해 아내가 되었다.[10] 해리엇의 남편이 유명한 난봉꾼이라, 엡시는 팻시가 해리엇의 남편과 내연 관계라고 의심했다.[11] 이 책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노예 12년(영화)에서는 팻시를 나무에 묶어놓고 채찍으로 때리는 것으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더욱 잔인하게 땅바닥에 엎어놓고 두 팔과 두 발을 말뚝으로 고정한 뒤 채찍으로 때렸다.[12] 노섭이 떠날 때 노섭을 끌어안고 "당신은 자유의 몸이 되어 우리가 당신을 다시는 볼 수 없는 곳으로 떠나가는군요. 당신은 내가 채찍에 맞는 것을 많이 막아줬어요, 플랫. 당신이 자유로워져서 기뻐요. 하지만, 오, 주여, 주여!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라고 울면서 말했다고 한다.[13] <노예 12년>이 미국에서 무척 유명해서, 많은 역사학자들과 저널리스트들이 팻시가 그후 어디서 어떻게 살다가 언제 죽었는지 조사하려 애썼다. 하지만 남북전쟁 중 남부 지역의 많은 기록이 소실되어 1863년 후의 행적은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14] 원제를 보면 알 수 있듯 원래 노예 5000년으로 번역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