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TRPG 게임 월드 오브 다크니스의 뱀파이어 더 마스커레이드에 등장하는 가상의 책. 한국 WoD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는 초기에 <노드의 서>, <놋의 책> 등으로 번역된 적도 있다. V20을 정식 수입 번역한 TRPG Club이 <놋기>라는 명칭을 사용함에 따라, 이 명칭을 따르기로 한다.[1]놋기는 뱀파이어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설과 전승을 모아서 엮은 책이다. 설정상 이 책은 인류 역사의 여명기부터 존재해 왔으며, 수많은 저자들이 조금씩 살을 붙여 만들어졌다. 이는 마치 성경과 같은 구성이다. 놋기에서 말하는 놋(Nod)이란 바로 신에게 저주받은 카인이 방황하다 도달했다는 곳의 지명이다. 월드 오브 다크니스의 개발사 화이트 울프 게임 스튜디오는 이 책을 실제 있는 것처럼 출판하기도 했다.
놋기는 크게 3부분으로 나뉘어진다. 이는 각각 카인의 연대기, 그림자의 연대기, 비밀의 연대기로 이루어져 있다.
2. 내용
2.1. 카인의 연대기
2.1.1. 최초의 뱀파이어
카인의 연대기는 뱀파이어들에게 있어서 창세기라 할 수 있다. 뱀파이어들의 전승에 따르면, 최초의 뱀파이어는 바로 동생을 죽인 최초의 살인자, 카인이다. 카인은 그 죄를 받아 표식이 새겨졌으며 영원히 방황하며 살아가야 하는 저주를 받았다. 그는 남은 동생 세스(Seth)를 떠났고, 놋의 땅(the Land of Nod)에 도달했다. 그곳의 어둠 속에서 카인은 릴리스를 만났다. 릴리스는 카인을 받아들였고, 그녀 자신의 피를 주었으며, 그녀가 가진 마법의 지식을 가르쳤다.[2]카인은 이후 3명의 천사를 만난다. 이 대천사들은 카인이 저지른 죄악을 뉘우친다면 그를 용서해 주려는 신의 뜻을 전달해 주었다. 그러나 마법의 힘을 배운 카인은 오만해져서 이 천사들의 요구를 거절하였고, 이 때문에 영생에 더해 신의 저주를 더 받게 되었다.
대천사 미카엘을 모욕한 결과 카인과 그 아이들은 영원히 불에 고통받으리라는 저주를 받았다.
대천사 라파엘을 모욕한 결과 카인과 그 아이들은 햇빛에 파괴되리라는 저주를 받았다.
대천사 우리엘을 모욕한 결과 카인과 그 아이들은 내면의 야수성과 피의 굶주림에 휩쓸리리란 저주를 받았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나타난 대천사 가브리엘은, 여전히 카인에게 기회가 남아 있다고 말해 주었다. 내면의 평화를 이루어 골콘다에 도달하면, 다시금 신의 자비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만한 카인은 신의 자비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에게 마법의 힘을 가르쳐 준 릴리스의 만류를 뿌리치고 그녀의 곁을 떠났다. 이미 강력한 디시플린들을 익힌 다음이었다.
2.1.2. 질라와 노파의 이야기
방랑하던 카인은 영생하였기에 외로움을 피할 수 없었다. 그는 여행길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만난다. 그녀의 이름은 질라(Zillah)였고, 카인은 그녀를 차지하고자 했으나 자신의 어떠한 힘으로도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 없었다. 그때, 한 노파가 나타나 그녀의 마음을 차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하였고, 카인은 그 방법을 물어보았다. 노파가 가르쳐 준 방법이란 다름아닌 피의 속박, 블러드 본드(Blood Bond)를 맺는 방법이었다.[3] 카인은 노파에게 속박당했고, 노파의 하인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질라를 차지할 수도 있었다.카인은 노파에게 1년간 봉사하였고, 노파에게 여러가지를 배운다. 뱀파이어의 심장에 나무 말뚝을 박으면 영원히 멈춰버리게 할 수 있다는 지식 역시 노파의 가르침이었다. 카인은 생나무를 깎아 만든 말뚝으로 노파의 심장을 찔렀고, 피의 속박에서 풀려났다.
2.1.3. 첫 번째 도시의 이야기
아름다운 질라와 같이 있었지만, 카인의 외로움은 커져갔다. 그는 오랜 기간 황야를 홀로 떠돌아다니다가, 세스의 자손들이 세운 첫 번째 도시를 발견하였다. 릴리스와 노파에게 배운 마법의 힘을 이용하여 카인은 그 도시에서 마치 신과 같은 존재로 추앙받았다. 그곳에서 카인은 처음으로 포옹으로 자식들을 만든다.[4] 현자 에녹(Enoch), 자신의 아내 질라, 그리고 강력한 전사였던 이라드(Irad)가 이 세 자식이었다. 이후 첫 번째 도시의 이름은 "에녹"으로 알려진다.첫 번째 도시는 점차 강대해졌고, 주변에 힘을 뻗어가며 큰 제국을 건설하였다. 카인의 세 자식들, 즉 2세대 들 역시 자신들의 자식을 만들었다. 이들이 바로 3세대이며, 3세대들 역시 자신들의 자식을 만들어 나갔다. 하지만 강대해지는 만큼 타락도 퍼져 나갔다. 카인의 자식들 모두는 피에 들어 있는 마법의 힘을 이용하였으며, 수많은 인간들을 종이나 짐승처럼 부렸다. 그 결과 세상은 돌이킬 수 없는 타락의 끝에 치달았고, 대홍수(Deluge)가 일어났다. 노아가 방주를 만들어 피할 수 있었던 그 대홍수였다.
40여일의 대홍수가 끝나고, 첫번째 도시는 완전히 파괴되었다. 살아있는 이들은 모두 죽었고, 카인의 자식들 역시 많이들 죽음을 맞이했다. 증손자뻘인 4세대는 완전히 전멸했다. 직계 자식들 셋은 다 살아남았다. 그러나 손자뻘인 3세대들 중에서는 오직 열세명만이 남았고, 이들은 홍수에서 살아남았다는 뜻으로 안테딜루비언(Antediluvian)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카인은 자신이 만든 자식들이 타락의 원인이라는 생각에 분노하고 괴로워한 끝에 모습을 감추었고, 안테딜루비언들은 카인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자신들의 부모뻘인 2세대 셋을 모두 살해하였다. 이것은 힘이나 사랑에 대한 질투가 주된 원인이었다. 이후 카인이 돌아왔을 때, 그는 이 패륜을 발견하고 극도로 분노하며 살아남은 13명의 안테딜루비언에게 저주를 내렸다. 이 저주는 오늘날까지도 각각의 클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1.4. 두 번째 도시의 이야기
저주를 내린 카인은 이번에야말로 진짜 모습을 감춰버린다. 남아있는 13명의 3세대 들은 다시금 인간들을 모아 두 번째 도시를 세웠다. 이 도시 역시 첫 번째 것과 마찬가지로 강대한 제국이 되었으나, 13명의 안테딜루비언들은 서로를 파괴하기 위한 음모와 암투를 벌여왔다. 그리고 그 긴장이 원인이 되어 두 번째 도시는 내분으로 완전히 무너져 버렸고, 13명은 각자의 제국을 세우기 위해 흩어졌다.2.2. 그림자의 연대기
이 부분은 놋기의 후기에 엮여 들어간 여러 짧은 기록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각 클랜에서 전해 내려오는 시조의 전승들이 모여 있고, 카인의 여섯 율법(the Six Tradition of Cainite) 역시 이 부분에서 처음 등장한다. 그러나 이 기록들은 카인의 연대기 처럼 모든 혈족들이 믿는 것이 아니다. 많은 뱀파이어들은 이 연대기가 카마릴라의 조작에 의해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2.3. 비밀의 연대기
이 부분은 놋기에 있어서 묵시록이라 할만 하다. 카인의 연대기가 뱀파이어들의 시작을 다루었다면, 비밀의 연대기는 뱀파이어들의 종말을 다루고 있다. 언젠가 게헨나가 찾아올 것이며, 그때가 되면 흩어져 잠들어 있는 3세대 안테딜루비언들이 깨어날 것이다. 이들은 너무나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보통 인간의 피로는 배를 채울 수 없고, 오직 뱀파이어들, 그중에서도 강력한 자들의 피만을 마실 수 있다. 굶주린 안테딜루비언들은 자기 자식들을 잡아먹기 시작할 것이며, 자기들끼리도 싸우기 시작할 것이다. 이들의 전쟁은 세계의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는게 바로 이 연대기의 내용이다.3. 게임 내에서의 취급
뱀파이어들에게 종교가 있다면, 놋기는 바로 그 종교의 성경에 해당한다. 놋기를 믿는 뱀파이어들을 노디스트(Noddist)라고 부른다. 카마릴라, 사바트, 아나크, 기타 클랜을 가리지 않고, 노디스트는 비교적 많이 발견할 수 있다. 현실에서의 성경과 비슷하게, 놋기 역시 이를 문자 그대로 신봉하는 원리주의자들부터 상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쪽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신앙자를 지니고 있다.당연하게도 나이들고 세대가 높은 뱀파이어일수록 노디스트일 확률이 높다. 4세대는 이미 거의 대부분 잠들어 있거나 자취를 감추었지만,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는 이 고대의 뱀파이어들을 직접 만난 적이 있는 세대들은 여전히 활동중인 이들도 많다.
하지만, 최근에 포옹된 젊은 뱀파이어들 중에서는 놋기가 단지 전설 이야기책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자들이 많다. 이들은 놋기가 기존의 종교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생각한다. 즉,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신비적인 요소로 설명하고자 하며, 뱀파이어 사회에 도덕이나 규율을 주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 젊은 뱀파이어들은 놋기를 무시하거나 심지어는 조롱하기도 한다.
4. 여담
아나크들이 올리고 있는 웹코믹에는 이 놋기의 제목을 패러디한 "돈기(the Book of Don)"라는게 있다고 한다.[1] 이는 성경, 특히 구약 성경의 여러 책들과 유사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인 듯 하다. 아울러 한국 기독교의 관행에서 서(書)는 예언서에, 기(記)는 역사서에 붙이는 접미어이므로 뱀파이어의 상고사를 다루는 이 책의 제목은 '놋의 서/놋서'보다는 '놋기' 쪽이 더 어울린다.[2] 예전 WoD 설정 중 하나에 따르면 최초의 마법사가 바로 릴리스라는 설도 있다. 동시에, 카인의 손자인 안테딜루비안들이 3세대이고 카인이 1세대인 이유에 대한 가설 중 바로 뱀파이어의 근원은 바로 0세대의 릴리스라는 설이 있다. 릴리스를 따르는 뱀파이어 사상도 있는 등, 무시못할 영향력을 가진 존재.[3] 뱀파이어 더 마스커레이드에서는 같은 뱀파이어의 피를 3번 마시게 되면 그 뱀파이어에게 속박되어 자신의 본래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한한 애정과 봉사심을 느끼게 된다.[4] WoD 뱀파이어의 포옹에 관해서는 뱀파이어 더 마스커레이드 문서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