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문서: 데빌맨
1. 개요
나가이 고의 만화 데빌맨의 줄거리를 정리한 문서.2. 신화대전
거대한 공룡과 양치식물들이 지배하던 고대의 지구. 천사들이 호수에 내려와 목욕을 한다. 그런데 그 순간, 흉측하고 기괴한 괴물들이 천사들을 습격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당할 것같던 천사들은 한 곳에 모여 합체하며 괴물들을 도륙하고 괴물들 또한 그러한 천사에 맞서 거대한 전함같은 개체로 합체한다. 놀랍게도 거대한 괴물의 심장과도 같은 중심부에 위치한 것 또한 천사, 그것도 12장의 날개를 가진 고위의 천사이다.시간은 흘러, 198X년. 히말라야 산맥의 한 탐험대[1]는 거대하고 기묘한 빙벽을 발견하게 된다. 인간들이 그러한 괴물에 대항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습격을 당한다. 얼음 속에 갇힌 고대의 악마들이 현대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앞으로의 데빌맨 전체를 함축하고 있는 프롤로그. 내용을 모르고 본다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지만 내용을 알고 있는 사람이 본다면 사실상 앞의 내용을 미리 알려준다 싶을 정도로 많은 복선을 깔고 있다. 사실 이 페이지는 완결 이후 새로 그려넣은 것이니까 복선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3. 탄생편
주인공 후도 아키라는 모범생이지만 소심한 성격의 청년이다. 소꿉친구인 미키가 동네 불량배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조차 구하지 못할 정도.[2]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인 아스카 료가 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료의 아버지, 아스카 박사는 마야의 한 유적에서 발견한 유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인류의 과학으로는 대적이 불가능한 악마(데몬족)라는 존재를 발견했고, 그가 사망한 이후 료가 그를 발견해 후도 아키라와 함께 악마를 물리칠 계획을 세운다.데몬족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유기물, 무기물과 융합하는 능력과 초능력을 지니고 있어서 무한히 진화할 수 있는 존재. 그러나 그런 악마들조차 인간과의 융합만큼은 쉽지 않다. 인간의 이성이 그들의 융합에 방해가 되었기 때문. 료의 말에 따르자면 그들은 기본적으로 강한 것만이 모든 것인 폭력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감정이나 사랑도 없이 오직 피와 폭력만을 찬양하는 존재들. 다행히 빙하기가 찾아온 덕분에 그들은 북극과 남극의 얼음에 갇혀 있고, 그 사이 인간이 지구를 차지했지만 악마가 돌아오며 인간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악마에 대항해야 하는 그들에게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인간은 악마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는 것. 악마라는 존재를 인간이 인정할 땐, 이미 인간에게 미래는 없는 것이다. 이것은 악마들은 인간이 이룩한 과학이라는 힘을 알면서도 그들에게 덤벼드는 것과 대조적이다.[3]
결국 정의롭고 순수한 존재인 후도 아키라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아스카 료가 악마와 합체해 악마와의 싸움에 나서려 한다. 이 위험한 도박은 성공하여 후도 아키라만이 악마와 인간이 합체된 악마인간, 즉 데빌맨이 되어[4][5] 악마와의 싸움에 나선다.[6] 이상하게도 아스카 료는 악마에게 지배되지도, 데빌맨이 되지도 않았다는 찜찜한 사실을 남겨둔 채...
4. 요조 시레누 편
OVA로도 만들어진 에피소드. 많은 사람들이 손꼽는 데빌맨의 백미. 이전 에피소드와 달리 적인 시레누[7]가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또한 악랄하고 잔인하다 생각되었던 기존의 악마족에 대한 생각을 여실히 뒤집는 에피소드기도 하다.데빌맨 아키라를 쓰러뜨리려하는 데몬족 제일의 여전사 시레누가 나타난다. 시레누는 자신의 부하 데몬인 겔머와 아그웰[8]을 먼저 보내 전투 후 방심하고 있는 사이에 습격하여 아키라를 고전하게 하지만 결국 치명상을 입고 죽음을 앞두게 된다. 하지만 이후 등장한 카이무와 융합하여 데빌맨에게 중상을 입히고 마무리를 하려는 찰나 그녀의 생명이 다하여 승리의 쾌감과 함께 최후를 맞는다.
이 에피소드가 가지는 의의는 생각보다 크다. 먼저 료가 처음 말했던 데몬관이 거짓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데몬에겐 이성이나 사랑이 없다고 했지만, 시레누는 그와의 싸움을 두려워하면서도 도전하였으며 싸움의 추악함을 부끄러워하며 달을 구름으로 가린다. 또한 이후에 나타났던 카이무는 시레누를 향한 사랑 때문에 목숨까지 버렸다. 데몬과 인간의 근본적인 차이이라 했던 이성과 사랑이 데몬에게도 있음이 증명되면서 과연 인간성과 악마성의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하는 에피소드.
이후 완전판에는 아몬을 동경하는 시레누와 그런 시레누에게 연정을 품고 있는 카이무의 모습 등이 추가되었다.
사족으로 히로인인 미키보다 시레누의 인기가 훨씬 많다. 기존의 악마관을 철저히 뒤집는 존재이면서도 원래의 히로인보다도 훨씬 더 능동적인 여성상을 제시한 여캐이기에 더 큰 존재감을 과시했기 때문이란 주장 있으나, 단순히 스토리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5. 진멘 편
OVA에서는 요조 시레누 편에 속해 있으며 초반에 나오는 에피소드. 진멘이 적으로 등장하는 굵고 짧은 단편. 시레누 편이 데몬족의 의외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진멘 편은 그야말로 극악무도한 모습을 보여준다. OVA에서는 어머니가, 만화에서는 어린 소녀가 진멘의 등에 나타난다. 실사 영화판에서는 료스케라는 웬 듣보잡이 살해당한다.해당 에피소드는 서서히 악마족에게 인간계가 침식되고 있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누구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인간 사회는 악마들에게 잠식되고 있는 것이다. 데빌의 악마성을 보여주는 에피소드이기도 하지만 별개의 의의를 가지기도 한다. 악마족을 이레귤러로서 묘사하지 않고 인간의 천적이자 자연계에서 공존하는 존재임을 은연중에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6. 신 데빌맨 편
데몬족이 시간이동을 통해 인간의 과거를 바꿔 스스로 자멸토록 하려 하자, 료와 아키라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시간이동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과거를 지키는 역사물의 형식으로 전개된다.등장하는 역사적 인물로는 잔 다르크, 아돌프 히틀러, 마리 앙투아네트, 조지 암스트롱 커스터가 있다. 명시한 인물을 보면 알겠지만 잔 다르크를 제외하면 모두 악인으로 묘사되는 인물들이며[9] 아키라가 데몬을 해치우건 해치우지 않건 이들은 결국 인간들을 학살하게 된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경우는 사실 외로움으로 생긴 마음의 틈을 데몬이 파고들었다는 설정으로 나와 이쪽도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악마 때문에 끔찍한 일의 원인이 되었다는 식. 선인으로 등장했던 잔 다르크 에피소드조차 뒷맛이 씁쓸한 문구로 끝이 나는 것만 봐도 이 에피소드가 표현하려 하는 바는 명확하다. 데몬은 살짝 계기가 되는 존재일 뿐, 진정한 악마성을 지닌 존재는 다름아닌 인간 그 자체였다는 것.
시레누편에서 악마의 인간성을 강조했다면 이번 에피소드는 이처럼 인간의 악마성을 암시한다. 해당 에피소드의 의의는 인간을 지켜야 한다는 료와 아키라의 가치관이 변하기 시작하는 에피소드라는 사실이다.
또한 료의 정체
원래는 본편에 포함되지 않는 외전으로 본편이 6년이 지난 79년에 발표되었고 그 후 2년에 걸쳐서 연재되었다. 후일 하드 커버판이 발매되면서 본편에 수록되었다. 따라서 본편의 스토리하고는 직접적인 연결점이 희박한 스핀오프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그렇다보니 원작을 읽고 본다면 묘한 부분이 많은데, 일례로 미키와 비슷한 얼굴을 한 데몬 니케가 아키라 속의 아몬을 부르면서 아몬을 깨우려고 하자 료가 니케의 목을 쳐버리는 장면. 미키의 죽음이 료가 주도한 선동의 결과임을 생각하면...
한국에서 발간된 해적판에서는 종말의 시작 부분이 사라지고 이 파트가 후반부와 다이렉트로 이어지는 바람에 흐름이 굉장히 이상해져버렸다.
7. 종말의 시작 묵시록편
해적판에서는 이 부분부터 일부분 편집되어서 이야기가 붕 떠버렸다. 이전의 이야기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후도 아키라 독자에게 직접 설명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10] 앞으로의 이야기는 지옥이 될 것이라면서, 거기에는 자신뿐 아니라 책을 읽고 있는 독자도 포함된다면서. 서서히 멀어지며 마지막 순간 섬뜩하게 웃는 후도 아키라의 모습이 인상적이다.여기까지의 에피소드는 그렇게까지 특징적이라고 하긴 힘든 다크 히어로물에 불과하지만 이후 후반부에 나가이 고스러운 폭주를 통한 엄청난 반전이 등장한다.
지금까지 조용히 인간계를 침략하고 있던 데몬족은 난데없이 인류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들이 선택한 전술은 인간 측에 대한 무차별 합체. 이것은 결코 데몬에게 득이 되지 않는 전술이다. 동물이야 간단히 몸을 흡수할 수 있지만, 의지가 강한 인간은 일부는 흡수한다고 쳐도 대다수는 거부반응으로 인해 공멸하며, 또 다른 일부는 후도 아키라처럼 데빌맨이 될 수도 있기 때문.
데몬이 이러한 전술을 펼친 이유는 그들이 인류 사회를 보다 확실하게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발전된 과학기술로 전 인류가 뭉쳐 데몬에 대항한다면 초능력을 가진 데몬이라도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지만,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공포를 통해 인간끼리 싸우게 만든다면 결국 인간 스스로 자멸하게 된다는 발상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인간은 고작 1분이라는 데몬의 공격에 멸망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7.1. 제3의 존재
데몬은 이러한 인간의 멸망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해 소련 측 수뇌부 전원을 데몬으로 지배한다. 그들은 이후 "전면전을 할 생각이 아니라면 요격하지 말라"면서 미국에 핵미사일을 쏜다. 이것이 데몬이 가진 인류 멸망 시나리오의 가장 큰 계획.그리고 데몬을 이끄는 존재가 있음이 드러난다. 거칠고 야만적인 그들조차 그들의 지도자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복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작전을 세운 것도 바로 그들의 지도자였다. 먼저 마왕 제논이라는 존재가 드러나지만 곧 이어 그러한 제논 이상의 존재도 드러난다. 바로 대마신 사탄이.
미국은 자국에 날아드는 100여기의 핵폭탄을 보면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그런데 어쩐 일인지 핵미사일은 도중에 사라진다. 자세한 상황을 알아보기도 전에 소련 전역이 빛에 휩싸이며 점차 소멸된다. 이후 그곳을 정찰하기 위한 미국의 전투기와 파일럿, 모스크바에 있던 인간이나 건물, 악마를 포함한 모든 것이.
모든 것은 소금이 되었으며 한 군사 관계자는 이런 대사를 한다. "신은 소돔을 유황불로 덮고 모든 생명을 멸망시켰다. 소돔을 돌아본 롯의 아내는..."[11][12][13]
그리고 TV에서 방송된 위성사진을 통해 이 모습을 지켜본 아스카 료는 발작하듯 자리를 피한다.
7.2. 인류의 반격. 그러나...
알 수 없는 존재인 데몬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과학을 통해 악마의 다음 공격을 대비한다. 그러나 데몬은 이미 인간과의 접촉을 끊고 완전히 물러난 상황. 결국 인간은 애꿎은 데빌맨만을 공격의 대상으로 삼게 된다. 문제는 인간과 데몬을 구분하는 제대로 된 기준조차 없다는 점.그러나 노벨상을 수상한 한 저명한 생물학자인 라이누마 교수에 의해 "현대사회에 불만을 품은 인간이 다른 생물로 변하려는 욕구를 갖게 되고, 그것이 체세포를 변화시켜 악마가 된 것."이라고 주장하고,[14] "현대사회에 불만을 가진 이들을 악마 인자를 가진 잠재적인 악마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게 되고[15] 세계는 이를 수용한다. 즉, 사회에 불만을 가진 약자들을 처분해야 한다는 최악의 결정을 한 것이다. 이를 위한 살인허가가 내려지고 과거 주민운동을 했던 지역의 사람들, 흑인, 유태인, 원주민 등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우생학적 대숙청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러한 약자들은 정부가 자신들을 죽일지 모른다며 정부를 습격한다.
그로 인해 광기에 빠진 인류들은 강한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사회적 약자를 무차별적으로 학살하게 되고, 피차별 계급이 데몬이 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격하여 각지에서 전쟁이 일어나 전 세계는 혼란에 빠진다. 세계에 평화는 사라졌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인간이 죽게 된다.
인류가 서서히 스스로의 죄악들로 인해 멸망의 길을 걸어가는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후도 아키라는 한 가지 희망을 찾아낸다. 그것은 자신과 같은 인간의 마음과 악마의 몸을 가진 데빌맨들을 모아 데빌맨 군단을 조직하여 인간을 지키는 것.
8. 타락천사 편
아스카 료는 세계의 움직임이 자신의 생각대로 되어 간다는 것에 기묘한 의문을 가진다. 결국 자신이 데몬족의 수장 마왕 제논조차 뛰어넘는 대마신 사탄이라는 기억을 되찾는다. 지금까지 사탄은 인간의 모습으로 인간 세상에 섞여들어서 정신조작 능력을 가진 사이코 제니를 통해 자신에게 암시를 걸어서 자신이 료라고 믿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그는 인간으로서 인간을 평가해 마왕 제논이 인간을 공격할 수 있는 약점을 무의식중에 알렸던 것이다. 그의 생각대로 일이 진행되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기억을 되찾은 그는 방송에 나와 아키라가 데빌맨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악마는 쉽게 인간과 융합하고 인간의 모습을 할 수 있다.는 거짓을 공표한다.[16]
결국 앞선 악마 사냥을 피한 사람들조차 언제 악마가 될지 모른다는 공포를 가지게 해 사람들은 서로를 철저히 불신하며 조금만 수상한 모습을 보여도 악마 사냥꾼에게 밀고하거나, 주민들이 마녀 사냥을 하듯 잡아 불태워 버린다. 아키라 또한 악마로 낙인찍히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아키라 역시도 아스카 료의 정체가 대마신 사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9. 붕괴
"이게 내가 인간의 몸을 버리면서 지키려고 했던 인간의 정체란 말인가!"
광기는 가족 중 악마가 나온 미키 일가에도 닿게 된다.[17] 미키의 부모는 마녀 사냥꾼에게 잡혀간 후 모진 고문을 당해 처참한 모습으로 최후를 맞이한다. 그를 구출하기 위해 도착한 아키라에게 악마 사냥꾼들은 "우린 악마는 안 죽였어. 다들 인간이더라고."라는 말로 아키라가 가지고 있던 인간관을 완전히 무너뜨린다.
인간의 진정한 실체를 깨닫게 된 아키라에게 데몬 측은 화해를 청하고, 아키라 역시 데몬들에게 투항할 것을 진중히 고민한다. 하지만 미키가 살 수 없는 악마의 세계였기에 결국 그들에 맞서 데빌맨으로 남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폭도들은 미키와 그녀의 동생조차 악마로 몰아 처참하게 살해하고[18][19][20] 광기 어린 축제를 벌인다. 그 광경을 똑똑히 목격한 아키라는 절망과 분노에 휩싸여 그 곳의 인간을 모두 불태워 버린다. 참고로 이 장면은 만화판으로도 충분히 끔찍하지만 OVA판 아몬 데빌맨 묵시록으로 보면 너무 끔찍해서 눈을 못 뜰 지경으로 묘사해 놨다. 특히 미키의 동생이 죽는 장면은 너무 갑작스러워서 충격이 2배. 망작으로 평가받는 영화판조차
결국 아키라는 희망과 행복을 모두 잃은 채 인간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닌, 데빌맨과 데몬 양자의 존망을 건 대결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
"승부다 사탄!"
10. 데몬 vs 데빌맨
사탄은 '데몬의 육체'를 가진 데빌맨들을 동족으로 인정하고 아군으로 끌어들이려고 회유하려 했다. 사실 데빌맨들 역시 인간에게 완전히 버림받은 이 이상 데몬과 투쟁을 벌이는 것은 그야말로 무의미한 증오와 복수에 지나지 않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사탄의 기대와는 달리 데몬과 데빌맨 양자는 애초에 공존할 수 없었다.데빌맨을 인간으로부터 떼어놓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이 참혹한 과정은 생존투쟁으로 인한 필연이 아닌, 데몬족 그리고 대마신 사탄이라는 강자가 약자에게 저지른 참사였기 때문이다. 작 중 묘사되는 후도 아키라와 미코 외에도 모든 데빌맨은 데몬족의 침공으로 인해 끔찍한 비극을 경험했다. 육체는 추악하게 변한데다 다른 인간들에게 악마로 몰려 공격받고, 소중한 사람들까지 잃게 되는 고통을 겪은 그들은 모든 비극의 원인인 데몬과 공존이라는 선택을 할 수 없었다.
데빌맨 군단이 나약한 인간이었다면 데몬에게 굴복했을 것이다. 하지만 데빌맨이 될 수 있는 것은 데몬에게도 짓눌리지 않을 초인적인 정신력을 가진 자들 뿐. 데빌맨이 되었다는 것 자체가 그들이 데몬에게 절대 지지 않겠다는 '강인한 의지'를 가진 존재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결국 데몬의 합체 전술은 인간에게 혼란을 주어 멸망시키는 데엔 더 없이 효과적이었지만, 힘을 가지고 데몬에게 끝없는 복수심을 가진 데빌맨 군단을 탄생시키고 만 것이다.
이유는 명백했다. 사탄은 후도 아키라를 사랑한 나머지 그가 악마의 세계에 살기를 바랐던 것.[21] 아름다우면서도 추악하게 일그러진 사탄의 애정으로 인해 데빌맨이라는 불행한 존재들이 생겨났던 것이다.
11. 아마겟돈
20년의 시간이 흘렀다.이미 지구상엔 인간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데몬과 데빌맨 간의 최후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서로의 존망을 건 광기의 초능력 전쟁은 그나마 남은 지구의 모든 것을 불태우고 료의 데몬측과 아키라 측의 데빌맨 모두를 공멸시키게 된다.
아키라는 결국 사탄에게 패배하여 죽음을 맞게 되고, 사탄은 그런 아키라의 곁에서 과거 신과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신은 지구상에 번성하던 데몬족의 모습을 보고 비정상적인 생태와 추악한 외형을 지닌 데몬족의 존재를 자신의 과오라고 여겼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하여 모든 것을 무로 되돌릴 것을 결정한다.
그러나 사탄은 설사 창조주인 신이라도 생명을 함부로 죽일 권리는 없다고 생각하여 데몬족을 이끌고 신에 대항했다. 그리고 한 번은 신의 군대를 격퇴하는 것에 성공하지만[22] 신의 공격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고 후일에 대비하기 위하여 얼음 속에서 2백만년의 잠에 들기로 한다.
후에 잠에서 깨어난 사탄과 데몬족은 자신들이 잠든 사이에 멋대로 번성한 것뿐만이 아니라, 자신들이 목숨을 걸고 지킨 아름다운 지구를 발전이라는 명목 하에 환경 오염으로 더럽힌 인간을 용서할 수 없었고 마침내 인간을 멸하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그러한 사탄의 모습은 과거에 강자로서 데몬족을 멸하려고 한 신과 다를 바가 없었고 사탄도 아키라가 죽은 후에야 그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허리가 잘려 죽은 아키라에게 울며 용서를 구하는 사탄의 등 뒤로 무수한 천사의 군단이 강림하는 장면을 끝으로 작품은 끝을 맺는다.
여러모로 꿈도 희망도 없는 압도적인 결말이다. 일본 만화를 기준으로 봐도 시대를 상당히 앞서나간 전개인데, 이와 비슷한 결말을 가진 전설거신 이데온이 1980년,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은 1997년 작품이다.
[1] 87년작 OVA에선 데몬을 발견한 탐험대가 바로 후도 아키라의 아버지인 후도 교수와 아키라의 어머니, 그리고 조수 3명으로 구성된 팀이었다. 여기서 아키라의 아버지는 데몬에게 살해당하고, 어머니는 진멘에게 먹히고 만다.[2] 그렇다고 힘이 약한 것은 아니다. 운동은 제법 잘하지만 성격상 맞지 않는다고 한다.[3] 이 설명은 인간의 이성이 마왕 단테의 설정을 계승한다면 쉽게 해결되는 문제다.[4] 아키라와 합체한 악마는 과거 용사라 불리던 강력한 악마 아몬이었다.[5] 이때, 료는 광기로 가득찬 웃음을 지으며 악마를 참살하고 그것을 즐기는 아키라의 모습에 "저게 정말 아키라인가? 데몬과 합체했다고는 하지만 저게 정말로 후도 아키라인가. 그 다정하고 겁 많던 아키라가... 싸움을 즐기고 있어. 상대가 피를 뿜으며 쓰러지는 순간에 기뻐하는 저 얼굴은 어떤가? 녀석은 살육에서 환희를 느끼고 있어. 아키라는 정말로 데빌맨이 된 것일까. 인간의 마음을 지닌 악마가. 내겐 녀석이 데몬을 넘어선 악마 그 자체로 보인다. 악마 중의 악마로! 어쩌면 난 인류를 위한 전사를 만들려다가 최대의 적을 만든 걸지도 몰라. 지금은 분명히 내가 말한 대로 데몬과 싸우고 있다. 하지만...아키라가...마음까지 진짜 데몬이 되는 그날이 머지 않아 오는 것은 아닐까...그때. 데빌맨이 인류의 적으로 우리 앞을 막아 섰을 때, 우리 인간은 과연 데빌맨에게 이길 수 있을까? 무시무시한 데몬의 육체와 데몬의 초능력과 그리고 인간의 마음이 아닌 인간의 지식을 지닌 괴물. 데빌맨에게..."라 독백하며 아키라가 인류 최흉의 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에 대한 떡밥을 제시한다. 그러나 나가이 고의 작품이 여타 그러듯 아주 자연스럽게 묻혀버리고, 인류 최악이 되는 건 본인이 된다(...) 그러나 마지막에 아키라가 인간을 부정하고 악한 인간들을 학살하기는 한다.[6] 자살한 료의 부친 아스카 박사의 체중은 시체 무게의 절반이었다. 즉, 악마와 합체를 했더라도 정의로운 정신의 소유자라면 인간성을 유지한 악마가 될 수 있다는 사실.[7] AK판 완전판 표기는 시렌느[8] 겔머는 거울 속을 이동하고 물과 일체화하여 살아있는 물 상태로 이동하거나 일체화 된 물을 마신 생물을 조종하는 능력을 가진 데몬. 아그웰은 벽이나 바닥같은 곳과 일체화하여 성질 자체를 바꾸는 등의 능력을 가진 데몬[9] 물론 마리 앙투아네트의 경우는 해당 항목 내용을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악소문으로 누명을 쓴 부분이많기에 실제로는 악인이라고 부르기에는 무리인 인물이긴 하다.[10] 마징가 Z의 카부토 코우지가 독자에게 공감을 얻기 위해 사용했던 그것과 동일하다.[11] 소금이 되었다.[12] 이 부분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인다. 하나는 인간과 데몬이라는 종족 이외에 '신'이라는 제3의 존재가 있을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 두번째는 신이 멀찌감찌 이 사태를 모두 관망하고 있다는 증거로도 해석할 수 있다. 즉, 신은 데몬족이 인간들을 습격하고 있는 상황을 알고있지만 굳이 구원하려고 나서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빛에 휩싸인 모든 존재가 소금이 되었다는 점으로 미루어볼 때, 지구상 모든 존재를 멸하려는 의도로도 해석할 수 있기 때문. 극 중에서 소금이 되는 장면을 목격하고 발작하는 료의 모습이나 이후의 전개를 미루어본다면....[13] 이후 나온 후속작들에서 이 존재는 기독교의 신이 맞는 것으로 나오며, 천사들을 다스리는 존재이자 악역으로 묘사된다.[14] 당연히 작중 시점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상을 어거지로 끼워맞춘 헛소리에 불과했으나... 후속작에서 반절은 맞는 이야기로 밝혀졌다. 실제로 데몬족은 원래 원시 인류였으나 강해지고 싶다는 욕망으로 세포를 활성화하려 괴물로 변이했던 것이 시작이었기 때문. 자세한 것은 데몬족 참조.[15] 데빌맨4권, 42p, AK출판사[16] 물론 위에서 설명했듯이 이건 거짓말이다. 오히려 지구에서 가장 융합하기 힘든 생물이 인간.[17] 아키라가 미키 일가에 하숙을 하고 있었다.[18] 이 과정이 참혹하기 그지 없다. 10대 몇 명을 수십 명이 달려들어 살해하려 하는 것이다. 미키와 그녀의 어린 동생의 목을 잘라 장대에 꽂아 흔드는가 하면...[19] 미키의 동생은 목이 잘린 채 사체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지고 폭도 중 하나가 입에 칼을 문 채 웃으며 미키 동생의 목을 쥐고 있고, 아키라를 따르며 미키의 집에서 호위를 봐주던 선배도 굉장히 처참한 표정으로 피떡이 된 채 끔살당하고 이 셋 모두 사체가 효수당한다[20] 원래는 폭도들이 미키를 집단으로 강간한 뒤 살해당하는 장면이 들어가려고 했으나 말았다고 한다. 다만 장면 컨셉자체는 남아있는지 미키가 살해당하는 모습도 은근 선정적으로 묘사되었다. 옷이 벗겨져서 몸이 갈기갈기 찢기는 듯한 모양새로 묘사.[21] 일본 만화에서 최초로 묘사된 양성이었다는 설이 있다.[22] 즉, 신화대전에서 데몬들이 융합한 전함의 중심부에 있었던 게 사탄이었다.